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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32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7.28 06:00
조회
417
추천
35
글자
12쪽

3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3화.







“능력치가 있어.”


“어?”


“너 말은 듣고 있는 거야?”


“갑자기 무슨 말인데? 무슨 게임 얘기해?”


“너 진짜 이상하다? 갑자기 왜 이래.”


눈을 떠보니 친구가 바로 앞에 있었다.


진지한 눈빛으로 내게 얘기하는 그를 보니 게임에 진심인 건 변함 없는 거 같다.


잠깐.


그건 그렇다 치고 이건 설마?


이 생생한 느낌과 두통이 없는 느낌.


스트레스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며 하늘이 밝게 보이는 듯한 이 느낌.


‘꿈이다.’


확신할 수 있었다.


기억 속에서 확실히 남아있는 그 느낌과 지금 느낌은 완전히 일치했다.


“마저 얘기하자면 저 괴물을 물리치면 물리칠수록 레벨이 오르는데.”


“그래그래. 그건 당연하겠지.”


게임인데 당연히 레벨은 오르겠지.


무슨 게임을 얘기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진심이라 대꾸하지 않기도 미안했다.


“장난 아니라니까? 진짜야. 살아남으려면 저걸 죽여야 한다고.”


고조된 억양과 흥분한 몸짓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친구.


자세히 보니 그의 허리춤에 어울리지도 않는 검이 하나 걸려있었다.


“그건 뭐냐?”


“기억 상실증이라도 걸렸냐? 너랑 같이 얻었잖아. 이거.”


푸른 빛을 발산하는 검이 스르륵 나오자 조금 멋졌다.


그 푸른 빛은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친구 몸에서도 나오고 있었다.


“이거 얻을 때만 해도 진짜 죽을 거 같았었는데. 이젠 조금 안정되긴 했지.”


“어······ 그래?”


“너 진짜 이상하다? 기억을 제거하는 괴물이라도 있는 건가?”


검을 다시 집어넣는 친구.


조금씩 보이는 그의 근육이 놀라게 했다.


선수도 저런 몸을 가지기 힘들 정도로 발달한 근육들이 친구 몸에 붙어있었다.


“너 운동했었나?”


“운동이야 했지. 상식적으로 안 할 수가 없잖아. 지금 같은 상황에.”


“그래? 그럴 시기이기는 하지.”


얼굴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을 보면 꿈의 세계에서도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소리다.


이런 나이대에서 남자 학생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이성이다.


“너도 이제 슬슬 졸업하려고 노력하는구나.”


“뭔 소리래.”


“형님은 너를 응원한다.”


“드디어 미친 건가?”


새끼.


감추기는.


좋아하는 여자라도 생긴 모양이다.


“슬슬 움직이자.”


농담하는 것도 잠시 친구가 갑작스레 진지해졌다.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검에 손을 올리며 긴장한 듯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을 옮겼다.


‘뭐야. 왜 이리 긴장하는 거야? 설마 고백이라도 하고 가는 건가? 고백하는데 왜 검은 차고 있는 거야? 바본가?’


진지한 친구의 모습이 조금 웃겼다.


그토록 많은 모습을 봐왔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저런 모습은 처음 본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은 채 친구를 따라 움직였다.


덜그덕.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허리에 무언가 매달려 자신의 무게감을 과시하는 듯한 소리.


친구와 마찬가지로 내 허리에도 검이 있었다.


‘뭐야 이건?’


매달려 있는 검을 확인하고서야 드디어 주변을 볼 수 있었다.


꿈이라며 생각 없이 사고하고 말했던 나.


그런 내게 뒤통수를 거하게 치는 꿈의 세계.


멸망 직전의 세계가 이러하지 않을까?


반파된 건물과 불타는 나무들.


서성거리며 먹잇감을 찾는 괴물들까지.


판타지 세계에서만 봐왔던 그 모습이 꿈에서 보인다.


“그 방법으로 간다!”


그리고 그 괴물에게 돌진하는 친구의 모습이 보이자 장난이 아니라 진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생각이 잠시 멈춘 나와는 달리 익숙한 듯 검을 뽑으며 괴물에게 쇄도하는 친구.


서걱.


친구의 전투 능력은 대단했다.


능숙한 움직임으로 괴물의 공격을 피하고 검을 찔러 넣어 확실한 타격일 입힌다.


초짜인 내가 봐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야! 뭐해?”


괴물을 잡고 다시 자리로 복귀한 친구가 성냈다.


“미안. 오늘은 그만하면 안 될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첫 번째로 꿨던 꿈과 비슷할 정도로 크나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래도 사람이 죽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알겠다. 오늘은 쉬자.”


체념한 듯한 친구가 내 손을 붙잡고 안전한 구역으로 끌고 갔다.


그 순간!


쾅!! 쾅!!


“젠장. 왜 여기서 엔트가 나오는 건데?!!”


엔트?


엔트는 또 뭐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해대는 친구의 모습.


그가 풍기는 푸른 빛이 거세졌다.


그런 기운과는 정반대로 덜덜 떨며 검을 부여잡았다.


“내 말 잘 들어. 잘 모르겠지만, 너 지금 이상해. 그러니깐 내 말만 믿고 저기로 뛰어.”


“뭐라는 건데? 왜 이래?!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건데.”


“잔말 말고 그냥 뛰어! 빨리!”


나를 밀치며 떨리는 두 손으로 꽉 검을 붙잡는 친구.


그의 긴박한 목소리를 들은 나는 무작정 친구가 가리킨 방향으로 뛰었다.


그렇게 뛰고 또 뛰며 숨이 가빠질 때까지 뛰었다.


쾅! 쾅!! 쾅!!!


뒤에서 들리는 폭발음을 무시한 채로.


“뭐야. 뭐냐고!!”


냉정해질 수 있는 시간은 없었다.


흥분되는 심장을 부여잡은 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에 손을 가져다 댔다.


친구가 했던 것처럼 무의식 속에서 검을 뽑았다.


수만 번 뽑아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제야 나는 뒤를 돌아볼 수 있었다.


“············”


아무 말 하지 못했다.


몽둥이를 들고 있는 키가 3M 정도 돼 보이는 괴물.


머리가 2개 달려 있으며 허름한 천 바지 하나 걸치고 있었다.


그런 괴물이 내게 다가오고 있으며 그의 몽둥이에는 피가 묻어져 있었다.


“저 피는.”


꿈에서 봤던 그 피와 너무나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시X놈이!!!”


경악하는 정신과는 다르게 본능이 그를 해치려 든다.


정신은 이미 정지한 상태였지만, 몸이 움직인다.


쾅! 쾅!!


“쿠어어어!!”


땅을 치는 괴물이 나를 바라보며 거친 울음을 퍼트린다.


찌릿찌릿.


괴물의 울음은 고막을 찢을 정도로 소리가 컸다.


몽둥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투가 시작되자 친구에게 보였던 푸른 기운이 내게도 맴돌기 시작했다.


따듯한 이 느낌은 강한 힘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고 검을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었다.


피 묻은 몽둥이를 피해 가며 친구가 움직였던 그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는 나.


어쩌면 친구보다 더 빠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 검은 괴물의 피부를 찢으며 피를 흘리게 하였고 뼈를 부숴버리기도 했다.


“쿠어어어어!!”


괴물의 비명이 들리자 나는 직감했다.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승리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를 때!


“움직임이 변했다?”


꿈의 세계에서는 현실과 다른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었다.


눈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꿈 세계에서는 몇십 미터나 떨어져 있는 글자도 확실하게 보였다.


그래서 미세하게 바뀐 괴물의 움직임 변화를 알아챌 수 있었다.


쾅!


검과 몽둥이가 부딪쳤다.


피하기만 했었지만, 갑작스레 변한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해 방어를 선택했다.


그 선택만 하지 않았어도 이 승부는 내가 이겼을지도 모른다.


힘에 날아가는 내 몸을 부여잡은 채 몽둥이로 나를 가격하는 괴물.


고통스럽다.


피가 나온다.


“끄아악!!!”


무참히 찢기는 나는 허무한 죽음을 맞이했다.


죽어가는 시야 속 친구의 시신이 보였다.


우리는 그렇게 둘 다 죽었다.




***




“으악!!!”


“아 십! 깜짝이야. 또 이러네. 또.”


정신을 차려보니 현실에 와 있었다.


저번과 똑같이 양호실의 풍경.


곁을 지키고 있는 친구가 보인다.


“또 이상한 꿈을 꿨냐?”


“헉. 헉.”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생생한 고통.


실제로 나는 죽음을 체험했다.


저번과는 다르게 실제로 죽음을 느꼈다.


말끔히 해소된 두통과 스트레스가 이번에는 불쾌하게 느껴졌다.


피곤하지 않은 몸을 강제로 피곤하게 만들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거 진짜 위험한 거 아니야?”


친구가 걱정해준다.


땀을 뻘뻘 흘리는 나.


불면증에 이어 이상한 꿈을 꾸는 나.


이런 나를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친구였다.


“야. 내일 학교 가지 말고 서울대병원이라도 가보자. 이거 진짜 위험한 거 같아.”


떨리는 그의 목소리.


울 것 같은 목소리가 첫 번째로 깨어났던 그 순간을 떠오르게 했다.


엉엉 울었던 나와 비슷할 정도로 울먹이는 친구.


이번에는 입장이 반대되어 내가 친구를 다독여주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우리 둘 다 진정이 조금 되었다.


친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가 기절한 이후의 상황을 설명해줬다.


저번과는 다르게 선생님도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했는지 부모님을 호출했다고 한다.


서둘러 달려온 부모님께서 방금 친구가 말했던 서울대병원에 연락을 넣었다고.


반 친구 모두가 나를 걱정하며 선생님도 당황한 나머지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 양호실로 왔을 때는 평온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안 좋아져서 모두가 긴장한 채로 숨죽여 지켜봤다고.


“반 애들 전부가 그랬다고?”


“어. 나도 놀랐다니까? 애들이 너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이야.”


“그러게. 정을 쌓은 것도 아닌데.”


성격이 성격인지라 친구를 많이 사귀지 않아서 반 친구들과 많은 교감을 나누지 않았었다.


한데 나를 걱정해주었다니.


조금은 놀라운 사실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애들은 수업하러 갔고 나만 남아서 간호하고 있었어.”


“그렇게 된 거구나.”


깨어난 시간은 저번과 똑같이 하교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나가는 모습, 붉은 태양 빛을 고스란히 들어내는 하늘이 보인다.


“도대체 뭐야. 너 지금 뭐냐고.”


“나도 몰라. 알았으면 진작에 조치를 취했겠지.”


“답답해 죽겠다. 진짜 죽겠어.”


나도 답답하다.


알 수 없는 증상과 꿈.


불면증에 이어서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자 나도 두려워졌다.


폭포수처럼 흐르는 땀을 닦고 몸을 힘겹게 일으켰다.


“누워있지?”


“괜찮아. 저번이랑 똑같이 두통과 피로가 깨끗이 없어졌거든.”


“그래. 일단 집으로 가자.”


당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다.


부모님과 친구 말대로 서울대병원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솔직히 그곳에 간다고 해서 해결될 거 같지는 않다.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증상이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대는 하지 않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터벅터벅.


“저번에 이 하늘이 아름다워 보였는데. 지금은 나를 놀리는 거 같네.”


“그러냐.”


하굣길.


붉게 빛나는 하늘은 내 기분을 풀어주지 못했다.


그 어떤 하늘이 오더라도 아마 이 기분을 풀어주지는 못하겠지.


“야. 근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말하기는 조금 미안한데.”


“뭔데. 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말했다.”


친구의 진지한 표정.


꿈에서 봤던 그 표정 그대로였다.


이런 진지한 면도 존재했구나.


꿈에서 봤던 것이 이렇게 현실로 보이니 이상했다.


“알았어.”


덩달아 나도 진지해졌다.


그리고 그 후 친구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포탈’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는 거 같아.”


“뭐라고?”


“네가 말했던 그 ‘포탈’ 지금 전 세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상황이 급격히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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