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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 님의 서재입니다.

마 왕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완결

rlaalstn719173
작품등록일 :
2021.03.24 09:17
최근연재일 :
2021.03.28 06: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99
추천수 :
1
글자수 :
28,792

작성
21.03.25 06:00
조회
34
추천
0
글자
10쪽

마왕 2편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DUMMY

이후...

내가 특허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일주일이 걸렸다.

그리고 그 일을 처리하는 내내 소영이는 내 곁을 지켰다.

나는 그럴 필요 없다고 말 했지만 소영이는 그러고 싶다며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


나는 일을 처리하며 그 과정을 소영이가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해 주는 걸 잊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소영이는 놀라면서도 진심으로 기뻐했다.


나는 일을 처리하며 소영이와 함께 밥을 먹을 기회가 생겼다.

그럴 때면 나는 내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싸고 맛있는 집으로 소영이를 데리고 갔다.

그럴 때마다 소영이는 놀라곤 했다.


" 건우 넌 이렇게 싸고 맛있는 집을 어쩜 이리도 많이 알고 있는 거야?

더구나 하나같이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골목 안쪽에 숨겨져 있잖아...

난 혼자서 이곳을 찾아오라고 하면 절대 찾아 오지 못할 것 같아...."


나는 30 평생을 이곳 종로 근처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그때의 관록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었다.

당시 샐러리맨의 지갑 사정이야 뻔 했다.

그러다 보니 늘 싸고 맛있는 집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살아온 내 인생에 관록이 붙게 된 것이리라....


일을 모두 마친 나는 소영이 한테 고생했다며 인사를 전했다.

그런 나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영이가 웃으며 말했다.


" 우리 술 한잔 할까?"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손목 시계를 보며 말했다.


" 9시가 다 돼 가는데 집에서 걱정 할 거야...

오늘은 그냥 들어가고 다음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내 말을 들은 소영이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 뭐 그러냐?...

다른 애들 같으면 어떻게 하든 날 잡으려고 했을 텐데...

그러지 말고 1시간만 먹고 가자...

이번에도 거절하면 나 삐진다."

소영이는 말을 하며 입술을 삐쭉 거리고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그럼 딱 1시간이다."










우리가 들어간 술집은 4평 남짓한 작은 주점이었다.

이번에도 골목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술집이었다.

이곳은 나 역시 마흔이 넘어 찾아낸 주점이었다.


소영이를 데리고 오면서도 나는 이곳이 있으리라 확신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내 기억속 주점이 있다니...

하지만 내 기억 속 낡고 빛바랜 주점 대신 깨끗하고 단정한 주점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주점 안으로 들어선 나는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언제나 나를 반갑게 맞아 주시던 늙고 입담이 거친 할머니 대신에 수줍음 마저 묻어나는 중년 여인이 우리를 맞아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중년 여인의 얼굴에서 나는 할머니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 어서 오세요."


손님을 맞는 여인의 행동은 모든게 어색했다.

그때 소영이가 조용히 내게 말했다.


" 가게 문을 연지 며칠 안 됐나 봐...

가게에 손님이 한 명도 없네...

이런 덴 보통 맛이 없던데...

우리 그냥 다른데 갈까?"


내 기억 속 이곳은 할머니의 걸죽한 입담만큼이나 매운 닭발이 유명한 집이었다.

특히 겨울철 두 손을 호호 불며 들어올 때면 할머니는 뜨끈한 막걸리 한 사발을 서비스로 주시곤 했다.

그때의 기억이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있었다.


" 이놈아 안 얼어 죽는다.

우선 이거나 한 사발 처먹고 몸이나 녹여...."


어느날부턴가 가게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마지막으로 할머니 소식을 들은 건 신문에 난 할머니 기사였다.


평생 모은 100억대 재산을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과 함께 기부했다는 내용이었다.

훗날 할머니의 기부 금이 종자돈이 되어 어린이재단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어린이재단에 기부 하게 되었다.

결국 할머니의 종자돈으로 시작 된 어린이재단은 우리나라 최고의 재단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나는 소영이를 보며 말했다.


" 한번 먹으면 소영이 너도 반하게 될 거야."


나는 주인 아주머니를 돌아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 여기 막걸리하고 매운닭발 주세요."


그런데 내 주문을 받은 아주머니는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손님.. 죄송합니다.

저희 식당에선 닭발을 팔지 않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을 듣자마자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헐!..

김치찌개 된장찌개 라니....


내가 가게를 떠올린 순간부터 심할 정도로 구미가 당겼다.

내 기억에서 잊고 지냈던 매운 닭발의 맛을 내 혀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너무 실망을 하자 되려 아주머니가 더 미안해 했다.

잠시 망설이던 아주머니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 제가.. 집에 가서 먹으려고 사다 놓은 닭발이 있긴 한데..

괜찮으시면 그거라도 해 드릴까요?"


나는 반색하며 말했다.


" 정말요?

저 정말 아주머니가 해 주시는 매운 닭발이 먹고 싶었습니다."


" 손님도 저처럼 매운 걸 좋아하시나 보네요."


" 네.. 특히 아주머니가 해 주시는 걸 제일 좋아합니다."


내 말을 들은 아주머니가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 저도 매운 걸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해 먹거든요.

제가 집에서 해 먹는 것처럼 해 드릴게요.

맛은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 걱정하지 마세요.

엄청 맛있을 테니까...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소영이는 이런 나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 건우 너 되게 재미있는 애구나..

붙임성도 좋고..

요즘 너를 볼 때마다 내가 깜짝깜짝 놀란다니까...."


역시 매운 닭발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물론 소영이 역시 만족하는 얼굴이었다.

그렇게 술이 서너잔 돌자 소영이는 평소와 달리 웃음과 말이 많아졌다.


" 소영아 이제 그만 먹고 일어나자...

1시간 지났어."


내 말을 들은 소영이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빛내며 내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 그동안 내가 너를 잘못 본 것 같아...

내가 보기에 넌...

바람둥이가 아니면 쑥맥이 분명해...."


나는 어이가 없었다.

쑥맥이라는 말은 이해 할 수 있었지만 바람둥이라니...

내 젊은날의 우상 중 한 사람이 바로 바람둥이 카사노바였다.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 할까 하는 비관에 빠져 지낸 세월이 도대체 몇 년이란 말인가....


" 너 취했어...

이제 그만 마셔...."


나는 소영이 잔에 담겨있던 막걸리를 단숨에 들이킨 후 몸을 일으켰다.


" 자 이제 갑시다. 공주님...

너무 늦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시니까...."


나는 소영이를 택시에 태워주며 말했다.


" 혼자 갈 수 있겠어?.. .

데려다 줄까?"


내 말을 들은 소영이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 됐거든요!...

나도 가면서 생각할게 있단 말이야..."


소영이가 탄 택시가 떠나고 내가 돌아섰을 때 내 앞엔 그 사내가 서 있었다.

그때 나는 조금 흥분해있었다.

나는 사내를 보며 조금은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 비록 이게 꿈이라 해도...

난 당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을 만큼 행복합니다."


내 말을 들은 사내가 말했다.


" 선택엔 그만한 댓가가 따르는 법...

아직 그대는 두 번의 선택이 남았으니...

부디 후회가 없기를 나는 바랄 뿐이다."


" 이제 후회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더구나 저 가게의 매운 닭발이 나 때문에 생긴 거라니..."


내 말을 들은 사내가 내 어깨를 잡았다.

그러자 순식간에 공간이 뒤틀리며 나는 어느 가게 안에 서 있었다.


" 여기가 어디죠?"


아까 매운 닭발을 만들어 줬던 여사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 여긴 저분의 가게가 아닌데!..."


나는 고개를 들어 사내를 바라보았다.


" 분명 자네 말에 힘입어 다음 날부터 매운 닭발을 팔기 시작했지...

물론 자네 말이 아니더라도 3개월 후부턴 매운닭발을 팔기 시작 했겠지만...

처음 자네에게 만들어 준 매운 닭발은 집에서 먹을 생각으로 구입한 거라 재료값이 비쌌지...

그래서 자넨 예전에 먹었던 닭발 보다 비싼 가격을 주고 닭발을 먹게 되었던 거네...

하지만 다음날에는 닭발을 도매가격으로 아주 싸게 구입했지만 여전히 자네에게 받았던 비싼 가격에 판매를 했다네...

그만큼 수입이 늘어나게 되었고 큰 돈을 벌게 되었지...

결국 미래의 그녀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며 베푸는 삶을 살았다면 지금의 그녀는 자기보다 더 가진 자들을 올려다보며 아주 모질고 인색한 삶을 살게 되었지..."


그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제가 그분의 인생을 망쳤군요.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었어요."


내 말을 들은 사내는 매운 닭발집 사장님을 가리키며 말했다.


" 지금의 그녀가 불행하다고 누가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가?...

그녀는 죽는 순간까지 부유 했으며 그녀의 돈을 보고 들러붙은 놈팽이와 결혼을 해 자식까지 두었네...

누구도 그녀가 불쌍하다고 말하는이가 없었네...

그녀가 불쌍하다고 말하는 이는 오직 자네 뿐이지...

그리고 자네 생각처럼 미래의 그녀가 정말 행복했을까?

죽는 순간까지 누구도 그녀가 행복할 거라 말 한 이는 아무도 없었네...

결국 혼자서 쓸쓸한 죽음을 맞았지...

그리고 지금은 모든이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버린 존재가 되었네...

과연 미래의 그녀가 지금의 그녀보다 더 행복하다 말할 수 있겠나?"


나는 뭐라 대답 할 수가 없었다.


그때 사내가 내 등 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 저기를 보게...

새롭게 시작된 자네의 인생을...."




다음편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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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왕 1편 21.03.24 9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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