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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 님의 서재입니다.

마 왕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완결

rlaalstn719173
작품등록일 :
2021.03.24 09:17
최근연재일 :
2021.03.28 06: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98
추천수 :
1
글자수 :
28,792

작성
21.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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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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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마왕 5편 (마지막 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DUMMY

불행은 연이어 왔다.

결혼한지 1년 뒤 이번에는 어머니가 쓰러지셨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몸을 가누지 못 하셨다.


그런 어머니를 아내는 10년이 넘도록 수발을 들으며 단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한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일이었다.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사내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이 나를 짓누르는 듯 했다.

내 눈에 비친 그는 고귀하며 전지전능 했다.


순간 시공간이 "적적" 소리를 내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온몸을 움츠리며 두 눈을 감았다.

그때 사내의 장중한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 이것은 그대의 삶이니...

결과 또한 그대가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나는 눈을 뜨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 여긴!...."


이곳은 아내와 처음으로 마주친 거리였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내를 찾았다.

나는 아내의 동선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 장을 보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아내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던 아내가 나를 보았다.

아내는 깜짝 놀란 듯 커다란 눈이 사슴처럼 빛나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던 아내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늘 상냥하기만 하던 아내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런 아내의 모습까지도 내 눈엔 사랑스럽기만 했다.


문득 집에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 혹시...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내 말을 들은 아내의 눈엔 원망이 가득 묻어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아내를 보며 간절하게 말했다.


"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내는 그러고 싶지 않은 게 분명했다.

오른쪽에 들고 있던 장바구니를 앞쪽으로 옮겨 잡으며 내게 말했다.


" 죄송해요.

집에 가야 돼요."


나는 그런 아내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애원하다시피 매달렸다.

그러자 아내도 어쩔 수 없었는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내를 데리고 우리가 자주 갔던 설렁탕 집으로 갔다.

나는 아주머니를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 아주머니...

여기 설렁탕 두 그릇이요."


내 말에 아내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 아니요.

전 괜찮아요."


그런 아내를 보며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 한번 드셔보세요.

엄청 맛있습니다."


식탁에 설렁탕 두 그릇이 놓였다.

나는 설렁탕 한 숟가락을 떠 입에 넣었다.

하지만 아내는 고개를 떨군 채 설렁탕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아내에게 말했다.


" 사실 내일 전화 드리려고 했습니다."


내 말을 들은 아내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 저한테요?"


" 네.. 전 회사를 처음 인수하면 무조건 구조 조정을 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헌데 제가 큰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제가 일일이 전화를 드려 사죄를 하고 다시 회사에 출근 해달라고 부탁드릴 생각이었습니다."


내 말을 들은 아내의 눈동자가 밤하늘의 별빛만큼이나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아내를 보며 말했다.


" 염치없는 말이지만...

제 옹졸함을 용서하시고 내일부터 다시 출근 해 주실 수 없으시겠습니까?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내 말을 듣고 아내의 표정이 환해지는 걸 보고 있자니 내 마음속에 황금이 녹아드는 듯 흐뭇하기만 했다.

나는 그런 아내를 보며 말했다.


" 제가 내일 출근하는 대로 연락은 하겠지만...

혹시 다른 분들하고 연락이 되시면 내일 같이 출근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 말을 들은 아내가 반색하며 말했다.


" 저한테 연락처가 있으니까...

제가 연락을 해 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그때 잠시 망설이다던 아내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 그런데...

청소 하시던 아주머니들은?...."


나는 웃으며 말했다.


" 물론 아주머니들도 돌아 오셔야죠."


내 말을 들은 아내의 얼굴에 봄꽃 같은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이런 아내의 미소를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에도 봄꽃 같은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내가 직접 회사를 운영한지도 한 달이 지나고 있었다.

소영이를 만났을 때는 나에게 단 삼일이라는 시간 만이 주어졌는데...

이번엔 어쩐 일인지 그 끝을 짐작할 수 없었다.


모든 직원들이 놀랄 정도로 난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방향을 알고 있었고 내겐 상대를 설득 할 지혜와 연륜이 있었다.


나는 1분 1초도 헛되이 보낼 수가 없었다.

내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시간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회사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어떤 희열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성취감임을 알고 있었다.


야심으로 똘똘 뭉친 젊은날의 내 모습이 지금은 조금 이해가 됐다.

하지만 내겐 그런 것조차 놓아버릴 수 있게 만드는 연륜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아내는 내게 마음을 주려 하지 않았다.

언제나 아내는 나와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더 이상의 걸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내는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단 말인가...


그러다 문득 우리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동네에서 우연한 만남들이 우리 사랑의 시작 이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아내와의 만남은 직장 내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일을 하다 짬이나거나 생각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호감을 보였던 것이다.


" 이런 멍청한..."


나는 내 머리를 쥐어 뜯으며 나의 어리석음을 마음껏 욕하고 있었다.

본질을 망각하고 엉뚱한 것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니....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 아직 아내의 마음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끝낼 순 없습니다."


그런 나를 보며 사내가 말했다.


" 그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운명의 역할...

바위에도 결이 있듯이 그대의 생각과 행동은 젊은 날의 그대의 몸속에 결이 되어 남게 되리라...

그대는 뜻을 이루었으니...

더 이상 그대의 역할은 없다."


사내는 손가락으로 내 등 뒤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 눈가가 촉촉히 젖어 들고 있었다.


하늘에선 오색 불꽃들이 터지고 드라마에서나 봤을 법한 멋진 이벤트와 진심을 담은 젊은 내가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결국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웨딩마치가 올리자 하얀 드레스를 입은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결국 나는 아내와 결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중년이 된 우리는 여전히 행복해 보였으며 또한 부유했다.

그리고 마지막 모습까지....


바로 그 때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대는 새로운 삶으로 완벽하게 다시 태어났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온 것 같군...

자 내 손을 잡게...

그러면 지난 삶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까지 그대가 본 새로운 삶이...

그대 앞에 펼쳐질 것이니...

자 내손을 잡으라..."


나는 손을 들어 사내의 손을 잡으려 했다.

바로 그때 아까 스치듯 보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사내에게 말했다.


"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내 말을 들은 사내는 단호하게 말했다


" 아이들은 평안하니...

어서 내 손을 잡으라...."


사내의 단호함에 나는 어떤 이상함을 느꼈다.

우리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마치 본능처럼 고개를 등 뒤로 돌렸다.


그곳엔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 마음이 이리도 흐뭇 할 수가 없었다.

아내는 잠든 아기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 우리 왕자님도 크면 아빠처럼 훌륭한 사람이 돼야죠?...."


아내의 말을 들은 내 얼굴이 점점 창백하게 변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금세 걸음마를 시작했고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자식들은 하나같이 훌륭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 얼굴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나는 사내를 돌아 보며 말했다.


" 우리 큰애는...

아들이 아니라 딸입니다.

그리고 저 아이들은...

내 아이들이 아니요."


내 말을 들은 사내가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 저들 또한 그대의 아이들이다.

태어난다는 것은 그대의 운명 속에 찰나 보다 짧은 인연으로 맺어진다는 것...

결코 반복될 수 없는 인연...

이제 그것은 그대의 삶이 아니니 잊으라...

그리고 그대가 보고 느꼈던 새로운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이상 후회가 남지 않도록...."


사내는 또 다시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 그대가 잃는 것보다 새로이 얻는 것이 더 크고 고귀함을 잊지 말라...

그리고 과거의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그대의 기억 속에서 조차 모두 사라질 것이니...

그러니 내 손을 잡으라...

그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


나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당신이 말한 불필요한 존재들이라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말한 것이었군?

하지만 아이들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내 아이들을 건드리는 순간...

나의 마음은 이미 정해졌다.


아마 저 사내는 결혼도 하지 못한 싱글남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도 애딸린 아비의 마음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사내를 똑바로 쳐다 보며 말했다.


" 이제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알게 되었소.

나는 결코 인생의 패배자도 그렇다고 내 삶을 헛되이 보내지도 않았소.

그저 보통 사람들처럼 약간의 미련이 남았던 건데...

그걸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거였소."


내 말을 들은 사내의 표정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 후회하지 않겠나?

그대의 삶은 누구보다 평안하며 화려하지...

완벽에 가깝다는 말이네...."


나는 더욱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된 것 같군요.

자.. 내 인생의 3번째 선택은...

모든 것을 처음 그대로 두는 것이요."


내 말을 들은 사내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고 있었다.

잠시 침묵하던 사내가 자신의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봤던 모습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그 모습은 내 주위를 거꾸로 맴돌기 시작했다.

마치 영사기롤 거꾸로 돌리는 듯 내가 보고 듣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술에 취한 사람처럼 몸을 가누지 못한 채 휘청이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두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눈을 떴을 때....












" 여기는!..."


오늘따라 병실이 왜 이리 편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늘 답답하기만 했는데...

나는 눈을 뜰 때마다 내가 송장이 되어 관 속에 누워 있는 기분이 들곤 했다.

그런 이곳이 이렇게 편하게 느껴지다니....


나는 고개를 돌리다 창 밖을 보고 있는 늙은 노파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깊게 파인 주름만큼이나 깊은 시름이 느껴졌다.

나는 사내를 돌아보며 말했다.


" 저분이...

나보다 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군요."


내 말을 들은 사내의 시선이 늙은 노파를 향했다.


" 저 여인이...

누군지 모르겠나?"


사내의 말을 들은 나는 다시 노파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사내는 여전히 늙은 노파를 보고 있었다.


" 저 여인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 했지..

그리고 그녀만큼이나 잘 생기고 잘 난 남자와 결혼을 했다네...

하지만 남자는 바람둥이였고...

결국 결혼은 파국을 맞이 했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남자를 만나게 되지..

그 남자는 평범했지만 사랑만은 지고지순 했다네...

그녀는 사랑을 주기 보다는 받는 쪽을 택했다네...

그만큼 첫 번째 사랑의 아픔이 컸다는 말이 아니었겠나?

하지만 불행하게도 두 번째 사랑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네...

그녀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집착은 결국 의처증으로 발전했고 첫 번째 사랑보다 더 안 좋은 결말로 끝을 맺고 알았다네...

그 후로 그녀는 세상과 등 진채 아주 외롭고 쓸쓸한 세월을 살았다네...."


나는 사내의 말을 들으며 알 수 없는 불길함에 빠져 들고 있었다.

사내는 그런 나를 무심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자.. 똑똑히 보게...

자네의 첫사랑이자 뭇 사내들의 비너스였던 그녀의 모습을...."


나는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그녀의 모든 불행이 나로 인한 것 같은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침대에 적혀 있는 이름이 달랐다.

바로 그 때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내 마음을 읽고 있기라도 하듯이....


" 그녀는 자신의 이름 조차 지워 버렸다네...

아마도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


나는 사내에게 매달리며 말했다.


" 제발 그녀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제발...."


내 말을 들은 사내는 늙은 소영이를 보며 말했다.


"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누군가는 세 번의 기회를 얻더라도 그 인생이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고...

그녀의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건 그녀의 선택이 아니라...

바로 자네의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나 보군!.

그리고 저기를 보게.."


사내가 가리킨 곳엔 심지만 겨우 남아 꺼질 듯 말 듯 켜져 있는 촛불 하나가 보였다.

난 그 촛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무작정 소영이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영이를 불렀다.


" 소.. 소영아...."


소영이라는 말에 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나를 바라보던 늙은 소영이의 횡한 눈이 놀란 사슴처럼 점점 커지고 있었다.


" 거.. 건우!....."


나는 건우라는 말을 듣는 순간 소영이를 꼭 끌어 안았다.

벅차오는 감정과 밀려오는 죄책감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 미안해.. 미안해 소영아...

정말 미안해...."


내 말을 들은 소영이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 참 이상하지...

널 만나려고 그랬나 봐...

나 너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어...

너와 같이 일을 보며 종로를 돌아다니는 꿈이었어...

함께 밥도 먹고 또 술도 마셨어...

꼭 어제 일처럼 너무나 선명해...

정말 행복한 꿈이었어...

그런데 이렇게 널 만나다니...

나 정말 행복해...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나는 소영이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 그럼 그래도 되고 말고...

소영이 넌 나의 첫사랑이자 우리 학교 모든 남학생들의 비너스 였으니까...."


내 말을들은 소영이의 얼굴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 나.. 너무 행복해서 그런가?

갑자기 너무 졸리다.

나 자고 일어나도 건우 너 내 곁에 있어 줄 거지?"


나는 앙상한 그녀의 손을 두 손으로 꼭 감싸쥐며 말했다.


" 걱정하지 마...

꼭 네 곁에 있을 게...

그리고 바보야...

내 침대가 바로 네 앞인데...

가긴 어딜가...."


내 말을 들은 소영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렇게 소영이는 그 모습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 들고 말았다.

나는 잡고 있던 소영이 손에 얼굴을 묻은 채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미안해.. 미안해...."


사내는 고개숙인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 그녀의 마지막은 편안 하였다.

그녀는 그녀의 행복한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니 그리 슬퍼하지 말라...."












그렇게 한 달이 흘렀다.

그녀가 떠난 침대는 여전히 빈 침대로 남아있었다.

오늘은 큰 딸 내외가 손주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온 거냐는 내 말에...


" 아빠는 딸이 아빠 보고 싶어서 오는데 뭐 날짜 정하고 오나?

아무 때나 보고 싶으면 오는 거지..."


나는 핀잔을 줬지만...

딸아이의 그 말이 고마웠다.


" 참 아빠...

막내가 출장 끝내고 내일 귀국 한대요.

공항에서 바로 이리 온다고 하니까..

내일은 막내하고 지내면 되겠네."


" 피곤할 텐데 집에 가서 쉬라고 해라...

여기야 아무 때나 오면 되지...

꼭 그렇게 전해...

알았지?"


" 아빠는 막내가 내 말 듣는 애유?

한다고 하면 꼭 하는 애잖아...

꼭 아빠 라니까...."


갑자기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병실 문이 열리며 간호사가 안으로 뛰어 들어 오고 있었다.


" 민수 어머니...

됐어요.

됐어요."


" 뭐가요?"


" 어린이재단에서 민수가 완치 될 때까지 병원비 전액을 지원해 주기로 했어요."


" 정말요?"


민수 엄마는 기쁨의 눈물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큰 딸도 함께 기뻐하며 말이다.


" 정말 잘 되셨어요.

축하드려요."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모든게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이대로 잠이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휴식을 하루만 더 참기로 했다.

왜냐하면...

미련과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 끝 ]




다음편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작가의말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다음 편에서 찾아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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