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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같은 만남을 믿으세요?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redneck
작품등록일 :
2020.05.11 13:51
최근연재일 :
2020.06.19 03:0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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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56
글자수 :
150,709

작성
20.06.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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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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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6화 - 성창의 용사 (1)

DUMMY

결투에서 패배한 건 패드레이그다. 하지만 부상이 심한 쪽은 세실이었다. 패드레이그가 입은 안면 골절이나 관통상도 곧바로 치유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지만, 요정들의 마력으로 서서히 회복되어 갈 것이다. 하지만 세실의 부상은 성법을 쓸 수 있는 시오프라의 도움을 받아도 며칠에서 몇 주까지 갈 지 몰랐다.


" ...젠장.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는데. 방심한 것도 있지만 더럽게 강하군, 당신은. "


의외인 점이 있었다면, 패드레이그가 결투의 승패에 대해선 순순히 승복했다는 것이다. 혹시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길길이 날뛰진 않을까 걱정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 태도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물론 붉은 용의 전사도 자신이 결투에서 패배했으나 목숨을 잃지 않은 게 세실의 자비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다시 한 번 덤벼들었을 때 자신이 당한다면, 그때는 저 남자가 봐주지 않을 거란 사실도 이해했다.


" 이르골의 문제도 이제는 완전히 손 떼도록 하지. 자기가 한 말처럼 굶어 뒈지던지, 나중에 가서 약속을 어기고 사람들을 잡아먹던지, 앞으로 내겐 아무런 책임도 없는 거야. 그때 가서 딴소리 하지 말라고 용사. "


" 부탁한 적도, 부탁할 생각도 없었다. "


" 그리고 이건 내 몸값이다. 나 자신의 구명을 상대의 인격과 기분에 의지하는 게 명예로운 전사의 행동은 아니겠지. 이거라면 서로 불만이나 빚진 것도 없는 거야? "


몸값이라며 내밀어진 물건은 검이었다. 당연하지만 칼레드볼프는 아니다. 구부러진 손잡이와 반달 형태로 넓적하니 무게 중심이 끝으로 쏠린 도신으로 보건대 팔카타라 불리는 무기다. 흔히 구할 수 있는 장검에 비하면 상당히 무거운 검일 텐데, 세실이 잡았을 때는 부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뭘로 만든 거지? "


" 슈도아르구로스. "


" 거짓은(Mock Silver)? "


" 잘 아는데. 구리와 강철, 납, 주석의 장점만을 갖고 있다는 신비한 금속이라 강철을 종이 자르듯 벨 수 있고, 자루는 또 드루이드의 노래를 듣고 자란 주목으로 만든 거라 도신만큼 단단해. 나도 칼레드볼프를 쓰지 못하는 상황에선 부무장으로 이걸 들곤 했지. "


" 흐음. "


" 검의 이름은 황소뿔이다. 내 이전 주인은 사자의 용맹이라 불렀고, 처음 만들어졌을 때엔 유웨인의 치부라 불렸다는 것 같은데. 이제 네 무기가 됬으니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불러도 좋고, 네가 새로 이름을 지어도 좋아. "


" 이름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


" 그런 반응은 낭만이 없다고~ 뭐, 그리고 내가 갖고 있던 몰약을 조금 나눠주지. 턱을 치료할 때 좋을 거다. "


" 소요정들의 도움을 빌리는 건 무리냐? "


" 이 아이들은 나 밖에 안따르는 깍쟁이거든. 안타깝게 됐어. "


" 없는 것보단 낫지. "


" 나도 이제 이곳에 더는 볼 일이 없으니 돌아가겠지만... 그렇네, 당신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


" 무슨 이야기? 또 도발을 할 셈은 아니겠지. "


" 아니 아니, 도발 같은 게 아니야. 물론 난 거짓말을 한 적은 없지. 이르골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는 진실이야. 하지만 믿고 믿지 않고는 너희의 선택이고, 참견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정말 순수한 호의에서 주변 소식을 알려주려는 이 졸자를 그렇게 보기냐? "


" ...글쎄, 일단 들어나 보겠다. "


" 이번 루나사가 돌아오는 날에 토너먼트가 열린다고 하던데? "


패드레이그가 파드마를 돌아보며 말했다.


" 토너먼트? "


" 그래, 공식적으론 13년만에 열리는 거야. "


" 자세히 들어보지. "


세실의 옆에서 파드마가 서둘러 등짐을 풀었다.


" ...앗, 맞아요! 지고왕께서 나라에 활기를 일으키기 위해 토너먼트를 준비하신단 소식을 들은 적 있었죠. 그게 바로 올해였나요? "


파드마가 꺼낸 것은 청동으로 된 메달이었다. 대관석 형태의 인장이 새겨져 있었다.


" 뭐야, 그건. "


" 혹시 몰라서 정보를 입수했을 때 경매로 산 참가권이요. "


" 네가 토너먼트에 참가하려고? "


세실이 농담을 하며 웃었다.


" 그럴 리가요. 참가권을 원하는 사람에게 비싼 값을 부를 수 있잖아요. 모험은 언제나 돈이 많이 필요한 일이구요. "


" ...현실적인 대답이구만. "


그 모습에 패드레이그가 놀란듯 눈을 치켜떴다.


" 뭐야, 꼬마 아가씨가 이미 갖고 있었어? 원래는 내 참가권을 줄까 했는데. "


" 네 거를? "


세실이 이해할 수 없는지 어깨를 으쓱였다.


" 수상해? 하지만 대단한 이유는 아니고, 난 당신처럼 일행이 있거든. 사실 조사를 위해 잠시 헤어져 있을 뿐이고 이제 다시 만나러 가야 해. 루나사 날에 미드라를 방문하는 건 힘들다는 개인적인 사정이지. 참가권이 안장 주머니에서 썩는 것보단 낫잖아. "


" 흠... 그 참가권이라는 거 정확히 어떻게 분배된 거지? "


" 정확한 기준은 모르겠지만 다섯 나라의 유명한 전사들에게 보내진 것 같았지. 아마 이삼백 개는 뿌린듯한데, 실제로는 중간에 메달을 잃거나, 저 아가씨가 구한 방법처럼 장물로 팔아버리거나, 일정 혹은 단순 귀찮음으로 가지 않는 사람도 많을 테니 실제로는 절반 이하나 도착할 거야. "


" 내게 토너먼트 소식을 알려주는 이유는? "


" 방금 순수한 호의라고 말했잖아. 성창남, 당신 실력이라면 토너먼트 우승은 어려운 일도 아니겠지. 전사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해 우승 상품도 걸려 있어. 무려 하늘을 나는 백마라고 시인들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더군! "


" 그건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긴 하지만... "


세실이 무의식 중에 턱으로 손을 가져가려다 멈추고 어색하게 팔짱을 꼈다. 아직 턱의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 내가 맞춰보지, 펜드래건. 아마도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


" 다른 의도라니? 날 전혀 믿지 못하고 있잖아! "


" 본인은 토너먼트에 참가할 여유가 없지만, 토너먼트의 구성 자체는 수상하기 때문이 아니냐? "


그 말에 패드레이그가 피식 웃었다.


" 수상해? 뭐가? "


" 뭐라고 단정짓진 못하겠지만, 이... 참가권이라는 메달의 존재가 그렇지. 정상적인 토너먼트라면 먼저 선수를 정해두고 있진 않을 테니까. "


"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그게 왜? 지고왕 폐하가 참신한 경기 방식을 고안하시고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마음이 가득한 것 뿐일 지도 모르잖아? 난 왜 메달을 받지 못한 거냐고 전사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기에도 좋겠네. "


" ...흠. "


패드레이그가 허리에 손을 얹으며 비스듬하게 섰다.


" 물론 내가 당신에게 동행을 제안한 건 시험해보려는 의미도 있었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 지를 보려고 말이야. 결투까지 간 건 역시 용사를 꺾었다는 명함 그 자체에 욕심이 생겼던 거지만. 그래도 토너먼트는 완전히 억측 같은데? 그래서 뭐야, 가기 싫어? 그럼 안가면 된다? "


세실이 뭐라 말하기 힘든 찝찝함에 침을 삼켰다가, 파드마의 시선을 느꼈다.


" 지고왕 님이 직접 선택한 사람들이면 다들 대단한 전사겠죠? 게다가 경기 규칙은 최종 우승자를 가려내기 전까지 팀을 정해서 난전 승부였고... "


' ...저 자식 때문에 파드마가 토너먼트에 꽂힌 것 같군. '


" 좋아, 그럼 일단 네 참가권도 넘겨라. "


" 응? 이미 있잖아, 그 아가씨 거? "


" 혹시 모르지. 가는 길에 잃어버릴 지도 모르고. 참가권이 필요한 불쌍한 이웃과 만날 지도. 안장 주머니에서 썩어가는 건 너도 원치 않은 일이라 했을 텐데. "


" ...그런 거라면야. "


패드레이그가 자신의 청동 메달을 양도했다. 정교한 마감은 위조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만, 반대로 숙련공이라면 불가능한 수준까진 아니었다. 마력, 혹은 별다른 조치가 취해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 지고왕이 이 사실을 간과한 건지, 그게 아니면... '


" 그럼 작별이다, 세실 아델베이트. "


메달을 살펴보고 있던 세실의 어깨를 툭툭 치며 패드레이그가 말했다.


" 나는 할 일이 너무너무너무 많거든. 숨 돌리기로는 나쁘지 않은 인연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천하의 용사가 마족의 편을 들었다고 사방팔방에 퍼트려주지. "


" 그럼 나는 고결한 글래스턴의 실체가 시골 아낙네한테 칼을 휘두르는 찌질이라고 소문 내주마. "


" 하하하! 그거 기대되는데. "


패드레이그는 자신의 말 위에 올라 마을을 떠났다. 세실은 그제서야 전리품을 휘둘러 본 뒤 자못 만족스러워 했다. 본인 앞에서 티를 낼 수는 없었지만 훌륭한 무기였다. 불을 토하는 마창, 영혼을 베는 마검에 뒤지지 않는 명검이라 생각했다.


" ...엄청, 좋아하시는군요. "


세실의 표정을 본 시오프라가 유치한 꼴을 본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토너먼트도 좋지만, 턱뼈가 제대로 붙을 때까진 아킬에서 떠나지 않을 거에요. 이건 치료사의 권고입니다. 아시겠죠? "


" 뭐, 내 마음대로 했다가 어디 뼈 하나 어긋나는 것보단 그게 낫지. 네가 이 일행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시오프라. "


" 언제는 왜 여기 있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시더니... "


" 아니?! 말로 한 적은 없을 텐데. "


" 저도 눈치가 없지는 않다구요. 그것보다 진짜였네요. "


" 음, 회복하는 동안은 네 훈련도 좀 더 신경써줄 수 있겠네. "


" 적당한 말로 화제를 돌리려 하지 마세요, 참... "


시오프라의 진찰대로 세실 일행은 한동안 마을에 남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르골의 집에 식객으로 머무르는 동안 파드마는 올라의 집안일을 돕거나 아킬에서 가장 나이 많은 노인들을 찾아가 옛날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시오프라는 마을 근처에서 나는 약초를 모아 가계에 보태거나 세실의 치료에 전념했으며, 세실은 부상자라는 명목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았다-올라에게 눈총을 받았지만 꿋꿋하게 무시했다-.


어느 날은 세실이 밖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온 적도 있었다.


" 이야~ 그게 술 없이 주사위만 굴리기엔 너무 심심해서... "


" 미쳤습니까? 이 개 오줌만도 못한 인간이!! "


파드마는 그날 처음으로 시오프라 또한 욕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살벌한 욕을 한 무더기로 얻어맞은 세실은 다음 날 하루종일 침대에 묶여 그녀가 떠주는 약만 받아 마셔야 했다. 인과응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책을 쓰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파드마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앉아서 이야기 내용을 쓰거나 고치고, 가끔씩 필요없는 부분을 지우기도 했다. 마을의 어린 아이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관심을 갖고 종종 책의 내용을 물어봤다. 파드마는 흥미로운 모험담을 설명하면서도 세실이 주인공이란 사실은 숨겼다.


" 부끄러워 하는 것이냐? 그게 아니면 독점하고 싶은 것이냐. "


깃펜의 깃털을 쪽쪽 물면서 다음 문장을 구상하고 있던 파드마에게 이르골이 찾아왔다.


" ...네? 무엇을 말인가요? "


" 무엇인 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 잠시 이야기를 나눠도 괜찮을까? "


" 물론이죠. 이곳의 주인은 이르골 씨잖아요.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


이르골은 시간이 된듯 약을 챙겨 먹은 뒤 잠시 말없이 있었다.


" ...이상하군. 무녀로는 보이지 않는데. "


" 아까부터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건지 이해가 안되요. "


" 아아, 미안하구나. 정말 모른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말이야. "


이르골이 파드마의 모습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 너는, 그러니까... 동족이겠지? "


" 마족이라는 의미에서라면 그렇겠네요. "


" 그래. 마족... 내가 느끼고 있는 감각이 맞다면. 음... "


" 으응...? "


" 마왕 폐하를 섬긴 적이 있느냐? "


" 아니요. 전 그 이후에 태어났어요. 밤의 그림자 속에서. "


" 그건... 정말 이상한 일이군. "


" 좀 더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파드마가 책을 덮은 뒤 두 손을 모았다.


" 너는 고위 마족과 하위 마족을 구분하는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지? "


" 그건... 뭐죠? 힘? "


" 그야 물론 고위 마족들은 강하지. 하지만 그건 강함을 얻어서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게 아니다. 힘은 어디까지나 부산물이야. "


이르골이 파드마의 눈앞으로 검지를 가져간 뒤, 천천히 손가락을 돌려 자신을 가리켰다.


" 너나, 나 사이의 공통점을 봐라. "


" 공통점... 전 뿔 같은 건 없으니, 눈동자 색이려나요? "


" 아니, 좀 더 크게 보는 게 좋아. 그럼 너와 나, 사슴으로 표본을 하나 늘리면 이해가 쉬울까? "


" 아하. 인간과 같은 외모? "


" 맞아. 마족들은 인간의 미관에 있어선 끔찍하게 뒤틀린 생물이지. 거대하고, 기형이 발생했고, 혐오스러운... 하지만 파드마 양, 너와 나는 그들의 기준으로도 틀림없이 아름다운 존재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


" 그게 기준이라는 거네요. "


" 너는 내가 아는 법칙대로라면 고위 마족이라 불릴 수 있는 존재다. 하지만 그런 것치곤... 이런 말하기 뭐한데, 마력이 미약하구나. "


" 팔씨름에서도 이겨본 적 없어요. "


" 미약한 마력, 힘도 그 외관의 인간과 비슷하고, 다른... 무언가 파격적인 이능력은 없는 거겠지? "


" 네. "


" 사실상 일반인과 다름없는... 그런 네가 사람과 비슷한 외모를 하고 있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지. 그것도 그림자에서 나타났다는 건... 지성이 없는 야인들, 가장 나약한 하급 마족일 확률이 높아. "


" 하지만 저, 머리만큼은 좋아요. 글도 금방 배웠는 걸요. "


" 그렇겠지. 정작 용사는 글을 읽지 못할 거다. 나중에 용사에 대한 욕을 적어놓고 이 문장 어떠냐고 물어봐라. 그 남자라면 분명 귀찮은 데다 글을 모른단 사실이 들키기 싫어 무조건 나쁘지 않다고 할 테니. "


" 왠지 상상이 가서 웃겨요. "


" 그런데 너는, 어느 쪽에도 일치하는 특성이 아니다. 아름다운 외관을 가졌지만, 마족으로서의 힘이 없다. 아마... 투쟁심, 본능 같은 것도 눈에 띄지 않는데. 일상에서 감추는 법을 터득한 건가? 그게 아니면? "


" 생존의 문제라면 역시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생각이 든다던가, 싸움을 걸고 싶다던가, 욕을 해야겠다던가, 그런 적은 역시요. "


" 단순한 돌연변이라고 생각하기엔 나 또한 쉬이 지나치기 힘든 문제였지. "


이르골이 마당에서 잡초를 뽑고 있는 올라를 한 번 돌아본 뒤 말을 이었다.


" 루나사까지 미드라에 있는 왕의 언덕에 간다고 했나? "


" 네. 용사님께서 토너먼트에 참가하실 생각이에요. "


" 그렇다면 토너먼트로 경계가 소홀해질 거다. "


" 경계가 삼엄해지는 게 아니라? "


" 물론 전체적인 경계 수준은 오르겠지. 하지만 전사들의 수는 변하지 않고, 평소에는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던 인원이 넓고 고르게 흩어질 거야. 그러니 한 구역에 배치되는 경계는 소홀해진다 할 수 있지. "


" 그렇네요...! "


" 그 틈을 노려 지고왕을 찾아가 만나라. 너라면 밀회를 허락할 거다. "


" 지고왕 폐하랑? ...어째서 그래야 하죠? "


" 그라면 너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적어도 나보단 말이야. "


" 마족에 대해서 마족 본인보다 잘 아는 건 힘들 것 같은데... "


" 가서 만나면 알 것이네. 물론 파드마 양, 자네가 원치 않는다면 강요는 하지 않겠지만... 본인도 알고 싶어할 문제라고 봤거든. 이번 일에 대한 답례라고 생각해줘. "


" 으음... "


" 그리고 또 하나, 주의할 점이 있다. "


생각에 빠지려던 차에 파드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주의할 점...? "


" 되도록이면 성녀하곤 마주치지 말게. 좋은 꼴은 보지 못할 거야. "


" 성녀라면, 용사님의 일행이셨던? "


이르골이 고개를 끄덕였다.


" 성녀님도 토너먼트를 구경하러 오실까요? "


" 아마 그렇겠지. 지고왕이 주최하는 대회고, 토너먼트라는 건 언제나 사상자가 일어나는 법이니까. 사제들이 장례를 담당한다면 그 중에 성녀도 있을 거라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겠나? "


" 그럴게요... 왜 그분을 주의해야 하는 지도 알 수 있을까요? "


" 아직까진 내 가설에 불과하지만... 그 경우 그녀와는 결정적으로 맞물릴 수 없을 거거든. "


파드마가 결국 한숨을 쉬었다.


" 계속 제게 무언가를 감추려 하시는군요. "


" 미안하게 되었네. 하지만 쉽게 들려줘도 될 이야기가 아니고, 만약 내가 헛짚은 거라면 그걸로 좋아. 단지 내가 예민할 뿐이었단 결론으로 끝나면 더더욱. "


" 용사님이나 시오프라 씨한테도 말하는 게 좋을까요? "


" 그건... 네 판단에 맡기겠어. "


" 그럼 일단은 말 안할게요. "


파드마가 등짐을 열어 책을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래도 제게 단서를 주셔서 감사해요. 대몽마 이르골과 이런 식으로 만남을 갖게 될 줄 예상 못했지만, 이것도 좋은 이야기가 될 거에요. 적어도 지금은 좋은 사람인 게 느껴지니까요. "


" ...좋은 사람이라. "


" 패드레이그의 말은 기억에서 지워버려요. 분명 이르골 씨를 괴롭히려고 한 말일 테니까. "


" 그랬으면 좋겠구나. "


" 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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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6화 - 성창의 용사 (完) +9 20.06.19 122 13 15쪽
29 6화 - 성창의 용사 (4) +8 20.06.17 71 13 18쪽
28 6화 - 성창의 용사 (3) +10 20.06.16 85 14 18쪽
27 6화 - 성창의 용사 (2) +6 20.06.14 91 13 18쪽
» 6화 - 성창의 용사 (1) +6 20.06.12 111 14 18쪽
25 5화 - 무지개 끝에는 황금 솥이 숨겨져 있다 (完) +8 20.06.11 105 14 9쪽
24 5화 - 무지개 끝에는 황금 솥이 숨겨져 있다 (5) +7 20.06.09 114 16 9쪽
23 5화 - 무지개 끝에는 황금 솥이 숨겨져 있다 (4) +8 20.06.08 114 16 9쪽
22 5화 - 무지개 끝에는 황금 솥이 숨겨져 있다 (3) +12 20.06.06 132 18 14쪽
21 5화 - 무지개 끝에는 황금 솥이 숨겨져 있다 (2) +12 20.06.05 123 20 8쪽
20 5화 - 무지개 끝에는 황금 솥이 숨겨져 있다 (1) +12 20.06.04 136 22 10쪽
19 4화 - 수마 (完) +6 20.06.03 123 19 12쪽
18 4화 - 수마 (3) +12 20.06.01 115 19 9쪽
17 4화 - 수마 (2) +11 20.05.31 124 20 9쪽
16 4화 - 수마 (1) +4 20.05.30 129 18 12쪽
15 3화 - 고양이의 꼬리를 밟으면 처녀가 운다 (完) +10 20.05.28 150 21 11쪽
14 3화 - 고양이의 꼬리를 밟으면 처녀가 운다 (4) +2 20.05.24 137 18 7쪽
13 3화 - 고양이의 꼬리를 밟으면 처녀가 운다 (3) +8 20.05.23 153 20 9쪽
12 3화 - 고양이의 꼬리를 밟으면 처녀가 운다 (2) +10 20.05.21 153 24 9쪽
11 3화 - 고양이의 꼬리를 밟으면 처녀가 운다 (1) +6 20.05.20 183 21 10쪽
10 2화 - 상승의 레무스 (完) +2 20.05.18 156 20 9쪽
9 2화 - 상승의 레무스 (2) 20.05.16 159 21 11쪽
8 2화 - 상승의 레무스 (1) 20.05.15 167 23 12쪽
7 1화 - 워터빌의 유령(完) 20.05.13 169 19 10쪽
6 1화 - 워터빌의 유령(5) 20.05.12 183 18 8쪽
5 1화 - 워터빌의 유령(4) 20.05.11 204 21 10쪽
4 1화 - 워터빌의 유령(3) +2 20.05.11 206 26 12쪽
3 1화 - 워터빌의 유령(2) +4 20.05.11 271 31 8쪽
2 1화 - 워터빌의 유령(1) +1 20.05.11 313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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