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10년전 반전하는 마을 Epilogue
- 그 밖에는 소환수를 실체화 시킬 정도의 보물은 나에게 사용권한을 줄 것 정도일 까나. -
“그 계약에 한 가지만 더 추가할 수 있겠나?”
- 에? -
“만일, 만일 내가 ‘마’라는 것으로 변이된다면 그 즉시 죽여줘. 별로 죽어서까지 민폐 끼치고 싶지 않거든.”
- 하하하하 뭐 그 정도라면야. 서비스라구요. 서비스. -
린 녀석과 계약하던 순간의 기억이 스쳐지나간다. 그와 동시에 온 몸에서 느껴지는 격통.
“으 으으 으으으”
“여기 생존자다 생존자가 있어!”
“빨리 병원으로 후송을!”
전복된 관광버스의 뒷자리에 끼어 있었던 나는 구조대에게 구조받아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 와중 알 수 있었던 것은 첫날 우리가 타고 가던 관광버스가 전복되었고 그 와중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은 중상인 유나까지 합해서 9명. 모두 최종전에까지 살아남은 사람들과 일치했다. 결국 살아남은 자는 이미 보낸 나날과 동일한 나날을 병원에서 다시 보내게 된 것이고, 괴물들과 사투했었던 우리들의 시간은 적어도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태현은... 역시 그 죽어버린 희생자에 속했다.
“한태수 괜찮은 거니?”
“아 미나선배! 선배는 괜찮으신 거예요? 같이 사고를 당했는데 저에게 병문안이라니...”
“뭐 난 별로 다치지 않았는걸. 그 세계에서도, 여기에서도.”
“그런가요...”
“너는 어때?”
“뭐 저야 잘 지내죠.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따분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루하진 않으니...”
- 그러게 최종전에서 그렇게 무리를 하래? 마지막에 레벨 업 하지 않았으면 더 심하게 다쳐 있었을 걸? -
“린! 너 그때 이후로 존댓말이 없어졌다.”
- 흥! 어디보자. 병문안 선물이.... -
“잘 지내는 것 같네. 흠. 내가 온 것은 줄 것이 있어서.”
“줄 것이라뇨?”
“이것! 10년 정도 전에 나는 그곳과 비슷한 세계에 빠진 적이 있었거든. 어떻게든 살아오긴 했는데, 그때 깨어난 내 손 안에 쥐어져 있었던 거야. 내가 그곳에 있었다는 유일한 증거였지만, 이제 필요 없어졌거든. 너에게 필요할 듯해서.”
선배가 건낸 것은 낡은 나뭇조각이었다. 음. 보통 물건은 아닌 것 같은데 무엇에 쓸 수 있는거지?
- 아 영맥 중심점의 파편! -
“ 영맥 중심점의 파편?”
- 그때 해골 속에서 왜곡하고 있던 거랑 비슷한 거야. 이게 있으면 나한테 들어가는 부담이 줄어든다고 엣헴! 계약 때 나한테 준다고 했던건데 기억 안나? -
“소환수를 실체화시킬 정도의 보물...”
- 그래 그거! 이제 두 개 모았으니까, 자꾸자꾸 모으면 평상시에도 전혀 소모를 하지 않는 것 이상이 될 수도 있다구! 가령 저급마법을 쓰는데 소환사의 부담이 없어진다던가. -
“그래서 그런 곳을 찾아다니라고? 목숨까지 걸면서?”
- 에... 아하하 그 그런 뜻은 아니었어. 아하하하하 -
“그런데 선배.”
“응?”
“여기는 한국 땅이잖아요. 전에 그 곳, 도깨비나 귀신 이라면 몰라도 왜 좀비나 자이언트 스켈레톤 같은 녀석들이...”
.....
“근데 좀 진술이 이상한 걸?”
“네?”
“저기 폐교에서 사람 팔이 물어 뜯겼다고 장난 전화가 걸려 온 게 삼일 전이었잖아? 그런데 관광버스 전복으로 때몰살 당한 게 5일 전이었고. 상가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봤다는 것이 5일부터 4일 전이었으니까...”
“씨발 그런 말은 하지도 마세요. 20년 전 외국인들이 단체로 방문했다 몇 명이 죽은 후부터 몇 년마다 한 번씩 일어났잖아요. 어떻게 저런 마을에 계속 사람이 사는 건지 몰라.”
.....
후우 긴장하지 말자 이번이 첫 번째 퇴마업이다. 제길. 이번 일을 따내려고 길거리에서 부정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들만 골라서 혹시 집안에 무슨 일이 있냐고 이틀 동안 묻고 다녔지. 그때 겪은 굴욕들을 생각하면...
- 우후훗 ‘됐어요. 저는 종교에 관심 없거든요.’~ -
‘어이 놀리지마!’
“그러니까 밤중만 되면 녀석이 냉장고를 뒤진다니까요 그리고 사방군데에 음식을 어지럽히는데... 딱히 다른 해는 끼치진 않는데, 버려도 어느 사이에 밤만 되면 집으로 돌아와 있더라구요. 정말로 해결하실 수 있는게 맞는거죠?”
“일단 한번 보여주세요. 퇴치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받을 생각이 없으니까.”
한 밤중, 아줌마가 아파트 방의 문을 연다 그러자 눈앞에 드러난 것은 엉망이 된 냉장고와 그 속을 뒤적거리고 있는 낡은 봉제인형. 녀석은 이쪽을 보더니 괴성을 지르며 이쪽으로 뛰어 들어온다.
“큐큐큐큐큣 키에에에엑!”
“린.”
- 알았어! -
빠지지지지지직 풀썩
“에? 지금 뭐하신거죠? 녀석한테서 스파크가.”
“오케이 퇴마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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