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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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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face7
작품등록일 :
2019.11.12 21:57
최근연재일 :
2019.12.16 23:55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65
추천수 :
0
글자수 :
162,026

작성
19.12.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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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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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2

DUMMY

그 끔찍하고도 괴로운 고통에 알린은 제 손으로 미칠 듯이 목을 긁어 대었으나, 숨막힐 듯한 고통은 쉽사리 알린을 그 고통 속에서 놔 주지 않았다.


제 목을 긁어대는 알린의 손에 알린의 목이 긁혀가며 또 다른 여러 상처를 내었다.


그러나 그러한 목의 외상은 그 속에서 끓어 오르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알린은 계속하여 막혀오는 자신의 목을 잔인하게도 긁어대었다.


그러나 그렇게 긁어 낸다고 해도 그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목에서 콸콸대며 쏟아치는 핏물이 알린의 숨구멍까지 들이차서 막아버렸기에 알린의 정신이 점차 몽롱해져 갔다.


그렇게 점차 시야가 흐릿해지며 그 시야처럼 희미해지는 심장 고동 소리....


점차 고요해지는 심장 고동 소리와 반대로 미친 듯이 끓어 오르는 알린의 몸.


순식간에 펄펄 끓어오르는 열을 감당하지 못하는 알린의 몸이 그 모든 열을 털어내려는 듯이 미친 듯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알린!!!!!”


에리카가 알린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알린의 고막은 펄펄 끓는 열에 의해 녹아내리듯 웅웅거렸기에 자신을 외쳐대는 에리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정신을 놓아버리는 알린.


알린의 몸이 나가버린 정신처럼 그 자리에서 축 늘어져 버렸다.


자신을 살아 있게 했던 뜨거운 피가 저주로 물들어 자신의 온 몸을 망가뜨리는 것을 온 몸의 신경으로 느껴가면서 알린이 괴로움 속에서 점차 익사해갔다.


그러한 알린의 모습에 제 자신도 놀랐는지 뒷걸음치듯 땅을 기어서는 알린으로 부터 떨어지는 로잘린.



그렇게 로잘린은 바닥을 기어 뒤로 갔다.


에리카를 막아서던 에드윈이 재빨리 제 몸의 격동을 멈춰 버린 알린이 쓰러져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그 뒤를 따라 알린에게로 뛰어가는 에리카.


에리카는 알린에게 뛰어가며 로잘린을 바닥으로 밀쳐버린다.


로잘린은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와서는


“내가.. 내가... 사람을 물었어.... 내가 사람을 물었어..”


라고 미친 듯이 계속 혼자 중얼거렸다.


이미 혼절을 해서는 바닥에 뻗어있는 알린.


에드윈은 그러한 알린의 어깨를 흔들었다.


그러나 알린의 몸이 너무나도 뜨거워서 손을 떼어버리는 에드윈.


알린의 몸이 심하게 들끓었다.


에드윈이 손을 알린의 목에 가져다 대고 목에 난 구멍을 살폈다.


커다란 구멍이 알린의 목에 나있었다.


에드윈이 그 구멍에 제 손을 대어본다.


쿵 쿵 거리는 알린의 굳어버린 심장소리가 그 구멍에서 느껴질 정도로 쎄게 뛰어대었다.


그러나 감겨진 알린의 눈은 띄어지지 않았다.


에드윈에게 있어서도 자신이 자신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 낸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물어버린 건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알린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흐으으윽.... 흐윽..... 알... 린..”


에드윈 곁에서 에리카가 흐느끼며 알린의 뜨거운 가슴에 제 손을 가져다 댄다.


그러나 그런 에리카의 손 끝에 느껴지는 쾅 쾅 거리며 뛰는 심장 박동.


에리카가 놀라 알린의 가슴에서 제 손을 뗀다.


“알린의 심장이... 뛰고... 있어.... 알린이 살아 있다고..... 죽은 게 아니야.... 살아 있어....”


에리카가 제 손끝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는 알린의 생명을 느끼고는 놀라 에드윈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런 에리카와 다르게 에드윈은 제 뾰족한 손톱을 세워 알린의 심장을 찌르려고 했다.


“안 돼!! 죽이지마!! 알린을 살려줘....... 제발 부탁이야....”


에리카가 울부짖으며 알린의 심장을 향하는 에드윈의 날카로운 손을 막아 세웠다.


“제발............ 제발.... 그냥...”


“이렇게 놔두면 이 녀석도 로잘린과 같은 꼴이 될거야.. 아니.. 나 같이 되어버리고 말거야...”


알린을 향하는 제 손 끝에 강한 힘을 주고 에드윈이 에리카를 향해 말했다.


“괜찮아... 제발... 죽이지 말아줘.... 어떤 존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냥.... 난 알린이 살아 있기만 하면 돼.... 제발... 그냥...... 알린의 심장이 뛰고 있잖아....,,”


에리카가 흐느끼며 에드윈에게 말했다.


흐느끼는 에리카를 바라보던 에드윈이 알린의 심장을 향하던 제 손을 멈춰버린다.


그리고는 손을 누워있는 알린의 등 뒤로 넣는 에드윈, 다른 팔로는 알린의 다리 뒤로 넣었다.


그렇게 알린을 들어올리는 에드윈.


뜨거운 알린의 몸이 닿아 에드윈의 팔에서도 불타오르듯 열이 났다.


알린을 안고서는 자신의 침대로 향하는 에드윈.


에드윈은 그 침대의 위로 알린을 올려 놓는다.


침대 위에 놓인 알린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다.


그러나 그런 그의 이마에 온 몸에서 땀이 흘렀다.


그렇게 그의 셔츠도 금세 온통 땀으로 젖어버리고,


그의 몸에서 타들어가듯 나는 열기에 땀이 증발하며 뿌연 연기를 냈다.


그렇게 그는 제 몸속을 파고 든 독과 싸우며 끝없는 싸움을 지속해나가고 있었다.


“알... 린.... 알린..... 제발....”


에리카가 울먹이며 알린이 뉘여져 있는 침대로 향했다.


그런 에리카를 바라보는 에드윈.


에드윈의 뒤에서 뒤로 누워 멍하니 방의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는 로잘린.


“내가... 내가... 사람을 물다니..... 죽은 걸까 아님 나 같은 존재가 되어버릴까... ”


정신이 돌아온 것인지 다시 정신이 나간 것인지 알 수 없는 로잘린이 미친 듯이 중얼거렸다.


그런 그녀를 향해 분노에 가득찬 에리카가 서서히 제 자신의 고개를 돌려 로잘린을 쳐다본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알린이!!!”


에리카가 뒤를 돌며 로잘린을 향해 소리쳤다.


그리고는 로잘린에게 달려드는 에리카.


“죽여버릴 거야!!!!!!!!”


로잘린은 정신을 완전히 놓은 채로 그저 제 몸을 놔버렸다.


제 몸을 포기하듯이. 다 놔버렸다.


에리카는 그런 로잘린의 멱살을 잡고는 분노와 슬픔에 차서 그녀를 쥐어잡는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은 이미 떨어져 나갔고, 허벅지 또한 찢겨졌기에 차마 에리카는 그녀를 공격하지 못했다.


그 순간 로잘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는 물이 가득 눈으로 에리카를 바라보며


“......하.... 내 아들이 죽었대.... 하하.... 말이 안되지... 내 아들이 죽었대....”


에리카는 로잘린의 눈에서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의 생명력이 꺼져가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로잘린의 눈에서 빛이 사라진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이 점차 그녀가 흘린 눈물과도 같이 투명해져 버린다.


그렇게 그녀의 모습이 흐릿해져갔다.


그녀의 얼굴에서부터 흐릿해진 그녀의 얼굴은 점차 그녀의 목 그녀의 팔까지 순식간에 내려왔다.


에리카가 붙잡고 있는 그녀의 팔까지.......


그렇게 희미해져 갔다.


그녀의 존재가....


에리카는 점점 사라져가는 그녀의 모습에 놀라 그녀의 몸에서 제 손을 떼버렸다.


그러자 팔을 지나 허리를 지나 다리 그리고 발까지.


그렇게 그녀의 존재가 희미하게 지워져갔다.


존재 자체가 사라져갔다.


없어진다.


그렇게.


그렇게 로잘린이 죽었다.


그녀는 인간으로 한 번 죽었으며, 또다시 죽었다.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에 로잘린은 죽음에서 죽어버렸다.


그렇게 한 줌의 재조차 남기지 않고 공허함속에서 사라져버린 로잘린.


에리카는 멍하니 그녀가 떠난 그곳을 바라보았다.


없다.


그녀가.....


에드윈은 사라져버리는 죽음 앞에서 굳어버렸다.


수 없이 많은 죽음을 봐왔으며 그 죽음을 집행한 자였으나, 스스로의 괴로움에 자기 자신을 지워버린 인간의 죽음은 다른 죽음과는 다른 죽음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이 진정한 의미로 에드윈에게 처음 다가온 것이다.


죽음.


그렇게 멍하니 로잘린이 떠나간 자리를 바라보는 그들 뒤로 알린의 몸이 괴로움에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그들은 그 소리에 놀라 뒤를 바라보았다.


알린의 몸이 마구잡이로 뒤틀려가고 있었다.


“알린!”


에리카는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와서는 알린의 곁을 향한다.


그리고는 알린의 몸에 제 손을 데려하지만 너무나도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탓에 쉽사리 그의 몸에 제 손을 가져다 대지 못한다.


알린의 몸이 펄펄 끓으며 발작을 하듯이 마구잡이로 뛰어대었다.


“이제.. 이제.. 어떻게 하지...”


에리카가 침대 위에서 괴로워 하는 알린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지켜보는 수 밖에 없어....”


에드윈이 차갑게 알린을 바라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리고는 시선을 돌려 에리카를 바라보았다.


에리카의 걱정스러운 눈빛이 초점을 잃은 채로 흔들리고 있었다.



.

.

.



그날 밤은 알린에게 있어서 기나긴 밤이었다.


‘아아아아악!!!!’


몽롱한 정신으로 알린은 쉴새 없이 제 몸의 괴로움을 외쳐대었으나 그 모든 소리는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 모든 말들은 그저 알린의 머릿속에서 머물 뿐이었다.


오직 알린의 머릿속에서.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공허한 무음과도 같은 외침.


그렇게 그는 자신의 육체 안에 갇혀서는 괴로이도 소리를 질러대었다.



.

.

.



해가 떠오르고 아침이 되었다. 그러자 밤새 펄펄끓던 알린의 몸에서는 열이 내려갔다.


그러나 악몽과도 같던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그 길던 밤을 지내야만 했기에 그의 몸은 여전히 두려움과 공포에 떨려왔다.


그렇게 그들의 밤이 흘렀다.


어두운 깊은 꿈속에서 알린은 외롭게 홀로 그 속을 서성였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곳에선 오직 알린 혼자 존재하고 있었다.


고독과도 같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 속에서.


그러나 그러한 모든 감각이 차단되어버린 것만 같은 무의 세계에서 누군가의 손길이 그에게 와서 닿았다.


침대에 놓인 그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얹은 에리카의 손이었다.


그렇게 알린은 두려움 속에서 에리카의 손길만을 기억하며 그 속에서 길을 찾아 현실로 돌아왔다.


그렇게 그는 죽음이었으나, 다시 그만의 죽음에서 돌아왔다.


그렇게 잠이든 알린의 입술 사이로 송곳니가 뾰족하게도 자라난다.


날카로이 칼과 같은 날카로움을 지닌 채로.


송곳니가 나오자 알린의 이가 본능적으로 세차게 뛰어대는 인간의 핏줄의 리듬을 찾아낸다.


그 리듬이 들려오는 곳은 자신의 손을 간절히 붙잡고 있는 에리카의 손이었다.


그렇게 알린의 손이 에리카의 손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잡고서는 에리카의 손을 제 입술로 가져다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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