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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자동차왕 마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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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3.01.06 18:47
최근연재일 :
2023.01.15 18:50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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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
추천수 :
17
글자수 :
49,524

작성
23.01.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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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석구는 집으로 향하면서 수시로 자신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한성에서 온 합격통보 문자를 계속해서 보고 있는 것이다. 한성이냐 미르냐. 석구의 고민은 집에 도착했을 때까지 이어졌다.


“오빠 왔어? 오늘도 늦게 왔네.”


황민규와의 근사했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온 석구. 그의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인 마리아가 석구를 반겨주고 있었다.


“그래 한 푼이라도 더 벌려면 뼈 빠지게 일해야지. 집에 별 일은 없고? 아버지, 어머니는?”

“엄마는 자고 있고 아빠는 막 출근 하셨어.”

“그래? 벌써 주무시다니 오늘 일이 좀 힘드셨나 보네.”


석구는 어머니가 계신 방을 바라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가족 중에 석구 혼자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었다.


석구가 어릴 때만 해도 석구의 집은 잘 사는 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들에 비해 특별히 부족하지도 않은 집이었다. 남들 다니는 학원도 다녀보기도 했고 매 해 생일 때마다 옷 같은 걸 사 입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평범했던 가세가 급격히 기운 것은 아버지가 잘 못 쓴 빚보증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건강도 잃으시고 회사도 그만두게 되셨다.


공들여 쌓은 재산이 무너져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아파트에서 빌라로, 빌라에서 월셋집으로 바뀌어 갔고 어느 집에나 있던 아버지의 중형 세단도 팔려 나갈 정도였다.


그리고 그 때 쌓인 빚은 아직도 많이 남아서 석구의 가족을 괴롭히고 있었다. 학생인 리아를 제외하면 모두가 일을 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아버지는 좋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경비 일을 시작하셨고 어머니는 식당을 전전하며 허드렛일을 하고 계셨다. 석구가 이른 나이에 배까지 탄 것도 다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아직 젊은 석구 자신이 힘든 것은 괜찮다. 하지만 어머니까지 고된 식당일을 하시고 일찍 주무시는 걸 보니 자식으로서 마음이 아픈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니까 또 고민되네. 역시 한성으로 이직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게 답인가?’


한성으로 이직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이다.


“오빠 표정이 왜 그래? 무슨 고민 있어?”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딨냐? 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해.”

“피. 나도 알고 있다고. 보아하니까 또 돈 고민이구만.”


귀신같이 석구의 속마음을 알아 챈 리아다. 쥐뿔도 모르는 게 마치 다 안다는 듯 행동하는 게 어이없으면서도 귀엽기도 했다.


“그래도 오빠가 요즘은 돈 많이 벌어 오잖아? 그 덕에 이전보다 훨씬 살만해 졌다고.”

“그래. 오빠가 지금보다 돈 더 많이 벌어오면 리아도 좋겠지?”

“좋기는 한데 그렇다고 너무 무리는 하지 마. 혼자만 짐을 다 짊어지려하지 말라고. 지금도 충분하니까 적당히 쉬엄쉬엄 하고 싶은 일을 해.”

“하고 싶은 일이라...”


석구는 리아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다시 외투를 걸쳐 입었다. 돈이냐 꿈이냐. 아무래도 소주라도 한잔 걸치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


집에서 나온 석구는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로 향했다.


“어서 오십시오! 한 분 이십니까?”

“네 가능하죠?”


익숙한 듯 눈앞에 놓인 어묵꼬치를 먹으며 석구는 민규와 했던 대화를 곱씹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성과 슈퍼카는 어울리지 않아. 내 최종목표는 자동차 개발이야. 기왕이면 슈퍼카도 도전해 보고 싶어.’


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한성에서 풍겨오는 돈 냄새는 참으로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한성으로 이직하면 지금보다 수익이 얼마나 더 늘까? 못 해도 지금보다 월 평균 5대 정도는 더 팔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계산을 해보던 석구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5대 더 판다면 고작해야 100만원 정도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다. 크다면 큰돈이지만 결국 어머니나 아버지가 집에서 편히 쉬실 정도의 수익은 아니었다.


‘고작 100만원이라니, 결국 부모님을 편하게 모실 거면 계속 딜러로 머무를 수는 없다는 이야기잖아.’


이전의 석구였다면 꿈도 못 꿀 일이었지만 기연을 얻은 지금은 다르다. 한성이든 미르든 딜러가 아닌 꿈에서나 그리던 연구 개발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한성에서도 연구 개발직이 될 수 있어. 하지만 미르보다 훨씬 힘들 거야.’


보수적인 한성보다는 미르가 훨씬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규와의 만남이 석구의 심장을 강하게 뛰게 만들었다.


‘우리 사장님 실제로 만나보니 괜찮은 사람 같았어.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엄청 많아 보였고...한성이라면 절대 시도하지 않을 스피타 같은 것을 만들기도 했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다짐했었어.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스피타와 같은 시도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이야.’


민규와 마셨던 이름 모를 술 대신 쓰디쓴 소주를 입에 털어 넣으니 생각이 말끔히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결정 했어. 미르와 끝까지 간다.’


결론을 내린 석구는 홀로그램을 바라봤다.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신경을 못 썼지만 퀘스트 완료에 따른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퀘스트 완료를 했으니 400포인트가 있겠군. 자동차기술 잠금 해제가 300이었지?‘


고민할 것도 없이 잠금 해제를 하는 석구.


「 체력 : 58

화술 : 71

매력 : 60

자동차기술 : 1

디자인 : 1

프레임 : 1

파워트레인 : 1

조향장치 : 1

제동장치 : 1

현가장치 : 1 」


‘오? 뭔가 많이 늘어났는데?’


기본적인 체력, 화술, 매력 아래로 자동차기술 관련된 스탯들이 나열되기 시작했다. 처음 잠금 해제 한 것이라 그런지 스탯이 형편없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스탯 들을 얻었다는 것에 만족하는 석구였다.


‘그럼 이제 100포인트가 남은 건가? 음 스탯이 늘어난 만큼 고민되네. 어디에 투자하는 게 나을까?’


어느새 순대볶음과 소주 한 병을 추가로 주문한 석구가 계속해서 그만의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자동차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프레임 스탯을 먼저 찍어야 하나? 아니야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을 올려야 하지 않겠어? 하지만 방향을 조절하는 조향장치도 중요하고...브레이크 같은 제동장치도 중요하고...서스펜션같은 현가장치도 중요한데...젠장! 안 중요한 게 없잖아.’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자동차를 만드는데 고작 6분야로 좁혀졌다면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을 것이다. 석구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을 때 그가 주문한 음식과 술병이 나왔다.

무심코 거기에 눈길을 돌린 석구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주문한 소주 말고 다른 소주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장님 전 아침이슬 시켰는데요? 이건 햇살처럼이잖아요.”


포장마차 주인이 착각을 하고 잘 못 내왔다고 생각한 석구. 하지만 사장님은 죄송하다는 듯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총각 미안해서 어쩌나. 아침이슬은 방금 총각이 마신 게 마지막이었는데.”

“아 그래요? 그럼 이거 마시죠 뭐.”

“요즘은 손님들이 전부 햇살처럼만 마시니...아침이슬은 잘 안 들어와.”

“그래요? 별 일이네. 난 소주 맛 다 거기서 거기던데.”

“흐흐 그렇지? 실은 나도 구분 못 해. 대부분 손님들도 구분 못 할 거야.”


문득 석구는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어차피 맛이나 도수가 거기서 거기라면 왜 한쪽이 압도적으로 잘 팔린단 말인가. 다른 거라고는 병 디자인뿐인데.


‘잠깐 병 디자인? 이것 때문인가?’


확실히 햇살처럼의 병 디자인은 파격적이었다. 흔하디흔한 녹색 병이 아닌 투명한 병에 남녀노소 누구나 귀여워할 만한 캐릭터를 병마다 다르게 박아 놓은 것이다. 예전에 이 캐릭터들을 다 모으려고 한다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났다.


‘확실히 디자인이 중요하긴 하지...잠깐. 그건 차도 마찬가진데?’


생각해보니 석구가 자동차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것은 멋진 겉모습 때문이었다. 물론 자동차의 핵심은 프레임이나 파워트레인과 같은 섀시 부분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가장 먼저 보는 부분은 차량의 겉모습이다. 속의 부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디자인이 엉망이면 그 차는 실패한 차가 되는 것이다.


‘일단은 디자인에 투자를 해야겠어. 공학적인 지식들을 다 알게 된다면 그것도 멋진 일이지만...포인트는 한정되어 있고 굳이 지금 투자 안 해도 나중에 다시 할 수도 있는 거잖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초심으로 돌아가서 디자인부터 투자하자.’


고민을 마친 석구는 망설임 없이 남은 100포인트를 모조리 디자인에 투자했다.


「 체력 : 58

화술 : 71

매력 : 60

자동차기술 : 17

디자인 : 101

프레임 : 1

파워트레인 : 1

조향장치 : 1

제동장치 : 1

현가장치 : 1 」


**


“야! 마석구! 사장님한테 내 이야기 잘 전한 거 맞지?”

“아 맞다니까요. 지점장님. 똑같은 거를 몇 번을 물어보는 거예요?”

“흐흐 사장님께 잘 보이면 우리 모두가 좋은 거 아니겠냐? 혹시 아냐? 보너스라도 두둑이 주실지?”

“그거야 우리 지점이 앞으로 어떻게 하냐에 달렸죠. 그건 그렇고 전에 주문한 아켈라랑 캐트론 왔네요?”


거머리처럼 들러붙은 박규식을 떼어내기 위해 화제를 돌리는 석구였다. 고객이 주문한 차량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캐트론이 들어왔단 것이었다. 미르자동차 유일의 SUV인 캐트론은 미르자동차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최초의 SUV였다. 석구 역시 대리점에서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 말이다.


석구는 일단 천천히 아켈라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뭣 도 모를 때는 아켈라를 왜 이렇게 만들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알 것 같아. 보행자 충돌 안전 규정을 맞춰야 하고 또 등화장치 법규를 생각하면서 미르만의 아이덴티티를 챙기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여. 거기다 상위 모델인 모비티에 비해 더 돋보이게 만들 수도 없으니...’


디자인 스킬을 늘리고 나서 자동차를 보니 평소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석구였다. 예전에는 그저 못생기기만 했다고 여겼던 자동차 디자인도 왜 그렇게밖에 디자인을 할 수 없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다. 여기에 더해 보완해야 할 부분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켈라의 전조등 형상을 조금만 직선적으로 바꿔주고 그릴의 패턴을 가로보다 세로로 한다면 디자인적 단점은 어느 정도 커버가 될 거야.’


스탯에 투자한 게 효과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 석구가 그대로 캐트론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점검하던 석구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다.


“흠 그런데 이거 이상한데? 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지?”

“뭐가 임마?”

“지점장님. 캐트론 이거 디자인이 원래 이래요? 왜 이렇게 만들어놨지?”


아켈라를 보던 때와 달랐다. 아켈라는 왜 이렇게 디자인을 했는지 이해가 되고 여기에 보완점이 보이는 정도였다면 캐트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왜 이런 식으로 디자인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 투성이었다.


퍽!


“아야. 왜 때려요.”

“임마! 그게 딜러가 할 질문이냐? 여기가 무슨 자동차 개발부서야? 우리는 그저 그 놈들이 만들어주면 그걸 손님에게 팔기만 하면 되는 거야.”


‘하긴 그 말이 맞긴 하지. 게다가 나도 아직은 좀 이상하다고만 느끼고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니...이 부분은 나중에 좀 알아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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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더럽게 못 파는 딜러 (1) 23.01.09 13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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