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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50 귀환자의 인벤토리를 얻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6.24 19:2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5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4,393
추천수 :
108
글자수 :
25,711

작성
24.06.29 18:50
조회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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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2쪽

아침에 일어나니 유명해졌더라

DUMMY

+


헌터 관리국.

4팀 하승원 팀장은 오늘도 다른 팀장들에 짬이 밀린 당직을 서고 있다.


“미치이-인 새끼들!!”


의자를 최대한 젖히고, 양말을 벗은 두 발을 책상 위로 올렸다. 당직이라고 하지만 크게 할 일은 없다. C급 이하 게이트들은 이미 할당 된 길드, 인력 팀이 있다.


‘혹시 언제 어디서 A급 이상 게이트가 터지면 어떡하지?’


간단하지만 꽤 중요한 의문으로 인해, 헌터 관리국 8층은 365일 24시간 연중무휴.


단 하루도 불이 꺼진 적이 없다.

다행히 하승원 팀장이 당직을 서고 있는 동안, A급 이상 게이트가 생성된 긴급 상황은 터진 적이 없다. 프로토콜 매뉴얼은 당직 책상에 고스란히 몇 년째 먼지가 쌓이고 있었다.


이미 당직 2시간 만에 볼 유튜브도 다 봤다. 따라가고 있는 웹소설도 모두 연중을 때린 상태.


하승원 팀장은 헌터넷을 기웃거리다 말았다.

여기도 볼만한 건...


“응?”


[군필 여중생] - 대한민국 생존 각 떴다. 제 2의 용해원 뜸. ㅋㅋ


공략 게시판에서 간간히 레이드 영상을 올리면서, 다른 유저들과 뻘 글을 주고 받던 네임드 유저.

정령술사인지, 올리던 영상에는 정령이 보이기도 했었다.


“어그로 좀 끌 줄 아네. 얘는 용해원이 뉘집 이름인 줄 아나?”


하승원 팀장은 점보 사이즈 커피를 마시면서, 영상을 재생했다.


하남 시에서 발생한 E급 게이트.

‘무적 발현’ 중인 땅거미 여왕을 상대로 한 남자가 발도 자세를 취했다.


“뭔 또라이 짓이야.”


남자가 들고 있는 검은 전설 급 장비가 아니다. 고작해야 목검.

땅거미 여왕이 아니라, 땅거미조차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자세를 낮춘 남자는 검을 뽑았다. 그게 끝이다.

땅거미 여왕의 상태 이상을 풀 만한 강력한 스킬을 쓰지 않았다. 그냥...


“뭐야... 씨발.”


하승원 입에서 욕이 절로 나왔다. 나올 수 밖에 없지.

남자에게 맞춰진 현장 시점, 카메라는 땅거미 여왕으로 돌아간다. 정확히 이등분으로 베여진 땅거미 여왕이 죽었고, 게이트는 소멸 되었다.


“말도 안 돼.”


이후에도 재생된 영상은 전리품을 두고 다투는 흔한 헌터들을 담았다. 하승원에게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주작 의심을 피하려고, 군필 여중생은 전체 시점이 달린 풀캠 영상도 업로드 했다. 검을 뽑은 남자와 땅거미 여왕이 한 화면에 담겼다. 영상 내용은 똑같았다. 남자가 검을 뽑은 동시에 땅거미 여왕은 죽었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ㅋㅋㅋㅋㅋ 개쩔지 않음.]


군필 여중생은 주작 의심을 피하겠다고 다양한 시각에서 찍은 영상을 올렸지만, 많은 주작무새들이 달려들었다.


- 이게 말이 됨? ㅋㅋㅋㅋㅋ

- 나 그동안 군필 여중생 좋게 보고 있었는데, 실망이네. ㅠㅠ 그동안 얘는 주작 안 칠줄 알았는데, 얘도 똑같은 주작러였어.

- 헌터넷에서 뭘 바래 ㅋㅋㅋ 인증 없으면 뭐다? 주작이다 ㅋㅋ

- 나는 주작 아닌 것 같은데?


하승원도 이 의견에는 동감했다. 영상 자체는 주작은 아닌 것 같았다.


- 그럼 저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 땅거미 여왕 자체가 높은 등급 몬스터는 아니긴 한데, ‘무적발현’이잖아? 저걸 어떻게 뚫음?

- 용해원은 뚫음.

ㄴ 그건 용해원이고. ㅋㅋㅋㅋ 쟤는 그냥 E급 게이트를 깨는 헌터잖아. 둘이 같냐고.


- 예전에는 같았음. 쟤 누군지 모름? 유일신이잖아. ㅂㅅ아.

ㄴ 걔가 누군데? ㅋㅋㅋㅋ


유성 유일신 모름? 예전에 되게 유명했는데. ㅋㅋㅋ 발도 장인 유일신.


“아!”


맞네-. 이제야 기억이 난다.

5년 전, 용해원과 함께 이제 막 1년차 신인 주제에 유성 길드에서 거액을 주고 데려온 최대어.


대한민국을 살릴 유망주라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었다. 책상에 올렸던 두 발을 내리고, 하승원은 제대로 앉았다.


“그게 벌써 언제적 일이냐.”


하승원의 생각을 담은 댓글이 올라왔다.


- ㅅㅂ 유일신이 누군데? ㅋㅋㅋ

- 아무리 그때 그 유일신이라고 해도, 무적발현을 박살내는 건 오바 아님? 그래서 주작 같은데.


타당한 의견이다.


- 무적 발현이 진짜 무적인줄 아는 애들 많은데. 무적이 아님.

ㄴ ㅇㅇ. 몬스터 등급에 따라 다름.


스크롤을 내리다, 꽤 디테일한 댓글이 달렸다. 같은 업계 사람인지, 게이트 현상에서도 빠삭한 지식을 뽐낸다.


[용용 죽겠지] : 무적발현이라는 건, 헌터가 정말 그 어떤 강력한 무적기라도 날려도 공격을 무시하는 게 아님. 게이트가 열리고, 이세계 몬스터들이 현대로 소환 되면서, 변환되는 흔히 ‘싱크로’ 되는 시간을 말하는 거임. 세계와 세계가 변환되는 이 시간을 강력하게 무너뜨릴 힘이 있으면, 얼마든지 ‘무적발현’을 무시할 수 있음. 물론 이건 몬스터 등급에 따라 다름. 등급이 높을수록 그만큼 압도적인 힘이 필요하고 무너뜨릴 수 없기에 우리는 쉽게 ‘무적발현’이라고 말하는 거임. A급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였다면, 나도 주작이라 생각했을 텐데. E급 게이트라 이건 주작이 아닌 것 같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님.

ㄴ 고마워요 스피드 웨건.


- 유일신이 그렇게 강하다는 거임? ㄷㄷㄷㄷㄷ

- 쉽게 생각하면 이거지. ㅋㅋㅋㅋ 용자들이 합체 할 때, 적들이 때리면 안맞음? 다 맞는 건데, 적들이 그냥 봐주는 거잖아.

ㄴ 그게 그게 맞음?ㅋㅋㅋㅋ 다른 거 같은데.


- 어쨌든 주작 아니냐고ㅋㅋㅋㅋㅋ

[용용 죽겠지] : 내 생각에는 주작 아닌 것 같음. 목검이라 해도 검기가 맞음. ㅋㅋㅋ 제일 확실한 건, 현장 출동하는 게 맞는 것 같음. ㅋㅋㅋㅋ


하승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답이다. 용용죽겠지.”


이 영상이 주작인지 아닌지는 현장에 가보는 게 제일 정확하다. 정말 유일신이 발도로 적을 베었다면, 검기에 베인 건물, 바닥 등, 흔적이 남아 있을 테니까. 그리고 이 영상이 주작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늦었다. 한시바삐 유일신을 찾아 설득해야 한다.


길드가 아닌 국가 소속으로 뛰어달라고 유일신을 영입해야 한다.


오랜만에 재밌는 일이 생겼다. 의자에 앉아 당직이 끝나길 하염없이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하승원은 고개를 돌렸다.


“야! 주현서.”


의자 등받이에 기댄 주현서가 깜짝 놀라 일어섰다.


“관리국 4팀 감찰관 주현서, 전화 받았습니다.”


아직도 잠이 덜 깼다. 하승원이 혀를 내찼다.


“전화는 뭔 전화야. 짐 챙기고 일어나. 현장 나가야 해.”

“현장이요?”


주현서가 모니터를 확인했다. 긴급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입가에 흘린 침을 닦아내며 물었다.


“서울은 한없이 평화로운데요?”

“지금 내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 당직은 김정운한테 맡기고, 우린 하남 가야 해.”

“하남? 갑자기요?”


하승원이 보고 있던 모니터를 돌렸다. 달려든 주현서가 스크롤을 내린다. 이상한 댓글을 읽는다.


“아, 나 저 새끼 앎. 박진수, 장재영 저 새끼들 양아치로 유명한 놈임. 힐러들한테 껄떡거리고 레이드 뛸 때마다 비율로 장난질침.”

“응?”


뭘 보고 있는 거야?

하승원이 모니터를 돌렸다.


- 장재영, 저 개새끼는 저기가서도 지랄이네, 목숨 살려준 거면 닥치고 주는대로 쳐받지.ㅋㅋㅋㅋ

- 쟤네 아직도 저기가서 저러고 있냐? 저러니 E급 게이트만 돌고 있지.

ㄴ 땅거미들한테 중독되고 먹혔어야 하는데.

- 양심 없는 새끼들. 저런 새끼들은 밴 못 먹이냐?

ㄴ 길드도 아니고, ㅋㅋㅋ 인력소에서 밴을 어떻게 먹임.


“이거 말고. 임마.”


하승원은 스크롤을 처음으로 올리다 말았다. 일일이 짚고 갈 시간이 없다. 하승원은 무작정 주현서를 데리고 현장을 향했다.


하승원과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길드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고, 하승원은 잘린 땅거미 다리를 하나 들어 올렸다. 땅거미 여왕을 베었던 발도에 같이 잘렸는지, 단면은 일정하고 정확하다.


“씨발... 진짜네.”


모두가 눈치를 보고 있다.

얼른 유일신을 향해 가야했다.


+


집으로 도착해, 바로 잤다.


급한 건 없었다. 오랜만에 참가한 사냥,

나는 아니라 해도 몸은 긴장을 했는지 이불을 덮자마자 눈이 감겼다. 땅거미 여왕을 죽여, 레벨을 올렸다.

8레벨. 세 칸의 인벤토리가 늘어났겠지. 땅거미 여왕의 핵을 넣었다가 괜히 부정이라도 탈까봐. 손으로 들고, 움직였다.


“핵이 딱히 필요하지는 않는데.”


생산, 제작 계열 헌터가 아니다. 땅거미 여왕의 핵은 딱히 비싼 값에 거래되는 아이템이 아니다. 근처 전당포에 팔아, 적당한 값을 쳐준다면 넘길 생각이었다.


자고 일어났다. 책상 위 놓아뒀던 땅거미 여왕의 핵도 잘 있고, 인벤토리를 열었다.


“역시...”


늘어난 인벤토리를 꽉 채웠다.


【초보자의 갑주 + 12】

【이상한 알】

【고급 체력 포션 * 333】


마침 필요했던 갑주와 포션은 감사히 받들었다. 그런데 이 이상한 알은 뭐지? 아이템을 클릭해 기록을 찾았지만, 단 한 줄로 표기된 설명은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상한 알】

【귀환자 ‘유일신’이 획득한 이상한 알】


턱을 긁었다.

괜한 고민은 굶주린 배를 더욱 배고프게 만들 뿐이다. 일단 밥이나 먹자.


가스레인지로 달려가 레버를 돌렸다. 물을 받은 냄비를 올렸고, 라면 한 봉지를 들었다. 물을 끓이는 동안 오늘을 계획했다.


땅거미 여왕의 핵을 처분하고, 집을 알아볼까?

제국 금화까지 꺼낸다면, 추울 때 춥고, 더울 때 더운 이 골방 옥탑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


“어디로 가지?”


물이 끓는 점을 돌파했다. 부글부글 끓어 오른다.

나는 후레이크를 털어 넣고, 계속해서 이사 갈 위치를 고민했다.


“강남도 나쁘진 않는데...”


요즘 집값이 얼만지 대충 확인하려 집어든 핸드폰, 이상하게 부재중 통화가 143통이 찍혔다. 부재중 알람은 보기만해도 어지럽고, 이유 모를 통화는 지금도 걸린다.


“이거... 누구지?”


모르는 번호로 수없이 많이 걸려온다. 중간 중간 김 소장도 부재중으로 찍혔다. 게이트 레이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이런 일은 헌터넷에서 불씨가 커진 경우가 대부분인데.


나는 컴퓨터로 달려가 헌터 넷에 접속하려는 그때, 옥탑이 시끄럽다. 시끌벅적거리는 소리 가운데, 주인집 할머니의 목소리도 섞였다.


“계십니까?”


누군가 허술한 철문을 두들기고, 눈을 가까이 들이밀어 안을 확인한다. 불투명으로 된 유리창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뭡니까? 옥탑 총각이 결국은 사채를 썼어요?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월세도 겨우 겨우 내더니.”

“할머니, 여기 살던 사람 어디 갔어요? 이름이 ‘유일신’은 맞죠?”

“맞긴 맞는데... 어디갔는지는 나도 모르지. 왜요? 진짜 무슨 일 있어요?”

“뭐야. 레드데몬즈. 너희들도 왔어? 너희는 작년에 김세린도 데려가놓고. 무슨 이렇게 욕심이 많냐?”

“일신 씨. 저 고종석입니다. 어디 안 가셨죠?”

“테라 새끼들. 진짜 레이드 한번 뛴 거 가지고, 친한 척은. 일신 님이라고 불러야지.”


불투명 유리창 중 고종석도 있다.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고, 수없이 많이 걸려오는 전화 중 뜬 발신인. 걱정이 된 주인집 할머니도 전화를 걸었다. 사채를 쓴 적이 없으니, 당연히 깡패가 있을 리 없다.


떨 거 없다. 쫄 것도 없다.

나는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슬리퍼를 신고 문을 열었다.


“나온다. 나와!”

“잠깐만, 닥쳐 봐. 일신님 나오잖아.”


문을 열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손을 뻗었다.


“유일신 님. 길드 블루 아이즈입니다. 드리고 싶은 좋은 제안이 있어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일신 님. 저 종석입니다. 몸값 맞춰 드리겠습니다. 저희 테라 길드에서도..”

“일신 님. 레드 데몬즈입니다. 같이하고 계시는 길드가 없으시다면 저희도 원하시는 조건 다 둘어드리겠습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부터 무수히 많은 악수의 요청이 쏟아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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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니 유명해졌더라 24.06.29 332 15 12쪽
5 게이트를 뒤집어 놓으셨다 24.06.28 514 17 12쪽
4 아저씨 +1 24.06.27 689 20 12쪽
3 귀환했는데 죽어버렸다 24.06.26 864 19 12쪽
2 오류 24.06.25 1,001 18 9쪽
1 프롤로그 +1 24.06.24 994 1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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