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이 있어."
이미 잠든 아이에게 부탁해 봤자 아이가 깨어났을 땐 기억하지 못할 테지만 요네즈는 고해성사를 하듯 읊조렸다.
"넌 기억력이 좋으니까 어렵지 않을 거야."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손길에 요하스가 움찔거렸다. 요네즈는 머리카락에서 뗀 손을 움켜쥐었다. 손톱이 살에 박히도록 꽉.
"난 점점 자신이 없다. 이 세계가 꿈인지 아니면 내가 미친 건지. 너를 만나고 무슈를 만나고 세피아와 사브리나, 퀼을 만날수록 난 너희들을 내 꿈속의 존재로만 치부할 수 없게 됐어."
그것은 요네즈란 자아가 가진 마지막 방어기제마저 해체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깨어나 보니 다른 세계라는 말도 안 되는 현실에 스스로를 변론할 수조차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너에게 건담을 만들어주었을 때 난 분명 내 친동생을 생각했었어. 근데 이젠 무엇 때문에 내가 인형에 집착한 건지 기억이 안 나. 그래, 잊을 수도 있어. 인간이란 망각의 동물이지. 하지만 난 두렵다, 내가 나로 있지 못하게 될 까봐. 나를 유지시켜 주는 건 어제까지 존재했던 나인데 그것을 점점 잃어가고 있어."
요네즈는 움켜쥐었던 손을 다시 펴서 요하스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기도하듯 그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이마에 대었다.
"부탁해, 기억해줘. 언젠가 내가 모든 것을 잊어버렸을 때, 그래서 내가 어제까지의 나에게 적응하지 못할 때. 히스이처럼 도망치지 않도록. 설사 남은 것은 이듀르웬이라 해도. 네가 나를 기억해줘."
옛날에 쓴 거.
미묘하다, 이걸 내가 썼구나. ㅇㅅㅇ.....
001. 르웨느
13.07.25 04:46
불안하다, 역시 뭐든 읽거나 아니면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
0ㅅ0 아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걸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아니, 필요해.
002. 르웨느
13.07.25 05:58
요네즈도 구성을 새로 짜야겠지만, 인공패도 다시 둘러봐야겠지. ㅇㅅㅇ.
003. 르웨느
13.07.25 06:12
사고라는 게 미묘한 것이, 무지할 때는 느긋하다가도 기지하고 나면 번뜩 내리꽂히는 거다.
004. 르웨느
13.07.25 06:41
플롯이 필요한데 막상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