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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증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비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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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증
작품등록일 :
2021.05.12 18:17
최근연재일 :
2023.01.12 18:48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3,827
추천수 :
114
글자수 :
160,369

작성
21.05.13 19:52
조회
322
추천
13
글자
8쪽

2화. 증산도로 도망친 남자

DUMMY

최소망은 당장 밖으로 나가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 할머니! 빨리 좀 나와 보세요.”

고아원 건물에 있던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가 하품을 하면서 나오셨다.


“왜 그래?”

“저..저.. 제 사무실에 남자가 있는데요. 그 남자가 피를 흘리고 있어요.”

할머니가 사무실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을쪽을 보았다.


할머니는 바로 최소망에게 말했다.

“일단 저 대문과 마당에 있는 빨간 피를 닦아. 저 사람은 내가 보살필테니.”

“예에? 그보다 사람이 다쳤다고요.”

“잔말말고 닦아. 시간없어. 길에 혹시 떨어진 피가 있으면 닦고. 빨리빨리.”

“예? 예.”

할머니가 다급하게 말하자, 최소망은 얼른 걸레를 들고 대문으로 갔다.


할머니는 물을 끓이고 그 남자에게 가보았다.

남자의 셔츠를 들쳐서, 상처를 봤다.

깊게 찔렸다. 여기까지 온 게 용했다.


할머니는 익숙한 솜씨로 남자의 상처를 따뜻한 물로 닦아냈다.

그리고 불에 익힌 바늘로 남자의 상처를 집었다.

남자는 아픈지 신음소리를 조금 내더니 다시 조용해졌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는 온기가 가득담긴 손길로 남자의 상처를 쓱 쓰다듬었다.

그러자 남자의 상처는 바로 아물어가기 시작했다.


좀 시간이 흐른 뒤 최소망이 들어왔다.


“할머니, 피는 깨끗이 닦았어요. 의외로 피가 많이 묻지는 않았더라구요.

그런데 왜 피를 닦으라고 한거에요?”

“내일, 애들이 보면 얼마나 놀라겠니?”

“아, 그렇네요. 이 남자는 좀 괜찮아요?”

“그래, 괜찮아질거야. 푹 잠만 자면 돼.”


“휴~ 정말 얼마나 놀랐는지. 갑자기 이 남자는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게다가 피까지 흘리고 있고.”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는 법이지.

남자 옆에 있으면서 가끔 물이나 좀 먹이고. 땀이나 좀 닦아줘.”

“네. 할머니도 힘드셨을텐데 들어가 쉬세요.”


“이 정도로 무슨. 너나 푹 쉬어. 깜짝 놀라서는.”

“네. 너무 놀라기는 했어요.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래요. 휴~”

최소망은 그제서야 의자에 앉아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할머니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저 멀리 하늘을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할머니의 눈동자가 살짝 빛났다가 다시 꺼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한 무리의 남자들이 마을을 어슬렁거렸다.

“이 쪽으로 온 거 확실해?”

“그것이...”

“이 미꾸라지같은 새끼. 칼에 찔리고도 잘도 도망가네. 빨리 뒤져봐.”


남자들은 이곳 저곳 뒤져보지만, 이 작은 마을에 뒤져볼 곳도 없었다.


“형님, 집도 몇 채 없는데, 다 뒤져봤지만, 그놈은 없습니다.”

“확실히 뒤져본 거 맞아?”

“네. 지금 눈에 보이는 집이 전부입니다.

아무래도 이쪽으로 온 게 아니고 아까 거기서 산으로 가지 않았을까요?”


대장인 듯한 남자는 고민하고 있었다.

집 몇 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집집마다 수색해도 그놈은 없었다.


그러나 피가 흐른 곳은 이쪽이 맞다.

혹시 그놈이 일부러 이쪽으로 피를 흘려놓고 다시 돌아가버렸나.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봤나? 이 마을에 여기가 전부래?”

“물어보고 말고 할 게 있어요? 딱 봐도 이게 전부에요.

이런 산골마을들 저희가 한 두 번 겪은 게 아니잖아요. 더 이상 있을 곳은 없어요.”

“그렇긴 한데. 피자국은 이쪽이었어.”


“그렇죠. 근데 형님, ...혹시 그놈 피조차도 사기가 아닐까요?”

“뭔 소리야?”

“정말 찔린 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우리가 그 놈 옆에서 현란하게 사기치는 걸 많이 봐 왔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놈은 이런 사태도 미리 생각하고, 피주머니같은 것도 차고 있었을 것 같아서요. 그 왜 영화에도 보면 그런 게 있더라구요.

찔린 척 피를 흘리고는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사기꾼이 말이에요.”


대장은 한참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찌른 놈이 누구야?”

“접니다.”

“정말 찌른 느낌이 났어?”

“네. 확실해요. 깊숙이 들어갔어요. 칼을 한 번 돌려주기까지 했어요.”


칼만 쓰는 놈인데 찔렸는지 안 찔렸는지조차 모를 리는 없다.

그런데 찔렸는데 피가 없다.


“그러니까 사기꾼이죠.

저는 그놈이 사기치는 걸 바로 옆에서 늘 지켜봤는데도 알 도리가 없었어요.

어떻게 되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더라니까요.

그런데도 나중에 보면 다 그놈 뜻대로 되어있죠.”


열심히 설명하는 놈은 자신이 그놈을 따라다니며 느꼈던 것을 대장에게 설명했다.

설명을 듣다보면 그놈은 사기의 신이었다.


“찌른 건 확실하다. 그런데 피가 없다.

분명 이쪽으로 피가 흐른 것 같았는데 감쪽같이 없어.

혹 누가 도와준건가?”


“이 밤에 누가 도와줘요? 피가 흥건한 흉흉한 남자를.

형님이 너무 순진하세요. 이 시골마을들이 더 폐쇄적이라구요.

우리가 몇 번이나 겪고서도 형님은 그런 소리를 하신다.


이제까지 도망친 놈들 다 시골마을에 와서 잡혔잖아요.

시골마을은 절대 이방인을 돕지 않는다고, 지난번 도망친 놈 잡을 때도 우리끼리 얘기했잖아요. 도시보다 더하다고.”


불과 며칠 전 이야기였으니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형님, 누가 도와주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흐르던 피가 딱 멈췄을 리가 없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놈이 찔린 게 아니고,

우리를 이쪽으로 유인해놓고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고 보는 것이 그간 우리가 겪은 그놈의 성격을 봤을 때 가장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합리적이긴 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합리적이긴 하다.


그런데도 대장은 뭔가 기분이 묘했다.

“네 말이 합리적이야. 이성적으로는 나도 동의해.

그런데 뭔가가 내 신경에 거슬려.

몹시 거슬리는 데 그게 뭔지 모르겠네. 이 동네인지 그놈인지 모르겠지만.”


“아 참, 형님. 이 동네는 코딱지만한 데 뭐가 이상할 게 있어요.

이상하면 다 부숴버리면 될 것을.

그놈이 요물이에요.

그놈이 처음 우리 조직과 연관될 때부터 난 그놈이 뭔일을 낼 거 같았다구요.

내가 그런 말 했었던 거 기억하지?”


“그랬지. 니가 참 그놈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

그놈이 하는 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무조건 싫다고 했잖아.”

“야!”

“그래도 그놈 때문에 우리조직이 돈은 많이 벌었잖아.

마지막에 그놈이 한탕 거하게 처먹을려고 한 것도 이놈이 도망갔으니, 다 우리 게 되었잖아. 이놈이 다시 나타나지는 않겠지.

형님, 죽여버리는 게 가장 확실하지만, 이놈도 다시 나타나지는 못할 테니, 이만 가는 게 어떨까요?

큰형님이 맡기신 다른 일들도 많은데.”


대장은 거슬리는 게 뭔지 계속 생각했다.

대장은 자신의 직감을 믿는 편이다. 그 덕으로 이 세계에서 꽤 높이 올라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다는 직감은 있는데 뭐가 이상한지를 모르니 답답했다.


“그놈이 그냥 이상한 거에요.

형님, 그놈이 나타나면 죽이면 되고, 안 나타나면 돈은 다 우리 차진데, 뭐가 그렇게 고민이세요?”

대장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나타나면 죽이고, 안 나타나면 돈은 우리 차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 니 말이 맞아. 더 이상 시간끌지 말고 빨리 서울로 가자.”

“네!”


모두들 오늘일이 끝나서 신나는지 큰소리로 대답하고 차로 돌아갔다.


남자들이 모두 돌아가고나서 한참이 지나자,

어두운 그림자가 져 있던 증산도 건물 두 채가 다시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의 두 눈이 또 한 번 살짝 빛이 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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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증산도로 도망친 남자 21.05.13 322 13 8쪽
1 1화. 급박한 세계정세와 가난한 증산도 21.05.12 442 1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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