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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엘리시아 황녀의 하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2.11.21 23:11
최근연재일 :
2013.09.30 21:22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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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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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1
글자수 :
479,512

작성
13.03.3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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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1쪽

35화

DUMMY

35.


“허허. 이렇게 보니 반갑습니다.”

솔직히 그도 처음 엘리시아의 본 성격을 알고서 알고선 꽤 놀랐지만 차라리 낫다 싶었다. 순진해 가지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상처 받고 구석에 짜져 있는 것 보다야 다소 거칠고 괴팍하긴 해도 강한 것이 좋았다.

아르한이 황제로 등극하고 나서 그나마 다소 귀족들 간의 세력 다툼 및 황권에 대한 반발이 적어지긴 했지만 나라 성격 상 다들 한 성격을 하다 보니 황성 안에서의 트러블이 장난 아니었다. 그런 곳에 과연 여린 사람이 견뎌낼 수 있을까?

호의를 가득 담은 하이넌이 인사에 엘리시아가 뚱하니 커피를 마셨다.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것이 아버지 생각도 나게 하고, 그래서 차마 꺼지라고 말은 못하겠고, 그렇다고 마주 화답하자니 상당히 싫고.

진짜. 안 그래도 무도회에서 만난 그 이상한 귀족 몇 명 때문에 요즘 기분도 안 좋건만 꼭 이런 식으로 귀찮은 만남을 해야 하는지.

특히나 그 히르얀인지 뭐시기 인지 만나고 나서 부터 아주 굉장히 기분이 드러운 것이 꿈자리마저 사나웠다.

“크흠. 황후께서는 이 늙은이 들을 만나는 것이 별로 달갑지 않은 가 봅니다?”그 역시도 하이넌의 이전의 순진한 황후보다야 과격해도 강한 게 낫다라는 주의에 동감하고 있었지만 저렇게 대놓고 귀찮아 죽겠다 라는 표정을 보니 굉장히 떨떠름했다.

물론 황후로서 공작이라는 늙은이들과 만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을 거라는 것은 그도 이해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역시 저런 적나라한 반응은 참 거시기했다.

“쓸데없이 귀족들 만나서 감정 싸움하고, 정치 싸움하는 것은 딱 질색이니까.”

그래도 나름 배려해서 좋게 말하는 구나 싶어 카얀이 슬쩍 감탄하는 표정으로 엘리시아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렇게 직설적인 말은 또 처음 듣는 카르인인지라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저 임무 수행동안 엘리시아와 함께 동행했던 류아넨 만이 그런 엘리시아의 성격에 무덤하게 반응했다.“허허. 황후 마마께서는 솔직한 성격이시군요.”은근 저런 타입이 더 짜증나.

실제 인자한 외양의 그녀의 아버지도 얼마나 짜증나던 성격이던가. 아버지한테 이런 말 하는 것은 좀 아니지만 솔직히 심하게 귀찮았다. 겉보기에는 배려하는 척, 양보하는 척 하면서 어찌나 지 원하는 대로 다 해먹는지.

은근 유순해서 남의 의견 다 따라줄 것처럼 생겨가지곤 어찌나 고집이 센지.

“아실지 모르겠으나 무도회 이 후 귀족들의 황후 마마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아아.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인지라 엘리시아는 피식 웃었다. 단지 뒤에서 욕하는 것으로 끝나고, 탄원서만 올리는 것으로 끝난다면 시시할 상황이 벌어지겠지.

특히나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얼핏 보았던 하이른 후작이란 눈길은 아주 개 같기 그지없었다. 그 딸에 그 아비라고. 딸도 저딴 게 다 있나 싶었는데, 아비란 작자는 능력도 없는 것이 지나치게 야망만 많아 보였다. 그런 사람이 주제 파악 못하고 날 뛰다 패가망신하기 좋은 케이스지. 하지만 그래도 멍청하지는 않아 보여 뭔가 사고를 치긴 칠 것 같아 나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실제 몇 번 귀족들을 몰래 회동하여 만남을 가졌다고도 하고. 쯧.

“크흠, 저희야 황후 마마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귀족들은 그렇지 않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조심이라.

새삼 어젯밤 찾아온 밤손님을 생각하며 엘리시아가 비릿하게 웃으며 차를 마셨다.

아무리 자신이 능력이 없어 보여도 그렇지 그런 진짜 어디 뒷골목에서 침 뱉고 다니던 삼류 건달들도 아니고, 그런 것을 암살자라고 보낼 수가 있는지.

아니, 그것보다 자신이 욕 좀 하고 그래서 만만해 보인다고 해도 이래뵈도 제국의 황녀였고, 현재는 황후인데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건가?

그래도 그 능력으로 황성에 용케 몰래 잠입한 것에 대해 칭찬이라도 해야 하나?“참고는 할게.”

물론 마음속으로는 미친 헛소리하고 있네 하고 비웃고 있었지만 나름 친절히 말했다.

역시 이런 부류는 질려.


“공작들과의 만남은 어땠나?”

어땠을 것 같은데, 라는 의미를 가득 담아 엘리시아가 도전적으로 아르한을 바라보았다. 굳이 묻지 않아도 엘리시아가 그 이전에 그토록 싫다고 대놓고 드러냈던 것을 생각한다면 어땠는지 뻔히 알 것이 분명함에도 묻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물론 우르르 와서 호의 잔뜩, 걱정 가득 좋은 말만 하고서 갔기에 겉만 보면 그리 나쁜 만남은 아니었지만 엘리시아는 애초에 귀족과 엮이는 것 자체가 싫었다.

“말도 못 할 정도로 좋았나보군.”이 씨발 새끼!

순간 욱하는 감정에 엘리시아는 옆에 있던 카얀의 검을 뽑아 내던질 뻔 했지만 절대 검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카얀의 손에 막혀 가까스로 진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분 나쁜 것은 사실인지라 살짝 감정을 담아 포크를 집어 던졌다. 아슬아슬하게 아르한은 비껴나간 검을 보며 엘리시아는 피식 웃었다.

“애정 표현이 너무 과격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건 슈리엔 탓일까?

물론 이전에도 간혹 뻔뻔스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저렇듯 지 좋을 대로 생각하는 것은 슈리엔이 정말 대륙 최고의 길을 가고 있었는데, 어째 좀 닮아간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봤자 둘이 딱히 교류한 적이 없어서 그럴 확률은 적었지만.

“그보다 어제 암살자가 찾아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찌 되었나?”

글쎄. 어찌 되었을까.

자신은 죽이기만 하고, 뒤처리는 항상 카얀이 했기에 그녀 역시 어떻게 되었어 하는 표정으로 슬쩍 카얀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인적 드문 곳에 묻었습니다.”답지 않게 친절하기는.

“그대가 원한다면 그대의 방 주변에 기사를 더 붙여줄 수 있네만.”

“거절이야.”

지금 있는 두명도 넘칠 지경이라 엘리시아는 쌈박하게 거절했다. 그리곤 더 이상 할 말 없다는 듯 깔끔하게 인사도 없이 주방을 나왔다.


오늘도 역시나 인가.

좀더 신선하고 파격적인 선물을 기대했던 엘리시아는 카얀에게 얻어맞아 바닥에 구르고 있는 암살자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암살자를 보내 황후를 죽인다. 너무 고전적이다 못해 고루한 방법이었다. 거기다 어째 보내는 암살자 마다 수준이 다 저 모양 저 꼬라지인지.

이건 심심풀이도 못 될 지경에, 보는 그녀의 입에서 한숨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알아서 처리해.”

쯧.

심심풀이라도 되면 실전 연습이다 하고 놀기라도 하지. 정말 잠 잘 때 귀 옆에서 징징 대는 모기 수준이라 짜증만 날 뿐이었다.

하루만 더 걸리면 의뢰자 누군지 알아내서 제대로 족친다.

다음날.

엘리시아는 이흐란이 건넨 편지를 수상쩍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초대장을 보낼 사람이 없는데.

물론 이전에 딱 한번 유이나라는 영애가 그녀를 엿 먹이기 위해서 부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설마 또 그런 건가.

어쩜 하나같이 다들 패턴이 거기서 거기인지.

어찌할까 고민하던 엘리시아는 특별히 참석하기로 했다. 과연 어떤 식으로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상대가 하이른 후작가의 영애라면 어찌 되었든 처리하긴 해야 할 터였다.

원래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된다고 하지 않던가. 가는 김에 하이른 후작 면상 구경도 하고 오지.


모처럼 답지 않게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엘리시아는 양 옆에 이흐란과 카얀을 끼고 귀족 영애들의 티파티에 참석했다. 그녀가 올까 말까 내기라도 하고 있었는지 엘리시아의 참석에 대한 영애들의 표정이 묘했다. 그 중에 시류 하이른은 그녀가 반드시 참석할 거라고 판돈을 걸었는지 꽤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아, 내기가 아니라면 단지 스스로 대한 쓸데없는 오만인가. 아무리 황후라지만 이 제국의 공작가와 황제를 제외한 실세인 후작가의 영애인 자신이 초대장을 보냈는데 니가 감히 안 오고 배기겠어, 하는?어쨌든 둘 다 꽤 재밌는 상황이라 엘리시아는 가볍게 인사를 하곤 비어있는 의자에 앉았다.

“초대장을 보내고도 꽤 망설였는데, 보내길 잘했네요. 오긴 할까 했었는데.”

“안 올 이유도 없잖아?”

오긴 왔지만 딱히 친근하게 굴려고 온 것은 아니었기에 엘리시아는 툭 하니 말했다.

“올 이유도 없잖아요. 이곳엔 남자도 없고, 여자만 있는데.”

하, 도대체 그건 무슨 자신감인거냐?

그래, 무도회에서도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몸 팔아서 황제 유혹한 창녀 취급하더니, 이제는 그냥 아예 남자라면 언제나 좋은 하급 창녀 취급인거냐?

물론 간혹 이쪽 세계가 그렇듯 사소한 것에도 쉽게 루머가 돌아 곳곳에 퍼진다지만, 이건 뭐 그냥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네가 창녀라며? 라고 소문 퍼뜨리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는 해도 조금의 증거라도 있는 루머에 비해선 이건 그냥 지 멋대로 내가 너 싫으니까, 너 창녀야 이런 개같은 논리가 아닌가.

아주, 지가 대륙의 황제야, 뭐야?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생각에 가볍게 시류의 말을 씹은 엘리시아는 시류가 테이블에 놓인 찻잔을 집으려는 그 순간, 슬쩍 발로 테이블을 쳐 찻잔이 쏟아지게 했다. 덕분에 나름 신경 써서 입은 드레스는 순식간에 찻물에 젖어들었다.

“멍청하네, 손잡이도 있는 찻잔 하나 제대로 못 잡고. 카이로 제국은 귀족 영애면 찻잔도 들어다 먹여주나 보지?”

“하, 너..너 따위가.”

도대체 이거 부른 이유가 뭐야. 조금의 도발에도 금방 욱하며 분함을 참지 못하는 시류를 보며 엘리시아는 어이없다는 미소를 지었다.

전에 그년은 가식 떨면서 자신의 본래 성격은 다른 귀족들에게 알려서 개쪽을 주겠다가 목적이었던 것 같은데. 얜 도대체.

분명 얼핏 보면 지도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참을성이라곤 조금도 없고, 멍청하기 그지없는 것이 과연 이 티파티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 자신일까 저 계집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긴 그러니 무도회에서 그런 말을 한거고, 지금도 그런 말을 한 것이겠지.

실제 시류를 향한 귀족 영애들의 표정은 심히 좋지 않았다. 그녀들에겐 애초에 적인 엘리시아의 행동 보다는 시류의 행동이 더 크리티컬하게 다가올 것이 뻔했다.

쯧.

이거 원. 괜히 온 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엘리시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나름 좀 더 재밌는 일을 위해서 온 거였는데. 이건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괴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그 아버지라는 작자도 이렇게 멍청하지는 않겠지. 그럴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딸을 보니 심하게 걱정스러운 것이. 나름 앞으로 일어날 귀찮은 일의 새싹을 자르기 위해 온 거였는데.



작가의말

 

 

제가 충격적인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글은 성장기입니다. 귀족 영애인 시류  하이른이 황녀 엘리시아를 만나 멍청한 영애에서 기본적인 상식을 가지게 되는 그런 성.장.기 였습니다~!!

라는 것은 조크였습니다. 제가 설정한 캐릭터지만 쓰는 제가 봐도 참 쟨 좀 무개념이다 싶은 것이...

 

 

 

judy99 님/ 엘리시아가 매력녀라서 그럽니다. 엘리시아가 화내면 제가 필사적으로 엘리시아를 말려서 judy99 님을 구출해드리겠습니다. 저만 믿으십시오!

펜그렘 님/ 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외전편을 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죠?
레드러너 님/ 으하핫, 네. 외전 다음편을 기대해주십시오! 과연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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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0화 +5 13.03.10 1,472 14 8쪽
31 외전-달의 숲 편 1 (엘리시아 과거 이야기) +5 13.03.08 1,367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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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1 12.12.16 2,341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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