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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여배우와 잠자리를 가졌더니, 거물들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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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6.30 09:40
최근연재일 :
2024.07.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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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78

작성
24.07.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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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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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자니?

DUMMY




+


한 편의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많은 피디들이 달라붙는다.

연출 피디부터, 기획 피디, 편집 피디 등등.


많은 피디들을 요구하지만, Cp는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깨끗하게 목을 내놓을 수 있는 한 명이면 된다.


책임 프로듀서란 이름 아래, 얼굴마담으로서 드라마를 진두 지휘하는 연출 피디를 아래서 밀어주고, 위로 끌어주기만 하면 된다.


사실, 베스트는 여기 깐풍기를 베어 물고 있는 강현성이 맡아주는 게 제일 깔끔하다. 그간 참고 참았던 육아 휴직을 쓰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생명의 은인으로서 당당히 보상을 요구했을지도 모른다.


강현성은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Cp 중요하지. 암-. 입봉작에 있어서는 주연 배우보다 중요한 게 cp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이름값.

흔히들, 드라마는 작가놀음이라고 한다. 훌륭한 대본만 손에 쥐고 있다면, 퀄리티의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제작비야 훌륭한 대본, 연기 좀 치는 주연 배우 몇 명만 있다면 알아서 굴러 들어오는 게 돈이고-.


이 돈을 불러 올 주연 배우를 데려오는 건, Cp의 이름값.

배우들도 눈이 있는데, 이제 막 데뷔작을 찍는 감독의 뭘 보고 오겠냐고. 신인 감독 실력을 보장할 수 있는 Cp를 보고 오지.


잘 나가는 Cp를 끼고 있다면, 캐스팅도 수월해진다.

철저히 투자자의 쩐으로 돌아가는 판이지만, 의리라는 것도 무시 못한다. Cp의 필모 그래피도 그렇고.


현재, 내 주위에 강현성만한 피디는 없다.

휴직계를 낼 때 내더라도, 뽑아 먹을 수 있는 건 다 뽑아 먹고 가야 했다.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강현성을 보며 나는 아쉬움을 표했다.


“원래는 선배한테 부탁을 하려고 했는데...”


강현성은 잔을 비웠다.


“크으-. 죽인다.”


강현성이 자작을 따르며, 고개를 저었다.


“신아. 너 나한테 부탁하면 안 돼. 그럼 우리 망해.”

“네?”

“소식 못 들었어? 제작 3팀. 최동호네 팀 애들도 입봉 준비한다더라.”


입봉 준비하는 미생들은 많지.

강현성이 젓가락을 들고, 나를 향해 까딱인다.


“그런데, 거기 애들 중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놈이 있다면?”


그럼 이야기는 급격하게 달라진다. KBC 3분기 드라마, 공석이 하나 났다고 들었다.


좋은 대본을 손에 쥐고, 그럴 듯한 얼굴 마담을 내세워도, 금수저는 못 이기지.


작품의 태생부터 다르다. 아무리 작품성이 괜찮은 대본, 연기력이 봐줄 만한 배우를 캐스팅을 해도 밀린다.


한번 해볼 만한 그저 그런 잠재력으로는 효과 확실한 돈을 이길 수 없다. 압도적인 차이로 찍어 누를 수 없다면, 언제나 그렇듯이 밀려나는 건 애매하게 끼인 중산층이다.


흔히들, 있었다.

아버지 회사가 PPL로 들어가는 운이 좋은 피디들이.


안 먹으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술이 고프네.


“이번에는 어디래요? 뭐... 가구 회사?”


강현성은 고개를 저었다.


“최호곤 선생님 알지?”


모를 리가 있나-.

8- 90년대는 청춘 스타로 알렸던 배우, 지금은 간간히 흑막 재벌 회장님으로 얼굴을 비추거나, 이유 모를 급사를 당하는 왕 역할로 작품을 찍으신다.


나름 따르는 배우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불안한 예감은 예상을 피하지 않는다.


“3팀 애들 중 한 명이 최호곤 선생님 아들이야.”


맞네-. 금수저.


그것도 직빵이네.

준수한 실력만 갖췄다면, 배우부터 투자자까지 일사천리로 작업은 흐를 것이다.

어쩌면 최호곤 선생님에게 흘러간 대본이 아들에게도 향할지도 모른다.


이거 좆됐는데.


“그래서 나는 생각을 했지.”


강현성은 말을 잇는다.


“아-, 이거 내 선에서 커버칠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다. 그래서 내 위에 위를 부르기로 했어.”


그 위에 위?

강현성의 젓가락이 중국집 천장을 향해 찔렀다.


“천강.”


강현성이 히죽인다.


“3팀 녀석들이 윗사람을 부른다면, 우리도 똑같이 우리 형을 불러야 하지 않겠어?”


+


한번 얘기해보려고-.

천강 피디님은 한번 이야기 해본다고 될 만한 사이즈가 아니지 않나-?


현성 선배가 천강 피디님과 친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꽤 바쁘시다고 들었다.

국장님으로 불러도 전혀 손색 없는 나이대, 하지만 본인은 아직도 현장이 좋으시다며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간혹 그런 말이 돌긴 했다.

할 만큼 한 윗사람이 물러나야, 후배들이 먹고 살 만한 길이 열리지 않겠냐고.


천강 피디님은 망부석이 아니다. 물러나지 않는 건 천강 본인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시청률 10%가 넘기 힘든 판국에 천강 감독의 손을 거친 작품은 10은 기본이요, 언제나 늘 마의 20%대 벽을 노리고 있다.


흔히 말하는 천재 피디라 할 수 있다,

K- 드라마계의 대모 ‘박현숙’ 마저, 시간이 될 때마다 같이 일하자고 러브 콜을 보낸다니 말 다한 거지.


“확실히···.”


확실히 천강 감독을 CP로 앉힌 다면, 금수저 아들 쯤은 가볍게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 어렵다.


그런 거물을 전화 한통으로 오케이를 받아 내는 게 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성 선배는 말했다. 자기가 자리 한번 만들어 놓을 테니, 천강 감독이 혹할 만한 대본과 성의를 보이라고.


혹할 만한 대본.


현성 선배와 헤어지고, 누워버린 자취방.

방 한 칸짜리 원룸에서, 천강이 아닌 천장을 바라본다.


전에 살았던 사람이 별을 좋아했는지, 누렇게 떠버린 야광 스티커가 천장 구석에 옹기종기 자리앉았다. 왜 나는 이걸 지금 본 거지?


“별 되게 좋아했나 보네.”


천강 감독, 다른 건 몰라도 까탈스러운 분이라 들었다. 훌륭한 대본 하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성의도 한 줌으로는 되지 않는다. 무언가 끌릴 만한 임팩트가 한 방 있어야 했다.


“어떻게···”


작품을 어떻게 찍어야 할 지, 콘티를 싹 다 그려갈까? 아니, 이건 기본이지.

천강 같은 천재 감독이 끌릴 만한 무언가라면, 더욱 큰 게 필요하다. CP를 받지 않고서는 못 배길 큰 한 방이.


나는 송희서 집에서 주워 오듯이 모아 온 대본을 꺼내들었다. 1화, 송희서가 접은 페이지부터 펼쳐, 다시 읽었다. 실소가 터졌다. 재밌는데.


송희서는 왜, 실망스러운 얼굴로 나를 마주한 거지?


“나만··· 재밌는 건가.”


트렌드를 쫓지 못한다면, 그건 드라마 피디로써 최악인데.

복잡한 생각이 훅 올라오자, 두 팔을 벌리고 대자로 누웠다. 다시 천장에는 별이 보였다.


그때 이후로 이상했다.


잠을 잤더니 생생한 꿈을 꾸지 않나.

개꿈이라 치부했더니, 미래였다. 그것도 확실한 미래.


잠을 자고, 꿈을 꾸기만 한다면 미래가 보인다.

정말 드라마 주인공이 얻을 법한 기연을 얻었다.


“··· 자볼까?”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당장 이번주 로또 번호를 알려준다면, 나는 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고개를 돌려, 베개로 얼굴을 푹 가려 잠을 청했다.


일단 어차피, 천강과의 자리가 만들어져야 뭘 할 수 있지 않겠어?

어젯밤, 밤새 달리기도 했고 자야지. 잠이 부족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걸 수도 있다.


일단 자자.


혹시 알아? 또 미래가 보일지.

나는 눈을 감았다.


+


분명히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곤히 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매트리스는 엉망이다.


“어우-.”


텁텁하다.

입 안에 단내가 가득하다. 매트리스 바로 옆에 있는 먹다 만 생수 병을 돌려 마셨다.

꿈을 꿨다. 갑자기 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는 꿈.


흔히들 꾸는 그저 그런 꿈.

현성 선배 때처럼 일어난 미래는 아니었다. 드워프한테 잡혀 시도 없이 망치질만 내려치다, 내 손을 내려치는 개꿈. 그럴 듯한 내 미래로 보여지는 꿈은 아니었다.


그 이후로도 화장실 때문에 몇 번 단잠에서 깨어났지만, 기다렸던 꿈은 아니었다.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이 능력은 내가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몇시냐-?”


꼬박 하루가 지난 시간.

핸드폰 전원 버튼을 누르자, 다시 한번 주는 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 보였다.


[배우 송희서] : 자니?


밤을 같이 보낸 여배우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배우 송희서] : 뭐해?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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