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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자동차왕 마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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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3.01.06 18:47
최근연재일 :
2023.01.15 18:50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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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524

작성
23.01.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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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7. 미션 임파서블 (3)

DUMMY

“아 미치겠네 진짜. 크악!”


한숨을 쉬던 석구가 갑자기 비명을 지른다.


“임마! 복 나가게 웬 한숨이야?”

“아 용식이형. 아무 것도 아니에요.”

“얘가 뭘 잘 못 먹었나? 너 족발집에서부터 약간 이상해 임마. 무슨 일 있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용식이형에게 계속 거짓말을 하긴 싫었다. 그렇다고 이직하겠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그게 일이 하나 있긴 한데...끝나면 다 말씀드릴게요.”

“음...내가 걱정 할 일은 아니지? 새 빠지게 일 하는 거 보니 어디 아픈 덴 없어 보이고.”

“네 그런 건 아니에요.”


석구는 임무를 받고 쉴 틈이 없었다. 매장에 있을 때는 어떻게든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입이 마르도록 고객을 설득 시켰고 매장에 없을 때는 판매 차량의 사후처리를 위해 뛰어다녔다.


그렇게 미친 듯이 일한 성과는 있었다. 임무 수락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 그 동안 3대나 팔았으니 말이다.


‘분명 많이 팔긴 했는데...문제는 택도 없다는 거야.’


임무 목표인 20대 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석구는 밀려오는 초조함에 자신도 모르게 짜증을 내다가 용식에게 한 대 얻어맞은 것이다.


‘빨리 한성에서 답이 왔으면 좋겠는데...그래도 한성은 한성인가? 미르였으면 당장 다음 날 연락이 왔을 텐...응? 이 시간에 전화가?’


석구의 휴대폰이 울렸다. 누구에게 연락이 온 건지 확인하던 석구의 얼굴에 반가움이 깃들었다.


‘김말숙’


석구의 첫 임무 대상이자 어찌 보면 지금의 석구를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차를 산 사람이 연락이 오면 결함 문의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딜러라면 이런 전화가 오면 짜증을 부리거나 심하면 안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석구는 그런 티 하나 없이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미르자동차 영업사원 마석구입니다.”

“어~그랴 총각. 잘 지냈어? 밥은 먹었고?”

“하하 아직 식사시간도 아닌 데요 뭘. 그런데 고객님 무슨 일이시죠? 혹시 차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요?”

“그게 아까까지만 해두 잘 되던 게 갑자기 안 되는데...내가 차를 알아야 말이지.”

“아 그러세요? 일단 제가 고객님께 방문 한 번 해볼게요.”


석구는 그 즉시 짐을 챙겨들고 김말숙이 불러 준 주소로 향했다.


“총각! 여기여 여기! 아니 근데 뛰어 온 거야? 그냥 차 타고 오지.”

“하하 영업점에 차를 다 쓰고 있네요.”


김말숙은 석구의 대답이 뭐가 그리 재밌는지 나이에 맞지 않게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럼 자차는 없어? 차를 파는 사람이 차가 없어서야 되겠어?”

“안 그래도 알아보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죠?”


김말숙은 맥스웰의 앞좌석을 열더니 석구에게 보조석에 타라고 한다.


“여기에 있는 화면 말이야. 원래 내비가 나와야 하는디 아까부터 자꾸 내비는 안 나오고 이상한 게 나와.”

김말숙은 센터페시아 화면을 가리켰다. 보통 내비가 나오는 화면인데 내비 대신 설정 화면이 나와 있었다. 어딘가 고장 난 것이 아니라 김말숙이 내비를 조작하다가 뭘 잘 못 누른 모양이다. 뭘 고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석구는 설정 화면에서 터치 몇 번으로 다시 내비 화면이 나오게 만들었다.


“고객님 이거는 고장이 아니라 잘 못 누르셔서 그래요. 자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석구는 김말숙에게 천천히 센터페시아 조작법을 알려줬다. 마음이 초조할 법도 한데 아무리 그래도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석구의 성격이 나온 것이다.


“세상에. 별 거도 아닌 일로 총각을 귀찮게 했구만.”

“아니에요. 제 일인데요 뭘. 다음에도 뭐가 안 되거나 하면 불러주세요. 바로 달려올게요.”

“고마워 총각. 아까 밥 안 먹었다고 했지? 와서 밥 한술 뜨고 가.”

“마음만 받을게요. 고객님. 또 일하러 가봐야 해서.”


석구는 일이 끝났다고 생각되자 임무를 위해 매장으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김말숙은 그런 석구를 기어이 붙잡고 어디론가 데려갔다.


“아무리 바빠도 사람이 밥은 먹은 먹어야지. 자자 내가 식당 하니까 우리 식당에서 한술 뜨고 가.”


마침 슬슬 배가 고파졌기에 석구는 어쩔 수 없이 김말숙을 따라간다.


‘응? 설마?’


무심코 따라나선 석구의 표정에 놀라움이 가득하다. 규모가 어마어마한 식당과 그 곳을 가득 메운 손님들. 이 곳이 김말숙의 식당이란 말인가?


‘이제야 이해가 되는 군. 이 정도 규모 식당의 사장님이라면 얼마나 부자야 대체?’


손님으로 가득 찬 식당에서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은 석구. 그의 테이블에 김말숙이 직접 음식을 들고 나온다.


“총각. 내가 총각 일하는 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말인데.”


‘뭐지? 설마 날 식당에 스카웃 하려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이어진 김말숙의 말은 또 다시 석구를 놀라게 했다.


“총각한테 차 몇 대 만 더 사고 싶어.”

“크헙! 차, 차요? 또 사시려고요?”

“그래 저 맥스웰인가 뭔가 하는 거랑 비슷한 걸로. 난 잘 모르니 적당히 알아서 골라 줘. 단 내가 전에 샀던 거보단 조금 쌌으면 좋겠어.”


차를 또 팔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석구는 의아함이 들었다.


‘맥스웰이랑 비슷한 거? 세컨 카가 필요하신 건가? 세컨 카를 사실 거면 suv같은 게 나을 텐데?’


보통 차를 여러 대 사는 경우는 세단과 suv처럼 각각 다른 용도로 쓰려고 하거나 아니면 과시용으로 사는 경우밖에 없다. 그래서 석구가 의아한 것이다. 과시용으로 미르자동차 두 대 살 바에 차라리 비싼 외제차를 한 대 사는 게 낫다. 김말숙이 딱히 과시를 하고 다닐 사람도 아닌 거 같고 말이다.


‘뭐 그렇다고 굳이 산다는 데 내가 초 칠 필요는 없겠지?’


“음 그럼 고객님. 모비티는 어떠세요? 제가 예전에 제일 처음 보여드렸던 차예요. 맥스웰보다는 모자라지만 그래도 좋은 차고 가격도 적당할 거예요.”

“그래 그럼 그 모비티인가 하는 놈도 하나 주고, 또 다른 건 없어?”

“네? 다른 거요? 설마 더 사시게요?”


여유롭게 가게 자판기에서 타온 밀크커피를 마시던 김말숙이 궁금해 하는 석구에게 이유를 말해 준다.


“아니. 우리 식당에서 오래 근속한 직원들한테 1대씩 선물을 해주려고. 나 원래 차를 안 몰고 다니다가 이번에 한번 몰아보니 이리 편한 게 없잖아. 다 쓰러져가는 건물에서 나랑 같이 고생한 사람들인데 내가 좀 챙겨주고 싶어서 그래. 나랑 같이 가게 일으킨 사람들 차 한 대씩 선물해줄 거야.”

“그래서 총 몇 대를...?”

“13대 살 거니까 준비 좀 해줘.”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생각에 석구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대박이다. 진짜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13대를 여기서 판다면 총 16대를 파는 것이다. 순식간에 임무 완수에 가까워진 것이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객님.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차를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고맙긴. 서로가 필요해서 물건을 사고파는 건데. 바쁠 텐데 이만 가 봐.”


처음 차를 샀을 때와 똑같은 말을 하며 김말숙은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


“후! 정말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 김 비서. 자네는 알고 있었나?”

“저도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면목 없습니다 사장님.”

“아니야. 다 내 책임인데 내가 누구를 탓하겠나.”

한적한 대로변에 주차가 된 맥스웰. 김말숙의 차량은 아니다. 놀랍게도 그 곳엔 미르자동차의 사장 황민규와 김 비서가 있었다. 그들은 각각 한 무더기의 보고서로 보이는 종이를 들고 탄식을 내뱉고 있었다. 아마도 일전에 말한 판매점 시찰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당연히 공식적인 시찰은 아니다. 사장이 시찰을 가는 데 나태한 모습을 보이는 직원이 어디 있겠는가. 민규는 판매점의 있는 그대로를 보길 원했고, 그 뜻을 알아들은 김 비서는 비서실 직원들을 손님으로 위장시켜 각 대리점을 방문하게 한 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민규의 표정에서 알 수 있듯이 결과는 참담했다.


“서초 지점 말이야... 손님에게 온갖 알랑방귀는 다 뀌면서 안 살 거 같으면 우디르급 태세전환? 하! 감히 우리 본사가 있는 동네에서 내 얼굴에 똥칠을 해?”

“사장님 너무 흥분하신 거 같습니다. 일단 진정을...”

“내가 흥분 안 하게 생겼어?”


비단 서초 지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직영점, 대리점 구분할 것도 없이 마음에 드는 곳이 단 한군데도 없었다. 고객을 가려 받는 건 기본이고 차량을 이미 구입한 고객을 상대로 사후 대응도 처참한 수준이었다.


두 사람이 그렇게 낙담하고 있을 때 누군가 차 문을 두드렸다.


“응? 아직도 남은 지점이 있나?”

“죄송합니다. 사장님. 제가 맡은 지점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허!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이제야 퇴근을 했다고?”

“정확히 말하면 퇴근이 아닙니다. 아직도 거기 직원 한 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먼저 온 겁니다.”


민규는 가뭄에 단 비를 만난 것 같았다.


“그 곳이 어디인가?”

“수정지점입니다.”

“수정? 아! 마지막에 김 비서가 특별히 고른 곳이지.”


민규는 떨리는 손으로 수정지점 보고서를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의 얼굴은 흥분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는 급기야 보고서를 던지고 김 비서에게 말을 걸었다.


“이런 종이 쪼가리 말고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수정지점으로 가지.”


**


“후! 이거 약빨 지대론데 아주?”


수정지점에서 퇴근을 하지 않는 직원. 그 사람은 당연히 석구였다. 지금이 며칠 째인지 모른다. 석구는 임무를 위해 야근도 불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석구의 표정이 딱히 지처 보이거나 하진 않는다. 그 이유는 당연히 회복포션 때문이다.


그렇게 석구가 야근을 하고 있을 때, 수정지점으로 차량 한 대가 섰다.


“응? 저 차는 분명...”


그리고 곧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그 남자는 석구를 보자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표정을 짓더니 다가왔다.


“아이고! 아직까지 영업을 하고 계실 줄은...참으로 다행입니다.”

“아! 전에 모비티 구매하신 고객님이시죠? 차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네 아무래도 타이어 쪽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좀 봐주시겠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밤에 일하는 사람이라 낮에 방문을 못했네요.”

“아닙니다. 고객님. 흠...제가 타이어 쪽은 잘 알지 못하는데...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석구는 곧바로 전화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이 곳 저 곳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는 곳이 없는지 수화기를 들고 한참을 서 있는 석구였다. 그럼에도 석구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고 마침내 타이어 전문점 한 곳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아 사장님! 저희 사정도 좀 봐줘요. 제가 평소에 이런 부탁 하는 사람 아니잖아? 우리 고객님이 지금 시간 아니면 점검을 못 받아서 그래요. 네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제가 술 한 잔 살게요!”


전화를 끊은 석구는 곧바로 남자에게 타이어 가게 위치를 알려줬다.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고객님 그럼 조심히 가십시오.”


애프터서비스를 끝내고 남자가 가자마자 곧바로 전화가 울렸다. 이번에는 대리점 전화가 아닌 석구의 휴대폰이다.


“마석구입니다..아! 고객님. 네? 차를 사시겠다고요? 정말 감사합니다! 네 그럼 내일 영업시간에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마석구는 자신도 모르게 허공에 어퍼컷을 날렸다.


“크하하하 됐다! 됐다고! 이 망할 놈의 임무. 드디어 끝났다.”


방금 손님의 전화로 차 20대 파는 임무가 끝난 것이다. 한성으로 이직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임무였지만 김말숙의 도움으로 기어이 임무를 완료하고 만 마석구다.


한편 마석구는 꿈에도 모르겠지만 수정지점 유리문 너머로 그런 마석구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이거 참...마석구라고 했나?”

“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수정지점의 기생충이라 불렸던 직원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갑자기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전 지점 통 틀어 현재 저 직원보다 차를 많이 판 직원은 없습니다.”

“그 동안은 방법이 서툴렀겠지. 지금 일 하는 모습을 보게.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나? 김 비서.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야.”


민규는 오늘 처음 본 저 마석구라는 직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도 마석구를 본 받았으면 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미르자동차가 도약할 일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이달의 판매왕 이벤트를 준비하게. 다른 직원들이 자극을 얻을 수 있게 말이야. 상금과 상패를 좀 크게 준비해줘. 내가 직접 전달할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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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불행? 아니 행운! (2) 23.01.10 54 1 12쪽
3 3. 불행? 아니 행운! (1) 23.01.09 65 2 12쪽
2 2. 더럽게 못 파는 딜러 (2) 23.01.09 78 4 11쪽
1 1. 더럽게 못 파는 딜러 (1) 23.01.09 13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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