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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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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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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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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0화 불청객(3)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쇠로 된 잠금장치가 허무하리만치 쉽게 박살나며 문이 활짝 열렸다.

“미친...”

따지려고 입을 여는 순간, 지호의 주먹이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주먹.

자잘한 상처가 많은 것으로 보아 꽤 단련을 한 것이 분명하다.

주먹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렸다.

쉬익!

고개를 옆으로 살짝 틀자, 주먹이 코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갔다.

팍!

“윽!”

분명히 맞지 않았건만 코피가 터졌다.

급히 코를 잡아 코피를 막았다.

“내 장기는 태권도다.”

또 기억났다.

고등학생 때도 태권도 선수라며 아이들에게 으스대고 다녔었다.

근데 내가 알기로 태권도는 주먹으로 얼굴을 공격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놈은 왜 주먹질을 하며 태권도를 들먹이는 건지 모르겠다.

“방금한 게 태권도의 가장 기본인 ‘지르기’다.”

아하!

그렇구나!

알려줘서 고맙다!

이놈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이렇게 법과 규율이 완연한 현대 시대에 갑자기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그렇고, 그러면서도 그걸 무슨 학교 선생님처럼 설명해주는데 왜 그러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호가 쭉 뻗었던 주먹을 곧장 회수하며, 반대 손으로 손날을 만들었다.

“손날 안치기.”

스아악~

목으로 날아오는 손날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소리에 비해 느렸다.

고개를 뒤로 빼며 쉽게 피해냈다. 지호의 눈썹이 살짝 떨렸다.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밤주먹지르기.”

손날 치기했던 주먹이 회수되며, 반대 주먹이 인중으로 날아왔다.

“풋!”

인중으로 날아오는 주먹 때문에 살짝 웃음이 났다.

주먹을 쥔 상태에서 중지만 삐죽하게 내밀고 있는 방식이었는데 옛날에 친구들과 꿀밤 때리며 놀았던 게 기억났기 때문이다.

지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ㄷ자 지르기”

이번엔 양손이 동시에 얼굴과 몸통을 노리며 날아들었다.

‘드래곤봉’이라는 만화의 퓨전합체가 떠올랐다.

하마터면 손을 ㄷ자로 만들어 합체할 뻔 했다.

“킥킥.”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우스워,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지호의 눈에서 뭔가가 번쩍하더니 살기가 느껴졌다.

“비웃어? 가만 안 둔다.”

어, 뭔가 오해를 한 것 같다.

비웃은 건 아닌데.

달라진 지호의 분위기에 긴장이 됐다.

“아니, 너 때문에 웃은 건...”

“닥쳐. 그냥 가볍게 보여주기만 하려고 했는데 감히 너 따위 찌질이 새끼가 나를 비웃어?”

오해를 풀긴 늦었다.

이건 내가 생각해도 화가 날 수도 있을 법한 일이었기에.

하지만 ‘찌질이 새끼’라니.

말이 좀 심한 거 같다.

심지어 난 코피도 나고 있는데.

지호가 살짝 뒤로 떨어지며, 나와의 거리를 벌렸다.

“안차기”

그리고 곧장 오른쪽 발이 나의 얼굴로 올라왔다.

부웅!

주먹을 지를 때와는 확연히 다른 소리.

하지만 이것 역시 느렸다.

고개만 살짝 틀어 피했다.

지호의 발날등이 얼굴 옆으로 지나갔다.

“짓찧기.”

얼굴까지 올라왔던 발이 곧장 내 발등을 향해 떨어졌다.

발을 살짝 뺐다.

바로 이어지는 지호의 발차기.

“이어차기.”

“잡고차기.”

붕~ 슈악~ 쐐액~!

소리만 들으면 엄청나게 빠른 것처럼 들리지만 정작 지호의 발은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이래 가지고 무슨 태권도를 했다고, 너무 느리잖아.’

바짝 당겨졌던 긴장의 끈이 풀리며 힘이 빠졌다.

“흐앗!”

그 순간, 기호가 기합을 내질렀다.

그러자 조금씩이지만 기술과 기술사이의 틈새가 없어지며,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밑에서 위로, 위에서 옆으로, 옆에서 뒤로 화려한 발차기가 연거푸 이어졌다.

지호의 발에서는 연신 살벌한 소리가 났다.

후웅! 후웅! 부웅! 쉭!

“후려차기.”

“옆차기.”

.

.

.

“비틀어차기!”

얼굴 앞으로 허무하게 지나가는 발차기를 마지막으로 지호가 헉헉대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후, 마지막은 좀 놀랐다.

몸의 안쪽에서 요상한 각도로 휘어져 날아오는 발차기라니.

상상도 못했기에 맞을 뻔 했다.

“헉, 헉, 씨바. 너... 뭐냐? 어떻게 호흡 하나... 안 흐트러질 수 있지?”

“안 힘드니까.”

헐떡대는 지호를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몸 관리를 안했으면 이 정도 움직인 거 가지고 저렇게 녹초가 될 수 있을까.

편의점에서의 모습이 떠오르며, 술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호가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

“헉헉... 너 운동 하냐?”

“매일 하지.”

“헉, 헉, 무슨 운동?”

지호의 반응에 기분이 들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멈추지 않고 죽어라 노력했던 노력의 성과를 지호에게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놀라지 마라. 난 3년 전부터 매일 팔굽혀펴기 100회, 윗몸 일으키기 100회, 스쿼트 100회, 오래달리기 10km를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지...랄 하네.”

지호가 입술을 하도 세게 깨물어서 그런지 입술이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

“진짠데? 너 이 수련법 몰라? 만화에 나온 유명한 건데.”

뿌득!

지호의 사각턱이 눈에 띄게 도드라졌다.

지호가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 후우~ 그래. 너, 네가 감히 날 농락했다 이거지?”

지호가 오른손 검지를 들었다.

“한 달, 딱 한 달만 기다려라. 그때 다시보자.”

“......”

그렇게 지호는 나에게 알 수 없는 말과 펔유를 남긴 채,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왔던 길로 사라졌다.

...어라? 근데 우리 집 잠금 장치는?


***


그 이후로 딱 한 달이 지났다.

지호 이후로 괜히 찝찝해서 밖으로 아예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지호는 어쩌면 정말 B급 헌터일 수도 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생각해보니 지호와 내가 그때 그렇게 투닥거린 시간은 불과 5분도 안 걸렸다.

대화하고 주먹질 하는 시간을 빼면, 지호는 정작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나에게 수십 가지의 발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일반인이 그렇게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물론 이 정도가 B급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그렇다는데 내가 굳이 아니라고 여기며 부정할 필요는 없었기에 최대한 긍정적이게 생각하기로 했다.

“B급 헌터인 지호를 손쉽게 막아냈으니까 나도...흐흐.”

그렇게 생각하니 또다시 헌터 내에서 나의 위치가 궁금해졌다.

얼마 전에 확인한 현재 우리나라 헌터들의 숫자는 이랬다.

헌터 통 틀어서 S등급은 13명, A등급은 524명, B등급은 5523명, 그리고 나머지 C등급, D등급, E등급은 꽤 많아서 따로 세지 않고 묶어서 계산한다.

대충 200만 명 정도.

한국의 인구가 대략 5천만 명이니 헌터들의 수는 약 5%내외인 셈.

난 헌터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이미 5%안에 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궁금한 것은 우리들의 리그.

헌터들 중에서 나의 위치였다.

200만 명 중, 13명밖에 없는 S등급부터 대략 계산해보면 S등급은 0.0006%, A등급은 0.02%, B등급은 0.27% 나머지 C, D, E는 하위 99%가 된다.

지호가 정말 B급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나 역시 최소 B급.

그렇다면 나는 0.27%...

“흐흐흐.”

절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

원하지 않지만 필요한 그놈이 오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올까? 오겠지?”

그놈 성격상 분명히 올 것이다.

오면 B급 헌터라는 것을 증명해보라고 해야겠다.

설레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지호를 기다렸다.

.

.

.

pm 8시

“...왜 안 와!!”

시계를 보며 소리를 빽 질렀다.

시간이 이렇게 됐는데도 안 오는 걸 보면 예상이 틀렸나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상상했던, 즐거운 기억들을 모두 백지로 돌려야 했다.

“그런 양아치 말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B급 헌터가 아니었나보다.

1분 동안 수십 가지 발기술을 썼지만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렇게 엄청난 능력은 아니었던 것 같다.

B급은 우리나라에서도 5523명밖에 없는 엄청난 능력자인데 너무 성급한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일반적인 사람이 그렇게 빨리 움직일 수는 없을 테니까. E급 헌터정도는 되지 않을까? 아니면 단순히 무술을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가능한 일일 수도...”

그렇게 나는 즐거웠던 기분을 다시 정리하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LOK 실행.

“내 실망한 마음을 달래 줘. 협곡의 친구들아!”

쾅! 쾅! 쾅!

막 게임을 시작하려는 찰나, 또 예의 거친 문두드림이 시작됐다.

“아, 진짜! 저놈은 벨을 사용할 줄도 모르나.”

말은 투덜댔지만 문으로 다가가는 나의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서려있었다.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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