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166,981
추천수 :
2,201
글자수 :
711,710

작성
21.08.01 22:39
조회
776
추천
11
글자
11쪽

추적 5

DUMMY

“어푸웁”


마교 내의 호송을 담당하는 적마대(赤馬隊)의 대주 조상필은 자신의 얼굴에 뿌려지는 물 때문에 정신을 차렸다. 그가 정신을 차리자 보이는 주변의 풍경은 그저 모래 뿐 평소의 보던 풍경과 비슷했지만 다른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눈높이, 그가 기억하는 풍경에는 바로 눈앞에 모래가 있진 않았다. 지금 그의 몸은 사막의 모래에 머리만 내놓고 묻혀있는 상태였다.


“이...이게 무슨 일이야!”


조상필은 내기를 끌어올려 모래 속에서 탈출하려고 했지만 온몸에 내기가 돌지 않고 몸 역시 밧줄로 튼튼하게 묶인 듯 전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여! 다행이 물 한번으로 일어났군.”


조상필은 그렇게 말한 자를 쳐다보려 고개를 올렸다. 그러자 그곳엔 누가 봐도 흉흉한 기운을 뿜어내는 검객 한명과 죽립을 쓰고 얼굴을 보이지 않으며 전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검객한명이 서 있었다.


꿀꺽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압박감에 조상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한번 삼켰다. 지금 내기를 사용하지 못하지만 교(敎)에 속해있으면서 대주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인간상을 봐온 조상필이었다.


그런 그가 보기엔 죽립을 벗고 자신에게 흉흉한 기운을 선보이며 쳐다보고 있는 저 사내는 자신을 이곳으로 보낸 이들인 마군(魔君)들과 비슷한 수준의 강자로 보였다.


마교에서 그리 높지 않은 경지로 한 개의 부대를 책임지는 자리까지 오게 한 경험들이 외치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이곳에서 죽겠구나!’


“누...누구십니까?”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질문에 대답을 잘해야 할 걸세.”


“그럼 이 자는 혈검(血劍)께서 맡아주시오, 나머지 한 명은 내가 조사하겠소.”


무영은 혈검에게 말을 남기고 좀 떨어진 장소로 향했다.


‘혈검?! 사도의 절대고수가 여기에 왜 있어?!’


자신을 보며 말하는 노인과 함께 있는 다른 한명이 말하는 것을 들은 조상필은 그의 정체를 깨닫고 충격을 먹었다.


“그래... 내가 누구인지는 방금 들었지? 아니지... 한 가지 더 있다네. 내 이름은 고하중, 혈교의 일호법이자 혈마(血魔)의 삼제자다. 지금부터 네놈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뱉는다면 목숨은 살려줄 거다. 아니라면.... 죽는게 나은 고통이 뭔지 보여주지.”


혈검의 목소리가 갈라지면서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 조상필의 몸을 옥죄는 기운을 보였다. 조상필의 사지가 말을 듣지 않으며 굳어갔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압박감에 조상필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무영이 향한 곳.


그곳엔 조상필처럼 기절한 상태로 머리만 내놓은 채 사막에 묻혀있었던 자가 있었다. 물을 맞고 나서 정신을 차린 조상필과 달리 그는 이미 정신을 차린 채로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다.


주변은 돈황 주변의 땅인지 모든 풍경이 모래와 마른 풀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날 납치시키고 이렇게 만들다니, 어떤 놈이냐!”


뿌드득


이를 갈면서 사내는 자신을 납치할 만한 자들을 생각했다.


마교의 인사를, 그것도 초절정 고수를 상대로 납치라는 것을 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에 속으로 놀라는 그였지만 마교 내의 권력분쟁에서 그보다 더한 일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의 상관은 현재 마교를 대표하는 새로운 고수로 자리매김한 사대마군(四大魔君) 중 한명인 검마군(劍魔君)이었다. 그는 검마군의 휘하에 있는 직속 수하로 이름은 악광우였다.


‘교 내의 권력다툼이 심화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임무를 하는 와중에 이렇게 저지른 건가...’


검마군의 직속부하인 그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의심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당장에 전통적인 마교의 강자인 호법원주와 쌍사, 거기에 원로원주, 그리고 마군들과 함께 새로이 떠오른 괴물인 태상의 무기명제자 강윤이 있었다.


‘문제는 내가 느낄 틈도 없이 이렇게 됐다는 건데... 누구 짓이지.’


그의 마지막 기억으론 자신의 뒤에서 난 소리 때문에 뒤를 돌아보려고 한 것까진 기억이 났다. 그 다음으로 기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그 때 납치를 당한 것 같긴 했다.


“호~ 고민이 많나봐?”


한참 생각에 잠겨있을 때쯤 악광우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죽립을 쓰고 얼굴을 가린 검객 한명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악광우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이를 보고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 지 판단을 세우지 못했다.


당장 저 자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를뿐더러, 그에게서 느껴지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신은 누굽니까?”


악광우는 마인이들 중 드물게 냉정한 판단이 가능한 자였다. 그는 흥분하지 않고,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자라고 추측되는 이에게 물어보았다. 질문을 받은 자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한마디만 남겼다.


“조용”


키득 키득


말을 남긴 자는 작은 비웃음을 남기고 그를 내려다 볼 뿐이었다.


침착하고자 한 악광우였지만 일방적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말하는 자를 보며 계속해서 참기는 힘들었다. 움직이지 못하는 몸과 내기, 그리고 사막을 향해서 떨어지는 극악한 더위는 악광우의 침착함을 앗아가기에 충분했다.


“이....”


자신을 보며 움직이지도 다른 무언가를 하지도 않고 내려 보기만 하는 사내, 악광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네놈은 누구냐니깐!!! 감히 신교의, 그것도 마군의 직속부하인 내게 이런 짓을 한 이유가 뭐야!!”


“슬~ 반응이 오는가?”


“뭐라? 반응?!”


자신을 보며 마치 작은 동물이나 곤충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어린아이의 눈빛을 보내는 사내의 모습에 악광우는 이성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나를 왜!! 납치 했냐니깐!!”


평소의 악광우라면 보기 힘들 정도로 난폭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 눈을 충혈되기 시작했으며, 심중에 자신의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 차오르며 온몸으로 핏줄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몸을 비틀며 모래 속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는 악광우였지만 묶여있는 몸과 움직이지 않는 내기는 그저 허망한 몸짓만을 보여주게 할 뿐이었다.


“적당하군, 그래.”


나지막한 한 마디가 들리고 악광우는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내가 죽립을 벗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벗은 죽립 밑으로 검은 연기와 함께 붉은 두 눈이 보였다.


“괴...괴물!”


악광우는 그 모습을 보며 소리쳤지만 그것은 그가 맨 정신으로 남긴 최후의 한마디였다.


***


마군의 직속부하, 악광우는 마교 내에서 아는 것이 제법 많았다. 무영은 그의 사술을 사용하기 위해서 일부러 악광우를 혈검과 조상필이 있는 곳에서 한참 떨어진 먼 곳에 갖다 묻었다.


본래라면 침착한 초절정 고수를 상대로 이런 정신을 조종하는 사술을 사용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무영의 도발과 몸의 속박과 더위,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는 무영이 그의 정신을 쉽게 조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쉽게 되어서 다행이야.”


악광우는 무영의 생각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었다. 그는 마군 중 하나인 검마군의 다섯명 밖에 없는 직속부하 중 하나로 구파로 따지면 이른바 장로에 자리에 있을 법한 사람이었다.


그가 가진 직속부하란 자부심처럼, 마교의 떠오르는 세력인 마군과 그 휘하의 무인들 중에서 상당한 위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런 변방에 직접 물건을 구하고 오는 모습을 확인하러 오는 꼼꼼함까지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교 내도 복잡한 일들이 제법 많구만.’


마교는 힘의 논리를 따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힘의 논리대로 최정상에 있는 자는 큰 그림만 보고 있을 뿐 작은 것들을 확인하지 않았다.


작금의 마교는 파천마제(破天魔帝)의 지배를 따르고 있었지만, 그 외의 자잘한 부분과 권력의 편재는 전대천마 때보다 복잡한 상황이었다.


파천마제는 마교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권력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현 마교의 권력 구도는 복잡했다.


2인자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자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 다음으로 가장 강한 이인 원로원주(元老院主)가 나서면 정리되겠지만 원로원주 역시 파천마제처럼 자리만 지니고 있을 뿐 두문불출한 상황이란다.


‘사대마군(四大魔君), 흑백쌍사(黑白雙師), 호법원주(護法院主), 괴물이라 칭해지는 강윤이란 놈까지.’


“혈교를 온전히 흡수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 했네.”


지금도 이런 세력을 가지고 있던 마교가 그들 못지않은 혈교의 세력을 온전히 흡수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마교가 천하제일세가 된다.


천하제일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쉽게 붙을 것은 아니었지만 최고수의 수만 따진다면 마교가 지니게 됐을 힘은 각 세력보다도 우위였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파천마제가 혈교를 그리고 혈마를 혐오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악광우도 그 이유는 모르는 듯 했다.


혈교를 흡수하고 파천마제는 또 다시 잠적에 가까운 상태였다. 이전처럼 마인들을 통솔하지도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다.


딱 한 가지 혈교의 잔존세력들을 모두 정리하라는 하나의 명령만을 내린 채 역대 천마들이 기거하던 장소인 천마궁(天魔宮)에서 나오고 있질 않다는 것이었다.


파천마제가 직접 나서지 않은 덕분에 혈교의 세력들은 아직까지 무사할 수 있었다.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지만 일단 혈교의 잔존세력은 무사하네.’


다만 상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저들이 이곳까지 와서 물품을 구하려고 한 이유, 마군들은 혈교의 최후의 보루인 은신처가 어디 있는 지 알아낸 상태였다. 그리고 그 앞에서 진을 치고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곳에 쌍사와 강윤이라는 놈들까지 얼마전 도착해서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혈교 쪽에선 정체모를 괴인 한명과 혈검의 사형인 철혈도군이 있긴 하지만 다섯을 상대로 두 명으론 버티기 힘들겠지.”


지금은 그들이 반목하고 있어서 상황이 고착화 되고 있지만, 만일 합동한다고 생각하거나 진에 능숙한 이들이 함께하여 무조건 돌파를 강행한다면 뚫리지 않는 다는 보장이 없었다.


게다가 괴인은 혈교의 명령을 온전히 듣는 것이 아닌지, 계속해서 길목만 차단하고 있을 뿐 다른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는 상태라고 했다.


이제부터 나빠질 것이 뻔한 상황에 무영은 이를 차며 중얼거렸다.

“쯧, 하루 쯤 쉬려고 했더니 쉽지 않겠어. 얼른 혈검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기괴사신(奇怪邪神)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0 구주천가(九州天家) +1 21.09.06 643 13 11쪽
109 파천마제(破天魔帝) 북리강 2 +2 21.09.03 703 12 11쪽
108 파천마제(破天魔帝) 북리강 1 +1 21.09.01 716 15 11쪽
107 마도의 주인 5 +2 21.08.26 782 13 15쪽
106 마도의 주인 4 +2 21.08.23 721 12 19쪽
105 마도의 주인 3 +3 21.08.19 725 14 21쪽
104 마도의 주인 2 +3 21.08.16 749 14 24쪽
103 마도의 주인 1 +1 21.08.13 752 13 26쪽
102 혈교의 위기 3 +1 21.08.11 751 13 13쪽
101 혈교의 위기 2 +1 21.08.10 686 13 11쪽
100 혈교의 위기 +1 21.08.04 787 12 16쪽
» 추적 5 +1 21.08.01 777 11 11쪽
98 추적 4 +1 21.08.01 795 14 15쪽
97 추적 3 +1 21.07.27 833 13 10쪽
96 추적 2 +1 21.07.26 803 13 11쪽
95 추적 +1 21.07.25 908 13 13쪽
94 알아낸 사실들 +1 21.07.21 914 12 10쪽
93 조우 +1 21.07.21 956 11 15쪽
92 서문가에서 있었던 일들 2 +1 21.07.19 954 13 22쪽
91 서문가에서 있었던 일들 +1 21.07.18 972 1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