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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전쟁 프리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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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4.18 11:13
최근연재일 :
2020.05.1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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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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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13)

DUMMY

한스 짐버의 이야기


- 기록 아직 21일째.


다행히 집결지에 모인 연합부대 중에 바르셀 가문의 레이나를 아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새삼 느껴지는 신분차이가··· 흠


키프로트 고원에서의 대참사를 처음 듣는 각 나라의 대표들은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한채 신음을 삼켰다.

레이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목격한 사실들을 전달하기 시작했고, 그녀의 전달이 이어질수록 사람들의 표정도 어두워져갔다.


비슷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었던 줄리안 밀림 토벌대에게 급작스러운 우두머리 용의 등장은 충격적이었다.

아직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지금 그것이 나타난다면, 키프로트 고원 토벌대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막사에 모인 사람들중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차우니안 공화국의 사령관이 선제공격의 의견을 제안했다.

키프로트와는 조금 다른 상황인 것이, 일단 남부 토벌대는 용의 둥지로 추정되는 토굴을 찾아냈고, 그곳을 사수하기 위해 몰려드는 용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전면 집중공격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곳애는 무려 마법사 조합의 ‘정상적인’ 마법사들이 함께 있다는 점이었다.

마법사의 엄청난 능력을 몸소 겪은 후라 그런지, 우두머리 용이 나타나도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 이곳에 모인 병력은 총 3000 여명.

아무래도 국경에 걸친 차우니안 공화국이 가장 많은 인원들이 모였고, 그 다음이 리아 왕국, 그리고 도네시아 군도의 수많은 부족국가들이었다.

대륙 남부의 군소국가 연합에서도 기백명의 병력들이 함께 했다.


방금 전 물소 용을 박살내버린 붉은 가면의 원주민은, 도네시아 군도의 세력을 크게 3분하는 축인 붉은 표범 부족의 부족장이라고 했다.


도네시아 부족국가들의 월등한 신체능력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지만, 저 정도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들이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굳이 과학이나 기계 마법 따위가 없어도 살아가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용의 심장을 정제하여 꾸준히 복용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이번 전쟁의 가장 큰 목표는 용의 둥지이다.

다시는 용에 대한 위협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뿌리를 뽑아버리기 위해 인간들은 뭉쳤다.

지금 50년 전과 같이 유령기사단은 없지만 인간들은 더 강력하게 용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정령사와 마법사도 배출해 내었다.


북부 토벌대가 무너진 이상, 더이상 지체할 시간은 없다.


포르가르 ‘라이오닐 반도’ 의 서부 토벌대의 상황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적어도 세 곳중 한 군데는 타격을 줘야 했다.

사사로운 전투가 많았던 고원과는 다르게, 줄리안 밀림에서는 큰 전투가 여러 번 있었다고 했다. 어제 우리가 등성이에서 발견했던 전투도 그 중 하나였다.


지금 용의 둥지로 추정되는 그 곳이 더욱 확실해 지는 반증이기도 하다.

용 들은 유독 그 곳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았고, 그 곳에 ‘폭음탄’ 등의 위장 공격을 던지는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나타났다.

과학과 그에 기반한 기계공학이 발달한 차우니안의 기계공학자들도 대거 합류해 있다. 기상천외한 기계장치를 통해 용들을 교란하거나,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무기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용의 둥지로 추정되는 곳을 발견한 것도 차우니안 기계공학자들의 힘이 컸다.

한 무리의 날짐승 용들과 전투를 벌이면서 그 중 한마리에게 추적장치를 부착해두었고, 일부로 죽이지 않고 후퇴시켜 추적을 시작했다.

추적조가 따라 붙어 수많은 나무와 수풀로 가려진 동굴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집중적인 탐색과 포위를 진행했던 것이다.


첫 공격은 아무래도 추적자들이 차우니안 기계공학자들이었기 때문에 장치를 이용한 방법으로 시도했다고 한다. 유독 많은 짐승들이 어슬렁거리는 동굴 주변을 처리하기 위해, 유인조와 투입조로 나뉘어 작전에 투입 되었다.


강력한 진동과 소음을 내는 ‘폭음탄’을 장전한 유인조는 동굴을 중심으로 사방에 흩어져서 폭음탄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짐승들은 놀라 달아나거나 수풀 등으로 숨어버렸다.


동굴주변 짐승들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투입조가 동굴 어귀에 진입했고, 컴컴한 동굴 속을 비춰본 사람들은 경악하며 동굴을 빠져 나왔다.


끝을 알 수 없이 깊은 동굴 속에 자리잡은 수백 개의 붉게 빛나는 눈동자.


그것들은 사람들의 등장에 놀라지도 않은 채, 강력한 살기를 내뿜었다고 한다.

연합토벌대의 진영으로 돌아온 그들은 본 것을 상세하게 전달했고, 용맹한 도네시아 군도의 부족들이 자신들이 직접 들어가 용이든 괴물이든 멱을 따서 오겠다고 호기롭게 외쳤다.


모든 병력이 주둔지를 비울 수는 없었기에, 기계공학자 몇 명과 도네시아 군도의 ‘강철 악어 부족’이 함께 동굴을 찾았다.

동굴 주변의 짐승들을 쫓아낼 필요도 없었다.

천성 사냥꾼이었던 군도의 전사들은 닥치는대로 주변의 짐승들을 도륙했다. 그리고는 그들의 방식으로 행동했다.


용이 짐승들을 지배하고 있다면, 짐승들에게 가해지는 고통과 살육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처리한 짐승들의 사체를 동굴 안으로 집어 던졌다는 것이다.


반응은 동굴에서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불덩이에 사람 몇 명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

어느새 하늘을 까맣게 뒤덮은 새 떼들과, 그 중간중간 뒤섞여 있는 마치 날개달린 도마뱀처럼 생긴 날짐승들.


그 중 선두에서 비행하며 새 들을 지휘하는 녀석의 주둥이 속에 새빨간 화염이 넘실거렸다. 저 놈이 우두머리 구나.


공중공격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지 않고 투입된 전력이었기 때문에, 동굴로의 진입을 포기하고 퇴각하여 밀림이 덜 우거져 하늘이 뚫린 지대로 이동했다.

날짐승들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일단 지형지물에 몸을 숨긴 채 지면 가까이로 내려오는 것들만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새들은 무리를 나누고 교대로 하강하여 사람들을 공격했고, 부대는 열세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불을 토해내는 날짐승 용들이 은폐할만한 주변의 고목과 수풀들을 다 불태워버렸기 때문에 점점 몸을 가릴만한 엄폐물이 사라지는 상황.


하지만 토벌대는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도네시아 부족들이 힘겹게 맞서는 동안, 차우니안 기계공학부대의 이동식 화염 함포의 조립이 완성되었고, 수통에 담긴 증류주를 들이 붓자 함포의 주둥이에서 폭풍 같은 화염이 쏟아져 나왔다.


보통 새들은 날갯짓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그대로 통구이가 되어 하늘에서 비 처럼 떨어져 내렸다.

이때를 놓칠세라 강철이빨 부족장이 힘껏 당긴 활 시위에서 발사된 불붙은 화살촉이 불을 토해 내던 날짐승의 목구멍을 정확하게 관통했다.


꿰뚫린 목구멍에서 불꽃을 쏟아내며 추락하는 날짐승.

하지만 바닥으로 처박지는 않았고, 비틀비틀 날갯짓을 하더니 숲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남아있던 남은 짐승들도 우두머리를 따라 같이 전투장소를 떠났다.


부대원들은 이대로 기세를 몰아 동굴로 진격할까 했지만, 급작스러운 전투로 인해 부상자도 많았고 기계공학부대의 필살의 장비도 이미 연료가 바닥난 상태라 본영으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두 번의 탐색과 전투 결과, 분명 그 동굴에는 무엇인가 단서가 있을 것 이라고 확신한 수뇌부는 다음 작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진행된 세 번째 작전.

추적조의 정찰에 의하면, 날짐승과의 전투가 발생하고 난 뒤 동굴 주변에 모인 짐승들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그 중에는 드물지 않게 길짐승 용들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날짐승들과 지상에 쫙 깔린 길짐승들을 한 번에 상대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했다.


그리고 동굴 속 눈동자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 지형에서 공중전은 너무 불리했다.

그럴바에야 최대한 신속하게 동굴 안으로 진입해서 날짐승들의 공중공격을 차단하고, 외부의 공격을 동굴입구에서 집중하여 처리하자는 것으로 작전을 결정하였다.


강력한 기계공학장비는 그 파괴력만큼 준비와 재사용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기계공학부대는 동굴에 진입하지 않고 외부에서 지원사격을 진행할 것이다.


최대한 먼 거리에서 동굴 주변의 짐승들을 포격한 뒤, 길이 열리면 가동성이 좋고 개별 전투력이 월등한 도네시아 부족들이 돌파하여 동굴 안으로 투입하게 된다.

그외 부대원들은 기계공학부대에 접근하는 적들을 처치하며 시간을 벌어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세번 째 전투는 생각보다 쉽게 끝나버렸다.


기계공학부대의 어마어마한 원거리 화력으로 동굴주변의 짐승들은 금새 흩어져버렸다. 그 중 용이 된 짐승들이 남아 기계공학부대를 덮쳤지만 주변에 진을 치고 대기하던 병력들에 의해 처리되었다.


계획대로 뚫린 동선을 통해 말을 탄 도네시아 부족부대가 투입되었고 별다른 저항없이 동굴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날짐승들도 나타나지 않았고, 동굴로 들어선 그들을 공격하러 들어오는 길짐승들도 얼마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동굴주변이 정리되자, 원거리 포격을 쏟아 붓던 인원들도 모두 동굴 입구 주변으로 모였다.


안쪽 깊숙히 들어갔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 도네시아 부족부대.

별다른 저항없이 동굴로 진입이 가능하자, 사람들은 이 곳이 용의 둥지로 향하는 입구라고 했던 토벌대의 추측이 빗나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리는데···


벌써 한시간 가까이 되었는데 반응이 없다.

밖에 남은 사람들은 서서히 뒤통수가 찌릿해 옴을 느꼈다.

쿵. 쿵. 쿵

그때 들려오는 동굴 속 깊은 울림.


쿵. 쿵. 쿵


드디어 돌격대의 인원들이 나왔다.

타인의 의지에 의해.


휙휙 내던져지는 부족원들의 몸뚱이는 제대로 갖춰진 것이 별로 없었다.

팔이나 다리, 머리가 없거나 혹은 그 절반정도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곧 모습을 드러낸 그것.


경악한 부대원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화력을 쏟아 부었다.


때마침 조립과 충전이 완료된 기계공학부대의 화염 함포가 엄청난 화염을 쏟아내었고, 활이며 핸드 캐논이며 날릴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날려 보내었다.


지축을 흔드는 폭발음과 함께 기계공학부대에서 던진 질소폭탄이 주변과 함께 터졌다.


자욱한 먼지와 연기로 인해 한 치앞도 분간이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는 숨을 죽인 채, 입구를 지켜 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잔뜩 웅크린 그것의 뒤통수와 등은 번쩍이는 검은색 비늘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먼지 말고는 그 어떤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우수수 쏟아지는 잔해들 틈에서 몸을 일으킨 그것.


흑곰을 숙주로 기생한 듯한 모습의 무시무시한 덩치의 용.


하지만 흑곰에게 날개가 있을리 없다.

용은 어깻죽지에서 솓아난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 올란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어느새 나타난 날짐승 떼들.

어제 목이 관통당했던 불을 뿜던 날짐승 용도 무리에 함께 있었다.


세 번째 작전을 회상하는 이들의 표정이 굉장히 어둡다.

아마 키로프트 고원에서의 상황을 생각하면 나도 비슷한 표정이 될 것 같다.


날개 돋힌 길짐승 형태의 용···

분명 우두머리 용도 그와 같은 모습이었다.


보통의 짐승에 새끼용이 기생하여 용이 될 경우, 날짐승은 날짐승의 모습대로 길짐승은 길짐승의 모습대로 성체변화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경계가 없어진다면, 더욱더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일 수 있다.


인간들이 이 전쟁을 대비해 온 만큼 용도 진화한 것일까.

여기 모인 사람들의 말대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일, 동굴에 대한 총 공격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각 나라의 대표들은 각기 막사로 흩어졌다.

나와 레이나는 리아 왕국과 함께 하기로 했다.

나는 별 것 아닌 졸개이지만, 레이나는 페인 왕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니···


과연, 내일은 고원에서의 끔찍한 패배를 뒤엎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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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12) 20.05.10 12 1 8쪽
11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11) 20.05.09 13 1 17쪽
10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10) 20.05.09 12 1 14쪽
9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9) 20.05.08 12 1 14쪽
8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8) 20.05.08 11 1 14쪽
7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7) 20.05.07 18 1 16쪽
6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6) 20.05.05 18 1 15쪽
5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5) 20.05.03 23 1 10쪽
4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4) 20.05.02 29 1 13쪽
3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3) 20.05.01 26 1 10쪽
2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2) 20.04.30 36 1 12쪽
1 대학살전쟁_한스 짐버의 이야기(1) 20.04.30 6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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