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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다시 한 번 마검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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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4.05.08 14:31
최근연재일 :
2024.05.14 22:15
연재수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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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추천수 :
0
글자수 :
16,963

작성
24.05.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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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북부 비무제

DUMMY



마카람과의 비무를 끝내기 무섭게 등 뒤에서 들리는 키르테의 목소리.


그의 목소리는 억울함이 잔뜩 묻어있었다.


뎀프는 키르테에게 몸조차 돌리지 않은 채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에게 대꾸했다.


“내가 그렇게 보여주지 않았으면 네가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겠지. “


“···”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기에 말문이 턱 막혀버린 키르테.


그는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팡팡.


하지만 자신을 부르는 뎀프의 행동에 거역할 수 없던 키르테.


그가 할 수 있는 반항은 뎀프와 한 자리를 띄어 앉는 것이 전부였다.


키르테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본 그.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저 둘의 결투를 지켜보자꾸나.”



***


수 많은 관객들 사이 눈에 띄는 복장을 한 두 남성의 주변에는 빈 자리가 많았다.


그 둘 중 어려보이는 이가 입을 열었다.


짜증이 섞였음에도 좋게 들릴 수 밖에 없는 미성이 주변으로 울려퍼졌다.


“아버지께서는 왜 이런 깡촌에 나를 보내신 건지 알수 가 없군.”


“가르츠 가문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테니. 그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오시라고 말하셨지 않습니까.”


미성과 비교되는 칼칼한 목소리,


“하. 볼 것이라고는 눈 밖에 없는 이 깡촌에 황태자를 보낼만큼 북부의 위상은 참 대단하기 그지 없군.”


아까의 말이 짜증이 섞여 있었다면 이번에 내뱉는 말에는 명백한 분노가 느껴졌다.


“또한 너무나 많은 잡무에 시달리는 전하를 가엽게 여긴 것이 아니실런지요.”


스윽.


황태자의 어깨에 스스럼 없이 올라가는 손.


황태자는 그 손에 담긴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억지로 다른 대화 주제로 이야기를 틀었다.


“그런 것이라면 날 대신해 고통받을 다른 사람들은 안 불쌍한가 모르겠어.”


“그들과 황태자 폐하는 다르지요. 차기 황제가 되실 분과 그런 이들을 비교하지 마십시오.”


“누가 아버지의 호위 아니랄까봐 쓸데 없는 부분까지 깐깐하기 그지 없어.”


“제가 그 분께 받은 명령을 수행하는 것 뿐입니다.”


“후.. 그런 건 둘째치고 아레스. 너는 아직도 북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



자신들의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호위.



그런 호위를 보며 피곤하게 산다는 눈빛을 보내는 황태자.


“걱정하지마. 이렇게 달아오른 상황에서 우리의 말에 집중할 사람은 없으니까. 만약에 있다고 하더라도 어때? 나는 황태자인데 말이야. 그러니 부담 없이 말해봐. “


“··· 류크님께서는 그들을 믿으십니까?”


“미쳤어? 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이들과 등을 맞대느니 속내가 확실한 놈들과 거래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북부의 이들보다는 쉬운 상대가 될 것 같으니까.”


“류크님이 보시기에 카르츠가의 차기 가주가 될만한 이는 누구입니까.”


“누가 되든 간에 우리와는 상관 없어. 지금의 펠란과도 같은 잠재력을 가진 이는 존재하지 않거든.”


무료하게 모두를 지켜보던 그 눈빛.


짧게 마주했지만, 그가 자신에게 남긴 존재감은 굉장했다.



“그렇긴 합니다만은 아직 너무 젊다는 게 문제입니다. 언제나 북부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선보이고는 했으니 말입니다.“


호위가 자신은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를 들고오자 고개를 갸우뚱 거렸지만 이내 납득을 하고는 다른 말을 태연스레 덧붙였다.


“그게 문제가 될 수가 있겠네. 하지만 바깥에서 무너트릴 수 없다면 안으로부터 무너트리면 되는거니까. 자식을 그렇게도 끔찍이 아낀다는 소문도 돌고.”


황태자의 위험한 발언에 이제는 호위조차 포기한 것인지 그의 장단을 맞춰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 중에 누구를 포섭하실 생각이십니까?”


“포섭? 그런 선택지는 내 머릿 속에는 없어. 저들은 자신이 죽을지언정 북부를 배신하지는 않을거야.”


“그렇다면 이용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지.일단은 키르테. 아니면 저기 저 오르테가와 붙고 있는 로난. 둘 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있어.”


오르테가라는 말이 들리자 호위는 생각보다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아직도 오르테가에게 청혼하셨다가 차인 것을 마음에 두고 있으신 겁니까?”


“알버트.”


호위의 이름을 부르며 힐끗 그를 째려보았고, 호위역시 자신의 실언을 주워담았다.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황태자는 한 숨을 지으며 자신이 로난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이유를 풀어 설명했다.


“그 년이 말하기를 자신의 막냇동생은 가문의 다른 이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 그 능력만 스스로 알게 된다면 가장 크게 될 아이라고 칭했어. 사람을 보는 눈 하나는 명확한 여자야. “


“···”


알버트는 황자에게 품 안에 있는 거울을 꺼내어 지금 황자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랬다가는 자신이 황제의 호위이건 아니건 크게 화를 낼 것이 분명했기에


“어느 정도의 세력을 구축한 다른 이들과 달리 저 둘은 아직 세력이 없어.”


“그 여자의 정보를 다 믿을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키르테. 그 자를 우리쪽으로 포섭하는 것은 어떠십니까? 저 자는 누구보다 차기 가주에 대한 열망이 가득합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그는 욕심이 그득그득해. 그 인간의 욕심을 채워주려면 황궁의 창고에 있는 보물들을 절반은 내주어야 할 거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


“너도 어느새 우리들과 같은 눈을 하고 있구나. 그 베팅이 어린 네게는 커다란 충격일 수 밖에 없겠지.”


갑작스레 결정된 로난의 참가로 다시 한 번 열리게 된 베팅판.


그 베팅판의 수혜자는 로난이 아닌 뎀프였다.


“뭐 보야준 것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는 한데. 화가 조금 나는 것 뿐이죠. 또 다른 사람들한테도 미안하기도 하고, 제가 오늘 나오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닙니까.”


주최자 측은 아마 베팅판이 열린다면 혹시나 하는 기대로 로난에게 베팅을 걸 존재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지만, 그들의 눈은 옹이구멍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다른 이들의 베팅이 모두 뎀프. 그 환상적인 비무를 보여준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내 앞에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걸 보니 떨리지는 않나보네? 눈 앞에 상대를 두고?”


“누님이 말하셨지 않습니까. 설마 가족을 상대로 누가 그렇게 살벌하게 하겠냐고 본인이 뱉으신 말을 직접 어기시지는 않을 것이라 믿으니까요.”


자신의 말에 자신이 제일 먼저 걸려들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모양인지 순간 벙찐 오르테가.


“후후후. 로난. 말재주는 많이 늘었구나. 하지만 우리 가문의 가훈은 잘 알고 있지?”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한다!”


먼저 선공을 가한 것은 로난.


‘마법사에게 거리와 시간을 주는 것은 위험하다.’


오래 전부터 마법사들을 상대하는 정석으로 여겨지는 선공을 취했지만 이것이 먹힐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누나의 놀라는 표정이었다.


“말이 끝나기 전에 공격을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잖아?”


오르테가는 놀라기는 커녕 팔짱을 끼고 그에게 물어왔다.


“어디서 어쭙잖게 마법사한테는 거리와 시간을 주면 안된다고 배운 거 같은데.. 그거는 일반적인 마법사고. 나 같은 전투 마법사는 무기나 몸에 마법을 부여해서 싸운단다. 네가 공격했으니 이번에는 내 차례지?”


관객들은 볼 수 없었지만 그녀와 마주하고 있는 로난은 느꼈다.


‘스위치 제대로 올라갔다.’


다소 느긋했던 마음 가짐을 다시 잡아 경계심을 끝까지 끌어올렸다.


“간다.”


그녀의 두 손에 쥐어진 짧은 단검.


단검에서는 푸른 불꽃이 일렁였다.


마검을 다뤄본 자신에게도 익숙한 느낌.


그 느낌이 오르테가가 쥐고 있는 두 자루의 단검에서 느껴졌다.


‘에고 소드? 아니면 다른 마검?’


하지만 로난은 생각을 이을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폭풍 같은 연격을 믹아내야 했기 때문에.


공격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속도가 빨라져갔다.


촤촤착.


지금이야 잔 상처뿐이지만 긴장의 끈을 한 번이라도 놓으면 어디 한 군데 큰일이 나겠다 싶은 정도로 한 번 한 번이 매서운 공격이었다.


“누님 한 번이라면서요!”


“네가 내 공격을 막아내면 한 번의 공격이 끝난거잖니? 누나를 도발해놓고 멀쩡히 걸어나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되지!”


일반적인 관중들은 눈으로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속도. 그들은 그저 처음 로난이 보여준 한 수와 오르테가의 시동기를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다행인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로난의 몸에 상처가 나고 있어 누가 우세한지를 볼 수 있다는 것.


‘로난님도 역시 카르츠 가문. 하지만 아직까지 오르테가 님한테는 상대가 되지 않는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상관 없이 로난은 지금 이 상황이 즐거웠다.


모두를 잃은 뒤로는 생존하기 위해 검을 휘둘러야 했다. 시간이 지나 자신 하나 건사할 힘이 생기고나니 주변을 도왔어야 했다.


‘마지막에 가서는 세상을 이렇게 만든 이들을 찾아 복수하기까지 했지.’


피가 튀고 살이 튀며 비명이 난무하는 그런 곳이 아닌 관객들의 환호성을 들을 수 있는 이 곳과 이 자리에서 무엇을 보여주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기에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한 가지 아쉬운 걸 찾자면 내 손에 그 녀석이 없다는 것. 그 녀석이 있었다면 전력을 내도 알아서 위력을 조절해주었을텐데.’


세피로트.


영혼의 동반자. 그것만큼 손에 익은 무기가 없어 완전한 전력을 내지 못한다는 점.



하지만 그게 없다고 해서 즐기지 못할 정도였다면 자신은 복수를 성공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후우.


한 숨을 내쉬는 것으로 잡념을 털어낸 로난.


태앵.


그 직후 이어진 맑은 소리.


그것은 끊임 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오르테가의 공격이 끝남을 알리는 신호였다.


여태까지 그녀의 공격을 흘리거나 급소를 맞지 않는 것에 대해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완벽하게 빈틈을 찔러내었다.


“이번엔 제 차례입니다. 누님.”


“기권.”


그러나 이어진 오르테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기권이라니.


“누님 그런게 어디있습니까? 저는 이제 막 시작인데.”


“마법사로서의 감이 지금 발을 안 빼면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어. 마법사들의 촉을 무시했다가 큰일이 난 경우를 몇 번 봐왔거든.”


“··· 그렇습니까?”


“로난. 너 너무한 거 아니니? 누나를 때리고 싶어 안달난 동생이라니. 아버지가 보시고 있는데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돼!”


오르테가의 말을 들은 그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할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저 온 몸에 멍 든 거 안 보이십니까?”


그는 일부러 축처진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녀에게 맞은 부위들을 보여주며 막내다운 행동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관객들 사이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래도 멈춰 있던 건 아닌 거 같아서 기쁘네.”


“앞으로도 달려나갈 겁니다. 원하는 걸 이룰 때까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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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다시 한 번 마검을 든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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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북부 비무제 24.05.14 9 0 11쪽
3 1. 북부 비무제 24.05.10 7 0 10쪽
2 1. 북부 비무제 24.05.09 9 0 14쪽
1 0. 과거. 현재 그리고 오지 않을 미래 24.05.08 17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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