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S급 여배우와 잠자리를 가졌더니, 거물들이 몰려든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6.30 09:40
최근연재일 :
2024.07.05 15:1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4,684
추천수 :
76
글자수 :
25,578

작성
24.07.01 11:46
조회
1,069
추천
19
글자
11쪽

저 트럭은 회귀 트럭인가

DUMMY



+


탁-!

자고 있던 뒤통수를 강하게 울리는 구타음.

아프다.


아프지만, 짜증을 낼 수 없다.

아프지만, 소리를 지를 수 없다.


미팅이 끝난 현성 선배가 때렸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얼마나 기다렸어?”


현성 선배는 피곤하고 퀭한 기색이 가득하지만, 흐뭇한 시선으로 날 내려본다. 나는 핸드폰 전원을 눌렀다.


2시간이 넘짓 넘은 시간이지만, 대충 때웠다.


“이제 막, 금방 왔어요.”

“금방 오기는, 지랄-.”


잠을 충분히 자긴 했는데, 하품이 새어 나온다. 나는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돌렸다.


“미티으-. 어떠케 돼쓰요?”

“뭐겠어. 우리 송 국장님. 매번 하시는 말씀 똑같이 들었지.”

“아-!”


이제야 정확한 발음을 내뱉을 수 있다.

나는 드라마국 문을 열고, 강현성을 안내했다. 지나간 강현성이 아무렇지 않게,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매 분기 드라마가 끝난 피디들을 향한 우리 송 국장님의 1번 레퍼토리.


종방연이 끝날 때마다 들었기에, 어느 정도는 나도 따라 할 수 있었다.


“시청률은 괜찮게 나왔는데, 그게 끝이 아니야. 알지? 광고가 중요하다고. 질 좋은 광고. 광고를 물어 와야지. 질 좋은 광고를 물어오면 뭘 하냐. 배우 출연료로 다 까먹는데. 중얼 중얼 거리고 한 회당 억씩 받아가면, 우리 방송국은 뭐 먹고 살라고.”


말을 하고 있는 나도 어떤 말인지 모르겠다. 엘리베이터가 열린 틈을 타,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들을 때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청률이 문제가 아니라니? 시청률을 올려야 질 좋은 광고를 물어올 수 있는데.”


질 좋은 광고를 물어 오면 뭘 어떡하냐니.

주연 배우 출연료로 다 나간다는데. 그럼 우리들보고 뭘 어떡하라고.


강현성은 재롱을 떨고 있는 나를 보며, 웃는다.


“그냥 잘하라는 말씀이시지. 일신이 너도 알잖아. 송 국장님 따님. 결혼식 잡힌 거. 1년 뒤라는데, 그 1년 동안 자리 보존해야 그간 뿌린 돈 다 회수하시지.”


그건 전혀 생각지 못한 결말인데.

다 각자만의 사정이 있는 걸 모르지 않는다. 유일신, 나도 입봉이란 나만의 사정이 있기에 다른 피디들 다 쉬는 날, 방송국으로 나와 강현성을 향해 알랑방귀를 뀌고 있는 거 아닌가.



“아, 맞다.”


1층으로 내려온 엘리베이터, 사옥 밖을 나서며 강현성이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끄집어낸다.


“유일신, 너 어제 송희서랑 뭐했어?”

“네?”


몰래 간 게 아니었네. 내가 알기로는 강현성도 술에 거나하게 취한 걸로 아는데. 강현성이 걷다말고, 내 눈가를 자세히 그리고 깊게 바라본다.


“그러고 보면 유일신답지 않게, 오늘 꽤 피곤해 보이기도 하고.”

“선배도 아시잖아요.”


대한민국의 사나이로서, 이럴 때는 좋은 방법이 있지.

목소리만 크면 장땡이다.


“에이, 오늘까지 종방연이었던 거. 그거 끝나고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방송국으로 왔으니까. 당연히 피곤하지.”


나는 평소보다 한술 더 떠, 강현성의 눈가를 살폈다.


“선배도 뭐. 다크 서클 장난 아닌데요. 뭐.”

“나는 원래 심했고.”


강현성이 알겠다는 듯이, 내 어깨를 토닥인다.


“그래. 다 알겠고, 뭐 먹을래? 점심은 내가 살게.”

“비싼 거 먹어도 되요?”


상암 사거리, 건너편 식당을 향해 신호등을 건너야 한다.

초록 불이 반짝거리고,


“그냥 국밥 먹어. 국밥.”


강현성이 능글맞게 한 발을 앞으로 나갈 때, 발이 아닌 몸이 하늘로 붕 떠올랐다. 초록 불인데도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는 트럭. 강현성을 치고 달린 트럭은 얼마 가지 않아 멈췄다.


운전석에서 기사가 내리지만, 내 눈에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강현성이 숨을 헐떡거린다.


“선배-! 정신 차려요! 선배.”


나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잡았다. 112?

아니지. 멍청아. 정신 차려. 119잖아.


무작정 119를 누르고, 떨리는 목소리로 급하게 외쳤다.


“거... 거기, 119죠. 여기 방송국 앞인데요. 상암, 어.. 서울. 그러니까, 상암 사거리요.”


타악-!


자고 있던 뒤통수를 강하게 울리는 구타음.

아프다.


이상하다.

분명히 사고를 당한 건 선배였는데, 왜 내 뒤통수가...?


현성 선배는 피곤하고 퀭한 기색이 가득하지만, 흐뭇한 시선으로 날 내려 본다.


“얼마나 기다렸어?”


말도 안 돼.

그렇게 생생했는데, 이게 꿈이라고?


믿을 수 없는 나는 핸드폰 전원을 눌렀다.

2시간이 넘짓 넘은 시간. 똑같다.


생생하게 느낀 지금까지-.

시험해보자.


한번 시험해보자는 생각으로 똑같이 대답했다.


“이제 막, 금방 왔어요.”


그리고 이미 들었던 대답을 나는 한번 더 들었다.


“금방 오기는, 지랄-.”


+


현성 선배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큰 변수를 두지 않았다. 꿈에서 나눴던 대화와 비슷한 결을 가져가자, 강현성의 대답은 꿈에서 들었던 그대로.


토씨 하나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대화의 궤는 벗어나지 않았다. 이거 예지몽 그런 거야? 말도 안돼-.


이것마저 꿈이란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내 뺨을 내려쳤다.

강현성이 길을 가다, 나를 한심스럽게 바라본다.


“왜, 졸려?”

“아뇨. 그런 건 아니구요.”


대충 얼버무린 사이, 도착한 상암 사거리. 꿈에서 본 그대로.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그렇잖아, 그런 불길한 모습이 그대로 펼쳐진다는 게-.


꿈은 꿈, 그냥 개꿈이지.

고개를 저었다. 개꿈이라 치부해도, 크게 잃을 것도 없잖아.

해보자.


강현성을 옥죄듯이 붙잡고 있는 게 아니다, 가지 말라고 목 놓아 우는 것도 아니다. 그냥 트럭과 강현성이 맞닿을 템포만 한번 잡아주면 되는 거다. 긴가민가한 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두드러지게 확신이 되어 돌아온다.


“그래. 다 알겠고, 뭐 먹을래? 점심은 내가 살게.”

“비싼 거 먹어도 되요?”


상암 사거리, 초록불이 반짝거리고.


“그냥 국밥 먹어. 국밥.”


강현성이 능글맞게 한 발을 앞으로 나갈 때, 나는 강현성의 오른팔을 붙잡아 이끌었다.


“야- 너 지금 뭐....”


쌔애-애앵.


초록 불인데도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는 트럭.

트럭은 강현성을 치지 않았기에, 멈추지 않고 계속 도로를 달린다. 화들짝 놀란 강현성이 굳었다.


잠시 멈췄던 강현성이 이미 지나가버린 트럭기사를 향해 쌍욕을 퍼붓는다.


“저... 저거 완전 미친 개새끼 아니야! 야, 이 새끼야!!! 사람 죽을 뻔 했다고. 초록불이면 멈춰야지. 이... 이... 씨발.”


깜짝 놀랐던 가슴을 진정시킨 강현성이 나를 향해 뒤돌았다.


“고마워. 일신아, 진짜 고맙다. 네가 내 생명의 은인이야. 야, 너 아니었으면, 나 뒈졌을 지도 몰라.”

“다행입니다.”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나 역시 놀랐다.

내가 꿨던 꿈이 진짜라고?

단순히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 꿈은 너무 생생했고, 똑같은 그림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내가 꾸던 꿈은 진짜 미래를 보여주었다.

정리가 되지 않는다.


“국밥은 무슨 국밥이냐. 내가 크게 쏠게. 짱개 어때?”


그럼에도 신속하게 대답이 나간다.


“탕수육까지?”

“뭔 탕수육이야. 깐풍기까지 다 먹어. 말했잖아. 내가 크게 쏜다니까.”


생각해보면, 현성 선배는 회귀를 놓쳤다.


+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자는 강현성의 제안을 받아들여, 세트를 주문했다.


해장 맞아?

강현성이 고량주를 주문했다.


나도 모르게 나간 손은 강현성 잔 안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드셔도 되요?”

“보고도 끝났는데, 못 마실 건 없지. 아, 우리 예린이 볼래?”

“아뇨.”


상암 방송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엄청난 딸바보.

연예인이 방송에 나가, 자식 자랑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드라마 피디가 방송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면.


사람 미칠 정도로 질리게 만든다는 소리다. 봐봐.

안 본다고 말했는데도, 강현성은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갤러리를 열었다.


“일신이, 네가 지난 촬영 때는 안 봤던 사진들이야. 내 와이프 알지? 주현이가 나 고생한다고 어제 새로 보내줬어. 막 따끈따끈한 신상이라니까.”


지난 드라마 촬영 기간 동안 잠을 자는 시간까지 쪼개 봤던 귀여운 아기, 참자. 뭐라 할 수도 없잖아.


머리는 알고 있지만, 눈은 동태 눈깔이 되었다.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려, 물었다.


“선배는 이제 뭐하시게요?”

“쉬어야지. 쉴려고 그간 열심히 달린 거야. 육아 휴직도 내고, 그동안 못 봤던 우리 예린이도 실컷 보고.”


강현성은 핸드폰 화면을 향해 입술을 맞춘다. 강현성 밑에서 같이 참여 했던 ‘더 케이스’ 로맨스를 과감히 날린 미제 사건을 풀어나가는 기자와 형사의 합을 그린 스릴러 드라마.


처음이야 OTT와 Tvm 대작에 밀려, 두 자릿수 시청률이나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를 시청률. 시청률 상승이 아니라, 하락만 안 해도 다행이라 말했다.


대놓고 KBC에서도 버리는 카드라 말들이 나왔다.

첫 방 애국가 시청률이 나왔지만, 강현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우직하게 마감 일자에 맞춰, 촬영하고 출연진과 배우들에게 딸을 자랑했다.


‘웰메이드’란 수식어가 붙어, 기사가 몇 번 나가자 입소문이 붙었다. 그리고 Tvm 동시간대 드라마 중간광고 쪼개기 방영 논란이 터지자, 유지만 해도 고마울 시청률이 붙기 시작했다.


언론은 더욱 우리를 부추겼다.

‘케이서’라는 팬덤을 붙여, 코어 시청률을 더욱 결집시켰고 장안의 화제라고 떠들썩하기도 했다. 기대하지 않던 두 자릿수 시청률이 붙었고, 우리는 자축했다. 그래봤자, 14%가 최대였지만.


강현성도 푸념한 제작비의 한계였다.

폭삭 망할 줄 알았던 드라마가 금의환향을 하고 돌아왔다.

그런 강현성 줄을 타고, 나는 올라가야 한다.


“일신이, 너는 이제 뭐하게? 아! 입봉할 거지?”

“네. 그래서 말인데요. 선배...”


뜸을 들였다. 보다 간절하게 보여야한다. 그리고 의도치 않게 생명의 은인을 향해, 강현성은 당연한 호의를 베풀었다.


“말만 해. 내가 우리 은인님 말이라면, 뭐든지 다 도와줄 테니까.”


말만 하란다.

그래서 고민한 답을 내놓았다.


“저 입봉작 CP가 필요합니다.”

"난 또 뭐라고."


강현성이 웃었다.

술을 따르며, 강현성이 말했다.


“겨우 그거면 돼?”


시원하고 자신 있는 대답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급 여배우와 잠자리를 가졌더니, 거물들이 몰려든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 배우 NEW 17시간 전 251 8 11쪽
5 유일신 24.07.04 408 10 12쪽
4 뭐해? 24.07.03 616 10 9쪽
3 자니? +1 24.07.02 834 13 9쪽
» 저 트럭은 회귀 트럭인가 +1 24.07.01 1,070 19 11쪽
1 그날 밤 +1 24.06.30 1,506 16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