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구멍에 말뚝을 쳐 박았나
103화
“이 독 어쩐지 알 것 같기도 헌데. 그래 모두 몇 명이고 장소가 어디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희를 공격한건 총 여덟이고 아마 더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소가주님은 그들을 피해 소요산으로 숨어 들었..습니다.”
호위무사는 숨이 차는지 계속 숨을 헐떡거렸다.
“알겠다.”
무영은 팽소소를 불렀다.
“소소야 너는 얘 좀 데리고 가 치료해주고.. 악소미와 백검 너희들은 지금 애들 좀 모아라., ”
“예 오라버니.”
“예 가주”
그렇게 일각이 되지 않아 전각에 모여드는 사람들, 일시에 일백이 넘는 사람들이 무영이 묵고 있는 전각에 모여 들었다.
이미 길림무가는 하나의 거대한 무림단체다.
무영이 원한다면 길림에서만 수천의 무림인들을 모을 수 있다. 만일 일전이 불사 하다면 전 중원에 동원령을 내려 하북팽가, 제갈세가, 석가장, 천산의 마교등 일만의 인원을 일시에 동원할 수 있다.
“가주!”
“형님 무슨 일입니까.”
나중에 달려온 석문철이 무영을 향해 물었다.
“문철아. 제갈동생이 다 죽게 생겼다.”
“다 죽게 생기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어떤 미친년놈들에게 독에 중독됐다나 뭐래나 암튼 호위무사 하사만 달랑 살아서 이곳에 왔다.”
“그래서 지금 어디랍니까.”
“소요산에 숨어 있다는데 시간 없다. 어여가자.”
무영이 석문철을 재촉했다.
“아니 그래도 전략을 세우고 움직이는 것이 제갈아우가 당했다면 그리 만만히 볼 자들이 아닌 것 아니오?”
“됐고. 언 놈이든 내 동생 건드리는 놈은 다 뒤지는 거여.”
소미야 가서 내 쇠몽둥이 좀 가지고 와라.
악소미가 대청마루에 기대놓은 쇠몽둥이를 무영에게 건네주자, 바로 옆구리에 차는 무영.
“뭐해 이놈아 빨리 준비 안하고,”
“아니 형님 몇 놈인지도 모르는데, 철검대하고 같이 움직이는게...? 그리고 63호도 데리고 가는게..”
“아 됐고.. 일단 너하고 나만 간다. 늦게 가면 제갈동생 죽는다.”
“아니 그래....도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돌개바람이 휭 하고 불었다. 석문철이 말이 끝내지도 못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이미 무영은 전각 정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버리고 난 후였다.
“아니 말하는데 먼저 가버려..”
문철이 악소미와 백검대장을 불렀다.
“일단 내가 형님 뒤를 쫓을 테니 소미동생하고, 백검대장은 철검대와 무사들을 모아 소요산으로 오거라.”
“네 오라버니.”
“네 알겠습니다. 석 대협”
말을 마치고 석문철은 몸을 전각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형님 같이 가요!!!”
하지만 무영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일백의 철검대와 무사들, 사실 그들은 무영이 없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저 돌개바람이 한번 불고 사람이 사라진 것으로만 보였고,
석문철을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의 경공으로 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얼핏 보았을 뿐이다.
* * *
어느덧 심양에 다다른 무영, 자신을 따라서 석문철이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공의 속도를 줄일 수 없었다.
예전 같으면 무영의 그림자도 쫓지 못할 상황이지만 무영의 극쾌와 천삼육검의 비급을 거의 팔성까지 익힌 석문철은 이미 경공이 수준이 극의에 이르렀다.
비록 쫓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방향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한곳에 딱 멈춰선 무영,
무영이 경공을 멈추자 주변에 강한 돌개바람이 일었다. 무영이 지쳤는지 숨을 헐떡거렸다.
“아씨 힘들어 죽겠게 맨날 놀고먹다 간만에 뛰니 힘들어 죽겠네.”
눈을 들어 주변을 한번 둘러보았다.
작은 언덕에 외로이 지어진 작은 객잔, 그리고 뒤쪽으로 그 높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빼곡하고 험준한 산,
제갈세가 호위가 말한 그 소요산이다.
그리고 객잔은 제갈남용이 기습을 받았던 장소라는 것을 직감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저기서 기습을 받은 것 같은데.”
무영이 성큼성큼 걸어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객잔 정문을 걷어차 버렸다.
“쾅!”
문짝이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얼굴을 내밀고 들어가는 무영,
“어이 아무도 없냐!”
무영이 벼락같이 호통하며 불렀지만 역시 아무런 소리가 없다. 무영이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사람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어라 암도 없네.”
무영이 이곳에 사람의 기척이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워낙 정신없이 달려와 평소 습관적으로 행동한 것뿐이다.
객잔 안은 전투의 흔적인지 창과 벽이 부서져 있었고, 식탁과 의자는 사방에 흩어져 부서져 있었다.
다만 하나의 식탁과 의자만이 정돈된 상태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마셨을 법한 술병만이 덩그러이 놓여있다.
무영이 코를 킁킁 거렸다.
“얼마 전까지 있었네, 냄새로 보니 여편네네.”
무영이 뭔지 희한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 거린다.
“어라 분명 한 년인데, 이상하리만치 두 년의 느낌이 있네. 골 때리는 기감이네.. 뭐 암튼 만나보면 알겠지.”
무영의 단지 객잔에 들어와 한번 훑어본 것만으로 이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금방 직감할 수 있었다.
불과 하루 전 예일곱명이 이안에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고,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이후에 한명인지 두 명인지 알 수 없는 여인이 이곳에 왔다가 반나절 전에 사라졌다.
무영이 객잔 안을 둘러보고 나서 밖으로 나서려 하자 석문철이 문 앞에서 숨을 헐떡거리며 한손을 기대고 서있다.
“헉. 헉.. 아니 형님 같이 가야지 그렇게 혼자만 가시면 어째요.”
“어 문철이 왔냐. 너 제법 빨라졌다.”
“아니 좀 쉬엄쉬엄 가야지 어찌 한번을 안 쉬어요.”
“문철아 재갈동생이 아무래도 이곳에서 습격당한 것 같다.”
“그러네요. 형님, 밖에서도 싸운 흔적이 있어요.”
석문철과 함께 밖으로 나간 무영, 단번에 발자취를 확인 하는 무영.
“문철아, 제갈동생이 여기서 잡힌 것 같진 않다. 산 쪽으로 발자국이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여기서 소요산으로 숨어 든 것 같다.”
“형님 그러면 철검대 하고 길림무사들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않을까요. 여기가 무슨 동내 앞마당도 아니고 무슨 수로 찾겠어요.”
틀린 말은 아니다. 소요산 요녕 땅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산세가 험하고 한번 잘못 들어가면 산속을 헤매다 죽기 일쑤다.
특히 제갈남용이 간 방향은 북악이라 불리는 가장 산세가 험하고 위험한 곳이다. 자칫 잘못 들어가면 찾지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할 뿐이다.
“그래도 발자취라도 쫓아보자. 제갈동생이 다 죽게 생겼는데 넋 놓고 기다릴 거냐. 그리고 내가 누구냐. 무영이다. 사방 십리 안에만 있으면 나는 다 찾을 수 있다.”
누군가 들으면 황당한 얘기다. 무슨 사냥개도 아니고 십리 안에 인물은 찾는다고, 하지만 말하는 사람은 무영, 도저히 거짓인지 진실인지 판별할 수가 없다.
“뭐 철검대하고 소미동생도 뒤 따른다고 했으니,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일단 발자취를 쫓아서 가보죠.”
그렇게 산길을 오르는 무영과 석문철, 그렇게 반 식경 쯤 걸어올라 갔을까. 무영이 뭔가를 느꼈는지 발걸음을 딱 멈추었다.
“문철아 느껴지냐?”
“뭐가요 형님.”
“반경 십리 안쪽이다. 둘인지 셋인지는 모르겠지만 강력한 기의 충돌이다.”
두리번거리는 석문철,
“뭐가요 형님 난 아무것도 모르겠는데요.”
“아~~ 답답하다. 야 이놈아 그렇게 멕이고 가르쳤으면 그 정도는 알아라.”
고개를 갸웃거리는 석문철,
“난 모르겠는데....”
“나 따라와라.”
무영이 갑작스레 신형을 날렸다. 뒤따르는 석문철.
“형님 같이 가요.”
무영의 동작이 어찌나 빠른지, 석문철은 또다시 무영을 놓쳤다. 무영이 움직인 자리는 그저 바람만 휭하니 불었다. 그렇게 일각을 날아가자
어느 한곳에 딱 멈춰서 무영, 그리고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찾았다.”
한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무영의 눈빛이 신기하다는 듯 초롱하게 쳐다보았다.
“어라 저게 뭐라니. 왠 쌍대가리라니.”
한명의 여인 분명 한명이지만 둘이다. 헌대 그녀들의 무공, 채찍을 사용하고 있지만 가히 절정의 무공이다.
그리고 상대 한얀 문사의를 입은 서생, 비록 괴물 같은 여인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또한 절정의 고수이다.
여기저기 부상을 당하고 기력이 쇠했지만 분명 그 또한 절정의 고수다. 아마 정상의 몸 상태라면 호각이었을 것 같다.
헌데 그녀의 채찍이 문사의를 입을 사내의 목을 관통하려는 순간,
무영의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야 이 썅 년아.. 감히 내 동생을 때려.”
허공답보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신형, 무기를 들을 세도 없다 무턱대고 달려가는 무영 다짜고짜 손을 들어 쌍음마녀의 귀싸대귀를 날리는 무영,
“짜-아-아-아-악!”
찰나의 순간 쌍음마녀 중 하나인 천경이 귀싸대귀를 맞았다.
어찌나 무식하게 쌔게 때렸는지 두 개의 채찍을 놓치고 그대로 공중에서 두 바퀴나 돌아 바닥에 고꾸라져 처박혀 버렸다.
그리고 제갈남용을 잡은 무영,
“어이 제갈 동생 괜찮아.”
그때서야 얼굴을 들어 무영을 쳐다보는 제갈남용,
“아니 형님.”
“어 그래 제갈 동생, 괜찮은 거지.”
“혀.. 혀 형님. 여긴 어떻게.”
“내 호위한테 얘기 다 들었다. 이제 걱정 말거라.”
“네 형님 내 형님이 꼭 올 줄 알았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제갈남용이 울컥하는 듯 했다.
무영이 제갈남용을 부추겨 한쪽 나무에 기대여 앉혔다. 그리고 일어나 쓰러진 쌍음마녀를 쳐다보았다.
그때서야 충격에서 회복 되었는지 얼굴을 부여잡고 일어서는 쌍음마녀, 자신도 도대체 지금의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 한듯했다.
감히 누가 쌍음마녀의 싸다구를 때릴 수 있겠는가. 처음당하는 상황,
그때 멀리서 들려오는 폭갈 아니 쌍욕,
“야..이 썅년아 뒤질라고 지금 누굴 패는 거냐!!!”
쌍음마녀는 설마 자신을 두고 하는 소리인지 혹시나 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다. 오직 자신 만이 있을 뿐 그제서야 상황을 인식한 쌍음마녀.
“설마 날 보고 하는 소리냐.”
“그럼 너지 이 쌍대가리 년아 그럼 여기 누가 있겠냐!!”
다른 때 같으면 당장 사지를 찢어 죽일 욕이지만, 정신이 멍한 쌍음마녀는 뭐가 뭔지 잘 모르는 듯했다.
“혹시 니가 나를 때린 것이냐?”
“그럼 나 말고 누가 그랬겠냐. 이년아.”
“아니..이자...가”
쌍음마녀가 눈을 들어 그를 자세히 보았다.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다. 당금에 있어 누가 나에게 이렇게 일격을 가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그건 천주언니나 이미 돌아가신 화선녀 백설연사부가 와야 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전혀 듣도 보도 못한 허접한 자에게 일격을 당했단 말인가. 그것도 기도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티끌만한 기도도 보이지 않는 그저 평범한 농사꾼같이 생긴 놈에게.
아무래도 착각이겠지 아니면 무슨 술수를 부린 것이던지.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여기 또 누가 더 있는 것이냐?”
여전히 지금의 상황을 부정하는 듯한 말투다.
“이년이 귓구멍에 말뚝을 쳐 박았나. 귀가 네 개나 있으면서 못 알아 듣냐. 나 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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