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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akiing 님의 서재입니다.

피규어 오타쿠의 SSS급 소환스킬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merakiing
작품등록일 :
2021.05.12 14:15
최근연재일 :
2021.11.12 20:19
연재수 :
1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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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
글자수 :
649,727

작성
21.05.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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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휘몰아치는 격변 2 - 아버지

DUMMY

피규어 오타쿠의 SSS급 소환스킬18




어느샌가 장대비가 쏟아졌다.

반지하는 눅눅한 습기와 푸르스름한 어둠이 깔렸다.


영환은 한참을 멍하니 갈색 노트를 바라봤다. 뇌가 정지한 느낌이 들었다. 숨이 제대로 셔지지 않았다.

장대비 속에 이따금 벼락이 쳤다.


원망이 들었다. 그러나 그 원망의 대상을 찾지 못했다. 이 마음은 온전히 영환이 해결해야 했다.


핸드폰에 전화가 왔다. 영환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 움직일 여력이 없어 보였다.


“거짓말이지.. 거짓말일 거야..”


부정했다. 일기장의 내용은 다 거짓말이라고 단정 지으면 마음이 편하다. 그럼 엄마만 원망하면 되니깐..

‘엄마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왜 일기 따위를 써서 뭐? 회귀? 그런 되도 않는 말을 하면서 나한테 이렇게.. ...


그래서? 지금 엄마가 나 때문에 봉인 탑에 갔다고? 그걸 믿으라고···? 거짓말 그럴 리 없어.. 다 거짓말이야···. 죽으러 갔다는 거 순 뻥일거야···. 내가 피규어에 미쳤다고 생각해서 다 꾸며낸 거야..’


마른세수를 하던 영환은 벌떡 일어나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셨다. 맥주가 옷에 다 젖음에도 기어코 한 캔을 다 비워냈다.

“반지..”


‘이 썩을 반지 때문에 이렇게 된 건가? ..... 뭐가 이렇게 됐다는 거지? 이 반지도 엄마가 훔쳤다는 건가? ...’


거칠게 반지를 빼려고 했지만 빠지지 않았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허공을 쳐다봤다. 아무도 없는 방안에 은은하게 피규어들만이 빛을 내었다.


‘저것들 때문이야 피규어’

거칠게 일어나 선반 위의 피규어들을 거칠게 밀어버렸다.

“이것들 때문이야 엄마랑 틀어진것도···. 엄마가 죽으러 간 것도.. 아버지가.. ..”

다시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모든 게 잘못됐다고 느껴졌다.


정지했다.


엉망진창이 된 마루에서 술에 취해 잠들었다. 이미 시간은 해가 중천에 떠서 오후로 넘어가려 했다.


회사에서 몇 통의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협회 사무장도 끈질기게 전화했다. 그의 끈질김에 혹시 집에 찾아오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쿵쿵쿵 쿵쿵쿵

진짜 찾아온 듯 싶었다.


“고영환 헌터님.. 안에 계시죠? 고영환 헌터님!!”

박태진 사무장의 목소리에 한숨을 쉬며 문을 열었다.


“계셨네요. 연락이 안 돼서 직접 찾아왔습니다.”

“들어오세요”

사무장은 집에 들어서 깜짝 놀랐다.


“도둑 들었습니까? 무슨 일이에요?”

“....”


영환은 대답하지 않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태진은 그런 영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진지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고영환헌터님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는 데 무턱대고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말씀 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

영환은 사무장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냥 조용히 바라봤다.


“그···. 하.. 분위기가 이래놔서 무슨 말을 하기가 참 힘든데요.. 혹시 고진환 헌터님이 아버님 되십니까?”

영환은 마시고 있던 물통을 떨어뜨렸다.

“뭡니까?”

“역시 맞으시죠... 던젼 사고사로 처리돼 있으신데 맞나요?”

“맞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박태진 사무장은 머뭇거리며 입술을 이빨로 깨물며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던젼에서 생환하셨습니다. 현재 헌터 전용 병원에 입원해 계세요. 상태가 위독하십니다.”


영환은 태진에게 뛰듯이 달려와 그의 팔을 거칠게 잡았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살아 계시다고요···? 이게 무슨 .. ”

“지금 당장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환은 서둘러 외투 하나를 꺼내 들고 태진의 차에 올라탔다.

헌터 전용 병원에 가는 동안 둘은 말이 없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아버지가 있는 응급실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형과 누나도 와 있었다. 모두 초췌한 상태로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영환아 .. ”

영식은 영환을 챙겨 아버지에게 데려갔다. 영선은 반은 실신 상태였다. 어머니가 사라지자 죽었다고 알고 있던 아버지가 돌아온 것이다.


아버지의 상태는 누가 보더라도 위급해 보였다. 치유스킬이 있는 헌터가 와도 고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보였다.

아버지 주위에 고위 치유 헌터가 죽음을 지연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여···. 영환이 왔니?”

“... 네..”

“많이 컸네···. 막내”

영환은 조용히 아버지 옆으로 갔다. 한쪽 팔과 다리가 뭉개져 있었고 얼굴 한쪽도 심각한 화상 자국으로 덮여 있었다.


“어릴 때 보고 이제야 보는구나. 항상 미안했다.. ...”

“....”


“영환아.. 그.. 일기장 봤니?”

“...네 봤어요.”


아버지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가까스로 몸의 힘을 쥐어짜서 말하는 것 같았다.


“네 엄마···. 많이 힘들어했었다.. 여러 번 이런 상황을 겪어왔어...”

“.....”

심각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봤다.


“네 엄마가 봉인 탑에 올라갔다. 크크 헉”

헛기침에 핏물을 쏟아냈다.

치유헌터는 땀을 한 바가지 흘리며 아버지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환은 운디네와 치유의 여신을 소환했다. 아버지의 상태를 보던 치유의 여신은 고개를 저었다.

다만 헌터의 일을 대신 할 순 있었다.

“정말 .. 네 엄마 말이 맞구나 .. 이것들, 네 장난감들이지?..”


영선과 영식은 갑자기 나타나 아버지를 치유하는 치유의 여신을 보고 놀랐다.

“정말 각성했네.. 엄마가 말했어.. 지금쯤 각성했을 거라고.. 그렇게 피규어 갖고 노는 거 반대했는데..”

그는 영선의 말을 무시하며 아버지만 또렷이 바라봤다.


“영환아 .. 이 능력을 그가 탐을 낸다.. .. 그걸 네 엄마는... 알고 있었지.. 어떻게 하든 장난감에 손대지 못하게 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 ”


크게 한숨을 쉬던 아버지 고진환은 영환에게 손을 내밀었다. 영환은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그 손안에 뭔가 잡혀 들었지만 아버지가 강하게 손을 꽉 잡았다.

“네 엄마를 구해다오.. 또 잔소리해대겠지만 그래도 이번 만큼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

영환은 목이 너무 아프다고 생각했다. 목 아니 심장에 불덩이가 타들어 가는 듯했다.


“영식 영선아.. 아프지 말아라.. 미안하구나.. 크흡”


아버지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 제대로 숨이 안 쉬어지는 듯 힘들어했다.


“영화···. 환 아.. .. 믿으마······. 내 새끼들···. 사랑·한. 다...”

아버지의 눈에 생기가 사라졌다.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영선은 무너졌고 영식은 오열했다. 영환은 멍하니 손안에 잡혀 드는 작은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 장례 기간 동안 비가 계속 내렸다. 두 번째 치르는 장례는 간단히 약식으로 진행했다.


영환은 울지도 말하지도 먹지도 듣지도 않고 멍하니 아버지의 빈소를 지켰다.


아버지가 마지막에 쥐여준 작은 물건은 열쇠였다. 어디에 쓸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그 열쇠를 그는 꽉 쥐었다.


장이 다 끝나고 엄마 집에 다 모였다. 그들은 한 가족이지만 정이 넘치는 사이가 아니었다.적어도 일기장을 보기전까지는 그랬다. 정막과 어색함이 흘렀다.

그나마 누나 영선이 영환과 영식을 챙겼다.


“영환이 밥 한번 안 먹던데.. 배고프지 않아?”

“...괜찮아..”


영환은 멍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영식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영식 자리에 영선이 앉아 영환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언제 각성한 거야? 왜 말 안 했어?”


“시시콜콜 다 말하는 사이 아니었잖아..”

“그래도 나한테는 종종 말했잖아”


크게 한숨을 내쉰 영환은 주섬주섬 겉옷을 챙겼다.


“벌써 가게? 밥먹고가..”

“...엄마가 나간 지 얼마나 됐어?”

갑자기 엄마 질문을 하는 영환을 의아하게 바라보다 대답했다.


“이제 이주일 조금 넘었지···. 너 ..설마 거기 가려는 거 아니지? ”

“내가 거길 왜 가.. 안가”

투정 부리듯이 누나에게 화를 냈다.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짜증이 났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영환아 밥 먹고가 응?”

“...됐어 생각 없어···. 나 간다.”


영환은 서둘러 엄마 집에서 나와 반지하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면서 창문을 내리고 창밖을 바라봤다.

세상은 여전히 안전해 보였고 사람들은 고민이 없어 보였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자신의 삶이 너무나 달라졌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생환과 죽음. 자신을 너무나 사랑했다는 엄마에 대한 아버지의 증언과 일기장. 트릭스터의 선택.


모든 것들이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마왕 봉인의 탑


누나에게는 봉인의 탑에 안 가겠다고 말했지만, 마음은 이미 봉인의 탑으로 향해있었다.

엄마에게 물어봐야 할 것들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이라면 치를 떨었던 엄마의 모습이 기억났다.

조그만 잘못을 해도 불같이 화를 내던 엄마.


모든 게 나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일기장의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내가 편하게 죽게 하기 위해서? 엄마를 미워하게 되면 내가 고통스럽지 않을까 봐? 찢겨나간 일기의 뒷이야기는 도대체 뭐야?’

영환은 모든 것이 거짓말 같았다.


“만나야겠지.. 마왕 봉인 탑에는 왜 갔는지···. 엄마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아남았는지.. ”


영환은 본인의 탑에 강렬한 이끌림을 느꼈다. 때마침 박태진 사무장에게 연락이 왔다.


“그 고영환 헌터님 전화 가능하신가요? 저 지금 헌터님 집 앞입니다.”

“....금방 집에 도착합니다.”

영환은 별말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집 앞에 서성이는 박태진 사무장을 발견했다. 반지하 계단에는 여러 개의 택배 상자 몇 개가 나뒹굴었다. 우편함에도 온갖 고지서와 편지들이 들어있었다.


“헌터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급한 건들이 있어서요. 던젼에서 나왔던 아이템 관련해서”“잠시만요..”


영환은 태진의 말을 끊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도 태진에게 진지하게 할 말이 있었다.


둘은 어색한 분위기에 놓였다.

“영환 헌터님 아버지 일은 유감입니다. 다만 이전 이레귤러 던젼에서 발견된 아이템들과 헌터 협회의 중요사안이 변경됨을 알려드리려고.. 직접 왔습니다”


“저부터 할 말이 있습니다”

“예?”


영환은 조용히 그리고 지긋이 박태진 사무장을 바라봤다. 흠칫한 박태진 사무장이 상체를 뒤로 뺐다.

“무슨.. .. 말씀하시려고 이렇게..”


영환은 한참을 아무말없이 어딘지 모를 허공을 쳐다봣다.

순간 천둥이 쳤다. 순간 영환의 말과 천둥소리가 겹쳐졌다.


우르르릉 콰쾅

“봉인 탑으로 갈 생각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감상해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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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78 오지고요
    작성일
    21.06.05 21:16
    No. 1

    완전 개억지클리셰잖아..뜬금없이 엄마가회귀자 일기장주고 바로아빠등장사망 에휴..작가님 객관적으로 자기가독자라생각하고 거슬리는부분찾으려는 악플러빙의해서 자기글1화부터 봐보세요 작가님욕하는악플이아니라 작가님이좀더나아져서 재밌는글을보고싶어서 말씀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merakiin..
    작성일
    21.06.05 23:40
    No. 2

    다시 읽고 고쳐 나갈게요..ㅜㅜ 클리셰를 넣을 수밖에 없었어요.. 영환이가 좀 정신차렸으면 해서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피드백 주시는 분이 없어서.. 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merakiin..
    작성일
    21.06.05 23:50
    No. 3

    계속해서 비판해주시고 알려주시면 계속해서 고쳐 나가겠습니다. 진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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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훈련과 전투 2 - 능력자들 21.05.31 418 7 15쪽
23 훈련과 전투 1 - 테스트 +2 21.05.30 467 9 12쪽
22 블랙아웃 2 21.05.29 503 9 17쪽
21 블랙아웃 1 21.05.28 521 9 16쪽
20 헌터백화점 +1 21.05.27 589 11 17쪽
19 휘몰아치는 격변 3 - 결심 +2 21.05.26 690 10 11쪽
» 휘몰아치는 격변 2 - 아버지 +3 21.05.25 762 11 11쪽
17 휘몰아치는 격변 1 - 어머니 +3 21.05.24 833 14 14쪽
16 기묘하고 불쾌한 만남 +4 21.05.23 875 16 11쪽
15 안전한 D급 던젼 공략 - 두번째 죽을 고비 +2 21.05.22 892 18 12쪽
14 안전한 D급 던젼 공략 2 +2 21.05.21 914 16 13쪽
13 안전한 D급 던젼 공략 1 +3 21.05.20 958 19 13쪽
12 헌터 협회 사무장 박태진의 제안 +2 21.05.19 1,014 19 13쪽
11 헌터 협회 사무장 박태진 +2 21.05.18 1,040 20 14쪽
10 오타쿠의 정신없는 날 +2 21.05.17 1,046 20 12쪽
9 연천 필드에서 생긴 일 3 21.05.16 1,053 21 13쪽
8 연천 필드에서 생긴 일 2 21.05.15 1,104 19 13쪽
7 연천 필드에서 생긴 일 1 +2 21.05.14 1,165 21 13쪽
6 오타쿠의 평범한 날 21.05.13 1,215 21 11쪽
5 필드에 피규어를 내보내다 3 -진정한 승리자 +4 21.05.13 1,273 26 12쪽
4 필드에 피규어를 내보내다 2 +2 21.05.12 1,327 23 13쪽
3 필드에 피규어를 내보내다 1 +3 21.05.12 1,431 27 13쪽
2 예고없이 찾아 온 각성 +8 21.05.12 1,600 30 14쪽
1 조금 외로운 오타쿠의 일상 +5 21.05.12 1,918 3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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