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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잼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호빠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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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잼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3
최근연재일 :
2020.05.27 15:25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731
추천수 :
358
글자수 :
75,396

작성
20.05.13 10:05
조회
282
추천
21
글자
10쪽

#이세계 #호빠 #천재 (5)

DUMMY

이름 아침, 빌리의 말대로 일을 마친 헬라스가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헬라스와 태훈은 저택의 응접실에서 처음 정식으로 마주했다.


“감사합니다. 헬라스 영애님의 배려 덕분에 미천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태훈이 고개를 과장되게 숙이며 저자세를 취하자 헬라스는 웃으며 손사래 쳤다.


“호호. 영애라니요, 편하게 마담이라 부르셔도 돼요. 그리고 저야말로 감사하지요. 저 역시 귀하의 기사도 정신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으니까요.”


헬라스와 태훈은 서로에게 목숨을 빚진 셈이었다.


엄밀히 따지자면 태훈은 헬라스가 등장하기 전에 이미 죽어가고 있었지만, 굳이 그 사실을 밝힐 정도로 돌머리는 아니었다.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덕분에 아주 멀쩡합니다. 동료인 빌리에게 듣자니 저를 치료하기 위해 마법사와 포션까지 사용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배려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애석하게도 마법사도 잃어버린 눈은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진심으로 유감입니다.”

“괜찮습니다. 아예 장님이 되어버린 것도 아니니까요. 목숨을 부지한 것만 해도 감사할 일입니다.”


그렇게 훈훈한 안부 인사가 오가는 중, 태훈은 새삼 그녀의 미모에 놀라고 있었다.


환한 곳에서 마주한 헬라스는 상당한 미인이었으며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고양이상 미녀.


현대에서 여자 손님을 숱하게 상대해온 태훈조차도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외모로만 보자면 20대 같은데 고상하고 우아한 행동을 보면 원숙한 중년의 여인 같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헬라스 피오넬입니다.”

“...!”


이런 미친···!


그녀의 풀네임을 듣게 된 태훈은 욕지기가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이전에 보았던 상태창에선 분명 성을 제외한 이름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을 통해 직접 듣게 된 성씨.


피오넬 가문.


현재 태훈의 터전이 된 이곳의 지명이 무려 '피오넬'영지였다.



'정말로 어마어마한 귀족 가문의 영애였구나.'


그런데 그런 사람이 어떤 이유로 유흥가를 주름잡는 큰손이 된 거지? 혹시 파문당한 건가? 아니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을 피오넬이라 소개할 리가 없지. 그럼 도대체···?


의문에 잠겨있는 태훈을 바라보며 헬라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차!

내 소개를 해야겠구나!


"아 그렇군요. 제 이름은···."


서둘러 입을 열려던 태훈이 멈칫했다.

이름?

그러고 보니까 내 이름이 뭐지?

당연히 주태훈이라고 말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거지촌락에서의 이름인 '쥐똥'이라고는 더더욱 말할 수 없는 상황.

그러고 보니 현재 빙의-태훈은 자신이 겪은 상황을 빙의라고 지칭했다-한 이 몸의 이름조차 모르고 지냈다.


“...테리입니다.”


급한 마음에 좋아하던 게임의 캐릭터 이름을 대 버렸다.


‘아! 성도 말해야 하는구나!’


허둥대는 탓에 성을 말하지 않은 실수를 범했지만, 헬라스는 재차 묻지 않았다. 그녀 나름의 배려였다.


사연 없는 거지가 어디 있겠는가?

성을 대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 여긴 것이다.


“아무쪼록 완전히 쾌차하실 때까지 일행분과 제 저택에서 편히 머물도록 하세요. 그리고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저는 제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소인배가 아니랍니다. 응당한 보상을 준비하도록 할 테니 그 점은 걱정하지 마시길···.”


거기까지 말한 헬라스가 돌연 태훈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혹 따로 염두에 두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네?”

“원하시는 것을 부담 없이 말해보란 뜻입니다.”


헬라스의 대범한 제안에 태훈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가 대어를 낚았구나!’


과연, 귀족가 딸내미답게 통도 크고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뭐가 좋을까?

집 한 채를 장만할만한 돈을 달라고 할까?

아니면 빌리의 말대로 평민 계급으로 신분 상승을 부탁해볼까?


물론, 이 몸뚱이의 주인이 이미 평민 신분일 수도 있겠지만 베스교 거지들이나 빌리의 경우를 보면 도망친 노예나 농노 신분일 가능성이 컸다.


공연히 치안대 눈에 띄어서 노예로 팔려 갈 바엔 확실히 신분 정리를 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몰랐다.


그것도 아니면 아예 두 개 다 부탁해볼까?


엄청난 거물에다가 자기를 도와주다 애꾸까지 되었는데 그 정도는 들어주지 않을까?


신이 나서 고민하던 중, 문득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헬라스와 눈이 마주쳤다.


“...!”


그리고 뒷골이 싸해짐과 동시에 번쩍 눈이 뜨였다.


호빠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았다.


강남 최대규모의 정빠에서 일하다 보니 소위 말하는 VIP급 손님과도 인연이 닿았었다.


그중 정·재계 거물급 여자들도 있었는데 그들의 느낌과 헬라스는 묘하게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고 그 여자들이 어땠는가?


각자 다른 성향이었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대놓고 빨아먹으려는 노골적인 선수 새끼들을 극도로 꺼렸지.’


그들의 사회적 위치나 배경을 알고 있으니 뭐라도 얻어먹을까 득달같이 달려드는 놈들투성이였을 것이다.


게다가 그 정도 위치쯤의 사람이면 가뜩이나 여기저기서 빨아대는 탓에 거기에서 오는 우월감도 자아를 충족시켜주진 못할 터.


그래서 그런 손님들을 어떻게 대해줬냐고?


그저 최대한 동등하게.


너무 거하게 빨아줘서도, 그렇다고 등한시한다는 느낌도 안 들게끔 동등하게.


딱 그 정도면 충분했다.


여기서 넙죽 헬라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그녀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다.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얻은 인연이던가?

무려 목숨을 걸고 부여잡은 동아줄이다.

결코, 쉽게 놓아선 안 된다.


“글쎄요···.”


태훈은 속내를 숨긴 채 최대한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진심으로 말하건대, 솔직히 보상 따윈 바라지 않습니다.”


‘에엥!? 얘가 뭔 개소리야!?’


옆에서 잠자코 얘기를 듣고 있던 빌리의 눈동자가 커졌지만, 태훈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렇게 저를 치료해주신 것만으로 감사할 뿐이죠.”

“.....”


의외라는 듯 헬라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러나 표정을 보아하니 태훈의 말을 아직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모양.


“하지만 그 상처는 저를 구해주다가 생긴 상처이지 않습니까.”


그녀는 태훈이 겸손한척하며 뜸을 들여 자신의 가치를 좀 더 높이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모든 거래가 그러하듯이.


막말로 자신 때문에 애꾸가 되었는데 아무런 보상을 원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지금이다!’


그리고 태훈은 이 시점에서 경직된 표정을 풀었다. 그리고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하. 정말 괜찮습니다.”


마치 모든 가면을 벗어내고 민낯을 드러내는 듯한 느낌으로.


“이런 말씀이 실례일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편히 말씀하세요.”

“비록 헬라스 영애님은 고귀한 신분이고 저는 한낱 거지일 뿐이지만 그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일 뿐입니다. 저는 제 의지로 헬라스 영애님을 도와드린 겁니다. 그 때문에 결과적으로 저 역시 영애님께 목숨을 빚지지 않았습니까.”

“네?”


헬라스는 드물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태훈은 승부수를 띄었다.


“서로에게 똑같이 목숨을 빚졌습니다. 저는 말뿐인 감사밖에 드릴 것이 없는데 일방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받기만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습니다.”


그리고 너무 거절만 하는 것도 되려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여기선 적당한 타협!


마지막 쐐기를 박는다.


“정 그러시다면 제가 아닌 동료 빌리에게 적당한 보상을 내려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저 때문에 터전을 잃어버린 셈이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헬라스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엔 보상을 받으려는 게 당연한 이치.


그러나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거절하는 저 남자의 태도에선 어떠한 수작질도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고?’


이미 태훈의 메소드 연기에 홀려버린 헬라스는 살짝 감동까지 해버린 눈치였다.


“그래도 아무런 보상도 해드리지 않으면 제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런 그녀의 머리 위로 상태창이 나타났다.


[이름:헬라스 피오넬]

[#의외로 소녀 감성 #날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 #피오넬 영지 내 유일무이한 여성 전용 유흥업소도 운영 중]


“...!”


태훈은 새롭게 갱신된 해시태그를 보며 눈을 부릅떴다.


해시태그의 내용이 어째서 바뀌었는지는 나중의 문제.


그보다 중요한 건 해시태그의 내용이었다.


#의외로 소녀 감성

#날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

#피오넬 영지 내 유일무이한 여성 전용 살롱 운영 중


그중에서도 이 부분.


#피오넬 영지 내 유일무이한 여성 전용 유흥살롱 운영 중


​‘여성 전용 유흥살롱이라면···.’


태훈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세계에도 호빠가 존재한다고!?’


태훈은 호흡이 살짝 가빠질 정도로 상기되었다.


서당 개 10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다.


군 전역 후 곧바로 화류계에 뛰어들어 십 년 가까이 선수 일을 해오며 그것만큼 몸에 익고 편한 일도 없었다.


아무튼, 이세계에 온 이상 뭘 하든 간에 직장부터 구할 생각이었다.


낯선 세계라는 핑계로 손가락만 빨면서 살 순 없는 노릇이니까.


그렇기에 헬라스의 보상을 넙죽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전에 좋은 인상부터 심어놓은 뒤, 보상 수준을 최대한 끌어 올려놓고, 거기에 인맥으로도 활용하고 싶었으니까.


일이 예상대로만 잘 풀리면 보상은 보상대로 받고, 그녀의 밑에서 일자리라도 얻어낼 생각이었는데···.


무려 호빠라니.


하늘이 두 쪽 나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더니 세계가 뒤바뀌어도 호빠는 존재하는구나!


“정 그러시다면···.”


태훈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며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저를 고용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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