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광명로 님의 서재입니다.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873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5.24 10:45
조회
180
추천
4
글자
12쪽

제3화 천화산(天花山) (04)

DUMMY

제3화 천화산(天花山) (04)






"마인들에 대해서 실험을 했다고 했는데, 그래서 심균은 무슨 성과라도 있었나?"


가만히 듣고 있던 당충이 심균이 행하였던 실험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장군보는 그런 심균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아쉽게도 현재 저희로써는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잘 모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무명 제사서>를 통해서 마인(魔人)들을 양산하고 있고, 비록 마인들을 바깥에 내놓지는 않았지만 그들을 만들기 위해서 공물의식을 진행했던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면 간단한 일이겠군. 놈을 잡아서 처단한다."


노윤이 꽤 의욕을 불태우며 말했다.


"아미타불. 이 모든 일에 부처님의 뜻이 있겠지요. 다들 무림의 정의를 위해서 한 손 보태어 주십시오."


정각이 노윤과 당충들에게 목례를 하였다.


"물론입니다. 대사. 저희들은 당연히 무림과 중원천하의 평화를 위해서 나설 것입니다."


당충이 함께할 것을 약속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은 천화산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의논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넘어갔다.


"현재 천화산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진법이 있어서. 인근에 모인 강호 동도들은 물론이고, 저희들도 천화산 내부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군보 군사가 자신의 품에서 한 장의 거대한 지도를 꺼내었다.

그들이 있는 마을은 물론이고, 천화산(天花山)과 인근에 있는 산세의 지형들이 모두 나와있었다.


"진법의 이름은 귀무미종진(鬼霧迷踪陣)을 기반으로 팔괘의 방향을 역행으로 흐르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속에 각종 괴이와 귀신들을 포진하여서 외부와 내부를 완전히 차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괴이(怪異)와 귀신(鬼神)?"

"예. 힘으로 진법을 부수려고 한다면 부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여타의 잡것들이 끼어들겠지요. 그래서 저희는 깔끔하게 내부로 진입하는 진입로로 소림사, 무림맹, 사천당가, 사패련으로 갈라져서 진입시킬 생각입니다."


당충은 좋은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자연스럽게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강호인들을 작전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귀찮은 일을 피하기 좋지만 차후에 상당한 반발을 불러들일텐데. 그들이 설령 실력이 나약하다고 하여도 여론은 무시 못할 문제이지."

"압니다. 그래서 저희 인원들 중 일부는 군웅들을 이끌어서 귀무미종진의 괴이와 귀신들을 따돌리는 역할을 맡길까 합니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 역시 무림의 정의에 한 팔을 거들었다는 명분이지. 정말로 목숨까지 걸면서 마인들과 싸울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소 이곳에 모인 무림인들 중 다수를 무시하는 발언이기는 했지만 어차피 객잔 안에 있는 이들 모두가 대문파, 대세력의 정예들이어서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군웅들을 이끌고 귀신과 괴이들을 시선 몰이를 할 역할의 사람들을 먼저 뽑아주십시오. 그 이후에 천화산 내부에 진입할 사람들을 뽑지요."




***




당기영이 익힌 사천당가의 절세신공 만류귀원신공(萬流歸元神功)은 독(毒)도 하나의 기운으로 정의를 내리고, 흡수를 할 수 있는 무공이었다.

그런 까닭에 사천당가의 고수들은 절대극독으로 분류가 되는 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독을 중화하거나, 해소시킬 수 있었다.


"후우. 죽다 살았네."


침상 위에서 가부좌를 튼 상태로 만류귀원신공을 끝마친 기영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지금 자신의 처지가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조적으로 본인의 상태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하고 있던 차.


똑똑똑!


방문자가 나타났다.

기감(氣感)을 밝혔는데, 기영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니!'


마치 문 밖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적어도 기영의 시종인 왕삼이 방문자가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십니까?"


기영은 속으로 긴장을 하면서도 머리로는 전혀 긴장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곳에는 기영의 혈족들인 사천당가의 일행들도 있고, 무림맹도 있었으니까.


"나네."


기영은 방문 밖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노 대협?"

"그래. 나네. 안으로 들어가도 되겠나."


기영은 속으로 은은히 놀랐다.

상대가 당연히 자신보다 강하리라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내 기감으로는 노 대협의 기척조차 느낄 수 없군.'


상대가 어둠 속에서 기습을 가한다면 기영은 반항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목이 떨어질 것이었다.


"당연히 들어오셔도 됩니다."


말과 함께 기영은 침상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방금까지 귀신과 대화를 하는 기분이었는데, 문을 열고 상대를 관측하자 그제야 현실성이 없던 존재감이 뚜렷해지며 노윤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었다.


'무섭군.'


마치 한 편의 꿈처럼 느껴지던 순간이 잠깐 스쳐갔는데, 그것이 기영의 뇌리에 강렬하게 새겨졌다.

무공의 격차 그리고 생명의 위협으로 말이다.


"앉으시지요. 못난 솜씨이기는 하지만 차 한 잔 준비하겠습니다."

"······."


노윤이 방안에 있는 의자에 앉았고, 기영은 눈대중으로 배운 차 만드는 방법을 따라해서 노윤에게 대접을 하였다.


"노 대협이 무슨 일이십니까?"

"무슨 일이기는, 나를 중독시킬 정도로 뛰어난 독의 대가인 자네가 중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서 달려온 것이지."


기영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전에 그 일은 자신의 특전으로 펼친 기행일 뿐. 진정한 자신의 실력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뭐, 결국 상관있냐만은.'


기영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지요. 저도 설마 그런 일을 당할 줄 몰랐습니다."

"그런가. 그래도 다행이군. 지금 자네의 모습을 보니, 과연 사천당가의 사람이야. 금방 기운을 되찾은 모습을 보니. 그래도 보기 좋군."


기영은 순간 기분이 묘해졌다.

기영은 어쨌든 지금 사천당가의 직계 혈손 '당기영'이었다.

자신이 이런 상태가 되었을 때, 많은 가족들이 기영을 걱정했지만 기영은 그것이 오롯이 자신을 위한 것인지, '당기영'이기 때문이지 잘 이해하기 어려웠다.

왕삼이 그렇게 잘해주는 것은 사실 그가 '당기영'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와중에 노윤이 '당기영'이 아닌 자신을 걱정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기분이 묘했다.


"고맙기는 한데, 왜 저를 그렇게 아껴주시는지 이해하기 어렵군요."


노윤은 그런 대답을 들을 줄 몰랐다는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확실히 우리들은 몇 번 만나보지는 않았지. 더구나 자네가 나를 중독시키고, 이후 내가 자네에게 별호를 준 것 정도가 우리가 만나서 대화를 나눈 전부겠지."


그러니까 말이다.


"나도 지금 생각해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굳이 이유를 꼽자면 자네에게서 이상할 정도의 동질감이 느껴지네."

"동질감 말입니까."

"그렇다네. 이런 말을 하면 주책이겠지만 자네에게 상당히 깊은 심연을 느낀다네."

'예. 상당히 주책이시네요. 그 나이에 그런 오글거리는 단어를 입 밖으로 직접 내뱉으시다니.'


순간 기영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깊은 어둠과 회한에 동질감이 느껴진다네. 자네가 믿겨지질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런가요."


기영은 겉으로 수긍을 하는 척을 하며, 자신의 앞에 놓인 따끈따끈한 차를 마셨다.


호로록!


누군가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어둠에 동질감을 느낀다면 기영은 반사적으로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자신의 옛 기억들 속에 심연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기영의 생각이었다.


"참 자네는 이곳에 있어서 객잔에서 있었던 일들은 모르겠군. 그렇지 않나?"


기영은 노윤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자신은 화린에게 공격을 받은 직후 곧바로 이곳으로 이송이 되었기에, 객잔 내부에서 무림맹의 사람들 사이에서 무슨 말들이 오갔는지 알 수 없었다.


"예."

"좋네. 그러면 내가 알려주도록 하지."


기영은 노윤의 친절에 고개를 끄덕였다.

곧 노윤이 객잔에서 있었던 일들을 자신의 사족을 덧붙여서 설명했다.

노윤의 설명을 다 들은 기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 대협의 설명은 그 장군보 군사가 다른 속셈이 있다는 것으로 들리는 군요."

"흥! 당연하지. 내가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고 앙칼진 계집애의 얄팍한 생각을 읽지 못하겠나."

"으음!!"


기영은 노윤의 말이 어쩐지 자신에게도 향하는 느낌이었다.


「애송이, 내가 네 생각을 모를 줄 알아? 알지만 넘어가주지.」


상당히 폐부를 찌르는 공격에 기영이 침음을 삼켰다.


"그러면 노 대협께서는 군사의 계획이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보나마나 '정릉(鄭陵)의 변' 때와 같겠지. 모든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고, 자신만이 정답이고, 최고라는 사실을 천하에 다시 한 번 증명해내고 싶겠지."


과거 '정릉(鄭陵)의 변'에서 소제갈(小諸葛) 장군보 군사는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한 시살천군 공중학의 계략을 꿰뚫어 보고, 자신과 소검후(小劍后) 이설영, 천절검사(天絶劒士) 정선룡을 비롯한 소수의 인원들로 숨어서 공물의식을 주관하던 공중학을 척살한 것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 때와 지금이 같다면, 우린 모두 그녀가 그리고 있는 놀이판 속 장난감 병정들과 같은 신세겠군.'


누군가의 의도대로 놀아난다는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군요. 노 대협이라도 할지라도."

"아무래도 그렇지. 상대는 무림맹의 군사이자, 소림사의 기명 제자이지. 더구나 천방의 생사고수인 구파일방 소림사 천수여래장(千手如來掌) 정각 대사가 직접 오지 않았나. 명분과 힘을 모두 지녔는데, 외부인에 불과한 우리 사패련이나, 자네 가문인 사천당가가 뭘 할 수 있겠나."


기영은 무림맹의 군사인 소제갈(小諸葛) 장군보를 직접 만나보지 못했지만 그녀가 꽤 무서운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를 잘 활용해서, 스스로를 드높이는 것에 성공하지 않는가.


'엮이기 싫은 부류의 여자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기영은 자신이 플래그를 세운 느낌을 받았다.




***




"공자님. 준비가 끝났답니다."


기영은 왕삼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섰다.

왕삼의 안내대로 객잔을 벗어나 한적한 공터에 이르렀는데, 그곳에는 대략 100명씩 강호인들이 무리를 이끌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영은 그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는데. 왜냐면 눈앞의 100명이 바로 기영이 이번 <천화산 작전>에서 자신이 이끌 강호인들이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에 반장은 물론이고, 사회에 나와서도 어느 무리의 대표 역할을 해본 적도 없는 내게. 졸지에 100명이나 되는 인간들을 이끌라니.'


부담감이 장난이 아니었지만 또 그걸 대놓고 거절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게 날 배려해준 것이라는 이유겠지.'


사천당가의 일행은 크게 천화산을 둘러싼 귀무미종진(鬼霧迷踪陣) 속에 숨어 있는 잡스러운 괴이들과 귀신들의 관심을 끄는 유인책과 귀무미종진 내부로 들어가서 적들을 말살하는 말살조로 나뉘어서 행동했는데, 후자의 경우 진법 내부에 어떤 인외마경(人畏魔境)이 펼쳐져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위험도로 따지면 말살조가 훨씬 위험하기는 해.'


물론 명성을 따진다면 말살조에 참여해서, 마인 혹은 내부에 있을 또 다른 괴물들을 죽이는 것이 명예를 드높이기에 좋을 수 있겠지만.


'난 위험한 것은 딱 질색이야!'


애당초 기영이 간절하게 갈구한 소원은 판타지 장르에 먼치킨 아카데미 하렘물이었지, 이딴 꿈도 희망도 없는 크툴루 세계관 기반의 퓨전 무협은 그가 갈망하던 빙의 목록에도 없던. 듣보잡 세계였다.

그런 이유로·········.


"꺄악! 왜 네가 여기 있어!!!"


기영은 갑자기 들린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얼굴이 와락 찌푸려졌다.

·········지금으로써는 가장 만나기 싫은 인물과의 대면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 제4화 등용단(登龍團) (06) 24.07.03 90 2 13쪽
50 제4화 등용단(登龍團) (05) 24.07.02 102 2 13쪽
49 제4화 등용단(登龍團) (04) 24.07.01 102 3 12쪽
48 제4화 등용단(登龍團) (03) 24.06.28 111 3 13쪽
47 제4화 등용단(登龍團) (02) 24.06.27 106 3 13쪽
46 제4화 등용단(登龍團) (01) 24.06.26 113 2 13쪽
45 제3화 천화산(天花山) (26) 24.06.25 123 3 13쪽
44 제3화 천화산(天花山) (25) 24.06.24 103 3 12쪽
43 제3화 천화산(天花山) (24) 24.06.21 112 3 12쪽
42 제3화 천화산(天花山) (23) 24.06.20 110 3 12쪽
41 제3화 천화산(天花山) (22) 24.06.19 117 3 12쪽
40 제3화 천화산(天花山) (21) 24.06.18 109 3 12쪽
39 제3화 천화산(天花山) (20) 24.06.17 114 3 12쪽
38 제3화 천화산(天花山) (19) 24.06.14 120 3 12쪽
37 제3화 천화산(天花山) (18) 24.06.13 124 3 12쪽
36 제3화 천화산(天花山) (17) +1 24.06.12 136 3 13쪽
35 제3화 천화산(天花山) (16) +1 24.06.11 135 3 13쪽
34 제3화 천화산(天花山) (15) 24.06.10 142 3 13쪽
33 제3화 천화산(天花山) (14) 24.06.07 146 3 13쪽
32 제3화 천화산(天花山) (13) 24.06.06 145 3 13쪽
31 제3화 천화산(天花山) (12) 24.06.05 154 3 13쪽
30 제3화 천화산(天花山) (11) 24.06.04 148 3 12쪽
29 제3화 천화산(天花山) (10) 24.06.03 152 4 13쪽
28 제3화 천화산(天花山) (09) 24.05.31 164 4 13쪽
27 제3화 천화산(天花山) (08) 24.05.30 149 4 13쪽
26 제3화 천화산(天花山) (07) 24.05.29 168 4 13쪽
25 제3화 천화산(天花山) (06) 24.05.28 166 4 12쪽
24 제3화 천화산(天花山) (05) 24.05.27 171 4 12쪽
» 제3화 천화산(天花山) (04) 24.05.24 181 4 12쪽
22 제3화 천화산(天花山) (03) 24.05.23 204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