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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자연술사 소년의 봉인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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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50
최근연재일 :
2023.06.16 10: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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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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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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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화 – 뜻하지 않은 임무

DUMMY

"흐음... 그러니까, 마계의 균열 중 하나의 위치는 여기서 동쪽에 위치한 구덩이의 중심부... 라는 건가...“


쿨레테르 왕국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모험가 길드를 찾아간 유키르는 길드의 한쪽 벽에 붙어있는 한 장의 종이를 빤히 바라본다. '마계의 균열의 위치입니다. 균열 주변에는 매우 위험한 마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으니 접근시 주의 바랍니다.'라고 써 있는 글씨 아래에는 쿨레테르 왕국이 한가운데에 작은 성의 형태로 그려져 있고, 그 작은 성의 주위에 세 개의 소용돌이를 형상화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북쪽에 하나, 동쪽에 하나, 그리고 서쪽에 하나로 나뉘어있는 소용돌이의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 유키르는 몇 분이나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마계의 균열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아.“

"?“


종이를 주시하고 있던 유키르에게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시선을 돌려 누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것인지 확인하는 유키르의 시야에는 금발의 푸른 눈의 성인 남성이 들어온다.


"마물의 사냥에 흥미가 있는 거니?“

"별로. 균열을 닫는 거라면 몰라도, 사냥에는 관심 없어.“

"호오, 균열을 닫는다라... 하지만 그러려면 마법을 능숙하게 사용하거나, 검술이 뛰어나야 할 텐데? 자신은 있는 거야?“


남성의 질문에 유키르는 어떤 대답을 할지 고민한다. 카트리스 왕국에서 지하 묘지의 마계의 균열을 닫았을 당시였다면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검술 및 자연술 실력이 그렇게 뛰어난 수준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몰라. 하지만 모든 마계의 균열을 닫는 것이 내 목적이야. 그래서 여행 및 모험을 하고 있는 거고.“

"그래? ... 목표는 크게 잡는 것이 좋지. 음.“


자신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돌아서는 남성을 빤히 바라보던 유키르는 다시 시선을 돌려 마계의 균열의 위치를 나타내고 있는 종이를 바라본다. 그러나 종이로 시선을 돌린 지 단 2초 만에 모험가 길드의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마스터! 왕성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음? 이 시간에? ... 무슨 일이지?“

"그건 직접 들으셔야 할 듯합니다. 들어오시지요.“


자신의 바로 뒤에서 소란스러움이 느껴지자 유키르는 무슨 일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시선을 돌린다. 출입문을 통해 들어오는 적발의 남성을 보고 있는 두 명의 남성의 모습에 유키르 역시 시선을 집중한다.


"쿨레테르 국왕 폐하의 지시요. 북쪽에 자리 잡았다고 전해지는 마녀의 집을 지금 즉시 조사하라고 하셨소.“

"마녀의 집을요? 하지만 그 집에 들어갔었던 모험가는 하나같이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전해집니다. 아마 어떤 모험가도 조사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려운 일임은 나 역시 알고 있소. 하지만 이런 일을 맡길 만한 인재가 모여있는 곳이 모험가 길드 아니오? 국왕님과의 계약에 따라 해당 지시를 이행할 것을 명하오.“


적발의 남성의 말에 금발의 남성과 민머리의 남성이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유키르지만, 자신이 굳이 신경 쓸 일은 아니겠거니 생각하며 다시 마계의 균열의 위치를 나타낸 종이로 시선을 돌린다.


"... 일단은 수배해 보겠습니다.“

"확실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소.“


마지못한 듯이 대답하는 목소리임을 알면서도, 적발의 남성은 유유히 자신이 들어온 출입문을 다시 열고 모험가 길드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다시 문이 닫힌 순간, 민머리의 남성 및 금발의 남성 모두 짧게 한숨을 내쉰다.


"어떻게 하죠? 마스터. 아마 모험가 중 그 누구도 가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만...“

"그래도 수배는 해 봐야지... 뭐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정상참작이라도 해 줄지도 모르잖나.“

"하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무시한 채 종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유키르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발걸음을 감지하고 뒤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마계의 균열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인데, 그건 왜 보고 있어?“

"브론츠란트의 모든 마계의 균열을 닫는 것이 내 여행 및 모험의 목적이라서.“

"흠... 균열을 닫을 정도의 실력자인건가... 그러고 보니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디서 왔어?“


유키르와 시선을 마주하자마자 질문을 던져오는 민머리의 남성을 빤히 보던 유키르는 길드의 마스터임이 확실해진 금발의 남성에게 시선을 돌리며 '이 아저씨 좀 말려줘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길드의 마스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내젓는다.


"카트리스 왕국에서 왔어.“

"흐음... 카트리스에서 왔다라... 그런데, 너 마계의 균열을 닫을 자신은 있어? 그러려면 마계의 균열을 지탱하고 있는 마물을 처치해야 한다는 건 알지? 즉, 그 정도의 실력이 없으면 그냥 죽으러 가는 것밖에 안 될걸?“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니 신경 꺼.“


방해하지 말라는 마음을 담아 냉정하게 말하는 유키르에게 민머리의 남성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시선을 돌리지는 않는다. 아직 좀 더 묻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아! 맞아. 그 마녀가 마물을 제어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어쩌면 균열을 닫는 일을 도와줄지도 모르지 않을까~나~?“

"... 안 믿어.“


말끝을 수상하리만치 높이는 민머리의 남성에게 유키르는 절대로 믿지 않겠다는 생각을 담아 대답한다. 그 반응에 민머리의 남성은 두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유키르를 째려보는 시선을 보낸다. '냉정한 녀석...'이라는 생각과 함께.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소년. 아마 우리 길드에 소속되어있는 모험가는 그 누구도 그 마녀의 집에 가려고 하지 않을 거야. 그런 만큼, 높은 보수를 쳐 줄 테니, 소년이 한 번 가 보는 것은 어때?“

"... 내가 뭐하러...“

"사정 좀 봐 줘... 초면이긴 하지만, 왠지 너는 상당히... 잠재력이 뛰어난 모험가인 것처럼 보이거든. 조금은 인간이 아니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입을 삐죽 내민 채 툴툴대던 유키르는 간곡하게 부탁하는 민머리 남성의 말에 짧게 한숨을 내쉰다. 정확히는 움찔거리는 모습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한숨을 쉰 것에 가깝지만.


"... 가면 될 거 아냐. 쳇...“

"오오, 정말이냐!?“


입을 삐죽 내밀며 일어선 유키르는 천천히 금발의 남성에게로 걸음을 옮긴다. 마녀의 집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기에는 길드 마스터의 수하로 보이는 민머리의 남성보다는, 길드의 마스터인 금발의 남성이 더 알맞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 보수는-“

"그건 됐어. 어차피 난 돈에는 별 관심 없어. 그건 알아서 해 주고, 그 마녀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나 알려줘.“


대뜸 자신의 요구 사항을 말하는 유키르에게 길드의 마스터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은 채로 유키르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이 앉아있는 의자 앞 책상의 서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낸다. 그 행동에 유키르는 자신이 알아야 할 정보가 적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며 길드 마스터에게로 걸어간다.


"자. 보면 여기가 쿨레테르 왕국이고, 북동쪽에 보면 붉은 잎을 피우고 있는 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숲이 있어.“

"그래서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 거야?“

"그렇지. 그것만으로도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어지간해서는 접근하지 않아. 마녀의 집에 찾아가야 할 이유도 어지간해서는 없고. 숲 안에 들어서면 마녀의 집의 위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야. 숲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자리 잡고 있을 테니까.“


길드 마스터의 설명에 유키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얼마나 위험한 장소일지는 알 수 없지만, '마녀라고 불리는 이상 마계의 균열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하는 생각이 떠올랐기에 약간은 흥미가 동하는 것을 느낀다.


"알았어. 지금 바로 가 볼게.“

"부탁하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괜찮겠어? 마녀의 집에 있는 마물이 약하지는 않을 텐데...“

"그건 가서 보면 돼. 너무 강하다 싶으면 그냥 돌아오지 뭐.“


민머리 남성의 걱정하는 말에 유키르는 무시하는 투로 대답하며 모험가 길드의 출입문 쪽으로 걸어간다. 그 후 곧바로 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 분명 인간은 아닐 거야. 저 소년은.“

"그런 것 같긴 한데... 그러면 누구일까요? ... 수인? 아니면 정령?“

"모르지. 단지, 맡겨두면 어떻게든 해결해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 그런 직감이.“


유키르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민머리의 남성과 달리 금발의 남성은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마냥 미소지으며 자신의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민머리의 남성 역시 여러 테이블이 모여있는 위치로 가서 비어있는 의자 하나를 잡고 그 위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


쿨레테르의 북쪽 성문 밖. 다시 한번 소지품의 검사를 받은 후 성문 밖으로 나온 유키르는 지면에 나 있는 길을 벗어나 북동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달빛이 있으니 길 자체는 알겠지만, 사물 분간이 어렵긴 하네...“


주변이 온통 어둠으로 가득한 현재의 상황에 유키르는 짜증을 담아 투덜댄다. 그러나 그런다고 없던 빛이 생겨날 일은 없음을 알기에 그저 계속 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물을 제어하는 마녀라... 어쩌면 그 마녀가 마계의 균열을 지탱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을 떠올리며, 유키르는 계속 걸음을 옮긴다. 모험가 길드의 의뢰를 수행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목표인 마계의 균열을 닫는 것을 동시에 수행한다. 지금으로서는 그것만큼 마음에 드는 결과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키르는 내심 '쉽지만은 않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마녀의 집에 있는 마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경 혹은 사막에 있는 마물 수준의 강함을 지니고 있다면, 자신이 마녀의 집에 도착해 봐야 도망치는 것밖에는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될 수 있음을 알기에 모험가 길드의 두 남성에게 그러한 상황에 마주했을 때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말해 두기는 했지만, 그런 상황에 처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여기부터가 그 숲인 건가...“


어느 새부터 높게 솟아난 나무가 보이기 시작하자 유키르는 여기가 쿨레테르 왕국의 근처와 마녀의 집이 위치한 숲의 경계선임을 파악한다. 빛이 부족해서 주변의 형태를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숲을 구성하는 나무의 잎이 그리넬름 및 카트리스 왕국에서 본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확실히 위화감이 드네...“


어둠 속의 초록색과는 전혀 다른 색을 느끼며, 유키르는 숲속을 걸어간다.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유일한 빛인 달빛 아래에서 마녀의 집을 찾는 유키르의 발걸음은 멈출 줄을 모른 채 계속 붉은 잎을 한가득 달고 있는 나무로 둘러싸인 숲을 활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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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회귀 23.06.16 9 0 11쪽
29 29화 – 클레하의 부탁 23.06.16 5 0 12쪽
28 28화 – 어둠을 몰아내다 - 終 23.06.15 11 0 11쪽
27 27화 – 어둠을 몰아내다 - 2 23.06.15 7 0 10쪽
26 26화 – 어둠을 몰아내다 - 1 23.06.14 8 0 12쪽
25 25화 - 약속 23.06.14 8 0 12쪽
24 24화 – 마법사의 탑 23.06.13 7 0 13쪽
23 23화 – 어둠의 구덩이 23.06.13 6 0 12쪽
22 22화 - 목욕 23.06.11 8 0 12쪽
21 21화 - 보옥찾기 23.06.11 8 0 12쪽
20 20화 – 텐테와의 재회 23.06.10 10 0 12쪽
19 19화 – 악마의 처단 23.06.10 9 0 12쪽
18 18화 – 잠식 23.06.09 12 0 11쪽
17 17화 – 야수 학살 23.06.09 7 0 12쪽
16 16화 – 헛소문의 진실 23.06.08 9 0 12쪽
15 15화 – 혈법사 소녀 23.06.08 9 0 12쪽
14 14화 – 숲 속의 저택 23.06.07 12 0 12쪽
» 13화 – 뜻하지 않은 임무 23.06.07 11 0 11쪽
12 12화 – 새로운 국가를 향해서. 23.06.06 19 0 12쪽
11 11화 – 사막이란 무엇일까? 23.06.06 10 0 11쪽
10 10화 – 새로운 단서 23.06.05 10 0 12쪽
9 9화 – 삿키의 부탁 23.06.05 9 0 11쪽
8 8화 – 값진 교훈 23.06.04 11 0 12쪽
7 7화 – 버려진 비경 23.06.04 10 0 12쪽
6 6화 – 모험가 길드 23.06.03 11 0 11쪽
5 5화 – 지하 묘지의 심층부 23.06.03 10 0 13쪽
4 4화 – 지하 묘지 23.06.02 13 0 12쪽
3 3화 – 텐테의 조언과 휴식 23.06.02 12 0 11쪽
2 2화 – 지식이 없는 소년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23.06.01 14 0 11쪽
1 1화 – 소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출정 23.06.01 5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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