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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브라이트 님의 서재입니다.

행운빨 로마 빡빡이로 진시황이 환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알브라이트
작품등록일 :
2021.08.22 14:09
최근연재일 :
2021.10.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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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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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1.불타는 대도서관

DUMMY

도대체 왜 자꾸 나는 거대한 일에 휘말리는 것일까?

이는 저주가 분명했다.


아, 전투 할 때마다 이기는 거 좋지.

옆에서 뭣도 모르는 것들이 치켜세워주기도 하고···


그런데 난 책이나 읽고 싶다.

대도서관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들

그냥 하루 종일, 몇 년 동안 그 책들이나 읽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전쟁 좀 안하고 좀 평화롭게 지내면 안 되나?

그런데 여기 이세계, 아니 이천하 사람들은

나, 카이사르한테 싸움을 안 걸고는 못 베기는 모양이다.


“카이사르님, 큰일 났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13세의 군대가 우리 병사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또 정신이 멍해진다.

방금 클레오파트라 통수치고,

소년 왕한테 사과해서 그의 편을 들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잠시를, 하루를! 못 참고! 지금! 날 공격해오냐?!!’


내 이런 거지같은 기분도 모르고 옆에 있는 귀찮은 여자가 신이 나서 떠들어댄다.


“이것 보세요! 카이사르님. 감히 당신을 공격하다니,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에요~!”


‘지금 누구 때문에 이 귀찮은 일에 휘말렸는데!’


클레오파트라는 괜히 투쟁의지를 불태운다.

그런데 이 여자가 괜한 소리를 하자···


“카이사르님!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감히 로마의 집정관을 공격하다니, 이번 기회에 우리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


괜히 클레오파트라 때문에 내 부하들의 전투의지만 커져버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니야, 난 그냥 가서 사과하고 소년 왕의 편을 들겠다.’

라고 말 한다면 눈치가 없다는 소릴 들을 것이었다.


...그래서 또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게 되었다.


“물론이다! 내 이번에 소년왕에게 본 때를 보여주겠다!”


““우와아아!!””


그렇게 ‘알렉산드리아 전쟁’은 시작되었다.




난 그렇게 일을 질러버리고는 부관한테 조용히 말을 걸었다.


“부관아, 조용히 따라와 봐.”


“앗, 넵.”


나는 내 부관을 데리고 기둥 뒤로 가서 물었다.


“우리 지금 병력 얼마나 있냐?”


“1개 군단입니다. 그나마 정원을 꽉 채운 군단이 아니라서 5천명도 안 됩니다.”


헐 심각하네.

생각해보니 폼페이우스 잔당 쫓으라고 대부분의 군단들을 세계 각지로 보냈고,

난 한 개의 군단만 데리고 왔었다.


“그럼 적군 수는?”


“제가 알아본 바로는 포티누스가 2만 명의 보병과 2천기의 기병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아 망했네?’


물론 적 병력이 더 많은 상황이야 지겹게도 겪어왔다.

내 수하의 로마군 개개인의 전투력이 높다는 것도 알고 있고


하지만 문제는 여기는 적국의 수도이다.

불리해도 너무나 불리한 상황이다.


“우리를 도우러 올 수 있는 원군은 어떻게 되나?”


“일단 도미티우스님이 2개 군단을 끌고 오실 수 있고,

소아시아와 시리아지역의 로마군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여기 이집트까진 육로로 연결되어있긴 하지만 오는데 한세월이다.

원군이 올 때까지 몇 달 동안 시가전을 치르면서 방어를 해야 하게 생겼다.


또 고생길이 훤하다...


“그래, 부관아··· 전투준비나 해라.”


“넵!”


부관이 헐레벌떡 뛰어 나간다.


내가 혼자 남자 클레오파트라가 나한테 다가온다.

그러고 흥분한 채로 말한다.


“카이사르님, 당신의 천재적인 실력은 익히 들어왔어요~!

이번 기회에 적을 모조리 없애서 이집트를 우리 둘이서 함께 통치하는 것이에요~!”


아, 이 여자 진짜 싫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다.


난 죽을 고비를 몇 번을 넘기며 거처를 방어해냈다.

적지 한 가운데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소수의 병력을 가지고 버틴 게 기적이다.


아니지 기적이라기 보단

이번에도 그 이상한 행운이 또 많이 도와주었다.


어디 방어진지가 무너지려 하면 갑자기 적들도 공격을 멈춘다던지,

우리의 방어 약점은 적군이 끝까지 모른다던지,

적들이 너무나도 뻔한 우리의 함정에 빠진다던지······.


이렇게 운 빨로 몇 달이나 버텼다.


하지만 행운이란 게 있다면 나에게 좀 전쟁을 안 하는 행운이 있었으면 좋겠다.


‘빨리 대도서관의 자료를 봐야하는데···’


지금 내 수중엔 전에 찾은 파피루스 딱 한 장만이 있다.

그것만 볼 기회가 있었고 언제나 소중히 몸에 지니고 있다.


지금으로선 그 한 장이 유일한 이천하 탈출의 실마리이다.

이런저런 생각하는 동안 부관이 와서 말을 건다.


“카이사르님 곧 원군이 올 예정입니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 뭔 문제?

뭐 문제가 없던 적은 있었냐?


“뭔가?”


“지금 알렉산드리아 앞바다 제해권은 적들이 잡고 있습니다.

우리 로마군이 안전하게 상륙하려면 바다를 청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나에겐 군선이 10척뿐이다,

반면에 이집트군은 70여척의 대형 군선을 가지고 있다.


“아, 그리고”


부관이 뭔가를 더 덧붙인다.


“우리 로마군에게 상륙위치를 알려줘야 합니다만, 신호를 보낼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흠, 신호라···


그 순간 내 눈에 멀리 알렉산드리아 파로스 등대가 보였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데다가 워낙 높아서 그 등대는 알렉산드리아 어디에서도 눈에 띄었다.

순간 너무도 단순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냥 밤에 등대를 밝혀서 원군을 유도하자.”


이 등대를 밝히면 워낙 멀리서도 보이니까 신호용도로 딱이다.

오늘 밤에 작전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날 밤

어둠이 짙게 깔렸다.


나는 소수의 부하들을 데리고 작은 배를 타고 파로스섬에 상륙했다.

타고온 쪽배는 대충 정박시켜놓았다.


본래라면 등대의 빛이 밝게 빛나야 하지만

등대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전쟁에 벌어진 이후로 켜진 적이 없다.


나는 부하 몇을 이끌고 등대 외벽에 등을 기대고 있다.

등대를 경비하는 적병이 보인다.


“카이사르님, 생각보다 경비는 별로 없습니다.”


부관이 동태를 살펴보고 와서 조용히 말해준다.

그렇다면 돌입하면 된다.

나도 조용히 명령한다.


“그러면 잠입한다.”



잠시 뒤


우리는 얼마 안 되는 적의 경비병들을 제가하면서 등대에 올라갔다.

그리고 드디어 등대의 최상층에 도달했다.


과연 멀리서 봐도 보이는 등대이다.

직접 올라오니 그 살벌한 높이가 실감난다.


알렉산드리아 시내의 불빛이 보인다.

항구에 적선 70여척의 불빛도 보인다.


“적군 군함이 많군.”


나도 모르게 이렇게 혼잣말을 하자 옆에서 부관도 거든다.


“네, 확실히 우려됩니다. 저 적선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지금 오는 원군의 상륙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선 10척 밖에 없는 우리 군함으로 뭘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일단 적 해군은 나중에 생각하자

상륙 신호가 우선이니까.


눈앞에서는 나무장작에 기름을 부하들이 부어대고 있다.

이제 불만 붙이면 된다.


“카이사르님 여기 있습니다.”


부관이 나에게 횃불을 건네준다.


‘응?’


대체 왜? 직접 할 것이지.


“이런 멋있는 일은 카이사르님의 몫입니다.”


아이고, 귀찮아.

그냥 알아서할 것이지


나는 건네받은 횃불로 장작에 불을 붙이려 자세를 굽혔다.


그 때


‘앗?’


난 내 몸이 철렁하는 것을 느꼈다.

이거 분명히


‘으아악~!’


난 발을 헛디뎌서 넘어지기 시작하는 중이다.


‘떨어지면 그대로 죽는다!’


나는 재빨리 몸을 틀고 다른 쪽 다리로 중심을 잡으며 몸의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기둥을 잡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아차’


내가 기둥을 잡은 오른손에는 횃불이 있‘었’다.

하지만 나의 동작으로 인해 횃불은 등대 밖으로 멀리 날아가는 중이다.


불빛이 떨어지는 게 보인다.

그 불빛은 그대로 바다 쪽으로 떨어졌다.


“카이사르님, 괜찮으십니까? 큰일 나실 뻔 했습니다.”


맞다.

지금 목숨을 건져서 다행이다.

방금 너무나 웃긴 모습을 보였지만,

창피한 것 보다는 실족사 안한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불리한 전투에서도 살아남았는데 겨우 추락사한다면 참 웃길 것 같다.


그런데···


“앗, 카이사르님 저길 보십시오!”


“으, 으응?”


부관이 가리킨 곳은 우리가 타고 온 작은 배가 있던 곳이었다.

그 배가 지금 불이 붙어서 불타고 있다.


아마...

내가 떨어뜨린 횃불의 불이 하필이면 거기로 떨어졌나보다.


“···부관아, 우리 타고 돌아갈 배는 있지?”


“아, 걱정하지 마십시오, 건너편에 신호를 보내면 아군이 배를 보내 줄 겁니다.”


“그럼 다행이···?”



그때였다.

불이 붙은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은 타고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아무래도 붙은 불 때문에 고정된 밧줄이 타서 끊어졌나보다.

그렇게 불붙은 배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 움직인다.


““...””


등대 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 배에 집중된 상태이다.


“어? 어? 카이사르님!”


“얼레?”


불붙은 배가 그대로 알렉산드리아 항구로 향한다.

그리고 그대로 정박된 이집트군의 함선에 부딪쳤다.


그렇게... 간단히도...

적군의 대형갤리선에 불이 붙어버렸다······.



“비상! 불이다! 불이야!!”


“로마군의 야습인가? 화공인 것이냐?”


멀리서 이집트 해군병력이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불을 끄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불은 바람을 타고 계속 번져서 결국 이집트 해군의 모든 함선에 전부 불이 붙어버렸다.


“카···이사르님, 역···시 노리신 겁니까?”


옆에서 부관이 입을 딱 벌린 채로 놀라고 있다.


나도 이 상황이 참 어이없지만 그냥 체념하고 답해줬다.


“하··· 그래 노린 거 맞다.”


그렇게 등댓불을 밝히려 한 우리들은 바다건너 불구경하는 입장이 되었다.

전망도 좋은 고층 등대에서 불타는 알렉산드리아 항구를 보니 장관이었다.


“하하하! 카이사르님 놈들이 완전히 넋을 잃었습니다!”


“역시 카이사르님, 대단하십니다! 횃불 하나로 적 해군을 모조리 격침시키셨습니다.”


부하들은 신이 났다.

그런데 뭔가 기분이 애매하다.


정말 중요한 뭔가를 놓친 기분···

음···


‘아, 맞다!’


큰일 났다!

지금 이집트 해군 따위가 문제가 아니다.

알렉산드리아 항구 옆에는 그 따위 문제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다.


‘아, 아아아···’


이미 불은 항구를 넘어 옆의 시가지를 태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의 멘탈도 바스러지기 시작한다.


‘대도서관이! 중요한 자료가!!’


항구 옆에 있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불이 붙었다.

나는 갑자기 진심으로 불을 열심히 끄고 있는 이집트 군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 바보들아! 좀 더 열심히 끄라고! 물 좀 뿌려!’


내 마음속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불길에 휩싸여 전부 불타는 중이다.


아아아

내 자료가··· 나의 유일한 실마리가···


활활활


대도서관이 불탄다.

모든 나의 노력이 불타 없어지는 중이다.

정말 멀리 돌아왔는데···


“으하하, 잘 탄다!”


“이집트 놈들 꼴좋다! 싹 다 불타버려라!”


옆에선 나의 타들어가는 마음을 모르는 바보들이 열광하며 불구경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염장을 지르는 놈들에게 화를 낼 수가 없는 입장이다.

바보같이 완벽한 화공을 성공시킨 것은 다른 놈도 아니고 바로 나다.


“음, 잘 타는군.”


나는 속마음과는 완전 반대되는 말을 또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이 말을 꺼내면서도 나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아야했다.


‘아아, 무섭다 진짜. 이젠 정말 무서워···’


도대체 왜 나는 항상 이럴까?

행운은 항상 전투에 승리하는 방향으로만 일어날까?

나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것은 그에 대한 대가일까?


우르르르! 와지끈!

와르르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천장이 주저앉았다.

나는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타오르는 불길들을 계속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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