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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루 님의 서재입니다.

혈통이 광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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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루]
작품등록일 :
2023.05.15 10:19
최근연재일 :
2023.06.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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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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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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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009. 호의? 호위 (2)

DUMMY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나? 여자랑 애들이 안 보이는데.”


나직한 목소리가 전대 촌장의 조의를 표하며 만들어진 잠깐의 정적을 흩트렸다.


바드의 물음에 길버트가 입을 열었다.


“예. 맞습니다. 눈썰미가 좋으시군요. 데릭이 근처에 흉악한 도적단이 나타났다고 해서 모두 피신시켜 놨습니다.”


국경 마을은 몬스터와 도적들의 공격에 취약했다. 영주에게 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으나, 어디 그들이 의무를 행할 위인들인가.


도시라면 모를까, 이런 작은 마을은 스스로 생존할 방법을 만들어 두어야 했다. 피난처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는 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길버트가 말을 이었다.


“영주님께도 사람을 보내 놨습니다. 병사들이 도적단을 토벌할 때까지는 저희만으로 마을을 지키고 있을 생각입니다.”

“이런. 영주님께 다시 사람을 보내야겠군요.”


“네?”

“여기 이분들이 도적단을 모조리 소탕하셨습니다.”


토른이 바드 용병단을 가리키자 데릭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그 많은 도적을 겨우 아홉으로요?”

“그렇다네. 나도 그 상황이 한참 동안 믿기지 않았지. 더군다나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았네.”


토른은 꼭 자기가 도적을 퇴치한 것처럼 자랑스럽게 말했다.


모여있는 마을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놀란 눈으로 용병단을 바라봤다.


길버트가 환한 웃음을 보였다.


“정말 큰일을 하셨습니다. 이 감사함을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촌장님. 이왕 술잔을 돌릴 거면 축하 연회를 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데릭이 불쑥 끼어들었다.


“연회요?”

“네. 행수님의 무사 생환과 도적을 무찔러준 용사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모처럼 염소를 잡아야겠군요.”

“여기 장정들을 배불리 먹이시려면 한두 마리로는 턱도 없을 것 같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데릭이 신이 난 듯 너스레를 떨었다.


“염소 몇 마리가 문제겠습니까. 도적들이 마을로 왔으면 남아나는 것이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하하하.”


길버트가 한바탕 호탕하게 웃고는 마을 사람들에게 연회 준비를 지시했다. 연회라는 말에 사람들의 분위기가 고양됐다.


“자, 그럼 준비할 동안 쉬실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토른과 바드 일행은 길버트를 따라 마을에 들어갔다. 광장을 지나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니 다른 농가들과 크기부터 다른 촌장의 집이 있었다. 뒤쪽 멀리 보이는 언덕에는 태양신 노보의 교당이 보였다.


길버트가 한결같은 미소를 지으며 촌장의 집을 소개했다.


“조금 낡긴 했지만 지내시는 데 불편함은 없으실 겁니다. 말과 마차는 공용으로 사용하는 마구간으로 옮겨 놓겠습니다. 마부와 짐꾼들이 머물 숙소는 그쪽에 따로 마련해 두겠습니다.”

“세심한 배려 감사합니다.”


토른이 특유의 푸근한 표정으로 감사함을 전했다.


“촌장 아저씨. 우리는 광장에 있는 여관으로 갈게.”

“네? 여기서 편하게 지내시지 않고.”


“우린 용병이야. 맘껏 소란 떨어도 되는 여관이 편하지. 연회 준비될 동안 낮술이나 하면서 있을게.”

“오랫동안 방문객이 없어서 무척 지저분할 텐데요.”


“애초에 지저분하면 걱정 없이 어질러도 되니 더 잘됐네.”

“하하.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십시오. 자네가 자리를 봐 드리게.”


길버트가 옆에 선 사내에게 말했다.


사내는 길버트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앞장서 걸었다. 바드와 단원들은 다시 광장으로 향했다.




* * *




여관의 상태는 길버트가 말했던 것처럼 ‘무척 지저분한’ 정도가 아니었다.


침구는 여관이 지어졌을 때부터 빨지 않았을 것 같이 더러웠고 바닥에는 각종 오물이 눌어붙어 있었다.


클리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랄.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은 방이네.”

“그러게 촌장님 말씀 듣지 그랬수. 지금이라도 가실라우?”


안내했던 사내가 비아냥대듯 말했다.


“아냐, 됐어. 술이나 몇 통 꺼내줘. 술기운 좀 돌면 신경도 안 쓰고 곯아떨어질 거야.”

“거 고집도. 알겠수. 밑에 꺼내놓을 테니까 알아서들 드시구려.”


바드와 단원들은 적당히 짐을 풀고 1층으로 내려왔다. 사내가 꺼내놓은 술통을 들고 주점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창문 밖으로 한창 연회를 준비하는 주민들이 보였다.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었고 술과 음식을 날랐다. 한쪽에서는 벌써 염소를 잡아 피를 빼고 있었다.


“누구, 나랑 같이 나가서 씹을 거리 좀 집어오자.”


바드를 따라 나온 단원 몇 명이 테이블을 돌며 안주가 될만한 걸 마구 집어 들었다. 마을 사람이 눈치를 주는 듯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바드가 양손 가득 들고 있던 과일을 땅바닥에 흘렸다.


클리프가 다가와 잔소리를 했다.


“그러게 욕심 좀 작작 부려.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될걸.”

“귀찮아. 잔소리할 거면 손이나 좀 거들어 주던가.”


바드가 툴툴대며 떨어진 과일을 주워들었다. 그리고는 광장의 흙도 한 줌 쥐어 주점으로 들어갔다.




* * *




토른이 뜨거운 물로 목욕을 마쳤다.

지난 며칠 동안 긴장했던 몸이 풀려 나른함이 몰려왔다.


중앙 홀로 나오니 길버트와 데릭이 기다리고 있었다.


“행수님. 어서 앉으세요.”

“이게 다 뭔가?”


테이블에는 술과 음식이 놓여있었다.


“제가 촌장님께 부탁을 좀 했습니다. 이렇게 극적으로 재회했는데 연회 시작까지 기다릴 수가 있어야지요.”

“하하. 이 친구 참. 뭘 이런걸.”


말은 그렇게 했지만, 토른의 입꼬리는 어느새 귀에 걸려있었다. 목욕을 마친 후 허기진 배를 달래줄 술상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마땅히 내놓을 게 없어 죄송합니다. 입에 맞으실까 모르겠습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아주 맛있게 먹고도 남습니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그럼 이야기들 나누고 계십시오. 전 연회 준비가 잘 되고 있나 확인하러 가보겠습니다.”


길버트가 밖으로 나가고 데릭과 토른이 마주 보며 테이블에 앉았다.


토른은 데릭이 가득 따라준 포도주를 단숨에 비웠다. 즐겨 먹던 고급 포도주에 비해서는 형편없었지만, 행상하며 마셨던 밍밍한 맥주를 생각하면 더없이 훌륭했다.


물로 희석하지 않은 원액이라 속이 찌르르했다. 염장한 소시지로 속을 달랬다. 두 사람은 며칠 전 아찔한 순간을 이야기하며 술잔을 연거푸 비웠다. 목욕으로 데워진 몸이라 그런지 술기운이 빨리 도는 것 같았다.


어느덧 태양이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허기나 달래려고 마셨던 술이 좀 과했는지 토른의 얼굴은 노을처럼 벌게졌다. 데릭도 한껏 얼큰해진 것 같았다.


“그나저나 행수님. 제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는데 말입니다.”

“뭔가 말인가?”


“그 도적들이요. 너무 무모하게 습격하지 않았습니까? 롤프 대장이 그렇게 허무하게 죽지만 않았어도 피해를 보는 쪽은 그놈들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음. 그렇지.”


데릭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왜 도적들이 그렇게 무모하게 습격을 했을까요. 우리가 가진 거라고는 흔한 가죽뿐이었는데 말입니다.”

“······.”


토른이 포도주를 마시며 입을 다물었다.


이번 보물 원석 위장 호송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고 있었다. 짐꾼도 마부도 심지어 길 안내를 맡아준 데릭에게도 비밀이었다.


데릭이 오랜 기간 메르카토 상회와 거래를 해 오며 친근한 인연을 쌓아왔다고 할지라도 토른은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했다.


데릭이 말 없는 토른을 보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행수님. 혹시 이번 행상에 말 못 할 사정이 있으십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토른은 노련한 행상인답게 표정에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오히려 여유롭게 말하며 ‘정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듯이 데릭을 바라보았다.


“사실 기분 상하실 것 같아서 말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행수님이 누굽니까. 테카포에 들어오는 보석 원석 중에 행수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있습니까? 그런 분이 가죽 행상이라니요.”


데릭이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하며 미간을 찡그렸다.


“다 지난 이야기지. 내가 말하지 않았나. 수적을 만나 세 번이나 원석을 빼앗겼다고.”

“그렇다고 가죽을 떼다 팝니까?”


“이것도 다 상회의 배려일세.”

“배려요?”


“내가 상회에 끼친 피해가 상당하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상회의 신용에 금이 가게 했어. 그나마도 상회장님께서 기회를 줬기에 이렇게 가죽 행상이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토른이 말을 끝내자 데릭이 잔에 남은 포도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시 원석을 취급할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뭐?”


“아깝지 않습니까. 이십 년을 넘게 하신 일인데.”

“자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행수님. 제가 아주 솔깃한 제안을···.”


그때 길버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야기는 잘 나누고 계셨습니까?”

“예. 촌장님 덕분에 오랜만에 여유롭게 즐기고 있습니다.”


토른이 그를 반겼다.

데릭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던 차에 난입한 길버트를 향해 불편한 시선을 날렸다.


길버트가 다가와 토른 옆에 서더니 웃는 얼굴로 대뜸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어디 있습니까?”

“예? 무슨 말입니까?”


“원석 말입니다.”

“!!”


토른의 눈이 커졌다.

이 사내는 비밀리에 원석을 옮기는 걸 알고 있다. 며칠 전 그 도적들처럼.


‘서···. 설마.’


토른의 머릿속에 복잡한 가능성이 혼재해 있을 때.


“에이 썅. 일을 계획대로 해야지. 한창 이야기 중이었는데.”


데릭이 미간을 짓누르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제 어설픈 연극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야 그게?”


“연회를 열어 용병단에게 술을 먹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미 자기들끼리 술판을 벌여 코가 비뚤어지게 퍼마셨습니다. 조금 전에 비틀대며 방으로 올라갔다더군요.”

“정말이야? 하, 참. 괜히 긴장하고 있었네. 미련한 종자들.”


토른은 비릿하게 웃는 데릭의 모습을 보자, 기분 좋게 오르던 술기운이 단숨에 깨는 것 같았다.


“데, 데릭. 이게 무슨 일인가.”

“아. 제 소개를 다시 해야겠군요.”


길버트가 당황해하는 토른에게 말했다.


“저는 흑견 용병단 대장 캐니스라고 합니다.”


‘흐, 흑견?!’


토른은 순간 온몸의 털이 주뼛 서는 것 같았다.


흑견 용병단.


디매트 왕국에서는 한참 떠들썩한 소문을 달고 다녔던 용병단이었다. 그들의 명성은 대부분이 잔인한 악행에서 비롯됐다.


흑견 용병단은 고용한 쪽과 상대 쪽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잔혹함으로 유명했다.


귀족들이 체면상 벌인 영지전에서도 용병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참히 살해한 도살자들. 민간인 살해의 증거가 없어 처벌받지는 않았지만 모든 정황이 그들을 가리켰다.


‘디매트 왕국에서 더는 소문이 돌지 않더니, 설마 텔로스 왕국에 있었을 줄이야.’


캐니스가 마른침을 삼키는 토른을 바라봤다.


“원석 어디 있습니까. 마차를 아무리 뒤져봐도 못 찼겠더군요. 마부랑 짐꾼들도 진짜 모르는 모양이고 말이죠.”

“사, 상단 사람들은 어찌했나.”


토른의 떨리는 목소리에 캐니스가 한결같은 미소로 답했다.


“노보의 빛이 되었습니다. 아펜젤의 주민들처럼.”

“!”


토른은 그의 미소가 달리 보였다.

처음 그를 대면할 때부터 줄곧 같은 미소였기에 더 소름이 끼쳤다. 토른의 몸이 떨려왔다. 마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순식간에 이해됐다.


토른은 두려움을 넘어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리 고가의 원석 조각 때문이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무고한 이들을 몰살했단 말인가.


토른은 추악한 그의 작태에 치가 떨렸다.


“자네는···. 신의 철퇴가 두렵지 않나.”

“너무 매도하지 마십시오. 저도 노보를 모시는 신자입니다. 그러니 신관님은 건드리지 않고 잘 모셔놨죠. 일이 끝난 후 참회를 받아주실 분은 계셔야지 않겠습니까.”


“이, 천벌을 받을···.”


퍼억!


토른이 말을 다 마치기 전에 캐니스의 주먹이 그의 머리를 흔들었다. 어찌나 세게 맞았는지 토른은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져 정신을 잃었다.


데릭이 짜증 섞인 말투로 캐니스에게 말했다.


“아, 진짜. 적당히 쳐야지. 이왕이면 포섭해서 데려오라고 하셨단 말이야. 이래서야 말이 통하겠어? 한창 밑밥 깔고 있었는데.”

“그건 당신이 맡은 일이겠죠. 저는 제 일을 할 뿐입니다.”


“네 일은 내 일이 망쳐지지 않게 날 돕는 거야. 잊었나? 사냥개면 사냥개답게 굴어.”


순간 캐니스의 미소에 구김이 잡혔다.

웃고 있는 입꼬리와는 달리 한껏 일그러진 미간이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선을 넘지는 마십시오. 난 당신의 부하가 아닙니다.”


같은 목적을 하고는 있지만, 눈앞에 있는 사내는 도살자들을 이끄는 대장이다. 자신의 목숨 따위는 웃으며 빼앗을 수 있는 자라는 뜻이었다.


데릭이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을 자각하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미, 미안. 일이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아서 내가 좀 흥분했어.”

“용병들은 지금 바로 처리할 겁니다. 계획을 앞당긴다는 말을 하러 잠깐 들린 겁니다.”


“그, 그래. 일 봐.”


데릭의 떨리는 목소리에 캐니스가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가 집 밖으로 나가자 데릭은 포도주를 연거푸 들이켰다. 그제야 막혔던 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후~. 개새끼. 눈빛 한번 살벌하네.”


데릭은 놀란 마음이 조금 진정되자 쓰러져 있는 토른을 살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아 보였다.

고용주에게 신뢰받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토른을 포섭해야 했다.


일이 좀 틀어졌지만, 고용주 앞에 데려다 앉히는 것만으로 공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기회는 있어. 이번 일만 잘 마무리하면 지긋지긋한 떠돌이 장사질도 끝이다.’


아직 제대로 된 포섭 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데릭은 토른이 깨어나길 기다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덜컹.


그때. 뒷문이 흔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잠겨있어 열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데릭이 짜증스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누구야. 앞문 열렸으니까 그쪽으로 와.”


덜컹. 덜컹.


데릭이 인상을 와락 구기며 일어섰다.


“에이 썅. 진짜.”


데릭이 툴툴대며 뒷문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려고 살펴보니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았다.


데릭이 문을 열며 말했다.


“뭐야. 안 잠겼잖···.”


뻐억!


별안간 복부로 날아온 발길질에 데릭의 몸이 허공을 갈라 벽에 곤두박질쳤다.


복부가 뚫린 것 같은 끔찍한 고통에 지금껏 마셨던 독한 포도주 원액이 역류하기 시작했다.


“우엑! 우에엑!”


처덕. 처더덕.


불쾌한 소리가 홀을 가득 메웠다.


데릭이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자신을 가격한 사람을 확인했다. 고개를 한참 올린 뒤에서야 눈이 마주쳤다.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황금빛 눈동자를.


“여기서 질문.”


바드가 미소를 띠며 나직하게 말했다.


“내가 너를 살려줘야 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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