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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여배우와 잠자리를 가졌더니, 거물들이 몰려든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6.30 09:40
최근연재일 :
2024.07.05 15:1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4,695
추천수 :
76
글자수 :
25,578

작성
24.06.30 11:20
조회
1,507
추천
16
글자
6쪽

그날 밤

DUMMY


+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고, 나는 눈을 떴다.

꿈같은 하루였다.


“몇 시지?”


텁텁한 입가를 닦아내고, 핸드폰을 찾았다.

음-. 보이지 않는다.


사실, 지금이 몇 시라도 상관없다.

7개월 동안 죽어라 매달렸던 드라마가 어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촬영이야 이미 진작에 끝났지만, 중간에 낀 피디는 벗어날 수 없다.

아래에서 들이 받고, 위에서 까는 연출 피디란 게 그렇다.

특히, 이제 막 막내 티를 벗어난 피디라면, 더 더욱.


종방연까지 끝마쳐야, 드라마는 비로소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


방영이 끝나서도 제작진끼리 모여 피드백이랍시고 아쉬운 점을 건넨다고 하지만, 그것 또한 회식을 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아아-.”


목을 풀었다.

습기가 턱끝까지 잠긴 내 자취방이라면 꾀꼬리 같은 내 목소리가 잠겼을 테지만, 여긴 다르다. 지금 내가 누워있는 하얀 침대는 내 집이 아니다.


이마를 긁었다. 기억을 더듬었다.

주축 배우들과 선배 감독님들까지 자리를 지킨 상암 1차.


다같이 회포를 풀며, 열심히 수발을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우리 아랫사람들, 입이 아닌 손과 발로 뛰어 다니는 흔히 말해, 따까리들과 잔을 채웠다.


그게 2차.


“그리고···”


이마를 두들겼다.

그 다음이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다 내가···


“일어났어?”


방금까지 뜨거운 물로 몸을 지졌는지, 뜨거운 연기와 같이 샤워 가운을 뒤덮은 여자가 내 눈앞을 가로 막았다. 정정하자.


눈앞을 가로 막은 게 아니라, 내 눈을 트였다.


송희서.

그렇지. 여기 송희서네 집이구나.

내가 3차때, 송희서랑 단 둘이 술을 먹었던가?


송희서는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면서, 내 기억을 토닥였다.


“왜? 본인이 왜 여기에 있는지, 기억이 안나?”


젖은 머리를 닦은 수건을 그대로 바닥에 버려두고, 송희서는 다이슨을 들어올린다.

머리를 말리면서, 자연스러운 멘트를 날린다.


“우리 유 피디님이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시면, 내가 굉장히 서운하지. 우리가 어젯밤 얼마나 뜨거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거야?”

“··· 나지.”


침대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기억은 나지.


왜?

어쩌다?


2차가 끝난 이후 지금 송희서 침대까지 이어지는 기억 중, 누군가 편집을 한 것처럼 중간만 싹 들어낸 구간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문제지.


“우리가···”

“작품 이야기를 하다가.”


화장대에 앉아, 말린 머리 볼륨을 넣겠다고 자꾸만 머리를 들어 올리던 송희서는 아예 나를 돌아봤다.


“내가 물어봤잖아. 우리 유일신 피디님. 혹시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냐고, 입봉 들어갈 작품이 있냐고.”


눈가를 문질렀다. 단서를 들으니, 얼핏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져, 더욱 믿기지 않는다.


내가 송희서랑 잤다고?


중학생 때, 걸그룹으로 데뷔해 국민 여동생으로 불린 송희서.

스무살이 되자마자, 당차게 그룹을 탈퇴했다.


갑작스러운 탈퇴였다.

그룹과 논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탈퇴.


연습생 기간까지 더한다면, 7년.


데뷔했을 때부터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마케팅으로 삼아, 효녀 이미지를 챙긴 그녀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송희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꿋꿋하게 데뷔를 할 수 있게 도와준 회사 등에 칼을 꽂았다며, 팬들은 송희서를 향해 손가락질을 놀리고, 입을 놀렸다.


송희서는 계약이 끝났으니, 자연스레 회사를 나온 거라고 발표했다.

의리로 남아 있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후, 송희서는 배우의 길을 걸었다. 흔한 테크트리였다.

반반한 비주얼 센터 아이돌 멤버가 어느 정도 얼굴을 알린 후, 드라마 판에 기웃거리는 건 예상 가능한 범위였다. 송희서 없는 송희서 그룹이 표절 시비로 나락을 가버렸지만, 송희서는 개의치않고, 대사를 외웠다.


그렇게 6년.

송희서는 현재 잘 나가는 20대 여자 배우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리고 종방연을 마친 우리 둘은 3차를 마셨다.


그렇군.


그렇게 된 거였다. 머리를 다 말린 송희서는 아무렇지 않게, 내 가방을 뒤적였다.

그리고 대본을 들어 올린다.


”이거야? 우리 유 피디님이 제작하려는 드라마가?”


대답할 새 없이, 송희서는 의자를 당겨 앉아 대본을 읽었다.

꺼낸 건 3권의 대본이었지만,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송희서는 단 한 권만의 대본을 읽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나를 돌아봤다. 마치, 내게 속아 넘어갔다는 얼굴처럼 좁혀진 미간.


송희서는 말했다.


“나가.”

“응?”

“나가라고. 얼른.”


+


쫓겨나듯이 방송국으로 출근했다.

급하게 처리할 일은 없었지만, 나는 단서가 필요했다.


어제 회식이 어떤 분위기로 흘러갔는지, 송희서는 어떤 사람인지.

해장도 필요했겠다. 혼자 먹는 밥보단 둘이 먹는 밥이 낫겠지.


지난 날, 날 그렇게 굴린 현성 선배에게 밥 한번 얻어 먹는 날도 머지 않았다.

드라마국.


국장님과 회의에 들어간 현성 선배를 기다리며, 송희서가 집어 던진 대본을 확인했다.

모르긴 몰라도 분명히 재미 없는 얼굴이었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배우들마다 개인 취향이 있다고, 늘 먹는 국밥처럼 대중적인 픽은 늘 잘 먹히는 코드.

천장을 뚫을 만큼 고점이 높지 않더라도, 입봉작으로선 무난히 데뷔할 줄 알았다.

이미 조언을 구한 선배들한테도 재미있을 것 같단 OK 사인을 받았다.


“하암-.”


졸리다.

일단, 생각을 하더라도 해장을 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국장실을 살폈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조금 더 길어질 것 같다.


“어젯밤 무리했나-?”


나는 뒷목을 꾹꾹 누르면서, 앉은 책상 앞으로 엎드렸다.

현성 선배한테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니, 회의가 끝난다면 뒤통수 한 대 때려주지 않을까.


잠깐, 눈이라도 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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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배우 NEW 17시간 전 255 8 11쪽
5 유일신 24.07.04 410 10 12쪽
4 뭐해? 24.07.03 617 10 9쪽
3 자니? +1 24.07.02 835 13 9쪽
2 저 트럭은 회귀 트럭인가 +1 24.07.01 1,071 19 11쪽
» 그날 밤 +1 24.06.30 1,508 1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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