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광명로 님의 서재입니다.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784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8.23 13:00
조회
57
추천
2
글자
12쪽

제6화 등천대(登天臺) (02)

DUMMY

제6화 등천대(登天臺) (02)






"이건 부당합니다. 누가 봐도 우리들을 겨냥하고, 일부러 순위 제도를 없앤 것이 아닙니까."


기영은 전서의 전달이 끝이 나자마자 신유승을 향해서 따지듯이 말했다.

신유승은 방금 전까지 사납게 몰아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진 채로, 평소의 허술한 웃음을 짓는 실눈의 사내로 돌아와 어느새 식어 버린 차를 마셨다.


호로록!


차를 한 잔 들이킨 신유승은 담담히 말했다.


"예. 그래서요."


기영은 대놓고 자신들을 차별하겠다는 신유승과 무림맹 측을 보고는 기가 막혔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자신들에게 이렇게 구는 것인가. 자신들이 무슨 그렇게 큰 잘못을 했고, 더구나 공로로 과오를 씻겨주겠다고 대놓고 말한 것이 바로 그전이지 않은가.

기영은 뻔뻔하기까지 한 신유승을 보고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기영 공자, 화린 소저. 솔직히 말하겠소. 우리들 모두 당신들에게 매우 실망하였소."

"······."

"······."


신유승이 말을 하면서 '우리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것은 단순히 신유승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무림맹 전체에 특히 수뇌부들의 생각일 확률이 높았다.


"시험 성적?! 환체를 얼마나 잡는 행위? 그런 것들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우리가 왜 무림맹을 짓고, 목숨을 걸어가며 마인들과 기꺼이 싸우고, 희생하며, 세상을 지키려는지. 그 의미를 모르는 것이오?"


신유승은 목이 타는지, 식은 차로 자신의 목을 축였다. 그리고 자신을 타이르는 느낌으로, 천천히 목울대를 움직였다.


"내 조국, 내 고향, 내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행하는 '협(俠)'의 의미도 모른 채로, 그저 자신들에게 주어진 특혜와 초능에 가까운 힘에 취해서 결과만 급급히 추구하라고 우리가 이만한 힘을 쌓고, 이만한 희생을 치른 것이라 생각하시는 것이오? 시험 결과?! 중요하지! 암! 중요하고 말고지!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본(人本)이오!"


신유승은 스스로의 격동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으로, 탁자를 자신도 모르게 격하게 내려쳤다.


쿵!


청석(靑石) 탁자가 그의 주먹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진동하였다.


"사람은 홀로 태어나 홀로 자라나지 않소.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가족의 일원이자, 민족의 투사, 국가의 한 백성으로. 천하 만백성의 공조 속에서 명성을 떨치고, 권력을 누리는 법이오. 그 모든 것이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일들이고, 당신들의 눈앞에 결과에 급급했던 모습은, 그야말로 추악하기 짝이 없는 사람을 잊은 마인들과 다를 것이 없었소."


기영과 화린은 자신들을 두고서 마인과 다를 것이 없었다는 신유승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놀라서 멍하니 선 기영과 화린에게 신유승이 깊은 한숨소리를 내며, 자신의 말을 마쳤다.


"두 분은 모두 깊게 반성하시오. 당신들이 빼어난 가문과 탁월한 능력을 지닌 만큼 우리들 역시 당신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으니."


그 말을 끝으로 신유승은 충격을 받은 두 사람의 사이로 지나쳐서 대청을 떠나갔다.

뒤늦게 당충 장로가 그런 신유승의 뒤를 쫓았고, 뜻밖의 이야기를 신유승에게 들었던 기영과 화린은 대청에서 한구석에서 한동안 아무런 말도 내뱉을 수 없었다.






***






이틀 후 낙양 북서쪽 서산.

북망산과 이웃한 곳에 위치한 산이어서 그런지 풍광이 수려하고, 물이 맑았다.

단지 북망산과 다르게 입지적으로 평범한 인간이 다가서기 어려운 깎아지는 절벽과 지역의 약초꾼들이나 다니는 작은 소로(小路)만이 간신히 있을 뿐. 대규모의 물류가 지나는 관도가 없었기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야생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울창하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나간 나무들 수천 그루가 모여서 이루어진 숲에서는 밀도가 높은 산소가 기영의 폐부에 마구잡이로 들어왔다.

그것이 청량하면서도, 퀘퀘한 숲의 냄새가 짙게 풍겨왔다.


"······."


기영은 녹빛으로 짙은 푸르름을 만들어내는 숲을 지켜보며 많은 고민이 담긴 눈으로 지켜봤다.

숲은 고요하면서도 시끄러웠는데, 특히 기영의 밝은 귀로 다양한 곤충과 짐승들의 소리들이 들려왔다.


찌르르르!

짜르르르!

쭈르르르!


그것들에 의도하지 않게, 귀를 기울리고 있는데.


"우끼!"


마침 기영의 어깨에 올라탄 검은 털의 새끼 원숭이가 숲속에 있는 것들을 향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것 하나만으로 숲 내부에 시끄러웠던 소리들이 싹 사라졌다.

그들 모두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강력한 포식자의 등장에 숨을 죽이는 모습이었다.

기영은 그런 흑오공의 행동에 쓴웃음을 지었다.

잘했다고 칭찬하기도 뭣했고, 그렇다고 잘못했다고 꾸짓기도 뭣했다.

그냥 지금 기영의 마음처럼,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기영은 감상을 이제 그만하고, 신형을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슝!


기영은 재빨리 흑오공과 심신을 연결하고, 하늘을 나는 비행술로 서산의 꼭대기로 향했다.

하늘을 날아서 서산의 꼭대기에 이르자 그곳에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본적으로 등용단 입단 시험 참가자들이 모두 초절정 고수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했다.

그들 모두 아직은 허공을 비행할 줄 모르는 자들로, 기영이 특별한 것이지 그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휘유우우우웅~~~~!


서산의 꼭대기에 내려서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기영의 옷소매를 펄럭였다.

기영은 자신의 비무 상대가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보려고 괄약근 견문색을 펼쳤다.


흠칫!


괄약근 견문색을 펼치자마자 기영은 서산의 꼭대기에 자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심판관인가. 아니면 감시자인가.'


서산 꼭대기에 익숙한 괄약근이 느껴졌어. 약간 반들반들한 느낌의 괄약근이었는데, 이것의 주인은 바로 신유승이었다.

기영은 신유승의 괄약근을 느끼며 그것에 힘을 주었다.


뿌왁-!


서산 꼭대기에 갑자기 방구 소리가 아주 크게 났다.


"······."

"······."


기영은 신유승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괄약근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그가 이번 방구에 매우 민감하게 놀랐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긴 현경에 도달할 정도의 강자면,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는 능력이 이미 신이한 경지에 도달한 초인이었다.

그런 그가 갑작기 방구를 빡! 뀐 것이었다.

의도하지 않게.

신유승이 당황하는 것을 느끼며, 기영은 무겁게 침잔 되어 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때마침 서산 꼭대기로 서서히 달려오는 어쩐지 말을 많이할 것 같은 수다스러운 괄약근이 점점 기영이 있는 곳까지 다가오는 것을 느껴졌다.


'수다스러운 괄약근이라.'


기영은 문득 자신의 표현이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상대의 괄약근에서 팍 하고 느껴지는 마음에 와 닿는 표현이 없었다.

기영이 속으로 실소를 흘릴 때.

나뭇가지를 디딤판으로 뛰어오는 한 청년을 발견했다.


"다, 당충 장로님?!"


기영은 그 청년을 보고 눈에 띄게 당황하였다.

상대에게서 익숙한 사람의 느낌을 받았어.

거대한 공이 금포(金袍)를 휘날리며 서산 꼭대기에 도착하였다.

기영이 자신의 눈을 비비며 쳐다보자 그제야 상대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다행히 당충 장로님은 아니고, 매우 비슷한 체형의 사내였다.


"홀홀홀! 미안하외다. 내가 아무래도 늦은 것 같소."


토실토실한 볼살이 출렁거리며, 꽤 귀여운 웃음소리를 냈는데, 그 웃음소리 내부 즉 입안에 무언가 과자 같은 것들이 굴러 다니는 것이 보였다.

나타난 황금공은 자신의 소매자락을 뒤적뒤적 거리더니 거기서 작은 알갱이와 같은 것들을 자신의 입안에 털어 넣었다.


와삭와삭!


한손에 과자 부스러기가 잔뜩 묻힌 채로 상대가 기영에게 포권을 하였다.


"소생은 강소성 남경 서문세가의 세설신어(說說信語) 서문총이라 하오."


충격적인 등장과 다르게 굉장히 예의가 바르고, 절도가 있는 행동들이었다.

특히 두 팔이 닿을까 싶었는데, 무리가 없이 포권의 자세를 절도 있게 취하는 서문총을 보며 기영은 속으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와! 엄청 유연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기영도 마주서서 포권을 하였다.


"사천당가의 독성(毒星) 당기영이오."


서문총은 당기영의 이름을 듣고, 고개를 갸웃 거렸다.


"당기영? 그 문제아 3인방 중 한 명이신 당기영 공자란 말이오?!"


그는 당기영을 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기영은 상대가 자신을 알아보는 것에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더구나 상대가 자신을 지칭할 때, 수식언으로 '문제아 3인방'이라는 표현을 할 때는, 정말 부끄러워서 어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였다.


"하하하. '문제아 3인방'은 모르겠고, 사천당가의 당기영을 찾는 것이라면. 내가 그 사람이 맞소."

"오오오오오!!! 풍문으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기영은 상대가 들었다는 풍문이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예. 뭐. 이제 통성명도 끝났는데,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보심이 어떻습니까."

"하하하하핫! 당 공자께서 많이 조급하신 모양입니다. 공자께서 그리하시다면 당연히 동생인 제가 뒤따라야겠지요."


기영은 자신의 말에 동의를 하는 서문총에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어딘지 문맥상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동생?"

"예. 형님."

"서문 동생이라고?"

"예. 형님. 아, 제가 이렇게 생기기는 했지만 아직 약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기영은 상대에게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약관(弱冠, 20살)에도 이르지 못했다니, 저 겉모습으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서문 동생, 무재가 아주 뛰어나군. 아직 약관도 되지 않았는데, 초절정 고수라니."

"홀홀홀. 형님에 비하면 저는 달빛 앞에 반딧불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영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흑오공과 심신을 연결하였다.

그러자 흑오공은 자신의 그림자에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흑철봉을 뽑아들었다.


붕붕붕붕! 탁!


요란하게 회전을 하다가 서문총을 향해서 흑철봉을 내밀었다.

서문총은 그런 기영을 보며, 자신도 기수식을 취했다.


"그러면 한 수 배우겠습니다. 형님!"






***






세설신어(說說信語) 서문총.

강소성의 성도 남경(南京)에 자리한 명문세가 서문세가의 적자로, 서문세가는 본래 남경에 자리한 대해상방(大海廂幇)의 거상이었다.

그들은 주로 해상 무역 거래를 통해서 부를 축적하였는데, 아무래도 해상을 통해서 짐을 옮기다보니 필연적으로 해적들과 자주 부딪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초창기에는 실력이 뛰어난 낭인들을 큰 돈을 들여서 고용하였으나, 아무래도 실력이 뛰어날수록 낭인들은 해상을 나가기 보다는 육지에서 자신의 실력을 알아봐주는 이들의 식객으로 들어갈려는 경향이 강했다.

바다에서는 제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배를 잃으면 망망대해서에 홀로 생존해야 했는데, 도박수가 너무나 큰 것이 문제였다.

이에 서문세가는 자체적으로 무력을 키웠고, 긴 시간이 흘러서 서문세가는 많은 자금을 바탕으로, 뛰어난 명사들과 우수한 비급들을 통해서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무공을 개발하고, 무림세가로 성장하였다.

그중에서 서문세가의 직계들은 상고시대에서 전해지는 하나의 독경(讀經, 말하는 방식을 전수하는 경전)을 습득하여서 그것을 자신들의 독문 무공으로 삼았다.

이렇게 독경에서 파생이 된 서문세가의 무공은 특이하게 말하는 것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다소 무공과 술법의 경계에 선 특별한 힘이었다.


"불 대문자 화(火)!"


서문총이 허공에 검지로 불 화(火)를 그리며 그것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자 허공에 거대한 불꽃으로 이루어진 불 화(火)가 나타나 기영에게 쏘아졌다.

기영은 그것을 보고 눈에 띄게 당황했다.

본인이 초딩 때 읽었던 모 만화책이 연상 되었기 때문이었다.


'마○천자문?!'


당황하는 기영의 얼굴로 불꽃이 덮쳤고, 순간 기영은 평소 전투 중에 상시 방치 플레이를 즐겨 삼았던 백오공과 뜻밖의 심신을 연결했다.

재빨리 수인을 맺음과 동시에 기영 역시 양손을 전방으로 뻗었다.


"비 대문자 우천(雨天)!"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재개 24.07.22 68 0 -
공지 완주!!! 24.07.13 96 0 -
공지 주 5회 연재(월, 화, 수, 목, 금) 24.05.08 138 0 -
108 막간 상(上) : 천마비(天魔碑) (04) 24.09.20 11 1 12쪽
107 막간 상(上) : 천마비(天魔碑) (03) 24.09.19 16 1 12쪽
106 막간 상(上) : 천마비(天魔碑) (02) 24.09.18 18 1 12쪽
105 막간 상(上) : 천마비(天魔碑) (01) 24.09.17 19 1 12쪽
104 제6화 등천대(登天臺) (18) 24.09.16 24 1 12쪽
103 제6화 등천대(登天臺) (17) 24.09.13 24 1 12쪽
102 제6화 등천대(登天臺) (16) 24.09.12 21 1 12쪽
101 제6화 등천대(登天臺) (15) 24.09.11 24 1 12쪽
100 제6화 등천대(登天臺) (14) 24.09.10 28 1 13쪽
99 제6화 등천대(登天臺) (13) 24.09.09 25 1 12쪽
98 제6화 등천대(登天臺) (12) 24.09.06 35 1 13쪽
97 제6화 등천대(登天臺) (11) 24.09.05 34 1 13쪽
96 제6화 등천대(登天臺) (10) 24.09.04 32 1 13쪽
95 제6화 등천대(登天臺) (09) 24.09.03 34 1 12쪽
94 제6화 등천대(登天臺) (08) 24.09.02 34 1 12쪽
93 제6화 등천대(登天臺) (07) 24.08.30 42 1 13쪽
92 제6화 등천대(登天臺) (06) 24.08.29 41 1 12쪽
91 제6화 등천대(登天臺) (05) 24.08.28 43 1 13쪽
90 제6화 등천대(登天臺) (04) 24.08.27 49 2 12쪽
89 제6화 등천대(登天臺) (03) 24.08.26 50 2 12쪽
» 제6화 등천대(登天臺) (02) 24.08.23 58 2 12쪽
87 제6화 등천대(登天臺) (01) 24.08.22 53 2 13쪽
86 제5화 환마관(幻魔館) (28) 24.08.21 51 2 12쪽
85 제5화 환마관(幻魔館) (27) 24.08.20 48 2 13쪽
84 제5화 환마관(幻魔館) (26) 24.08.19 51 2 13쪽
83 제5화 환마관(幻魔館) (25) 24.08.16 50 2 13쪽
82 제5화 환마관(幻魔館) (24) 24.08.15 54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