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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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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21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09.0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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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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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

DUMMY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골목길이었다. 건물의 부속물들이 자리를 꿰차면서도 통로로서 성립하는건 뛰어난 도시구획 덕분이리라.


그런 좁지도 않으면서도 비좁은 느낌의 길을.


"여기가 맞는건가?"


라인은 이리저리 치이며 나아가고 있었다.


손에든 지도를 한 번 보고 눈앞을 한 번 바라본다.


그런 행동을 이제 수 십 번.


"···큰일이다."


그리고 결론에 다다른다.


"길을 잃었어···."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이제와서라고 말하기 무색하게 만드는 사실이었다.


어째서 이제와서야 눈치챘는지 머리가 아퍼오는 것과 동시에 최악의 상황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어쩌지?!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했는데!"


몇 시간 전까지만해도, 라인은 케스와 떨어질 때 자신만만하게 길을 잃지 않는다고 단언했었다.


"안돼. 이 사실이 들키면 모두가 웃을거야! 특히 케스!!"


눈앞에 마을의 모두, 특히 일부가 비웃는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것만큼은 안돼!"


터덜터덜한 몸을 꼿꼿이 세우고 새로운, 원래는 없었을 난관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렇게 긍정적인 자세로 나아갈려는 그 때였다.


"···?"


인기척이라고 해야될까. 어딘가 공기라는게 다르다는 것이 느껴져왔다.


"뭐지?"


조금 의미심장한 분위기였지만.


"···좋아. 길이라도 물어보자."


그런건 안중에도 없이. 오직 머릿속에 떠올린 최악의 장면만은 피하고 싶다는 생각하는 라인.


그런 라인은 여전히 이리저리 치이면서 골목길의 안쪽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라인은 손을 더듬듯이 골목길을 나아가고 있었다.


"여기일텐데···."


인기척이라고 해봤자 불명확한 정보. 그런 흐릿한 실마리를 쫓아가는 것이다. 곧바로 멈칫없이 가는 것이 이상할거다.


"그건 그렇고······."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이상한 기척이었다.


분명 인기척의 종류일거라 생각했을텐데,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보였다.


"이곳만 공기의 흐름이 다른건가?"


그리고 다다른 곳엔.


벽같은 것이 느껴졌다.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막고 있는, 저쪽에서 흘러나오는 공기와 이쪽의 공기가 다른 감각이었다.


"대체 뭐지? 이런 게 평범한 건가?"


도시의 사정에 빠듯하지 않는 라인에게 이 상황은 맞은건지 틀린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살짝 고민을 하던 라인은.


"뭐, 무슨 일이 있겠어."


가볍게 여기고 나아섰다.


보이지 않을 벽을 향해 더듬더듬 손을 뻗어 나아간다.


그리고.


보이지 않을 벽이 라인의 손에 닿는 순간.


끼이잉――와장창!!!


무언가 깨져나간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리막과 같은 투명한 벽이 깨져 주저앉아간다.


허나 그걸 라인이 느낄새는 없었다.


그 변화는 감각으로 전해져오는 것이 아니었다.


또, 그런 것보다도.


온 신경을 쏟아야 느낄 수 있는 그런 애매한 감각보다도.


라인은 눈앞에 들어오는 정경에 정신이 팔릴 수밖에 없었다.


"여자애?"


조각조각 흩어진 흐릿한 시야 그 너머에 한 사람, 한 여자아이가 서 있던거다.


영문모를 라인이 한순간 멍하니 정신이 팔리고 있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흐릿한 시야는 전부 사라져 있었고 이쪽을 향해 시선을 돌린 소녀가 온전히 보이고 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앰블럼을 기초로 둔 교복을 입고 있으며, 에데아의 빛 아래 금빛이 나도는 브론드의 머리카락이 어깨쯤까지 내려오고 푸른 눈동자를 또렷하게 뜬 여자아이. 평범히 부드러울텐데 굳게 띈 표정은 강렬한 인상이었다.


평범히 이쁠 용모는 입고 있는 교복이 풍기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당당한 태도에 좋게도 나쁘게도 부각되었다.


"너, 뭐야."


"···어?"


낮게 으르렁거리는듯한 무미건조한 목소리. 화난 것은 고사하고 거기엔 사람을 증오하는 적의란게 담겨져 있었다.


당연스럽게도 갑작스러운 적의에 라인은 당황한다. 어버버거리면서 어떻게든 용건을 떠올리며 입을 움직였다.


"어, 그게··· 길을 좀 물을려고···."


"웃기지마."


"???"


"지금 당신이 깨트린게 뭔질 알고··· 좌표식 공간확장을 완전히 무너뜨렸는데 무관계라고? 날 우습게 보는거야?"


강압적으로 다가오는 소녀.


"너, 관계자지? 정체를 밣혀."


"아, 아니. 진짜 길을 물을려고···."


그녀 특유의 쌘 기에 눌려 뒤걸음치는 라인.


그 때였다.


골목길의 안쪽 옆 길에서 인기척의 소리가 울리더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어? 뭐야."


하나 같이 얼굴에 피어싱을 달고 껄렁해보이는 옷가지와 태도, 더불어 문신들까지 달고 다니는 무리.


"이런 곳에서 부부싸움이라도 하냐~?"


"휴휴~~."


뭔 상황인지도 모를텐데, 무리는 시끄럽게 떠들며 그 둘을 조소한다.


'저건 또 뭐야!?'


한적한 시골에만 살던지라 불량배라는 존재를 모를 라인. 더더욱 영문 모를 이들의 등장에 더더욱 마음 속이 복잡해져만 간다.


"음?"


그들 중 하나가 라인을 압박하고 있는 소녀를 본다.


"오오."


기분나쁘게 히죽거리는 불량배.


"야야, 저거···."


"뭐, ···아하."


자기 동료를 툭툭 건드리며 라인과 대치 중인 소녀를 음흉하게 가리킨다.


불량배들은 자기들만의 신호를 주고받고는 다가온다.


라인을 방해꾼처럼 툭 밀치고는, 소녀 쪽을 둘러싸 포위하기 시작한다.


"얘, 우리랑 놀라가지 않을래?"


"싸움 중인 이런 녀석은 놔두고 말이야."


음흉한 표정을 띄우고는 교복의 소녀에게 껄렁거리는 그들.


뒷전에 밀린 라인은 그들이 뭔지는 모르지만 분위기 상으로 뭔가 안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야, 너희들―"


뭔지 모르지만 말릴려는 그 때.


"역시."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인 채 입을 다물고 있던 소녀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걸 보니··· 관계자였어."


이 자리에 누구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선언한다.


"뭔 소리――?"


불량배들이 의문에 대답도 하지않고.


소녀는 그대로 팔을 위로 뻗는다.


주위의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한다. 공기의 흐름이 바뀌고 방향을 가지며 날카롭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윽고 공기의 흐름은 바람이 되고, 소용돌이치는 바람은 돌풍이 되며, 날카롭게 요동치는 칼날이 되어.


골목길을 이루고 있는 빌딩의 벽면까지 깍아내버린다.


"뭐, 뭐야."


불량배들은 물론, 라인까지도 뭔가 심상치 않은 걸 느끼고 소란스럽기 시작한다.


라인은 나부끼는 돌풍 속에서 휘둘리지 않고 그 중심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나··· 아니, 좀 더 특별한, 설마 축복인가?!'


엄청난 양의 마나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이 정도의 마력, 저 중심에 담겨질 엄청난 위력은 어마무시할 정도일 거라는게 일목요연했다.


'도대체 뭐하는 얘야!?'


아까 들었던 질문을 그대로 되돌려주고 싶었다.


돌풍의 중심.


날카롭게 부는 돌풍 속에서도 그곳만큼은 선풍만이 모여 돌고 있었다.


그곳은.


소녀가 뻗은 손의 끝. 그리고 그녀의 주위.


그녀 자체가 바람의 주인인듯.


그리고.


"날아가버려."


무미건조한 말과 함께.


그 모든 걸 해방한다.


"위험――."


그 자리에 모두가 뭐라 입에 담기도 전에.


휘이이―――쿠콰가앙!!!!!


바람의 응축, 공기의 폭탄이 터져나왔다.










골목길을 이루는 빌딩의 벽면 그리고 콘크리트로 된 지면까지도.


구형의 공간이 억지로 꿰찬 것처럼. 골목길을 이루는 공간이 억지로 깍여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 시비를 걸고 있던 불량배들이 모두 퍼져서 쓰러져 있었다.


"으으윽······."


모두 신음을 흘리면서 일어나질 못하는 불량배들.


그들을 내려다보면서 한 숨 호흡을 가다듬는 교복의 소녀.


'이 정도···.'


예상과는 벗어난 일이었다.


그녀가 예상하고 있는, 지금 그 최악의 짓거리를 벌이고 있는 무리들이 이렇게 간단히 당할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마."


정말로 무관계한 사람이고 휘말린 것이라고 한다면······.


그녀가 놓인 상황에서 후회는 없을테지만 찝찝한 마음이 남을려는 그 때.


내려다보던 시야로는 발치밖에 보이지 않는 자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아야야."


내려다보던 눈을 올려보니.


그곳에는 반쯤 박살이 난 짐덩이를 방패삼아 서 있는, 아니, 있을 수 있는 한 소년이 있었다.


"어떻게 서 있을 수 있는거지?"


그 말이 찝찝한 마음에서 나온건지도 모르지만, 교복의 소녀가 상상했던 예상과 지금 눈앞의 상황은 맞아떨어진다.


관계자.


그녀가 떠올리는 최악의 사건에 개입되어있는 자들.


그런 녀석들이라면 자신의 힘에도 견뎌낼 것이리라.


"우와···."


반면 라인은 주위에 쓰러져있는 불량배들과 마치 구형의 공간을 억지로 만들듯 반파된 골목길을 보고 경악하고 있었다.


'이거 봐준거야. 아마 마음먹으면 신음으로 안 끝났어.'


마지막 보았던 소녀의 손에 모였던 작은 순풍의 구체. 그것만으로 이 정도의 위력이다.


'···이거 제대로 했다면 파괴력만 보면 선생님 급이야.'


얼마나 위험한 지, 쓰러져있는 불량배들은 모를 판단이 라인은 가능했다.


"대답할 생각이 없다는거지?"


판단에 열중하고 있을 때, 더더욱 냉담한 말이 들려왔다.


판단 하에 정신을 바짝 차려 정면을 보니, 교복의 소녀가 이미 바람의 소용돌이를 주위에 펼치고 있었다.


아까처럼 원형이 아닌 선형을 띄고 있는 바람의 무리. 맞으면 어떻게 될 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 어쩌지. 저렇게 많이는 못 막는데.'


아무도 모르게 이를 악물며 왼손에 느껴지는 아픔을 참아내는 라인.


반파된 짐에서 내용물이 떨어지는 걸 아쉽게 생각하며, 전부는 막을 수 없으니 저 어마무시한 여자아이한테서 전속력으로 도망치기로 결정한다.


짐을 던져 내용물을 뿌려 눈이 가리고 그 순간 도망치자.


그렇게 결정한 라인의 시야에 들어오는 게 있었다.


쓰러져 신음을 흘리고 있던 불량배들 중 하나가 어떻게든 고개를 들면서 교복의 소녀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이··· 자식···!"


필사적으로 뻗치는 손에는 붉은색의 빛.


뒤에서 노리고 있기에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다.


"위험해!"


바로 경고를 던지지만 늦는다. 교복의 소녀가 뒤돌아보는 것과 쓰러져있는 불량배가 손에 담긴 마력을 던지는 건 거의 동시였다.


'제길!'


몸을 움직인다. 늦는다든가 따지지않았다. 몸이 나설려 멋대로 가눠지고 있었다.


라인이 발을 띨려는 그 순간.


"비켜――!!!"


이제는 몇 번인지 모를. 또 다시 정체를 모를.


가녀리면서 앳되면서도 어딘가 똑부러진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위에서 떨어져내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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