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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다시 한 번 마검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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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4.05.08 14:31
최근연재일 :
2024.05.14 22:15
연재수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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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추천수 :
0
글자수 :
16,963

작성
24.05.1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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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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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 북부 비무제

DUMMY

먼지와 잔 상처를 온 몸에 두른 채 숨을 헐떡이는 자신와 대조되게 숨 한 번을 헐떡이지 않는 사내.


‘이게 차기 가주에 가장 가까운 남자.’


자신은 검을 쥔 손도 바들바들 떨렸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눈 앞의 남자는 호흡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벽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바라보고 눈빛.


그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감히 장담하건데 누구라도 저 기대감에 찬 눈을 마주하고 있으면 기대감에 부응하고 싶어질 것이다.


‘탈진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펠란님에게 보여준다!’


둘의 비무는 마치 나비와 나비를 쫒아가는 소년간의 술래잡기 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비는 손끝에 스치기만 할 뿐 자꾸 손에서 잡히지 않았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서일까?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소년. 마카람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제발 단 한 번이라도 닿아라.’


하지만 많은 이들의 염원과 달리 나비는 끝내 잡혀주지 않았다.


먼저 지쳐버린 것은 마카람.


그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제가 졌습니다. 뎀프님.”


많은 이들이 우승자에게 감정을 이입했기에 순식간에 착 가라앉은 분위기.


승리를 꿈꾼 이들은 아무도 없었지만, 압도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띄울 생각을 하지 못하던 가라앉은 분위기.


그 분위기는 누군가의 박수와 함께 울려퍼진 한 마디로 인해 반전되기 시작했다.


“잘하네! 안심이야. 저런 이가 기사단의 신입이 된다니!”


그 말이 시작으로 사람들이 웅성거렸고, 그것에 방점을 찍기 위해 눈치 빠르게 그 뒤를 적절하게 치고 들어오는 뎀프.


“누가 말을 꺼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동의할 수 밖에 없군.”


“!!”


검을 잡았을 때 보여줬던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 대신 따스한 분위기.


“혹시나 빈말 따위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주게. 진심이니까.”


대련할 때 보여준 처절한 모습과 달리 어쩔 줄 몰라 얼을 타는 지금의 모습은 동일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본 관객들의 입에서는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런 걸 할 때는 말이다. 그대에게 기대하는 이들을 위해 손을 흔들어 주는 게 예의다.”


“오오오!!”


뎀프는 마카람의 손을 잡고는 번쩍 들어올려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면서도 로난을 콕 집어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눈치 못챌 거라 생각했는데. 형님은 역시 형님이네요.”


“목소리 변조는 내가 해줬는데 감사를 받는 것은 너라니.”


로난과 오르테가 둘 다 투덜거리긴 했지만 둘의 입가에는 미소가 활짝 피어있었다.


어쩔 줄 모르는 아스텐의 모습과 달리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뎀프.


‘오늘 형님은 많은 이들의 환심을 사는군. 왜 따르는 이들이 많은지 알겠어.’


‘많은 이들이 착각하기를 뎀프 형님의 장점은 나이에 비해 월등한 무력인 줄 알고 있지만, 진정한 능력은 저 혀다. 날카로운 혀가 우리를 겨누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


***


“굳이 이렇게까지 판을 벌인 이유가 뭘까요? 당신? 상황이 잘 풀렸기에 망정이지..”


다른 이들이 뎀프와 마카람이 보여준 광경에 환호하고 있을 때. 펠란은 아내에게 혼이 나고 있었다.


관객들에게 보이는 둘의 모습은 어느샌가 나타나 팔짱을 낀 다정한 부부의 모습이지만, 현실은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혼나는 남편의 모습이었다.


다른 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았다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테지만 이 둘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당신이라면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했는지도 알고 있을텐데. 왜 혼나야 하는지는 모르겠소.”


언제나 그랬듯이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는 남편.


“하아.. 나는 잘 알죠. 당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일을 벌였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펠란은 심각한 자식 바보다.


“자식이 얼마나 자랐는지 자랑도 할겸 사람들에게 안심하라고 다음 세대도 북부는 굳건할 거라고 보여주고 싶었소. ”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흠결이 없었고 그걸 티를 내지는 않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돌발행동들을 뒷수습하느라 진땀을 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당신이 북부의 지배자가 아니었다면 저도 두 팔을 거들고 같이 했겠죠. 우리 아이들이 워낙 뛰어나니까요. ”


“흠..이미 엎질러진 물인 걸 어쩌겠소. 그리고 우리들의 아이들은 나의 생각을 알고 행동해줄거라 믿고 있소.”


“당신은 정말 나 없으면 어떻게 살려고 그래요.”


“아 참 이번에는 집에만 박혀 있던 로난도 비무제를 구경하러 왔더라구요.”


어떻게 모르겠는가.


로난에 대해서는 자신의 아내보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는데.


“알고 있소. 비무제에 신청을 하지는 않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고. 다행히 얼굴은 좋아보이더군.”


“그러니 이번에 한 번 우리가 등을 떠밀어보는 건 어떨까요?”


자신이 꺼내고 싶었던 말을 대신 꺼내주자 기뻐하는 펠란이었지만 방금 자신이 혼났던 행동과 다를 바가 없었다.


“왜 나는 안 되고 저는 되냐고 묻고 싶은 건 아니죠? 이건 로난이 심경의 변화가 있다는 거에요. 넷째에게는 시녀의 잔소리가 무서워서 둘러댔지만 순 거짓말이에요.”


“당신이 가끔씩 가다 말하는 여자의 감이라는건가?”


“그런 것보다는 에베라는 절대 로난을 이길 수 없어요. 로난은 가장 당신을 닮은 아이거든요.”


아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랐지만, 이럴 때는 웃음을 짓거나 혹은 화제를 재빨리 돌리는 것이 편하다는 걸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그였다.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 어찌 되었든 그대가 괜찮다고 하니 한결 마음이 놓이는군. 진행자에게 몰래 전해놓지. 오랜만에 모든 녀석들이 모인 재롱잔치를 볼 수 있겠어.”


오늘 보여준 미소중 가장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남편. 하지만 아내는 걱정이 앞섰다.


“당신 정도 되는 사람이 봤을 때야 재롱잔치지. 내가 봤을 때는 살벌하기 그지 없는데. 그냥 다치지만 말았으면 좋겠네요.”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듯 자식들의 성장을 보는 것은 기쁘지만, 그 성장을 보이기 위해 다른 이들이 다쳐야 한다는 것은 항상 마음에 걸렸다.


‘제발. 다들 다치지 않는 선에서 즐겨줬으면 좋겠구나..’


“너무 과잉되는 것 같으면 내가 알아서 잘 대처할테니 걱정은 고이 접어두시오.”


***


“자. 이제 비무제의 메인 디쉬. 시작합니다.”


이전에 있었던 대련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존재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 마음은 관객도 참가하는 이들도 심지어는 진행자도 똑같았기에 재빨리 명단을 모든 이들에게 공개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예상하지 못한 얼굴이 끼여있었다.


그것은 바로 로난의 얼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인지라,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튀어나왔다.


“어라?”


“로난? 그 표정을 보니 너도 모르게 일 처리가 진행이 됐구나.”


그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듯이 대진표의 화면이 잠깐 사라지고 그 자리를 로난이 채웠다.


아마 바깥에 나온 적이 몇 번 없어 확실하게 내가 누구인지 관객들에게 알려주기 위함인 듯 했다..


이어지는 웃음기 가득한 진행자의 목소리.


“아 방금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갑작스런 로난님의 참전은 펠란님의 명이십니다. 혹시나 비무제에 참가하고 싶지 않다고 하신다면 이 말까지 전해드리라고 하더군요. 거부하실 거라면 펠란님께서 로난님께 남기신 전언을 들은 후에 해주십시오.”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저 축제를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해보거라. 잃을 것도 없지 않느냐.”


진행자는 순간적으로 되도 않는 펠란의 성대모사를 보여주며 관객들로부터 원성을 샀지만 로난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본래의 계획은 비무제에서 형제들의 수준을 가늠한 뒤에 홀연히 떠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기회.


실력을 가늠하는 것은 두 눈으로 멀찍이서 바라보는 것보다야 직접 맞서는 것이 백 배는 나았다.


‘문제가 있다면 아버지 앞에서는 내 수준을 감추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데.’


그 순간 들려오는 아버지의 음성.


[네 수준은 잘 알고 있으니,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거라. 단 비무제가 끝나고 나서 우리한테 오도록.]


아버지의 명쾌한 답변에 순간 머리가 맑아졌으나, 해결된 문제보다 더 큰 불편함만 생겨버렸다.


‘더 큰 문제가 생겨버렸네..후우.’


로난의 입장에서는 무뚝뚝한 아버지보다 더 대하기 어려운 것이 어머니였다.


지금은 그것을 고민하는 것보다 눈 앞에 있는 기회를 붙잡는 것이 먼저였다.


“저런 도발을 듣고도 도망치는 북부인은 없습니다.”


“크. 역시 시원시원하십니다. 그렇다면 승낙도 받았으니 섞어보겠습니다!! 제가 이 비무제의 진행을 맡은 뒤로 모든 자제분들이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군요!”


내 허락이 떨어지자 요란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형제들의 사진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사진은 누군가의 옆에 붙어버렸다.


“오오. 1차전부터 상당히 재밌는 대진이 성사 되었습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오르테가님과 로난님이십니다.”


“.. 하필이면 누님이랑 저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조금 떨떠름했지만 누님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다행이네. 너랑 나랑 붙어서. 안 아프게 때려줄게.”


저런 대답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은 해왔지만 면전에서 들으니 속에서 뭔가가 끌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이왕하는 거 우승을 목표로 해야겠어.“


자신의 성미에 이리저리 재는 것은 맞지 않았을 뿐더러 기대하지 않는 모든 이들의 턱을 빠지게 만들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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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는 다시 한 번 마검을 든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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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북부 비무제 24.05.14 9 0 11쪽
» 1. 북부 비무제 24.05.10 8 0 10쪽
2 1. 북부 비무제 24.05.09 9 0 14쪽
1 0. 과거. 현재 그리고 오지 않을 미래 24.05.08 17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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