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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로 님의 서재입니다.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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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824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5.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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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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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3화 천화산(天花山) (05)

DUMMY

제3화 천화산(天花山) (05)






"당신이 바로 그 유명한 사천당가의 독성(毒星) 당기영 공자이십니까?"


질문을 던지는 이는 100명이나 되는 무림인들 중에서 그나마 명망이 뛰어난 섬서성 출신의 사파인 소요서생(逍遙書生) 위룡이었다.


'오 마이 갓.'


기영은 속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어느새 자신의 별호가 왜 '독성(毒星)'으로 유명해졌는지 잘 모르겠는 심정이었다.

물론, 처음 별호를 받았을 때는 별호가 웅장하고, 듣기 좋아서 기분이 좋았지만. 뒤늦게 너무 오글거린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자신처럼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차라리 독협(毒俠)이라던가. 암기신룡(暗記神龍)이라던가. 음. 이것도 오글거리나.'


그런 이유로 기영은 자신의 별호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별호가 그렇게 정해진 이유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예. 제가 독성 당기영입니다."


앞으로 며칠간 눈앞의 100명이나 되는 불한당들을 통솔하는 것이 당기영의 임무였다.

당연히 군대를 다녀온 기영도 아주 잘 아는 일인데, 남자들 숫자가 이렇게 많으면 그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눈 앞에 이놈들은 군인도 아니지.'


무공을 익힌 사람들이 모두 성인군자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한당에 가까워서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미치광이들이었다.


'이놈들 중에서 협객을 자처하는 놈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모이면 그 중에서 꼭 사고치는 놈들이 있거든.'


특히 그들을 통제해야 하는 상급자가 만만하게 보이면, 그런 말썽꾸러기들이 아주 제대로 사고를 치고는 했다.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당충은 기영의 별호를 독성(毒星)이라고 무림맹 입적부에 기록을 해놓은 상태였다.

기영 역시 그런 당충의 뜻을 이해하고, 자신의 별호를 받아들였다.


"흠. 그러면 앞으로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합니까."


소요서생 위룡의 질문을 받은 기영이 대꾸했다.


"무림맹으로부터 받은 명령은 천화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귀무미종진(鬼霧迷踪陣)의 생로를 찾아서 내부로 진입하라는 명령입니다. 저희가 진입할 곳은 이곳에서 나흘이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무접곡(霧接谷)입니다."

'물론. 거기는 진법의 내부로 진입하는 생로 같은 것은 아니지만.'


앞서 노윤에게 들은 설명대로, 눈앞의 100명의 무림인들과 기영이 해야할 일은 귀무미종진 내부에 숨은 괴이와 귀신들을 유인하는 유인책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걸 굳이 곧이곧대로 100명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당장 이동하면 되는 일입니까?"

"그렇기는 하죠. 그런데 그 전에 확실히 인명부와 위계 질서를 짚고 넘어갑시다."

"인명부와 위계 질서요?"

"예. 아무래도 인원수가 100명이나 되는데, 제가 다 통솔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 휘하로 십장(十長)을 10명 두고, 십장은 휘하에 부장 2명을 두어서 부장들로 하여금 남은 4명의 대원을 수족으로 쓰게 만들도록 하죠."


소요서생 위룡을 비롯한 100명은 눈을 끔뻑끔뻑 뜨면서 당기영을 바라봤다.

상대의 제안이 그들에게는 뜻밖이었기 때문이었다.


"10명의 십장은 어떻게 정하실 생각이십니까?"


기영은 곧바로 인근에서 자신을 암중에서 호위하고 있는 암중호위 단천마뢰(斷天魔雷) 막천승에게 전음을 하였다.


[막 대협, 좀 도와주시지요.]

[······.]


막천승은 비록 직접 대답을 해주지는 않았지만 곧 스르륵 기영의 뒤쪽에서 나타났다.


"흐억!"

"!!!!"

"귀, 귀신이다!"


대기하고 있던 100명의 무림인들은 막천승을 보며 기겁을 했다.

뒤를 돌아본 기영은 속으로 기함을 하였는데, 상대는 평범한 신장의 사내였지만 얼굴에 수십 줄기의 상흔들이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이었다.

그것이 굉장히 흉측하였다.


'무시무시하군.'


단천마뢰(斷天魔雷) 막천승.

사천당가가 당기영을 비롯한 당화린, 당송강, 당노준, 당의 등에게 붙인 다섯 명의 암중호위들 중 한 명으로.

무시무시한 외형과 다르게 굉장한 수준의 딸바보 아빠였다.

막천승이 사천당문에 귀속이 된 이유는 그의 딸이 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병에 걸린 딸을 유일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사천당가에서만 존재했다.


'무림에서 사천당가가 정파로 남을 수 있는 이유이지.'


독(毒)은 소량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전투 불가의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는 물건이었다.

당연히 이런 독을 해독시키는 수법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그것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문파가 바로 사천당가였다.

그것과 덧붙여서 사천당가는 의술로도 꽤 명성이 좋은 편에 속했다.


"부르셨습니까. 공자님."


목소리조차 마치 칠판에 분필을 분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끔찍한 진동음이 느껴졌다.

막천승의 등장과 함께 젊은 당기영을 보고, 그래도 기세가 줄어들지 않았던 100명의 무인들이 막천승을 보고는 잔뜩 얼어버렸다.

그들도 본능적으로 강자와 약자를 알아보아서, 눈앞의 막천승이 무시무시한 수준의 강자라는 사실을 바로 느꼈다.


"10명의 십장들은 여기 있는 단천마뢰(斷天魔雷) 막천승 대협이 직접 실력을 겨누어서 실력순으로 뽑도록 하지요. 100명의 영웅호걸들 중 지금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으신 사람들은 앞으로 나서시지요."


기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곳에 있는 100명의 무인들 모두가 입이 한 일(一)로 다물어졌다.


"······."

"······."

"······."

"······."


침묵을 유지하던 100명의 무인들을 지켜보던 기영이 다시 입을 뗐다.


"여기 100명이나 되는 영웅호걸들이 모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겁쟁이들 100명이었던 것입니까? 그런 배짱으로 무슨 놈의 영웅이고, 호걸입니까. 다 때려치고, 집으로 돌아가서 농사꾼이나 되시지요!"

"!!!!!"

"!!!!!"

"!!!!!"


도발적인 기영의 외침에 서로 눈치를 보며, 앞으로 나서기를 주저하던 무인들 중 1명이 곧바로 앞으로 뛰쳐나왔다.

상대는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것 같은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였다.

얼굴은 앳되었으나, 몸은 이미 건장한 성인의 체구였다.


"방호산 출신의 천귀(天鬼) 동방광이 막 대협에게 도전하겠습니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는데, 누가 봐도 기영의 도발에 홀딱 정신이 깨어나서 분노로 앞으로 나선 모양새였다.

천귀 동방광 외에도 사람들이 잇따라서 막천승에게 도전을 하였다.


'추풍낙엽(秋風落葉)이군!'


도전하는 무인들의 숫자가 기십이었지만 막천승의 손짓 한 번으로 단 번에 쓸려져 나갔다.

사천당가에서 직계 혈족의 암중호위를 맡길 정도의 인물이면. 인간성은 물론이고, 실력 역시 빼어나야 했는데 눈앞의 막천승이 바로 그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인물이었다.

기영이 꽤 재밌게 막천승과 무인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을 때, 기영의 옆으로 화린이 다가왔다.


"왜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하는 거야?"

"······."


기영은 자신의 곁에 다가선 당화린의 기척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온 몸이 경직이 되었다.

아직 기영의 내부에 당화린을 어떻게 대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서 확실히 정해 놓은 해답이 없었다.


'이전에 있었던 일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굴어야 할까? 아니면 나 스스로가 심연의 괴물이 되지 않도록 그녀와 거리를 둬야 할까.'


아직 기영은 자신 안에 있는 두 가지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지 못한 상태였다.


"······."

"뭐야? 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기영은 침묵을 유지하면서, 시선은 정면에 두었지만 자신의 모든 감각 신호들은 화린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X 같은 상태네.'


기영은 스스로가 존나 병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 그냥 상황 자체를 놓아버린 느낌.


"······."

"이 새끼! 보기보다 간이 작네. 너 이 누나가 너한테 독침 좀 놓았다고 지금 나를 개무시하는 거야?!"


기영은 스스로에 대해서 무력감을 느낄 때, 기영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화린이 거침없이 손을 뻗어 왔다.

비록 손에 아무런 무기가 들려져 있지 않았지만 기영을 놀라게 하기에는 아주 충분했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이 미친년아!"

"네가 날 계속 무시하고 있으니까. 그러잖아! 이 미친놈아!"


그 순간 기영의 답답했던 가슴이 펑! 하고 터지며, 서늘하게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불분명했던 세계가 또렷한 색감과 흐릿했던 경계가 또렷해지며 달큰한 꽃 향기가 코 끝을 어루만지는 기분이었다.

흑백의 세상에 채색이 되는 것을 느끼며, 기영은 씩씩 화를 내는 화린의 옆모습을 훔쳐볼 수 있었다.




***




십장이 정해졌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커다란 절벽을 눈앞에 두고서 도전하는 자세를 높이 샀다.


"1조의 십장은 소요서생(逍遙書生) 위룡!"


100명의 무인들을 제치고 중년의 문사가 앞으로 나섰는데, 소요서생 위룡은 무인이라기 보다는 서생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2조의 십장은 오행존자(五行尊子) 하천!"

"와아아아!!!"


오행존자 하천이 등장하자 나지막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앞서서 단천마뢰 막천승과의 대결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합(合)을 보여줌으로 다른 무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남자였다.

오행존자 하천 이후로 냉혈사마(冷血邪魔) 유온, 일수유영(一須臾影) 가림, 철담연환수(鐵膽連環手) 조중천, 색도광(色賭狂) 송산, 대력귀(大力鬼) 여월, 소마(笑魔) 천세광 등이 호명이 되었다.


"9조의 십장은 혈갈(血竭) 목청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이전의 십장들과는 차원이 다른 함성이 터졌는데, 이전까지 꾸준히 고추밭이던 십장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꽤 인상이 살벌하기는 했지만 아름다운 미녀가 호명이 되자 열렬한 환호성이 터졌다.

혈갈(血竭)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표독스러운 눈매의 미녀였다.

마지막 십장은.


"10조의 십장은 천귀(天鬼) 동방광!"


얼굴이 아직은 앳된 방호산 출신의 젊은 무인이었다.

기영은 앞으로 나선 10명을 살펴보다가 뒤에 남은 90명의 무인들을 바라봤다.


'아직 멀었군.'


뒤에 선 90명의 무인들 중 대부분이 눈앞의 10명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한 모습이었다.


"10명의 십장을 내가 임의로 뽑기는 했지만 아마도 뒤에 있는 너희들은 눈앞의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기회를 주겠다."


기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곳에 있는 100명의 무인들이 모두 기세를 활화산처럼 폭발시켰다.


"무접곡(霧接谷)으로 이동하는 나흘간 매일 정오에 십장들을 포함한 비무 대회를 열겠다. 그렇게 나흘이 지나서 무접곡에 도착한 후에 십장들에게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도전해도 좋다. 도전해서 승리한다면 십장의 자리를 주마."


나흘간 매일 비무대회!


"그렇게 되면 시간이 지체 되어서 무접곡에 늦게 도착할 거야!"


어느새 기영의 옆에 바짝 다가선 화린이 그렇게 의견을 냈는데, 기영은 심드렁한 얼굴로 콧웃음을 쳤다.


"그러면 더 좋지!"


어차피 기영은 무슨 명예를 탐하자고 천화산 작전에 끼어든 것이 아니다.

그저 절세미녀라는 등용단의 소검후(小劍后) 이설영의 얼굴이나 한 번 보고 싶어서 따라온 것인지. 뭐 거창하게 명예를 드높이고, 굳이 위험한 장소에 먼저 뛰어들 생각은 눈곱 만큼도 없었다.


'흥! 작전에 늦게 참여하면 그만큼 다른 괴이와 귀신들의 관심들이 다른 대대로 쏠려 있겠지!'


잔머리를 굴리자면 뒤늦게 참여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대놓고 말할 수는 없었고, 적당한 변명거리가 필요하기는 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의 화린과 둘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100명의 무인들을 의식하며 대충 아무렇게나 변명했다.


"어차피 이대로 다른 대대들의 속도를 맞춰서 무접곡에 도착한다고 해도, 이들은 전투 직전에 손발 한 번 맞춰 보지 못한 오합지졸에 불과해. 내가 원하는 사람들은 그런 오합지졸이 아니라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전사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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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제4화 등용단(登龍團) (02) 24.06.27 105 3 13쪽
46 제4화 등용단(登龍團) (01) 24.06.26 113 2 13쪽
45 제3화 천화산(天花山) (26) 24.06.25 123 3 13쪽
44 제3화 천화산(天花山) (25) 24.06.24 103 3 12쪽
43 제3화 천화산(天花山) (24) 24.06.21 112 3 12쪽
42 제3화 천화산(天花山) (23) 24.06.20 110 3 12쪽
41 제3화 천화산(天花山) (22) 24.06.19 117 3 12쪽
40 제3화 천화산(天花山) (21) 24.06.18 109 3 12쪽
39 제3화 천화산(天花山) (20) 24.06.17 114 3 12쪽
38 제3화 천화산(天花山) (19) 24.06.14 120 3 12쪽
37 제3화 천화산(天花山) (18) 24.06.13 124 3 12쪽
36 제3화 천화산(天花山) (17) +1 24.06.12 136 3 13쪽
35 제3화 천화산(天花山) (16) +1 24.06.11 135 3 13쪽
34 제3화 천화산(天花山) (15) 24.06.10 141 3 13쪽
33 제3화 천화산(天花山) (14) 24.06.07 145 3 13쪽
32 제3화 천화산(天花山) (13) 24.06.06 145 3 13쪽
31 제3화 천화산(天花山) (12) 24.06.05 154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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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제3화 천화산(天花山) (10) 24.06.03 152 4 13쪽
28 제3화 천화산(天花山) (09) 24.05.31 164 4 13쪽
27 제3화 천화산(天花山) (08) 24.05.30 148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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