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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50 귀환자의 인벤토리를 얻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6.24 19:2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5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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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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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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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저씨

DUMMY

+


레이드.

생성된 게이트를 공략하는 것을 말한다.


등급에 따라 맞는 헌터들이 게이트를 공략하는 것이 뭐가 어려운 일이냐?

물으신다면, 현실은 복잡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붕괴되고 있다.


첫 게이트를 시작으로 세상은 계속해서 종말을 알려왔다. 생성된 게이트를 찢고 나온 몬스터는 인류에게 많은 절망과. 지옥을 알려주었지만, 그만큼 많은 풍요로운 발전도 가져다 주었다. 우린 각성한 인류를 헌터라 불렀고, 극소수의 헌터들로 너나 할 것없이 생성된 게이트를 공략했다. 당연히 공략에 실패한 게이트들도 많았다.


공략에 실패했다면?


열린 게이트, 괴수에 맞서 싸운 헌터들이 죽고 끝나는 것이냐.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게이트 공략에 실패했다면 S등급부터 F등급까지, 등급에 따라 붕괴율은 올라간다.


물론 공략 실패 없이 계속해서 게이트를 소멸시킨다면, 붕괴율은 점진적으로 내려간다.


대한민국 붕괴율 83.4%.


세계 최강국이라 말할 수 있는 미국의 붕괴율이. 64.2%라는 걸 감안하면, 한국은 꽤 아슬 아슬하다. 이제 객관적으로도 대한민국은 위험한 단계에 직면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가 쉽게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게이트를 모두 공략해, 붕괴율을 안정적인 수치까지 낮추면 되지 않냐고.


허나, 쉽지 않다.

붕괴율이 높을 수록 더 등급이 높은 게이트들이 나타나고,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다면?

게이트는 더 높은 보상을 지급한다.


그리고 더 높고 많은 보상은 사람의 귀와 눈을 멀게 한다.


개인과 조직.

만족과 욕심의 차이다.


전 세계는 감당할 수 없는 붕괴율을 90%라고 보고 있다.

붕괴율 90% 이상을 달성한다면, 게이트는 S등급 위주로 생성되고,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간단한 디펜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처럼 헌터는 계속해서 쏟아지는 괴수를 막아내야 한다.


그리고 붕괴율 100%를 찍는다면, 어떻게 되는냐.

지옥 문이 열린다. 게이트는 닫히지 않는다. 몬스터는 계속해서 게이트를 통해 넘어오고, 웨이브가 시작된 국가는 멸망만을 기다린다.


어떻게 알았냐고?

네팔이 그랬다.


헌터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극히 적어, 게이트를 소멸할 수 없는 나라는 사라질 수 밖에 없다. 1%의 붕괴율과 F급 게이트 하나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 국가는 실력있는 헌터를 국력으로, 하나의 국격으로도 판단한다.


그만큼 실력 있는 헌터들은 대우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


경기도 하남시.

도시 개발이 덜 된 듯, 지어지다 만 건물들이 즐비한 인적 없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게 사람들이 모인 곳이 하나 있다.


김 소장이 픽한 나와 박진수 무리는 E급 게이트로 발령 받았다.

게이트 생성 예상 지점에서 이번 레이드를 맡은 공대장 고종석은 우리를 눈여겨본다.


메신저로 주고 받은 프로필을 확인하고, 고종석은 혀를 내찼다.


“김 소장, 이 노친네는 하여간... 헌터를 지 꼴리는 대로만 보내면 뭘 어쩌라는 거야. 이쪽 사정은 죽어도 생각 안 하지.”


이 정도면 혼잣말 정도가 아닌데-.

다 들으라는 식으로 불평한 고종석은 인원을 확인했다.


“유일신 씨. 칼잡이시고.”

“네.”


나를 보던 고종석이 내 손에 들린 목검을 흘겨봤다.


“그런데 그걸로 전투를 할 건 아니죠? 누가 봐도 목검인데.”


나는 손목을 비틀며, 목검을 들어 올렸다.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다 가능하니까, 김 소장이 보냈겠지. 그리고··· 박진수 씨. 여기도 칼잡이시고.”

“네.”

“장재영 씨?”

“네.”


나는 장재영을 향해 돌아봤다.

버러지가 아니라, 이름이 장재영이었구나-.


“이쪽도 칼잡이시고. 어··· 다 오셨는데, 우리 유일신씨 쪽은 구성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고종석은 옆을 돌아본다.

딱 봐도 험하고 궂은 일을 하는 칼잡이들 사이로, 고목나무 스태프를 인형처럼 품에 꽉 안아들고 있는 소녀가 있다. 마법사?


소녀는 고종석이 무어라 물어보기도 전, 재빠르게 선수를 쳤다.


“제가 이리로 갈까요?”


고종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다. 우진아. 한쪽이 근접만 파기에는 무리가 있어.”


파티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소리다.

우진이라 불린 소녀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안녕하세요. 정령사 류우진 입니다.”

“유일신입니다.”

“와- 되게 능력자인가보다. 딱 봐도 학생인 것 같은데, 레이드도 뛰고. 난 박진수.”

“장재영이다.”


통성명이 끝나자, 고종석은 나와 장재영을 번갈아보다 더 멀대 같은 놈을 골랐다.


“장 씨. 우리 조로-.”


장재영은 본인을 손가락으로 집다, 군말 없이 고종석 파티로 향했다. 얼추 파티가 완성되자, 고종석은 시간을 확인했다. 게이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 고종석은 입을 열었다.


“일단 우리가 오늘 소멸시켜야 할 게이트는 E급입니다. 총 6명.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어...”


고종석은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관리국에서 하달한 자료를 보자면, 소환 예상되는 몬스터는 땅거미. 게이트 소멸 몬스터는 땅거미 여왕.”


고종석은 이미 수차례 땅거미 여왕 경험이 있었는지, 수월한 공략을 풀어놓는다.


“E급이라곤 하지만, 땅거미 여왕. 만만한 년은 아닙니다. 소환되자마자 무적 상태가 발현되니까, 우리 공격을 다 튕겨낼 겁니다. 무리하게 단칼에 끝낼 생각하지 마십쇼. 우리는 오늘 사망, 부상자 없이 차근차근 갈 겁니다.”


고종석은 계속해서 어떻게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지, 공격 패턴을 설명했다. 설명은 간단했다. 레이드가 시작되자마자, 조무래기 땅거미를 다 처리하고 여왕을 몰살하자는 것.


고종석은 여러 가지 공격 패턴에 맞게 여러 가지 대응법을 말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모두가 흘려듣는 와중, 정령사가 속삭였다.


“저기, 아저씨.”

“응?”

“어디 류씨에요?”


발음이 틀렸다.


“난 유씨인데.”


류씨가 아니라-.

류우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요? 그럼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에요?”

“응?”


나는 류우진을 내려 봤다. ‘아저씨’도 그렇고, 아까부터 얘가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류우진은 자신과 트레이드 된 장재영을 향해 눈짓했다.


“아까부터 저 아저씨랑 우리 팀 다른 아저씨랑 유씨 아저씨를 두고, 죽일까? 말까? 고민하고 있길래.”

“나를 죽인다고?”

“아저씨가 신기한가 봐요. 자꾸 아까부터 마정석을 자른 건 말도 안 된다고 하고, 땅거미로 시험해보자고 하고, 저야 알 수 없는 말들만 하니까. 물어본 곤데-.”


나도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두서 없는 말.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알겠다.

장재영, 박진수는 지금 나를 견제한다. 류우진을 돌아봤다.


물론, 이게 다 허구일 수도 있다. 고종석의 브리핑을 듣는 척, 속닥거리는 두 남자의 말이 내게는 들리지 않는다. 류우진이 귓불을 만지작거린다.


“저는 다 들려요. 윈디가 다 말해주거든요.”


정령사라고 그랬지. 바람의 정령을 두고 한 소리인가?

브리핑을 마친 고종석이 깜빡했다는 듯이 레이드 보수 비율을 말했다.


“아, 깜빡하고 말 안했는데, 저희는 다 떼고 5:5 입니다.”


속삭이던 박진수가 화들짝 놀랐다.


“말도 안 돼. 지금 5를 가져가시겠다구요?”


고종석은 굴하지 않았다.


“세금 3떼고, 인력소 수수료 2 생각하면, 그래도 저희는 많이 드린다고 생각하는데요.”

“공대장 말씀대로 떼 가야 할 사람은 그게 맞긴 한데, 김 소장님은 솔직히 앉아서 유튜브만 보고 있는데, 2를 가져가는 건 말이 안 되죠. 우리는 목숨 걸고 칼질하는데.”


고종석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저하고 상의할 문제가 아니죠. 저는 이렇게 전달 받았을 뿐입니다. 이게 마음에 안 드시면, 이만 나가셔도 됩니다.”


E급.

낮은 등급이기에 6명 중 한 명이 이탈한다고 해도, 공대는 크게 아쉬울 게 없었다. 인벤토리로 인해 지금의 나도 돈이 아쉬울 건 없었다. 내가 얻고자 하는 건, 경험치.


빠르게 레벨 업을 해야, 귀환자의 새로운 아이템이 받아갈 수도 있고.

다른 몬스터도 아닌 땅거미이기에, 다른 때보다 밀려들어 올 경험치 양적인 면에서도 마음에 들었다.


고종석은 이의를 제기한 박진수를 돌아보다, 장재영과 나를 돌아봤다. 장재영과 내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고종석은 다시 박진수를 돌아본다. 어떻게 할 거냐는 무언의 압박.


압박은 오래 가지 않았다. 땅에서부터 하얗게 올라 온 연기가 큰 타원형을 만들어 나간다.

게이트가 생성된다. 고종석이 빠르게 대형을 지휘했다.


“1조와 2조. 전투 태세로!”


나는 있는대로 장비를 착용하고, 초보자의 목검을 쥐고서 자리를 잡았다.


【초보자의 각반+13을 착용하셨습니다】

【초보자의 목걸이+15를 착용하셨습니다】

【초보자의 귀걸이+13를 착용하셨습니다】

【초보자의 목검+14를 착용하셨습니다】


【초보자의 장비를 착용하셨습니다!】

【초보자 세트 ‘공격력 +25% 증가’가 일어납니다】


타원형이 다 그려지고, 찢겨질 줄 알았던 게이트는 금세 문이 열리고, 땅거미들이 쏟아진다.


1조, 고종석 팀이 쏟아지는 땅거미를 초벌 치듯이 잘라낸다.

한쪽 다리가 잘리고, 몸통이 잘리다 만 땅거미들을 2조인 우리가 확실하게 마무리 짓는다.


버텨야 한다.

어디까지나, 땅거미 여왕의 무적발현 시간이 끝날 때까지.


던전 등급은 최하급 F등급에서 고작 1칸이 올라온 등급.

땅거미 한 마리, 한 마리마다 위협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헌터 여섯 명이 달라 붙어도, 개체수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지. 누가 누굴 시험한다고?


1조 장재영과 2조 박진수는 물 밀듯이 쏟아지는 땅거미를 향해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칼을 휘두르는 본인이 크게 다치지 않는 선에서 칼만 휘두르고 있을 뿐.


두 명이 쳐낸 땅거미 수를 따져보면, 1인분도 되지 않는다.


“이... 씨발!!! 다들 좀 어떻게 버텨 봐!!”


1조가 밀린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투입된 만큼, 게이트는 더 많은 땅거미를 쏟아내고 있다. 일일이 다리를 자르고, 하나 둘 씩 베어내는 것도 일이다. 류우진도 서서히 마력이 달리는 지, 공격 속도가 늦어진다. 이 정도면, 이게 E급 게이트 수준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


벌써, 오른 다리에도 붙었다. 잘라내고, 등껍질을 밟아 터뜨렸다. 땅거미 여왕은 아직도 붉게 물들었다.


완전한 소환이 다 되지 않았다는 듯이 여왕은 계속해서 무적을 발현하고 있다. 알고 있다. 이 상태에서 아무리 강력한 공격을 날리더라도 다 miss가 뜬다는 거.


나도 공략 영상을 봤으니, 알고 있다. 그런데 더 이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장재영과 박진수가 지랄을 떨고 있는 것과 별개로 너무 많은 땅거미가 쏟아진다.


다들 레이드 초반부터 힘이 너무 빠졌다. 이대로는 땅거미 여왕이 의식을 차리기도 전에, 게임은 이미 끝날 수도 있다.


그리고


【초보자의 목검 + 14】

【특별 옵션 : 주위 마나를 흡수할 수 있다.

일정량의 마나가 충전 완료되면, 사용자는 ‘오러’ 3회를 사용할 수 있다】


특별 옵션을 한번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는 왼발을 뒤로 밀었고, 힘이 실린 발 뒤로 흙도 같이 밀린다.

오랜만이다. 이 서늘한 느낌.


“발도.”


나는 목검을 휘둘렀고, 내 검 놀림에 발현된 오러는 땅거미 여왕 본체를 잘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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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침에 일어나니 유명해졌더라 24.06.29 332 15 12쪽
5 게이트를 뒤집어 놓으셨다 24.06.28 514 17 12쪽
» 아저씨 +1 24.06.27 690 20 12쪽
3 귀환했는데 죽어버렸다 24.06.26 864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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