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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브라이트 님의 서재입니다.

행운빨 로마 빡빡이로 진시황이 환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알브라이트
작품등록일 :
2021.08.22 14:09
최근연재일 :
2021.10.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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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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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2.알렉산드로스의 계약서

DUMMY

“카이사르님, 원군이 도착했습니다.”


부관의 말대로 로마군 함선들에서 병사들이 상륙을 하고 있다.

그들을 지휘하는 자가 나에게 다가온다.


“카이사르님, 오랜만입니다!”


저번에 파르살루스 전투에서 함께 싸운 군단장,

그러니까 도미티우스가 나에게 인사한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원군이 이렇게 도착했지만 내 기분은 울적하기 그지없었다.


등대에서 불구경을 하던 우리는 다른 횃불을 이용해서 등대에도 불을 밝혔다.

그 등대의 불빛을 보고 원군들이 도착한 것이다.


도미티우스가 말을 건다.


“그런데 놀랐습니다. 나름 이집트 해군과 어려운 해전을 각오하고 왔는데···”


“···”


도저히 할 말이 없다.


“그런데 그런 이집트 해군들을 전부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 것이 카이사르님이라면서요?”


“···그래”


도미티우스는 눈치 없이 계속 떠들어댄다.


“이야, 저번 파르살루스 전투에서도 신통했지만 역시 카이사르님의 묘수는 대단하십니다!

간만에 재미있는 불구경 실컷 하셨겠습니다.”


“그래··· 불구경··· 했지.”


나는 눈에 초점을 잃은 채로 계속 건성으로 대답했다.

누가 봐도 나의 상태는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로마군 내부분위기는 화공으로 인한 대박으로 인해 너무 들떠있다.


나의 정신상태 같은 것은 아무도 눈치 못 채고 있다.


···정말 울고 싶다.


아무튼 나는 알렉산드리아에서 넉 달을 버틴 끝에 이집트로 달려온 원군을 맞이할 수 있었다.



이 다음은 정말 시시한 얘기들이다.


무장 잘 되고 훈련 잘된 로마군이 오합지졸인 이집트군을 전멸시킨 간단한 이야기.

그 전투과정에서 소년왕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그의 측근들이 죽었다는 간단하고 시시한 이야기.


하나같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불타서 없어졌다는 것에 비하면 별거 아닌 일이었다.

그렇게 알렉산드리아 전쟁도 끝이 났다.



알렉산드리아 전쟁이 끝나고

나는 클레오파트라를 사실상 유일한 이집트의 통치자로 만들었다.


그녀는 전쟁에서 한 것도 없으면서 콧대는 엄청 올라갔다.

그 꼴을 보고 싶지는 않지만... 딱히 이집트를 복속시키는 게 내 계획도 아니고,

그런 귀찮은 일을 하기는 싫다.

그냥 한 거 없는 클레오파트라와 동맹을 맺은 상태로 그녀를 파라오로 만드는 게 나았다.


물론 파라오가 되었어도 그녀가 나에게 딱히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가장 중요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사라졌으니


“하아···”


난 나에게 남은 유일한 단서인 한 장짜리 파피루스를 만지작거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 수많은 문서 중에 건진 게 이거 한 장이다.


“당신, 잠시 괜찮을까요?”


내 옆에 클레오파트라가 왔다.

온몸에 번쩍번쩍한 황금이 눈에 부신다.


‘이런, 확실한 여왕이 되더니 더욱 치장이 사치스러워 졌군.’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이번에도 이겼는데 왜 이리 울적해 하는 것이에요?”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여자는 부담스럽다.

왜 이리 나한테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


“카이사르님, 약속을 지키러 왔어요~”


“뭔 약속 말이오?”


“우리 동맹 맺을 때 했던 계약의 내용이 있었지요.”


“아, 그거? 잊어버리시오. 어차피 해석할 문서도 없고.”


대도서관이 불타면서 해석할 이집트어 문서도 다 사라진 것이다.

이제 클레오파트라는 필요 없다.


“저런저런, 제가 도와드릴 것이 또 없으려나요~?”


‘아 좀 가라고.’


“할 일도 없는데 전쟁 끝난 김에 알렉산드리아의 구경이라도 하시겠어요~?”


이미 대도서관은 불타 없어졌다.

그 유명한 등대도 이미 올라가봤다.


딱히 더 가볼 만한 곳이 있던가?


“이미 웬만한 곳은 다 본 것 같소만~?”


“어머, 한 곳 안 가보셨지요. 대왕의 무덤.”


여기서 말하는 대왕이란 알렉산드로스대왕이다.

그는 죽고 나서 그리스까지 못 돌아가고 자신의 이름을 딴 이 도시에 최종적으로 묻혔다.


···참 한심한 작자이다.


그가 짧은 시간에 만든 대제국은 그가 죽고 바로 분열되어버렸다.

그 분열된 나라 중 하나가 지금의 이집트인 것이다.


그에 반해 나는 분열된 천하를 통일하고 진제국을 만들었다.

나는 단순히 전국통일만 한 것이 아니라, 법제도, 문자, 도량형도 통일했다.


‘아마 내가 죽었어도 진제국은 영원할 것이다.’


그러므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참 한심한 작자이다.

쯧쯧, 어떻게 자기가 죽자마자 바로 제국이 분열되냐?


뭐 아무튼,


“뭐, 가 봅시다.”


난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 이 여자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잠시 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무덤은 이집트에 의해 잘 관리되고 있었다.

나는 클레오파트라와 단 둘이서 함께 묘소 안으로 들어갔다.


‘딱히 중요한 실마리는 없구먼.’


나는 그 묘역 안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당연한 게 알렉산드로스의 세계는 그리스의 세계이다.

여기에 중화의 천하와 관련 있는 실마리가 있을 리 없다.


“후후, 생각보다 반응이 미적근하네요.”


옆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웃음을 띠고 말을 건다.


“뭐가 말이오?”


“아니, 나름 아시아를 정복한 대왕이잖아요? 그런 대단한 사람의 무덤이라고요?”


뭐 어쩌라고?

설마 ‘위대한 정복자 앞에서 카이사르는 눈물을 흘렸다’

같은 드라마같은 연출을 기대하는 것인가?


아니면 ‘카이사르는 자신이 이룬 업적이 알렉산드로스에 비해 너무 초라해서 자괴감이 들었다.’같은 걸 원하나?


누누이 말하지만 난 알렉산드로스가 하나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클레오파트라가 말을 건다.


“재미없는 반응이네요, 그럼 제가 더 재미있는 것을 보여드리겠어요.”


이러더니 그녀가 구석의 벽에 간다.

그러더니 벽 앞에 바닥에 좀 튀어나와 있는 부분 두 곳을 양 발로 각각 밟으면서 동시에 벽에 한 손을 댄다.


그러자


꾸구구궁!


벽인 줄로만 알았던 곳에 작은 입구가 열렸다.

뭐 흔하디흔한 비밀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가 ‘어때? 신기하지?’같은 눈빛으로 날 부담스럽게 쳐다본다.


···할 수 없이 대충 반응을 해 준다.


“와. 비밀장소라니, 놀.랐.소.”


누가 봐도 연기인 내 말투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스스로 뿌듯해한다.

에휴···

참 단순한 여왕이다.


“들어가 보시겠어요~?”


“그러지요.”


나는 클레오파트라와 비밀공간에 들어갔다.

굉장히 아담한 방이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이오?”


내가 묻자 클레오파트라가 대답한다.


“여긴 숨겨진 역사를 알려주는 곳이에요~”


“여길 아는 사람들은 없소?”


“여긴 대대로 우리 왕가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장소에요~

즉, 왕위를 잇는 자에게만 알려주는 곳이에요~”


그 정도로 중요한 비밀의 장소인 것일까?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벽에 아무런 장식도 없고 그냥 네모반듯한 방이다.


딱 하나 눈에 띠는 것은,

방 한가운데 전시되어있듯 놓여있는 파피루스였다.


“이게 뭐죠?”


내가 묻자 클레오파트라는 그 질문을 할 줄 알았다는 듯이 바로 대답을 술술 한다.


“이 파피루스는······.”


‘꿀꺽’


내가 침을 삼킨다.

아마 이렇게 비밀공간에까지 둘 정도로 보관하는 거라면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클레오파트라가 말을 잇는다.


“계약파기서예요.”


응?

뭔 소리야 이거?


“네?”


“말 그대로 했던 계약을 파기하는 문서라고요,”


‘???’


영문을 모르겠다.

왜 그런 게 애지중지 이런 장소에 보관되어 있단 말인가?


“뭐라고 적혀 있소?”


“간단한 것이에요. 그리스어로

‘본인은 이 계약서에 찍힌 인장의 주인과 했던 계약을 전부 파기한다.’

라 적혀 있어요.”


너무 많이 생략되어있다.

누가 누구와 계약을 했었는지,

어떤 내용의 계약을 했었는지,

왜 파기를 하는지 등등


근데 달랑 한 줄의 내용만이 있는 계약파기서라니?

나는 클레오파트라에게 물었다.


“이런 게 왜 여기에 있소?”


“글쎄요, 꽤 중요한 것이기 때문 아니겠어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문서인 것은 확실하고요.”


“그건 또 어떻게 확신한단 말이오?”


클레오파트라가 나를 그 파피루스 앞까지 데려간다.

그리고 인장부분을 가리킨다.


“여기 보이시죠? 이 인장은 분명히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인장반지 자국이에요.”


그렇다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누군가와 뭔가 계약을 했고, 그 이후 어떤 식으로든 파기되었다는 거군


이게 왜 여기에 따로 비밀리에 보관되어 왔을까?

그렇게까지 후대에 자신의 어떠한 계약파기사실을 어떻게든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수수께끼투성이다.


어쩌면 로마세계 아니 이천하의 비밀과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


“···”


내가 혼자 고민하고 있자 클레오파트라가 날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러고 말을 건다.


“카이사르님?”


“네, 네?”


“이런 저런 역사의 수수께끼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저번에 그 파피루스 뭉치들도 그렇고, 이집트어를 해석하시려는 것도 그렇고~”


뭐 결과적으로 보면 맞긴 하다.

일단 이천하의 조사가 목적이지만···


딱히 학구열이나 순수한 지적 호기심 때문도 아닌 것도 아니다.


클레오파트라가 계속 말을 잇는다.


“우리 같이 나일 강을 타고 룩소르에 갔다 오는 것은 어떨까요~? 거기엔 아직 제가 해석할 만한 내용들이 있을 거예요~”


룩소르?

거긴 아마 오래된 이집트의 옛 수도였을 것이다.


그 곳은 내가 유일하게 얻은 파피루스 한 장에 적혀있던 지리정보에 의하면,

전~혀 나의 목표와 관련이 없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 딱히 할 것도 없다.

대도서관도 불타버렸고···’


지금 계절은 봄인지라 북서풍이 불어대서 로마로 돌아가지도 못하니 꼼짝없이 이집트에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안할 바엔 룩소르라도 갔다 오는 게 답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난 아직 알아봐야 하는 게 많다.

비록 내 전생 세계의 작은, 아~주 작은 실마리는 얻었지만 내가 왜 로마세계에 환생을 하게 되었는지는 전혀 모른다.


몇 천 년 전부터 이미 죽은 뒤의 세계를 염두에 두고 미라를 만들거나,

피라미드를 건축하는 등

이집트인들의 내세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어쩌면 그들의 과거 수도에서 모든 실마리를 또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클레오파트라님과 룩소르라도 다녀오죠,”


내가 마지못해 이 말을 하자 클레오파트라가 눈을 번뜩이며 좋아한다.


“아! 그럼 하인들에게 준비를 해 놓으라고 시켜놓겠어요!

아, 출발은 언제 하는 게 좋으려나? 하루라도 빨리 출발하죠!”


그러면서 들뜬 그녀는 비밀의 공간을 황급히 나간다.


나가면서 그녀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카이사르는 분명히 나한테 반한 게 틀림없어···!”


확신에 찬 작은 중얼거림이다.


“···”


클레오파트라의 망상을 들으니 과연 그녀와 떠나기로 한 게 잘한 짓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뭐가 됐든 상관없으니 제발 아무 실마리라도 좀 얻었으면 한다.


‘에휴~’


나도 한숨을 내쉬며 비밀의 방을 나왔다.


내가 나오고 나서 클레오파트라가 또 벽에 조작을 가하자 비밀공간의 문이 다시 닫혔고,

비밀공간 입구는 평범한 벽으로 돌아갔다.




며칠 뒤


나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알렉산드리아를 출발했다.

수많은 시녀와 하인이 그녀를 보좌하며 따라 나섰다.


아무리 그래도 좀 규모가 너무 과하다.


화장이나 머리손질해주는 시녀야 그렇다 쳐도,


발톱만 전문적으로 깎아주는 시녀나

아침에 고운 목소리로 잠을 깨워주는 시녀는 또 뭐람?


거기에 짐은 단순한 여행에 맞는 짐이 아니다.

이 여자는 지금 자기 방에 있던 마음에 들던 거대한 꽃병까지도 하인 하나를 이용해서라도 옮기고 있다.


‘하··· 다 때려치우고 돌아갈까?’


난 벌써부터 이번 여행이 험난할 것 같다는 예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자 부담스러운 그 여자가 나한테 다가온다.

역시 화장이나 치장이 장난 아니다.


“당신이랑 여행을 떠날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그것참 과찬이오.”


난 대충 둘러대었다.

이 여자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둘러보느냐이다.

룩소르로 가려면 나일 강을 타고 상류로 올라가야한다.


이렇게 배를 타고 가는 부담스러운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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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2.어서 ‘그것’을 가져오거라 21.10.13 38 0 13쪽
49 2-1.극락이 따로 없구만 21.10.12 44 0 12쪽
48 2-0.이번엔 이름을 정해두지 않았군-진제국편시작 21.10.11 51 0 5쪽
47 1-46.내가 직접 개입해야겠군-로마제국편끝 21.10.08 51 0 9쪽
46 1-45.나의 천하로 돌아가는 것뿐이야! 21.10.07 37 0 12쪽
45 1-44.그래, 업보라 행각하자··· 21.10.06 35 0 12쪽
44 1-43.나 또한 당신과 늘 함께 할 거예요 21.10.05 42 0 13쪽
43 1-42.천일야화 21.10.04 4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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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33.탈모치료제 21.09.23 58 0 12쪽
» 1-32.알렉산드로스의 계약서 21.09.22 58 0 12쪽
32 1-31.불타는 대도서관 21.09.21 53 0 12쪽
31 1-30.나의 천하에 관련된 문서를 찾았어! 21.09.20 5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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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24.파르살루스 전투(2)-별동대 21.09.13 56 0 12쪽
24 1-23.파르살루스 전투(1)-로마 정치판 21.09.11 5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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