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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없는밤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금 마왕의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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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없는밤
작품등록일 :
2016.12.09 21:20
최근연재일 :
2017.02.24 21:04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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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86
추천수 :
860
글자수 :
280,437

작성
17.02.0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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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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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8쪽

행드먼에서의 마지막 밤 -1

DUMMY

제르니는 천천히 샤르엔에게서 떨어졌다. 그 떨리는 몸과 느릿한 움직임에 진한 그리움이 녹아있었다. 의자에 앉자 프리아니아가 샤르엔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샤르엔이 입을 열었다.

“라그난을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왕군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피해 쉬던 중 아이를 하나 만나습니다. 륜이라고 하더군요.”

제르니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프리아니아는 기억이 난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말이 이어졌다.

“배가 고픈 듯 해서 음식을 먹이고 돌려보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륜은 건강했나요? 어디 아파보이지는 않았나요?”

“배불리 먹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만 아픈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외진 곳까지 온걸 보니 나물이라도 캐러 온 것 같았어요.”

프리아니아의 첨언에 제르니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이 풀린 것인지 몸이 등받이에 기대어졌다.

“어렴풋한 위치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도만 있다면 마을을 찾는 것은 금방일 것입니다.”

놓았던 희망의 끈이 천천히 억세어지고 있었다. 한결 편안해진 얼굴이 긴장을 되찾았고, 입이 열었다. 말투는 전처럼 딱딱해졌지만 그 속에 조심스레 얼굴을 비추는 편안함이 부드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궁금한게 있다면 질문해주십시오. 제가 아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대답해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두 사람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샤르엔이 입을 열었다.

“혹시 연애상담도 받아주십니까?”

그 말에 제르니는 헛웃음만이 나왔다.


/////////////////////


사흘이 지났다. 전날에 도착했던 마르몬의 상단을 습격했고, 그 습격은 더할 나위 없이 성공적이었다. 비록 물건을 옮기고 돌아오는 길이었지만 상단은 사치품을 꽤나 많이 운송하고 있었고, 그 중에는 식재료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때문에 일행은 호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늘 아침은 뭐냐?”

“가볍게 빵과 스프로 준비했습니다.”

“고기는 없어?”

“베이컨과 살라미가 있습니다.”

“다행이네. 사람이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지.”

틱틱 내뱉는 그의 말투에 이미 익숙해진 것인지, 제르니는 자연스레 대답했다. 고기 생각에 히죽거리며 웃고 있는 빌의 얼굴을 보았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실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법한 얼굴이었다.

“왜? 뭐 묻었냐?”

“아닙니다.”

“그럼 빨리 줘.”

그의 재촉에 피식 헛웃음이 나왔다.

‘어쩌면 잘 어울리는 사람들인지도.’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구워낸 베이컨과 살라미를 가져왔다.

잠시 후 식사가 끝났다. 빌이 입을 열었다.

“혹시 모르니 이 곳에서 더 머무는 건 위험하겠지. 그러니.”

말을 하다 말고 물로 목을 축였다.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뒷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 말이 휴식의 끝을 알렸다. 식사를 하던 일행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가 케퍼에게 물었다.

“챙길건 다 챙겼냐?

“예.”

“이런저런 사정 보지 말고 돈 되는 건 전부 챙겨. 거 돼지새끼 온갖거 다 모아놨드만.”

“알겠습니다.”

“얘도 좀 챙겨주고.”

그의 손이 가르킨 곳에 제르니가 있었다. 그녀는 그 말을 사양없이 잠자코 듣고 있고, 말이 이어졌다.

“잘 좀 부탁한다. 얘 고향에 데려다주는 값이라고 생각하라고. 근데 쓸만한 포션 같은 건 좀 없드나? 쿨란 몸도 나았으니까 몰래 숨기지 말고 알아서 토해.”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케퍼가 품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거무튀튀한 빛으로 반짝이는 돌 하나가 그의 손 위에 놓여 있었다. 그것의 정체를 알아차린 것인지 빌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강한 기운을 머금고 있지만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다면 가져가십시오.”

“여기서 마혈을 다 보네. 돼지새끼 작정을 했는데?”

프리아니아가 그에게 물었다.

“마혈이 뭐에요?”

“마족 힘의 결정이지. 먹으면 쎄져. 엄청 귀한 건데 약하다고 한소리 듣는 게 그렇게 싫었나보네. 뭐, 그래봐야 이제와선 헛지랄이지만.”

빌은 히죽 웃으며 마혈을 품에 챙겨넣었다.

“그렇다면 당신 몸에 좋지 않은 거 아닌가요?”

“지금 나한텐 독이지. 하지만 가지고 있다고 나쁜건 아니니까. 혹시 모를 때 거래를 해도 되고, 그마저도 안되면 내가 먹지 뭐.”

그 말에 샤르엔과 프리아니아가 그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눈빛을 느끼자 손을 휘휘 저으며 말을 이었다.

“왠만해선 안먹을거야. 걱정 하지마.”

그리 말하고는 주변을 슥 보더니 말을 뱉었다.

“식사도 다 했으니 해산! 성 안을 뒤지든 음식을 먹든 하고 싶은거 해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방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그의 뒤를 쫒았다. 다른 인원도 대부분 식당 밖으로 나갔고, 두엇이 뒷정리를 돕기 위해 남았다.


//////////////////////////


빌의 뒤따르던 두 사람 중 샤르엔이 물었다.

“오늘은 어떻게 보내실 것입니까?”

“뭐 할게 있나. 좀 뒹굴거리다가 밥이나 먹고 기운좀 어떻게 해야지. 아무도 없으니까 담배 피고 싶을 때 필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하다.”

빌이 만면에 행복한 웃음을 띄우며 대답했다.

“다른 건 하지 않으십니까?”

“다 뒤져서 할 것도 없잖아. 이 몸으로 술을 마실 수도 없고. 뭐 하고 싶은거 있으면 알아서 하고 와. 혹시 어디 괜찮은 칼이라도 있을지 모르잖아? 프리아니아 너도 잘 찾아보면 쓸만한걸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라. 둘이 사이좋게 손 붙잡고 다녀오라고.”

그런 말을 남기고 방 안으로 사라졌다. 남은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정말 눈치 없네요.”

“그렇습니다. 몸이 안좋으시기는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할 수 없이 두 사람은 밖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며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졌다.

“저는 대장간이라도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전 성 안쪽으로 가볼게요. 혹시 놓친게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다.


///////////////////////////


두 사람은 한동안 탐색을 하다가,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흩어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이나 주변을 탐색하던 두 사람이 저녁 식사를 위해 방으로 돌아왔다. 프리아니아는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것인지 손에 들린 것이 많지 않았다. 그에 비해 샤르엔은 양 손에 검을 한아름 안고, 그것으로 모자란 듯 커다란 자루를 둔한 쇳소리를 울리며 끌고 왔다. 그 모습에 놀라움을 느낀 샤르엔이 물었다.

“뭘 그렇게나 많이 들고 왔어요?”

“검입니다. 혹시 몰라 예비품으로 쓸 만한 것을 찾으려 했습니다만, 영 보는 눈이 없어서 말입니다.”

“빌에게 부탁하려구요?”

“예. 프리아니아씨는 무엇인가 찾으셨습니까?”

“별게 없어서 보석이나 몇 개 들고 왔어요.”

“그렇습니까.”

두 사람은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갔다. 프리아니아가 조심스레 빌의 방에 노크하자, 안쪽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식사를 하라는 말을 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빌이 밖으로 나왔다. 열린 문 틈으로 담배냄새가 진하게 흘러나왔다.

“벌써 밥시간이야?”

“네. 하루종일 방에 있었나요?”

“피우러 나가기도 귀찮아서 그냥 안에서 피웠지.”

“그런 것 같네요.”

“문은 열고 태웠는데, 냄새 많이 나냐?”

“심하게요. 옷에 배었을 텐데 씻고 내려와요.”

“귀찮은데.”

그 말에 프리아니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발운 그 기색을 알아차려 툴툴거렸다.

“알았다, 먼저 먹고 있어.”

빌은 방으로 돌아갔고, 그를 뒤로하고 두 사람은 식당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원래는 어제 돌아온다고 했었습니다만, 일이 끝나고 돌아와서 이런저런 일이 있어 밤 12시까지 잡혀있었습니다. 글을 쓰다가 잠들었는데, 출근시간이 되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나갔습니다. 오늘 부랴부랴 마무리를 짓고 글을 올립니다.

더 나은 글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렇지 못한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께서 말씀해주신 단점을 의식하며 글을 쓰다보니 속도도 예전같지는 않습니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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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행드먼에서의 마지막 밤 -2 17.02.13 265 4 7쪽
» 행드먼에서의 마지막 밤 -1 +4 17.02.08 469 5 8쪽
66 제르니, 륜 +3 17.01.31 430 6 8쪽
65 외눈 +1 17.01.30 335 6 8쪽
64 라진의 소식 +3 17.01.27 390 8 7쪽
63 행드먼에서 +2 17.01.26 339 4 9쪽
62 힘 없는 마족의 삶 +4 17.01.25 385 4 8쪽
61 라진의 행방 17.01.24 520 6 9쪽
60 행드먼에서 +2 17.01.23 320 8 8쪽
59 파괴된 행드먼 +2 17.01.21 423 6 7쪽
58 여명의 햇살이 내려앉았다 +4 17.01.20 372 6 7쪽
57 하고 싶은 말(수정) +2 17.01.19 495 5 10쪽
56 행드먼에서 +5 17.01.18 465 7 7쪽
55 휴식은 허락되지 않았다 17.01.17 360 7 10쪽
54 행드먼으로 17.01.17 392 5 7쪽
53 마왕성으로 17.01.16 419 7 7쪽
52 카데마의 계획 - 01 17.01.16 372 9 7쪽
51 마계 17.01.16 323 5 7쪽
50 마계공작. 17.01.14 412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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