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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없는밤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금 마왕의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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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없는밤
작품등록일 :
2016.12.09 21:20
최근연재일 :
2017.02.24 21:0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38,825
추천수 :
860
글자수 :
280,437

작성
17.01.18 22:39
조회
467
추천
7
글자
7쪽

행드먼에서

DUMMY

일행은 준비를 마치고 계단을 올라갔다. 문 너머로 병장기가 부딪히며 철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술집의 내부는 이미 난잡해져있고, 열려있는 문 너머로 병사들이 바글거리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미 몇은 쓰러져, 그들의 몸에서 흐른 피가 그들이 흘렸을 비명을 대신하고 있었다. 빌의 입이 열렸다.

“이봐, 가게 수리비는 안줘도 되겠지?”

“예.”

굳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던 바텐더가 끄덕이며 대답했다. 빌이 오른팔을 크게 당기며 싸우던 이들에게 말했다.

“다들 비켜라!”

팽팽히 당겨졌던 빌의 오른팔이 내질러졌고, 문으로 진입하려던 병사들이 고깃덩이로 변했다. 피로 물든 길이 만들어졌고, 그 모습을 본 병사들이 주춤거렸다. 빌이 뒷편으로 시선을 던지자, 아직 준비를 마치지 못한 이들이 서둘러 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더 버티면 되겠나?”

“1분이면 됩니다.”

“샤르엔!”

“예!”

“전위를 맡아라. 너무 앞장서 싸우지는 말고.”

빌의 말에 샤르엔이 앞으로 나섰다. 순백의 방패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찬란한 빛이 그녀 앞에 펼쳐진 참상과는 너무 대비되어 이질적이었다. 빌의 시선이 프리아니아를 향했다.

“적당히 요격할게요.”

“알았다.”

프리아니아는 자신의 할 일을 말하며 화살을 메겼다. 입구에 다시 병사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샤르엔에게 합류하기 전에, 빌은 자신의 몸을 다시 확인했다.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거진 정리가 마무리되어가던 기운들이 다시 날뛰려 하고 있었다. 빌은 기운을 애써 억누르고는 샤르엔의 옆으로 다가갔다.

“괜찮나?”

“버틸만 합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두 사람이 함께 적을 막아내는데, 밖에서 신경질적인 외침이 들려왔다.

“뭐하는거냐! 쓸모없는 것들. 돈을 받았으면 일을 똑바로 해야할 것 아니야!”

들려온 목소리에 병사들이 다시 달려들었지만, 다시금 팔을 뻗는 것으로 피로 만들어졌던 길의 색을 더욱 진하게 만들었다. 잠시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빌은 들려온 목소리가 생소해 바텐더에게 물었다.

“저건 누구지?”

“10년 전에 큐레카가 죽고, 마르몬이라는 자가 부임했습니다.”

“그놈인가.”

이해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빌은 재차 물었다.

“강한가?”

“아닙니다.”

“다행이군.”

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났다. 때마침 다른 이들의 준비가 끝나 있었다. 어린아이나 아녀자가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그들은 모두 칼을 한자루씩 차고 있었다.

“그냥 무너뜨려버려! 고작 오크놈들이 뭐라고 빌빌대는거야!”

다시금 들려온 마르몬의 외침에 준비를 마친 이들의 눈에 불안감이 스쳐지나갔다.

“길을 열지. 뒤는 생각하지말고 무조건 달려라. 알겠나?”

“예!”

빌이 먼저 몸을 던졌다. 뻗어진 주먹에 핏길이 덧칠해졌고, 그 위를 걸으며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10초만에 주변을 공터로 만들어 버리고 술집의 입구로 시선을 던지니 샤르엔이 이들을 이끌며 나오고 있었다.

“쓸모없는 것들!”

들려온 외침에 그 곳을 바라보았다. 비대한 몸을 가진 사내가 푸들거리는 턱살을 거칠게 흔들며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마르몬이었다.

“빌어먹을 새끼, 배때지에 기름이 끼다 못해 출렁거리는구나.”

“네 이놈! 네놈은 뭐하는 놈이냐!”

“나? 그런건 알 거 없고. 길이나 좀 비키지 그래?”

“빌님!”

샤르엔이 빌에게 다가왔다. 마르몬의 시선이 샤르엔의 얼굴에 닿았다. 마르몬의 얼굴에 음심이 짙게 깔렸다.

“다들 뭣들 하고 있는거냐! 저 년을 잡아와라!”

‘빌어먹을.’

빌이 너무 여유를 부렸던 것일까, 샤르엔이 마르몬의 눈에 띄었다. 빌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 서렸다.

“크흐흐, 화풀이나 할 겸 온 곳에서 쓸만한 년 하나를 건졌구나.”

마르몬의 입이 만족스럽게 뒤틀렸다. 그 웃음에 샤르엔이 작게 몸을 떨었고, 그것을 본 빌의 눈동자에 노기가 서렸다. 거칠게 이가 갈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애써 참으며, 빌이 씹어뱉듯 입을 열었다.

“길을 열지. 정면 돌파다. 앞만 봐라!”

선고가 내려졌다. 정면돌파였다.


///////////////////////////


좁은 골목을 주파하며, 그 안을 채웠던 이들이 쓰러지며 피와 살점을 흩뿌렸다. 그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지 못해서, 마치 속을 잘 채워 구운 고기요리를 거칠게 물어뜯는 것만 같았다. 빌의 머릿속에는 마르몬의 비틀린 입술이 자꾸만 떠올라 그 손속이 한없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따끔거리며 짜증을 내는 몸이 그것을 한몫 더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빌은 분노에 마비되어 그 아픔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을 감싸던 병사들이 험악하게 일그러진 빌의 얼굴에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쳤다. 병사 하나의 머리를 잡아 으스러뜨리고, 팔을 뽑아 던져버리며 길을 열어갔다.

“저걸 잡지 않고 뭐하는 게냐!”

뒷편에서 마르몬의 외침이 울렸다. 더는 험하게 일그러질 수 있을것이라 믿었던 빌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악귀의 얼굴이었다.

“어서 저년을 데려와!”

이어진 마르몬의 말이 결정적이었다. 빌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골목의 한 면을 후려갈겼다. 건물의 벽이 참혹히 부숴져내렸다. 언제 무너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었다. 몇번이고 내보여졌지만 믿을수 없는 빌의 거력에 익숙해지지 못한 병사들이 일행에게 다가오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었다.

“빌님.”

“응?”

일그러졌던 빌의 얼굴이 가까스로 펴지며 샤르엔의 얼굴을 보았다. 샤르엔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닙니까?”

빌은 그제서야 자신의 상태를 파악했다. 양 팔은 핏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분노로 달아올랐던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제대로 길을 뚫을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빌님.”

“아, 그래. 미안하다.”

샤르엔이 생각에 빠져있던 빌을 불렀다. 여전히 그녀의 녹색 눈동자는 걱정으로 젖어있었다.

“아닙니다. 괜찮으십니까? 제가 길을 열겠습니다.”

“아니다. 이대로 가지. 샤르엔.”

“예?”

“고맙다.”

빌은 그리 말하며 뒤를 살폈다. 프리아니아의 모습이 보였다.

“프리아니아! 너무 뒤로 빠지지 마라!”

“알아요!”

“내 쪽으로 와!”

그의 부름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왔다. 그것을 알아챈 것인지, 마르몬의 눈동자에 깃들었던 음심이 더욱 진해졌다. 다가온 프리아니아와 곁에 있던 샤르엔의 앞에 섰다. 마치 감싸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미안하다. 그래도 내 근처에 있는게 안전할거다.”

“괜찮아요. 당신이 지켜줄거잖아요?”

“여전히 말은 잘하는구나.”

빌은 그리 답했지만, 두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흐흐, 이젠 두년이구나!”

그 말에 빌의 눈동자가 충혈되었다. 땅에 쓰러진 병사의 시체를 찢어 마르몬에게 쏘아내듯 던졌다. 마르몬은 기겁하며 그것을 피했다. 빌은 다시 길을 뚫기 위해 골목을 비워냈다. 병사들로 가득찼던 골목이 비워지며 대로가 나왔다.


작가의말

여전히 제목짓는 재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도 전부 나왔습니다. 쓰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글이 안나갑니다.

몇시간이고 앉아있지만, 화면만을 바라보지만, 글이 써지지를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영 글이 제대로되지를 못하는군요.

죄송합니다.

오늘 확인해보니 전체조회수가 10000을 넘었더군요.

기뻤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17 베네토
    작성일
    17.01.19 01:52
    No. 1

    전체 조회수 10000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제 생각으론 글은 제대로 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너무 몰아붙이시는 게 아닐까 걱정되는군요. 단번에 잘쓰려고 하시기 보단 조금 여유롭게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창작의 여유를 가지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19 19:57
    No. 2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글을 짜내기 위해 스토리도 꽤나 줄였습니다.
    어차피 헉헉대면서 사는건 익숙해서 괜찮을것 같습니다.
    조금 여유를 가져보려 단편이라도 끄적일까 생각중입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나뭇잎칰킹
    작성일
    17.01.19 12:43
    No. 3

    즐감하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달없는밤
    작성일
    17.01.19 19:57
    No. 4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베네토
    작성일
    17.01.19 20:08
    No. 5

    아...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군요.ㅠ 건필하세요 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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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라진, 마왕성에서 - 01 17.02.16 274 3 8쪽
68 행드먼에서의 마지막 밤 -2 17.02.13 267 4 7쪽
67 행드먼에서의 마지막 밤 -1 +4 17.02.08 471 5 8쪽
66 제르니, 륜 +3 17.01.31 432 6 8쪽
65 외눈 +1 17.01.30 338 6 8쪽
64 라진의 소식 +3 17.01.27 392 8 7쪽
63 행드먼에서 +2 17.01.26 341 4 9쪽
62 힘 없는 마족의 삶 +4 17.01.25 385 4 8쪽
61 라진의 행방 17.01.24 521 6 9쪽
60 행드먼에서 +2 17.01.23 322 8 8쪽
59 파괴된 행드먼 +2 17.01.21 425 6 7쪽
58 여명의 햇살이 내려앉았다 +4 17.01.20 372 6 7쪽
57 하고 싶은 말(수정) +2 17.01.19 496 5 10쪽
» 행드먼에서 +5 17.01.18 468 7 7쪽
55 휴식은 허락되지 않았다 17.01.17 360 7 10쪽
54 행드먼으로 17.01.17 395 5 7쪽
53 마왕성으로 17.01.16 421 7 7쪽
52 카데마의 계획 - 01 17.01.16 37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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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마계공작. 17.01.14 412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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