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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잼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호빠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화룡잼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3
최근연재일 :
2020.05.27 15:25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754
추천수 :
358
글자수 :
75,396

작성
20.05.16 21:05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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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0쪽

#이세계 #호빠 #천재 (8)

DUMMY

환골탈태한 태훈과 헬라스의 대면 이후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태훈은 블루문 기사단 입단이 예정되었고,

빌리는 헬라스 소유의 일반 살롱 홀 관리인, 즉 웨이터로 취직했다.


그뿐만 아니라 헬라스는 그들에게 평민 신분을 만들어주었으며 각자의 명의로 된 주택도 마련해주었다.


"혼자 사시기에 큰 불편함은 없을 겁니다."


거침없는 추진력과 깔끔한 일 처리.


거기에 아무리 신원미상의 거지들이라 할지라도 20명가량을 세상에서 지워버렸는데도 아무런 뒤탈도 없는 걸 보면서 그녀가 가진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헬라스님..."


노예 신분이었던 빌리는 예상치 못한 후 한 보상에 눈물까지 보이며 고마워했고, 덕분에 블루문 기사단 입단을 허락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쏙 들어갔다.


"같이 일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잘해봐. 너 정도면 피오넬 모든 여자의 치마폭을 주름잡는 에이스가 될 수 있을 거야."


물론 태훈이라고 곧바로 블루문에 출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헬라스가 주관하는 최종 면접을 통과하는 조건이 붙었다.


블루문은 정식 기사단은 아니었지만, 고급 살롱인 만큼 손님 수준도 높았기에 그에 걸맞은 지식과 교양, 응대법을 갖추는 건 필수였다.


그리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탓에-물론 태훈의 거짓말이었지만- 사교 모임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태훈을 위해 헬라스는 속성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른바 1:1 개인 교습이었다.


선생 역할을 해줄 사람은 헬라스가 선별한 두 명.


몰락 귀족 출신에 현재 블루문 기사단 소속인 프레디에겐 정치, 시사, 문화, 정치, 외교 등 전반적인 지식과 교양에 관해 배우고,


헬라스의 호위 기사 중 한 명인 레이카 경에게선 검술 수업을 받을 예정이었다.


솔직히 전자는 그렇다 쳐도 후자는 약간 의아하긴 했다.


‘이러쿵저러쿵 해봤자, 결국 선수잖아? 근데 웬 검술 훈련까지 받아야 하는 거지?’


하지만 태훈은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일단 고용주가 까라면 까야 하는 것도 있었지만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결국 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니까.


막말로 프랭크?


만약 힘이 있었더라면, 하다못해 기초적인 검술 실력만 갖추고 있었더라도 녀석에게 처참하게 짓밟힐 일도 없었을 테다.


‘이번 같은 행운을 또 한 번 기대하는 건 바보짓이지.’


제 한 몸 지킬만한 검술을 배워둬서 나쁠 건 없었다.


게다가 검술 교육은 최종 면접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 별개의 수업.


‘일단은 부담 없이 배워나 보자. 혹시 알아? 웹소설처럼 검술에 미친 재능이라도 있을지?’


태훈은 그렇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수업에 임할 생각이었고, 드디어 첫 수업 일이 다가왔다.


유흥가의 대낮은 공연이 끝난 무대처럼 한적하고 고요했고, 그 근처의 널찍한 공터에서 처음 대면한 태훈과 레이카.


그녀는 기사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미인이었다.


"안녕하세요. 테리라고 합니다."

"......“


뭔가 못마땅하다는 듯 잔뜩 미간을 찌푸린 레이카를 보면서 태훈은 뜬금없게도 헬라스를 떠올렸다.


‘미친···! 도대체 그 여자의 정체는 뭐야!?’


그 놀라움은 레이카의 머리 위로 보이는 상태창에 기인했다.


[이름:레이카 프레스]

[#피오넬 영지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

#롤모델은 헬라스

#그녀 주위에 꼬이는 똥파리들 질색]


피오넬 영지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

이런 여자를 개인 호위 기사로 두는 헬라스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피오넬 영지라 하면 세간엔 이그너스 왕국 동부 최강의 세력이라 평가받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건 예사 인물이 아니란 뜻이었다.


게다가···.


#롤모델은 헬라스


떠오르는 해시 태그를 보면 헬라스를 동경하고 있는 게 분명했기에 태훈으로선 뜨끔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 주위에 꼬이는 똥파리들 질색


자기야말로 그녀 옆에 들러붙어 뭐라도 좀 주워 먹으려는 똥파리 중의 똥파리였으니까.


"레이카 프레스입니다."


역시나 레이카는 마지못해 인사하는 모양새였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서 잠시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얼마든 지요."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정중한 태도로 고개까지 살짝 숙였던 그녀의 눈빛은 다시 고개를 듦과 동시에 맹수의 그것처럼 돌변해있었다.


"...!"


어느새 태훈의 목덜미 바로 앞까지 다가온 레이카의 검. 얼마나 빠른지 코앞에 있었음에도 태훈은 그녀가 발검한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검이 내뿜는 서늘한 한기에 자연스레 목소리가 떨렸다.


"지, 지금 이게 뭐 하는 짓···."

"대략적인 전후 사정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


...다짜고짜 반말을?


"일단 헬라스님을 구해준 것에 관해선 호위 기사로서 감사를 표하지."


시발.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

감사하다면서 목에 칼을 들이밀어?

태훈은 속으로 욕지기가 차올랐지만 애써 삼켜냈다.


"지금부터가 본 질문이다. 어째서 그분께 접근했지?"

"접근이라뇨? 그저 우연히···."

"우연히 거지들에게 납치당한 헬라스님이 그곳의 다른 거지에게 우연히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또 우연히 그자는 헬라스 님의 밑에서 일하게 됐지."

"...그런데요?"

"'우연한' 일이 참 많이 생겼다는 생각이 안 드나?"


태훈은 그제야 그녀의 의중을 파악했다.


즉, 일련의 사건을 전부 태훈이 의도한 게 아니냐는 물음.


그리고 태훈은 모르겠지만 이러한 추측은 헬라스의 충성스러운 최측근들 사이에선 이미 돌고 있는 얘기였다.


"...농담하시는 거죠?"

"그렇게 보이나?"

"저로선 그렇죠. 전후 사정 들으셨다면서요? 저승 문턱까지 갔다 온 거지에 관한 얘기는 못 들으셨나 봐요?”

“그것까지 의도한 게 아니냐고 묻고 있는 거다. 가정부에게 듣자 하니 제법 머리도 비상하고 언변에도 능하다더군.”


순간, 진심으로 울컥한 태훈은 목덜미에 검날이 닿아있는 상태에서도 비아냥댔다.


"아,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은 제가 목숨을 잃은 20명의 거지와 헬라스님마저도 속여가며 계획한 대로 상황을 이끌었다는 뜻이겠네요."


그렇게 말 한태훈은 안대를 풀어 헤친 뒤, 한 손으로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그것도 한쪽 눈깔마저 희생하면서요?"

"......"


다시 안대를 착용한 태훈은 어깨를 들썩였다.


"그런 놈이 거지나 하고 있다니 놀랍군요."

"....."


레이카는 말없이 태훈을 노려보았고, 태훈 역시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그리고 잠시 후, 레이카는 이내 검을 거두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호위 기사라는 직책상 어쩔 수 없는 검증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훈은 대답 대신 목덜미를 쓱 훑었다. 극히 소량이었지만 피가 묻어나왔다.


"목이 날아갈 뻔했으니 정말 살벌한 검증이로군요."

"헬라스님께선 워낙 세상 물정 모르시는 순수한 분이라 온갖 잡것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다소 거칠었던 점 거듭 사과드리겠습니다."


염병,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여자가 프랭크 목을 제 손으로 두 동강 내?


'하···.'


태훈은 애써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눌렀다.

그래. 좋은 게 좋은 거지.

이쯤에서 괜찮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적당히 넘어가자.

이 여자와 적대해서 좋을 건 없으니까.

분명 그렇게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시발."

"...!"


불현듯 스치는 생각에, 결국 욕지기를 내뱉어버렸다.


"기분 좆같네."


문득 현대에서 처음 화류계에 발을 들였을 때가 떠올라 버렸다.


군 전역 후, 서울로 상경한 태훈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호빠 영업 사장을 만났더랬다.


'형 믿고 따라와. 월 천은 우습게 벌게 해줄게.'


그 길로 그대로 따라나섰다.

월 천이란 꿈같은 그 말만 믿고서.

그리고 운이 좋게도 그 남자는 강남권 호빠에서 제법 끗발 좀 있는 사람이었다.


제대로 라인을 탄 태훈은 순풍에 돛단 듯 쭉쭉 나아갔고, 채 석 달도 안 돼서 처음 목표인 월 천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남들보다 유난히 잘난 놈은 어딜 가던 마냥 편할 순 없는 법.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 주변엔 시기 질투하는 놈들투성이였다.

새끼 마담부터 시작해서 동료 선수 새끼들, 하다못해 웨이터 놈들까지 별의별 것들이 온갖 시비를 걸어왔다.


당연히 짜증 나고 거슬렸다.

딱히 직접 적인 피해를 준 것도 없는데 눈에 쌍심지를 켜고들 달려드니까.


​그러나 태훈은 늘 참아왔다.


적을 만들기 싫었으니까.

가면을 썼다.


뻔히 그들의 악의를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모른 척, 허허 웃으며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직접적으로 얼굴 붉힐 일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결과적으로 두루두루 잘 지낼 수 있었느냐고?


천만에.


시작부터 곪고 썩어있던 관계는 훗날 무조건 터지기 마련이었다.


그 터진 상처들을 감당하느라 2년 가까이 허비하며 고통받았다.


그때가 화류계에 일하며 유일하게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리고 이계까지 와서 다시금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진 않았다.


“다짜고짜 목에 칼을 들이밀더니 사과가 그게 끝이야?”

“...!”


사람과의 관계는 현대나 이계나 마찬가지다.


‘절대 얕보이면 안 된다.’


밑에서 끌려다닐 바엔 차라리 애초부터 뒤엎는다!


“꿇어, 시발. 그럼 넘어갈 줄 테니까.”






































작가의말

겸업인 지라 주말엔 비축분을 모을 요량이었지만 혹시라도 기다리시는 분이 있을까봐 한 편 올립니다! 다음 연재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월요일 오전 9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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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세계 #호빠 #천재 (13) +5 20.05.22 202 19 11쪽
13 #이세계 #호빠 #천재 (12) +5 20.05.21 212 26 9쪽
12 #이세계 #호빠 #천재 (11) +6 20.05.20 252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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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세계 #호빠 #천재 (9) +7 20.05.18 233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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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세계 #호빠 #천재 (7) +8 20.05.15 250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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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세계 #호빠 #천재 (3) +7 20.05.11 352 22 9쪽
3 #이세계 #호빠 #천재 (2) +4 20.05.11 388 26 9쪽
2 #이세계 #호빠 #천재 (1) +1 20.05.11 451 22 8쪽
1 프롤로그 +1 20.05.11 541 2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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