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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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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19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08.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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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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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1

DUMMY

하얗다면 하얗다고 할 수 있지만 절대로 청렴한 백색은 아니었다. 마치 원래 백색이었으나 무언가 검고 뿌연한 무언가 첨가되어 둔탁해진 백색이었다.


라인은.


그런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머리색을 가진 소년이었다.


"―인. 라······."


하지만 그런 복잡한 색을 가졌음에도 소년의 모습은 바르고도 정직했었다. 겉으로는 도출되진 않지만 단련되어있을 몸과 무거울 짐을 들고 있음에도 한 치의 무너짐도 없는 자세.


그리고.


이렇게 눈을 감으며 그 복잡한 색을 곱씹는 소년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라인!"


그렇게 소년, 라인은 앞에서 들려온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감겼던 눈을 언뜻 뜬다.


"뭘 멍하니 있는거야? 설마 도시에 간다고 긴장해서 떨고 있는건 아니지?"


"···그럴리가 있겠어. 도시는 처음도 아닌데."


"그러면 벌써 집이 그리워진 거야?"


"웃기지 마. 케스."


앞에서 웃으며 놀리고 있는 건 같은 또래의 고향지기 친구 케스였다.


라인만큼은 아니었지만 우직하면서도 옳바르고 생각이 깊은, 라인의 유일무이한 친구였다.


웃음기 담긴 대화를 나누는 새에 라인의 감았다 트인 눈에 풍경이 들어온다.


색의, 혹은 빛의 길. 나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흐름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공간. 그런 통로같은 공간 속에 라인과 케스는 나란히 서 있었다.


그저 서있을 뿐. 부유감도, 무언가에 끌려가는 느낌이나 맞닿는 감각도 없는데도,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만은 할 수 있는 신비한 장소였다.


게이트.


어느 장소와 장소를 좌표로 입구와 출구를 설정함으로서 길을 열어, 자동으로 그리고 순식간에 먼 거리를 이동하는 마법의 일종이다.


'쉽게 말하지만 엄청 대단한 거지···.'


마을에서 항상 산과 드넓은 들판을 달리던 라인에겐 이 '당연'은 대단했다. 또 이걸 '당연'하게 여기는 그 자체에도 대단함을 느꼈다.


"···뭐. 걱정하지 마, 라인."


"···?"


"이제까지 라인은 열심히 했으니까.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걸 넘어왔다는 건 내가 알고 있으니까."


"아, 맞아. 그렇지. 고마워, 케스."


쓴웃음을 지은 채 앞에서 앞에서 펼쳐진 미소에 대답했다.


'힘든 일'.


그 말을 들으면 언제나 생각에 빠져버린다. 걱정 많은 케스가 앞으로 고개를 돌린 것을 보고 그것에 빠진다.


그렇다.


그건 이 빛의 통로와도 같은 일.


도저히 '평범'이 느껴지지 않는데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처럼 쳐충격적이고 절망적으로 일어난 '평범'.


그렇기에 홀로 격고 넘을 수밖에 없는.


자신이 이 '당연'한 길에 서게 된 이유.


『힘든 일』.


"저기 도착한 거 같은데?"


뚜둑. 하고 끊기다시피 그것은 끝이 나버리고. 앞에서 들려온 케스의 목소리에 또 눈이 감겨있다는 걸 깨달은 라인은 바로 눈을 연다.


빛의 끝. 흐름의 끝.


끝이기에 어둠같으면서도··· 주위의 빛에 의해 더욱 환한 반짝임같은 끝.


라인은 떠올린다.


자신이 여기에 그리고 저 끝의 너머로 가게 된 이유를.


'···꼭 찾을게.'


그리고 그 끝에 빠르게 또는 순식간에 앞에 있는 케스가 빠져나가고.


감각의 너머로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 사이.


'―――.'


라인은 다짐한다.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잡동사니와도 같은 반지'의 감촉을 느끼면서.










그리고 끝에.


아니.


새로운 시작에서 라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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