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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로 음악 천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주공자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4
최근연재일 :
2023.06.04 01:09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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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55,590

작성
23.05.1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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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 렉카뉴스

DUMMY

[여러분 오늘도 여전히. 렉카~~~늇~스~.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숙자형이 크립토나잇 원조 멤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죠.


문제는 숙자형이 나가게 된 시점에 의혹이 하나 제기됩니다. 하필이면 숙자형이 크립토나잇에서 사라진 순간 DLC계약이 이루어졌다는 건데요.


FC 폭로글 보면 크립토나잇에서 이용당하다가 쫓겨나고서 노숙생활을 한게 분명하다. 배진동씨가 밴드 리더인 이미성씨와 술집에서 싸우던 장면을 목격했다. 등등 말들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과거 크립토나잇 이미성씨가 고려투데이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가져와 봤습니다. 이건 야자위키든 네이웃이든 인터넷으론 찾을 수가 없어요. 오로지 수작업해서 직접 인쇄된 신문을 찾아 봐야 있는 겁니다. 렉카~~~늇~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고요.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언더활동하는 많은 밴드를 제치고 단기간 성장한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미성 대답은 베이시스트가 머리가 좋아요. 여기서 당시 베이시스트는 퍼플비가 아니라 숙자형을 얘기하는거죠. 그 친구의 홍보수완이 기존 인디밴드가 해오던 전통 방식과는 달랐습니다. 우리 음악을 누구에게 알려야 하고, 어떤 수단을 써야 하는지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본인 입으로 나온 것만 종합해보면, 누가봐도 크립토나잇을 키운건 이미성이 아니라 누구다? 숙자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요즘 드럼 때리고, 일렉치고 고개흔드는 거 누가 보고 듣나요? 나라도 집에서 빅맥 배달시켜 먹으면서 엘카운트다운 켜면 4~5년 연습한 여돌들이 고급 퍼포먼스를 줄줄이 보여줘요. 얼굴 몸매 댄스 음악 다 최상인상태로요.


이런 환경에 크립토나잇 멱살잡고 캐리한게 바로 배진동씨죠. 이렇게 혼을 담아 키운 밴드가 드디어 DLC계약하면서 빛을 보죠. 그런데 이 시점에 숙자형이 사라졌죠.


이제는 숙자형도 의심스럽다는 댓글도 달립니다. 그게 사실이면 억울해서라도 먼저 폭로했겠다. 이렇게 입 다무는거 보면 숙자형도 떳떳한 입장은 아닌 듯. 이응이응. 모르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듯.


당사자들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는데. 글쎄요. 갈 땐 가더라도 비밀은 지킨다는 우정 이야기가 얼마나 가겠습니까? 다들 아시잖아요. 삼국지같은 도원결의는 현실에서 없다는 거. 아니야? 뭐 나만 쓰레기야?


한쪽이 벼랑에 몰리면 결국 서로 헐뜯는 양상이 되지 않을까요. 원래 사람이 그래요. 자기가 죽게 생기면 남 죽이는 건 일도 아니죠.


그럼 이만 렉카뉴스 마치면서 오늘의 한줄평. 범인은 가장 이익을 보는 쪽이다. 이기는 편 우리편.]


잠깐 잊고 있었다. 음악판에 뛰어든 이상 옛 동료와의 감상에 젖을 시간 같은 건 없다는 걸. 슬픈 건 슬픈 거고 이슈가 생기면 대응을 해야한다. 너튜브를 보여주던 하연에게 얘기한다.


“사무실로 전원 소집해야돼.”


※ ※ ※


사무실에 상수와 태연이 모였다. 진동이 태연을 보자 깜짝 놀라 소리쳤다.


“도대체 어딜 다녀 오신거에요? 얼굴은 왜 그래요? 상수 형님이랑 싸웠어요?”


태연의 얼굴이 온통 멍투성이였다.


“지금 내 얼굴이 문제가 아니잖냐.”


“휴. 그래요. 일단 이야기는 나중에 듣고 급한 거 먼저 시작하죠.”


모든 연예계열 너튜브채널에서 크립토나잇과 배진동의 과거 상황을 의심하는 썰들이 올라오는 중. 심지어 연예계 최대 일간지 고려투데이에선 크립토나잇에 인터뷰 요청까지 들어온 상황이라고 한다.


상수의 브리핑에 진동이 대답한다.


“저는 내일 크립토나잇보다 먼저 입장표명 할 거에요.”


“어떻게 하려고?”


“대중들이 원하는 말을 들려줘야죠. 그게 우리에게도 득이 될 거에요.”


진동의 말에 하연이 묻는다.


“네가 거기서 버려졌다는 얘길 하면 상대측엔 치명적일 텐데.”


“그런 것까지 배려하고 따질 겨를이 없어. 만약 크립토나잇이 먼저 인터뷰한다고 생각해봐. 내가 고의로 베이스실력을 숨겼다면서 이상한 얘기를 하면 그땐 진흙탕이야. 어차피 크립토나잇의 데미지는 확정이야. 같이 나락으로 떨어지느냐, 아니면 나라도 살아남느냐의 게임이야.”


“내 걱정은 크립토나잇이 아니야.”


하연이 진동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하연의 손이 유독 따뜻하게 느껴져 열이 얼굴까지 올라오는 것 같다.


“내 걱정은 네 마음이 괜찮냐는 거야.”


“내가 안 괜찮을 게 뭐야.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법도 있을거야. 미성씨도 너도 다치지 않는 방법.”


“하연아. 그런 거 없다는 건 네가 더 잘 알잖아.”


이런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별일 없었습니다, 좋게 나왔습니다, 크립토나잇과 여전히 좋은 관계 유지하고 있습니다.’ 라고 얘기한다면.


그건 기자들이 좋아하는 얘기가 아니다. 그런 얘기는 써주지 않을뿐더러 어떤 기자가 봉사정신을 발휘해서 지면을 할애해가며 그런 훈훈한 소식을 전해준다 하더라도 대중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하연이 어떤 마음으로 내게 그런 말을 하는지는 안다. 그래서 고맙지만 동시에 답답하다.


“실례합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난데없이 열리는 문에서 젊은 남자가 한 명 들어온다. 진동은 눈이 커졌고 하연과 상수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형이 왜 거기서 나와?”


DLC사무실에서 미성과 함께 있던 남자. 크립토나잇 드러머 김유석이었다.


※ ※ ※


유석과 진동은 옥상으로 올라갔다.


유석은 미성의 동창으로 크립토나잇의 초창기 멤버였다. 밴드 멤버들 간 불화가 생길 때마다 양쪽의 말을 잘 들어주고 중립 된 입장에서 중심을 잡아주었다.


특히 DLC계약을 한 날에도 유석은 진동의 편을 들며 미성과 싸워주었다. 그러니 진동의 입장에선 오히려 고마운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너 그렇게 나가고 연주 울고불고 난리 났었어.”


양연주. 특별히 진동을 따랐던 친한 동생이었다. 그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지금 연주상황은 중요한 게 아니다.


“연주 잘못이 아닌 거 알죠. 크립토나잇에 따로 감정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생각 나?”


진동은 햇살에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크립토나잇에 있었던 좋았던 순간 중 하나니까. 지금은 좋은 기억을 떠올릴 때가 아니다.


“너 처음에 밴드 모집 전단지 주머니에 꽂고 들어와서 베이스 치려고 쭈뼛댔잖아.”


“그랬죠. 그때 미성이형이 저한테 면박 줬죠. 너 뭐하냐고.”


“테스트 면접 아니에요? 하고 너 어벙한 표정 지을 때 미성이랑 나랑 엄청 웃었지.”


둘은 잠시 황당했던 옛 장면을 회상하며 실없이 웃었다. 미성은 그때 대답없이 진동의 어깨에 손을 걸치고는 얘기했었다.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그렇게 진동은 대낮부터 형들과 막걸리를 걸치고선 크립토나잇에 합류했다.


“그날 너 잠깐 화장실갔을 때 내가 물었어. 왜 테스트도 안 했냐고.”


“궁금하긴 했어요. 심지어 연주한테는 실력 엄청 따졌잖아요. 전 그때 왜 바로 합류 시킨거에요?”


「미성쿤 그 녀석 인생 최대 실수군. 이딴 실력을 가진 놈한테.」


이젠 대꾸할 힘도 없어. 잊을만하면 속을 긁어 놓는다.


“베이시스트는 귀하대. 기타리스트나 드럼처럼 화려한 연주도 못하고, 보컬처럼 주목도 못 받으니까 악기 자체가 인기가 없다나? 그런데 밴드에 꼭 필요한 존재라 제자리에서 묵묵히 희생하는 존재라고. 그런 베이시스트가 제발로 와줬으니까 우리가 널 귀빈처럼 모셔야 한다더라.”


“···.”


“그랬던 미성이가 널 일부러 DLC계약에서 뺐을 것 같아?”


「오마에. 저런 사탕발림에 현혹되면 안돼. 알겠지만 음악판은 무지하게 더럽다고! 젠~부 작전다요!」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널 계약에서 빼자고 한 건 도로시였어.”


뭐라고? 여태껏 미성이형이 날 DLC계약에서 배제시켰던 게 아니라고? 진동은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도로시 오. 한국식으로 이름을 부르면 싫어하는 그녀. 80년대 국내 포크 시장에 광풍을 불게 했던 여가수이자 현 DLC레코드의 사장. 그가 자신을 빼고 크립토나잇과 계약했다고?


“그럴 리가 없어. 도로시는 나한테 너무 아쉽다고, 그래도 크립토나잇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니까 날 계약에서 배제시켰다고 했어요.”


유석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제 퍼즐이 맞춰지네. 물론 정황상 그렇다고 생각은 했지. 네가 너무 맹목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미성이가 널 버렸다고.”


“그럼 정말 미성형이 범인이 아니란 말이에요?”


“미성이는 끝까지 싸웠어. 계약하는 날 사장실 테이블이 다 뒤집어졌지.”


“그래도 난 멈출 수 없어요.”


“너보고 멈춰달라는 얘기 하려고 온 거 아니야.”


“···.”


“진실을 알려주러 왔을 뿐이야. 지금 네가 하려는 거 다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아. 그리고 꼭 성공해. 우릴 공격해도 돼. 그치만 우릴 미워하진 마라.”


진동은 유석이 떠나고도 옥상을 떠나지 못했다. 그때 그런 진동의 마음을 알아주듯 태연이 올라왔다.


힘이 빠진 진동에게 태연이 내뱉듯이 말했다.


“내 얼굴에 든 멍. 왜 이런지 궁금하냐?”


“타이밍 개 뜬금없네요.”


“안 궁금해?”


“궁금하게 하는 재주는 인정요. 뭔데요 도대체?”


※ ※ ※


사무실로 복귀한 진동에게 상수가 물었다.


“김유석 씨는 무슨 일이야?”


“크립토나잇이 아니라 도로시가 절 버린거래요.”


그 말에 하연과 상수가 화들짝 놀랐다.


“DLC가 콕 집어서 널 걸렀다고?”


“눈엣가시였겠죠. 단순 밴드활동만 하는게 아니라 마케팅과 사업수완이 있는 멤버. 반역의 씨앗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럼 크립토나잇을 공격할 명분이 사라져버렸잖아. 전략을 바꿀거야?”


“네. 목표는 명확해졌어요.”


“어떻게?”


“DLC는 박살. 크립토나잇과는 상생할 거에요.”


진동의 대답에 모두의 표정에 근심이 생긴다. 물론 진동이 크립토나잇에 대한 공격을 철회하면 그의 마음이 다칠 일도 사라지겠지.


하지만 DLC와 크립토나잇을 교묘히 분리해내서 정밀하게 타격하는건 차라리 전체를 공격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작업이기 때문이다. 섣부른 판단을 했다간 역공을 당하기도 쉽다.


하연이 진동과 태연 삼촌에게 조심스레 묻는다.


“웬일이야? 세상 냉혈한처럼 굴더니.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오해를 풀었다고 이제와 전략을 바꾼 건 아닐거고. 혹시 삼촌이 무슨 수를 쓴 거예요?”


태연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마지막에 후속타만 쳐준거야. 김유석씨가 다했어.”


상수가 진동에게 묻는다.


“네 계획. 실현방법은 생각해놓은 거야?”


“그래서 상수형님. 혹시 신문기자 인터뷰 말고 방송출연 시켜줄 수 있어요?”


“가능하지.”


이렇게 쉽다고?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


“KTBC 강재영 앵커의 데스크룸. 가능해요?”


“되지.”


“바로 내일 된다고요?”


“전화 몇 통 돌리고 나중에 술자리 좀 가져야겠지만. 어려운 건 아니야.”


얼굴조차 찌푸리지 않는 상수의 말에 진동은 새삼 깨달았다. 대한민국 발라드 원탑 천하연의 파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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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숙자형으로 대박침 23.05.15 27 1 11쪽
5 #5. 버스킹으로 주작 23.05.14 32 1 11쪽
4 #4. 운명 천하연 2 23.05.13 35 1 11쪽
3 #3. 운명 천하연 23.05.12 39 1 11쪽
2 #2. 은인 구태연 23.05.11 44 1 11쪽
1 #1. 자와다 이타지 +1 23.05.10 8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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