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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증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비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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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증
작품등록일 :
2021.05.12 18:17
최근연재일 :
2023.01.12 18:48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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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5
추천수 :
114
글자수 :
160,369

작성
21.05.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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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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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4화. 증산도에 들어가다

DUMMY

증산도 사제 최소망은 간이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를 봤다.

다행히 숨소리는 평온했다.


TV에는 별다른 뉴스가 나오지 않았다.

여전히 중국과 미국은 싸우고 있었고,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별 시덥잖은 놈의 동영상이 그놈이 맞다 아니다라며 싸우고 있었다.

온세상이 싸우고 시끄러웠다. 이곳 증산도만 빼고.


최소망은 지난달 가계부를 계산하고 있었다.

“큰일이야. 이러다간 정말 큰일나겠어.”

“으으.”


그남자가 소리를 내자, 최소망이 돌아봤다.

“정신이 들어요?”

“으...여기가 어디에요?”

“증산도라는 작은 종교단체에요.”

“으음...”

“좀더 쉬세요.”

“...저...저를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남자는 간신히 말을 했다.


“아니에요. 저희 할머니가 구하신거에요.

그나저나 많이 다치셨는데, 어쩌다가 그렇게 다치신거에요?”

“...잘 모르겠어요.”

그남자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사실을 말할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그래서 대충 얼버무렸다.


“아무튼 푹 쉬세요. 저는 일 좀 할께요.”

최소망은 더 이상 남자에게 질문을 하지 않고 정산을 마저했다.

어떻게 해도 적자인 것이 사실이었다.

“휴~”

최소망의 깊은 한숨과 함께, 남자는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이번 건에서 크게 한탕 해먹으려 하다가 조직에 들켜버렸다.

바로 도망치긴 했지만 칼을 제대로 맞았다.

상처가 너무 깊었다.


도망치다 거의 삶을 포기했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냥 죽어가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만 기억났다.


여기는 도대체 어디일까?

정신없이 도망쳐서 어디인지조차 모른다.


남자는 상처를 봤다.

꽤 깊은 상처였는데 어느 새 아물어 있었다.

“어떻게 벌써 아물었지?”

너무 이상했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봤다.

작은 마당과 그 너머로 보이는 작은 마을, 맑은 하늘, 멀리 있는 산.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다시 간이침대에 누웠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조직에 살아있다는 걸 들켰다간 바로 암매장 당할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 계속 있기도 뭐 하고.

그래도 돈은 찾아야 하는데.


“휴~ 겨우 아이들을 보냈네.”

최소망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남자가 다시 일어나 앉으려고 했다.


“그냥 누워계세요. ...근데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장철우라고 합니다.”

장철우는 보통 가명을 쓰는데, 이번만은 본명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시구나.”

최소망은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서 TV를 틀었다.


“오늘도 중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협상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았다고 하던데요.

한가람 기자 전해주세요.”


TV에서는 계속 중국과 미국에 관한 뉴스를 틀어 주었다.

“요새는 계속 저 얘기만 나오네요.”

“네.”


뭔가 더 묻기도 그래서 최소망은 TV만 보고 있었다.

“저... 여기는 도대체 뭘 하는 곳인가요?”

“그냥 작은 종교단체에요. 어린이집도 하고, 고아원도 운영하는 그런 곳이에요.”

“아.”


장철우는 그저 멍하니 있었다.

“어디 연락해야할 곳이라도 있나요?”

최소망의 물음에 장철우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죽음이 오고가는 상황에서도 연락할 사람 한 명 없는 자신의 인생이 생각났다.


장철우는 고아원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늘 혼자였다.

고아원에서조차 마음 붙일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고아원에서 나와, 어쩌다 보니 사기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다.

경제적인 감각이 있었던지, 자신에게 꽤 잘 맞았다.

여전히 혼자였지만 돈이 있으니 상관없었다.


돈만이 자신의 보호자였다.

그런 자신의 인생에서 아프다고 죽을 뻔했다고 연락할 곳은 단 하나도 없었다.


“따로 연락할 곳은 없습니다.”

“...그러시구나. 그럼 여기서 푹~ 쉬세요.”

최소망은 장철우의 대답에 딱 감이 왔다.


외롭게 혼자 자라온 사람이겠지.

가족도 친구도 없이.

고아원에서 자란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이 많다.

마음을 붙였다가도 다시 헤어지길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된다.

최소망은 누구보다 장철우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증산도의 앞으로가 걱정이었다.

도대체 뭐로 돈을 벌어야할까?

“휴~~~~”

최소망의 깊은 한숨에 집이 꺼질 지경이었다.

"휴~~~~"


“저,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장철우가 질문했다.

“얼마든지요.”

최소망이 대답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한숨을 쉬시는지?”

“아하, 제가 계속 한숨만 쉬었지요. 아픈 사람 앞에서 죄송하네요."

최소망은 일부러 땅이 꺼져라 한숨을 계속 쉬었으면서 몰랐던 척 말했다.


"사실, 우리 증산도가 지금 재정난이 심각하거든요.

국가보조금을 짭짤하게 받던 어린이집이 어제 폐원을 했거든요.

게다가 고아원도 운영중인데 아이들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또 국가보조금이 더 줄어들었어요.

종교단체라고 하지만 신도도 거의 없고요.

이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나 엄청 걱정되서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네요.”


“아. 네. 난 또.”

최소망은 장철우의 말에 갑자기 째려보며 말했다.

“뭐에요?”

“네?”

장철우는 어리둥절했다. 다짜고짜 “뭐에요”라니.


“제 생각에, 장철우씨는 돈 버는 게 굉장히 쉬운 분이 분명해요.”

장철우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단 4마디 말만 듣고 그렇게 말하다니.

최소망은 보통이 아니었다.


“왜 갑자기 그렇게 얘기가 되나요?”

“돈 버는 게 걱정이라는 사람에게 ‘난 또.’라니. 대수롭지 않은 그 말투!”

“돈 버는 게 쉬운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히 있죠. 재벌, 국회의원, 사기꾼. 뭐에요?”

“네에???”


장철우는 갈수록 최소망이 수상해보였다.

자기가 조직의 다른 이상한 종교단체에 잡혀 있는 게 아닐까 순간 의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조직이라면 자신을 살려두지는 않았을테니, 조직은 아닌데, 증산도 사제라는 이 사람은 뭘까?


“재벌? 아니지. 재벌이 이렇게 혼자 다닐 거 같지는 않고.

국회의원 하기에는 너무 젊고. 그럼 사기꾼이구나.”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장철우가 뜨끔해서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소망이 말했다.


“괜찮아요. 뭐 어때요?

사람 죽이거나 약한 사람들 괴롭히는 거 아니면 할머니가 괜찮다고 했어요.

그럼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꾼이구나.

그럼 ...우리 증산도에 들어오는 건 어때요?”

갈수록 황당했다.


사기꾼이라고 제대로 맞힌 것도 당황스러운데, 갑자기 자기네 증산도에 들어오라니.

“저..저..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우리 할머니는 나쁜 사람은 절대 구하지 않아요.

장철우씨를 구한 걸 보면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고, 돈 버는 게 쉽다면 우리 증산도에 꼭 필요한 사람이죠. 죽을 뻔하고서도 연락할 곳이 없다면 고아이실 텐데, 그렇다면 더더욱 우리 증산도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음 붙이고 살기 좋을 거에요.

신도는 얼마 없지만, 어때요?”



장철우는 정신이 없었다.

약간 방정맞아 보이던 최소망이 갑자기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자신의 거의 대부분을 알아낸 것 같아서 놀랐다.

“갑자기 정신이 없으시겠지만, 이게 다 인연일 거에요.

철우님이 여기로 도망쳐온 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에요.”


갑자기 하나님 타령하는 최소망.

“저는 하나님을 믿지 않습니다.”

“괜찮아요. 안 믿어도 돼요.

그냥 자신을 믿고, 열심히 살면 되요.

하나님이 바라시는 게 그거니까.”


장철우는 너무나 황당해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괜찮아요. 다 괜찮아요.

어차피 어디 다른 곳에 갈 데도 없잖아요.

여기 있으면서 푹 쉬시고, 저희 좀 도와주세요.

할머니들 병원비며, 아이들 학비며, 준비해야 할 게 한 두 개가 아니에요.

일단 여기 회계장부를 좀 보세요.”

최소망은 무작정 회계장부라 주장하는 노트를 장철우에게 주었다.


노트를 본 장철우는 대강 살펴보았다.

대강 봐도 적자가 심각했다.

정말 대부분이 국가보조금과 후원금으로 지탱되고 있었다.

종교단체라더니 헌금은 단 한 푼도 없었다.


그런데 그 국가보조금이 거의 80%가 줄었고, 후원금 또한 하나도 없었다.

장철우가 심각하게 노트를 보자, 최소망은 흐뭇했다.

장철우는 싫은 척 하지만 일단 일을 맡기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 분명해 보였다.


드디어 최소망은 이 지긋지긋한 일을 맡길 사람을 찾았다!!


“어때요?”

“어떻긴 뭘 어때요? 이건 너무 심각한데요?”

“그렇지요?”

“아! 잠깐 저는 여기 사람이 아닌데요.”

“상관없어요.”

장철우는 이제껏 사기꾼으로 살아왔지만 이렇게 얼렁뚱땅에 무대포인 사람은 처음 보았다.


“하! 저기요. 절 구해주셔서 정말 고맙긴 한데요. 저는 종교를 믿지 않아요.”

“안 믿어도 돼요. 그냥 이런 일만 해주면 돼요. 네? 제발!!!

저 혼자 이 사태를 벗어나기 너무 힘들어요.

어디 가실 곳도 없잖아요.

여기 있을 동안만 좀 도와주세요.”


최소망이 너무 간절히 부탁하자 장철우는 거절하기 힘들었다.

자신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하고, 생명의 은인의 힘든 일을 도울 수 있으면 돕고 싶기도 했다.


“그럼, 여기 있을 동안만 제가 도와 드릴께요.”

“정말요? 약속했어요?”

“네.”

“얏호! 그럼 철우님은 앞으로 정산을 하고, 돈 벌 방법 좀 생각해주세요.

전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거든요.

그 외 이것저것 일들도 있겠지만 아무튼 증산도에 온 걸 환영해요.”

“증산도에 가입한 건 아니라니까요.”

“알았어요.”


이렇게 장철우는 증산도로 들어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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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증산도의 현황 21.05.16 247 8 8쪽
5 5화. 우주정거장의 소멸 21.05.15 255 11 8쪽
» 4화. 증산도에 들어가다 +2 21.05.14 358 13 10쪽
3 3화. 지구에 닥쳐오는 위험 21.05.13 301 10 8쪽
2 2화. 증산도로 도망친 남자 21.05.13 322 13 8쪽
1 1화. 급박한 세계정세와 가난한 증산도 21.05.12 442 1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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