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성실한 글쟁이 세피아톤

테이머 아카데미의 귀환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세피아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09.09 16:45
최근연재일 :
2021.07.16 01:06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89,324
추천수 :
5,311
글자수 :
180,945

작성
20.09.16 12:05
조회
7,560
추천
211
글자
16쪽

코코아는 먹고 가야지!

DUMMY

짙은 갈색의 단발 소녀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이마에는 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헉, 헉! 내놔!”

“뭘.”


임승아는 내 앞에서 무릎을 짚은 채 헉헉대다가 팔을 쑥 내밀었다.


“가방!”

“가방?”

“내기 까먹었어?”

“아.”


실소가 샜다.

쓸데없이 성실한 녀석.


“설마 이거 하나 들어주려고 나 찾아다닌 거냐? 이 넓은 아카데미 안을 구석구석?”

“연락처도 안 주고 홱 떠나니까 이 고생을 하지! 야밤에 뭐가 그렇게 급해? 아무튼 약속은 약속. 내놔, 얼른!”

“됐네요, 한 번 해본 말 갖고.”

“빨리!”


특유의 황소고집은 도무지 꺾지를 못하겠다. 고장 난 신호등 다 고쳐질 때까지 횡단보도도 안 건널 성격이니까.


‘이런 애가 대장 지시는 왜 무시해서 그 사달을 벌였는지.’


새삼 쉘터의 악몽이 떠올라서 입 안에 쓴 맛이 감돌았다.

실감이 안 나는군. 영영 이별할 줄 알았던 동료랑 이토록 태평하게 떠들고 있으니.


“뭐야, 왜 이렇게 가벼워?”


임승아는 가방을 받자마자 고개를 갸웃했다. 손잡이에 한 손가락을 걸친 뒤에 쥐불놀이하듯이 빙빙 돌려보더니,


“폼으로 들고 다니는 거야?”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그럼 군장이라도 기대했냐?”

“책 한 권도 없어?”

“오늘 OT잖아. 교재 필요하던가?”

“아니, 교재 말고. 그냥 평소에 들고 다니면서 읽는 거.”

“집에서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말도 안 돼.”


내 솔직한 대답에 필기 우등생의 멘탈이 바삭바삭한 가루가 됐다.


“시간이 남아돌아?”

“그냥 한 번 읽으면 다 외워지잖아.”

“하, 한 번에? 말이 돼?”

“다 그런 거 아니었나?”


나는 입술에 검지를 대고 사악한 미소를 내보였다. 돌머리라고 매일 놀려대던 녀석한테 그대로 갚아주니 깨소금 맛이다. 물론 선은 지켜야겠지만.


“흠······.”


임승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쪽을 흘겨보았다.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참 별종이네, 너.”

“별종?”

“파트너 괴물을 뜬금없이 서큐버스로 고르질 않나, 교재나 참고서도 안 들고 다니면서 기숙사 배정 시험은 만점?”


세심한 관찰력으로 취조실 형사처럼 옥죄어오는가 싶더니,


“됐어, 이러면 괜히 내 열폭 같으니까.”


음?

의외로 마지막은 쿨하게 넘어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굳이 서큐버스를 고른 이유가 있겠지. 앞으로 잘 부탁해, 1등.”

“어, 그래.”


나는 얼떨떨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면도 있었나?


“앞으로는 강의 시간에 많이 배울게. 교수님 질문에 항상 첫 번째로 대답하시겠지?”

“뭐?”

“만점짜리 우등생께서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성질 난 말벌처럼 쏘아붙이는 말투.

의심병도 의심병인데, 자존심이 어지간히도 상했나보다.


“걱정하지 마, 먼저 대답을 가로채진 않을 테니까. 모범적인 답변 기대할게.”

“······.”


나를 테스트하려고 드는 거군.

여전히 시험 결과를 믿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외줄 타듯이 아슬아슬한 심리전을 펼치던 사이, 어느덧 신입생 OT를 진행할 강의실이 있는 건물이 보였다.


테이밍 이론 강의 전용 시설.

창의관.


“아참, 코코아 약속도 있었지?”


임승아는 내 가방을 불쑥 내밀고는 콧방귀를 뀌었다.


“아직 OT 시작까지 20분 정도 남았으니까 천천히 들어와. 대령해놓을 테니까.”

“돈은?”

“됐네요, 200원밖에 안 하는 거.”


사나운 손짓으로 갈색 단발을 한 번 정리하고는 홱 돌아섰다. 그 이상한 말풍선으로도 사람의 속마음까진 읽지 못하지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대략 짐작이 갔다.


“크흐흐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걸 안 참고 어떻게 배겨.


이론만은 박사급이라며 건방떨기 좋아하던 우등생께서 열폭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선하다. 필기시험에서 누구 밑에 있으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을 텐데.


물론 쉘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료를 끝까지 쥐어짜낼 생각은 없다. 재미 좀 보면 슬슬 풀어줘야지. 나쁜 녀석은 절대 아니니까.


‘그나저나 어떡하지?’


뒤늦게 걱정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기숙사 배정 시험 전체 1등의 초특급 우등생.

임승아가 말한 대로 교수님들의 관심이 쏠릴 게 뻔하다.

우선 진리관에 들어갈 생각만 했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생각해둔 바가 없는데.



“음?”


강의실에 입실하자마자 내가 본 것은 구름떼 같은 학생 무리였다. 다들 마치 신기한 물건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책상 하나를 둘러싸고 시장바닥을 이루고 있었다.

샘솟는 호기심에 몇 발짝 다가가려다가,


“야, 야! 여기.”


머지않은 곳에서 임승아가 책상을 두드리며 나를 불렀다. 책상 위의 커다란 종이컵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코코아 식기 전에는 오셨네, 관우 장군?”

“저기 누구냐?”

“응?”


내가 턱짓을 하며 묻자 심드렁한 대답이 돌아왔다.


“누구겠어? 학기 첫날부터 교실에서 팬 미팅하는 귀빈이라면 걔밖에 없잖아.”

“아.”


은하수보다 맑은 소녀?

어젯밤 방송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너무 망신 준 게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슬슬 들던 찰나,


“다들 한심하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자존심 센 2등께서는 코코아 한 잔을 들이키며 시니컬하게 혼잣말을 이어갔다.


“저런 곳에 정신 팔리니까 그 쉬운 시험에서도 300점 아래가 속출하지. 거저 주는 문제가 태반이었는데.”

“너는 쟤 방송 한 번도 안 봤냐?”

“관심도 안 가. 너도 관심 없다며?”

“딱 한 번 봤는데.”

“응?”


임승아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전화 게스트로 초대받았거든.”

“게스트? 무슨 자격으로?”

“어쩌다가 우연히 안면만 튼 사이인데, 제멋대로 연락 걸어서 부르더라고. 그나저나······.”


나는 심려 어린 눈빛으로 서은하 쪽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인산인해를 이룬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중앙에서 어떤 표정을 지으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지는 뻔했다.


“저, 저기 잠깐만요!”


자세히 귀를 기울여보자, 북새통 속에서 가녀린 소녀가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OT 금방 하는데, 원래 자리로 돌아가시는 게······.”


거지가 천직이 아닐까 싶을 만큼 간곡한 부탁이었지만, 학생 무리는 전혀 듣질 않았다.


“이 노트에 사인 하나만!”

“모스맨 테이밍할 때 하루 만에 얌전해진 비결이 뭐야?”

“A클래스 괴물 몇 마리나 갖고 있어?”

“지금은 방송 어디서 해?”

“연락처는 어떻게 안 될까?”


기자 떼를 방불케 하는 질문세례.

그런데 제일 궁금한 질문이 안 나오네.


나는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어디 가?”

“쟤랑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


임승아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문제의 현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곧이어 학생 무리에 섞일 만큼 가까이 다가가자, 강의실을 온통 시끌벅적하게 만든 장본인께서 마침내 보였다. 어깨에는 작은 여자 요정 한 마리가 귀를 틀어막은 채 앉아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소녀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리려 하고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어?”


난리 통에도 용케 나를 알아봤는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기 실례합니다! 따라오지 말아주세요!”


뜬금없이 사과를 하더니 내 손목부터 꽉 붙잡는 서은하.

그리고 예고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학생 무리를 홍해 가르듯이 헤치고 강의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너무 급작스런 사태에 학생들 역시 당황했는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야, 야, 아프잖아!”


17살 소녀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어마어마한 악력.

나는 도축장에 끌려가는 돼지 신세가 되어 비명만 지르다가 어느새 4층의 빈 강의실에 도착했다. 학생들 중에서도 여기까지 쫓아오려는 독종은 없었는지 주변 공기는 고요하기만 했다.


“미안, 너무 세게 쥐었나? 나도 모르게 그만.”


서은하는 다 도착하고 나서야 화들짝 놀라서 손을 풀어주었다.

반응이 수십 초는 느린데.


“나 이제 어떡해? 어떡해?”

“어떡하긴 뭘?”

“사람들 막 몰려드는 거······. 입학식에서 멈출 줄 알았는데 아직도 계속 이러잖아.”

“당연하지. 이제 시작일 텐데.”


나는 욱신거리는 손목을 어루만지면서 되물었다.


“그렇다고 문제될 거 있냐? 어제 방송 보니까 사람들이랑 잘만 떠들더니. 뭐? ‘은하수보다 맑은 소녀 밀코메다입니다?’”

“그, 그건 온라인이잖아. 남들 얼굴도 안 보이고, 만지지도 못하는 곳······.”


서은하는 여전히 울상인 채로 고개를 숙였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이다.


“애들이 막 얼굴 들이대면서 이것저것 묻는데, 머릿속 새하얘지면서 아무 말도 못하겠어. 나 좀 도와주면 안 돼?”

“내가 뭘 어떻게?”

“교수님한테 아무나 부탁해서 쟤네 좀 막아달라고······.”

“직접 말해.”

“모, 못하겠어. 너무 떨려.”


손이 참 많이 가는 여자일세.

지끈대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식히고 있는데,


[네가 이해해, 원래 이런 주인이니까. 내가 다 창피하네, 진짜!]


빽빽대는 밴시 위로 익숙한 기호가 하나 떴다.

괴물들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말풍선.

밴시한테도 다시 멀쩡하게 작동하고 있다.


역시 육안으로 볼 때만 나타나는군. 내 추측이 맞았다.


‘어? 잠깐만.’


그때, 기가 막힌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임승아의 덫을 요리조리 피해갈 수도 있겠는데?


“좋아, 교수님한테 말씀드릴게.”

“진짜?”

“기숙사 배정 시험 1등이니까 아마 귀는 기울여주실걸. 필기시험 잘 치는 학생한테 환장하는 분이 하나 계셔서.”


내가 손댄 것 말고 역사가 바뀌지 않았다면, 그분도 멀쩡히 아카데미에 계실 테지. 이참에 손을 빌려야겠다.


“그 대신 조건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조건?”

“강의 시간 중에만 밴시 좀 빌려줘.”


서은하의 어깨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요정을 가리켰다.


“쟤는 내 말도 잘 듣잖아, 괜찮지?”

“뭐하려고?”

“그런 게 있어.”


오프라인 모드의 방송 스타께서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다가,


“아, 알겠어. 강의 시간만이다?”

“콜.”


나는 손을 쭉 뻗어 밴시가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었다. 그런데 그 얄미운 요정은 고개를 홱 돌리면서 도도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땅콩버터는?]

“······강의 끝나고 편의점 가서 사줄게.”

[진짜? 그럼 아주 잠시만 허락하지.]


비싼 척하기는.




“둘이 뭐하고 왔어?”


임승아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물었다.


“그리고 쟤 파트너 괴물은 왜 너한테 있고?”

“얘가 좋다고 나한테 달라붙던데? 잠깐 어르고 달래다가 돌려보내주면 되지.”


나는 능청맞게 대답하고 슬쩍 밴시의 눈치를 봤다. 어떻게든 이 녀석의 협조가 있어야만 우등생 코스프레를 할 수 있으니까.


[땅콩버터 잊지 마!]


다행히도 요구사항은 일관적이었다.

큰 상관은 없다. 비싼 것도 아닌데, 뭐.


[한 시간에 한 통!]

“······.”


정정해야겠다. 이거 출혈이 좀 크겠는데.


“괜히 강의실 분위기 소란스럽게 만들고 말이야.”


갈색 단발 소녀는 턱에 손을 괴고 퉁명스레 말했다.


“너희 둘 나가자마자, 애들이 온갖 뇌피셜 쏟아내면서 떠드는 통에 자습도 제대로 못했어.”

“뭐라던데?”

“쟤가 진짜 사고에서 구해준 사람이 맞느냐는 둥, 별별 판타지 소설을 다 쓰던데.”


어제 방송으로 일파만파 퍼진 이야기인데도 이 녀석은 전혀 모르는 듯하다. 꼭 현대 문명이랑 단절된 자연인처럼.


“너 인터넷도 안 하냐?”

“공부할 때만 써. 왜?”


독종 녀석.

질려서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 있는데, 강의실 앞문이 드르륵 열렸다. 뒤이어 그 너머에서 눈에 익은 교수님 한 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길쭉한 교편과 무테안경, 위로 묶은 금발, 다소 엄한 인상의 30대 여교수. 아카데미의 최고 실습 담당관이자 진리관 사감.


캐롤라인 교수님.


원래 역사라면 나 같은 학생은 감히 말도 못 걸 상대다.

낙제생을 죽도록 싫어하시는 분이니까.


잔뜩 긴장한 학생 몇몇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려던 찰나,


“아아, 됐어요. 됐어요.”


교수님은 손을 들어 제지했다.


“여러분이 이 아카데미에 온 이유는 능숙한 테이머가 되기 위함이지, 저한테 굽실대기 위함이 아니잖아요? 딱딱한 자세 버리고 편하게 앉으세요.”


그리고 교편을 강의대 위에 내려놓고 팔짱을 낀 채 학생들을 쭉 둘러보았다. 그 날카로운 눈빛에 몸이 꿰뚫릴 것만 같다.


“다들 첫날은 잘 보내셨나요? 보아 하니 노느라 바빠서 눈이 퀭한 분들도 계시고······.”


교수님의 시선이 어떤 학생에게로 확 꽂혔다.


“본업에 충실하셔서 피로에 찌든 분도 계시고.”

“······.”


서은하는 열이 확 올랐는지 손바닥으로 볼을 식혔다.

얼른 시선에서 벗어나고픈 심정이 보인다.


“아무튼 여러분께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요. 지난 기수보다 평균 점수가 13점이나 높거든요.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게다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무겁게 입을 여는 교수님.


“입학시험은 간신히 커트라인만 통과했는데, 기숙사 배정 시험에선 역사상 처음으로 만점을 받은 노력파도 있으니까요. 모두들 그분을 본받았으면 좋겠네요.”


심장이 쿵쾅거렸다.

원래 역사에서는 저분한테 특별한 관심을 받은 적도 없다. 엘리트주의에 찌들대로 찌든 분한테 낙제만 겨우 면한 학생이 눈에 들어올 리가.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여러 가지 의미로.


“아마 긴장되실 거예요. 여기서 어떤 것을 배울까? 잘 적응해나갈 수 있을까? 파트너 괴물은 잘 선택한 것일까?”


교수님은 교편을 능수능란하게 돌리면서 말을 이어갔다.


“이 자리를 빌려서 확실히 말씀드리죠.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요. 여러분의 선배들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예를 들자면······.”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퀴즈 하나를 내는 교수님.


“그렘린은 삭일에는 바깥에 내보내면 안 됩니다. 이유를 알고 있나요?”


순간 강의실 내부는 정적에 휩싸였다. 학생들은 일제히 꿀 먹은 벙어리가 돼서 눈만 끔뻑이며 서로의 눈치만 봤다.


나만 빼고.


“저 압니다!”


흥분해서 손을 번쩍 들었다. 심장고동이 두 배는 빨라졌다.

알고 있다. 원래 역사의 OT에서도 똑같은 질문이 나왔으니까.


그때는 임승아가 잘난 체하며 정답을 말해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이번엔 내 몫이다.


“그렘린은 어둠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밤에는 달빛을 받아 연명하는데, 삭일에는 달빛을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호.”


캐롤라인 교수님의 짤막한 감탄이 이어졌다.

곧이어 학생들의 경외 어린 시선이 나한테로 쏟아졌다.


그 중에서도 가관인 것은 임승아의 표정.

내가 끝내 대답 못할 줄 알았는지,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다.


“학생, 이름이?”

“강민성입니다.”

“강민성이라······.”


교수님은 명단을 펼쳐보더니 입 꼬리를 올렸다.

누군지 알겠다는 듯한 반응.


“훌륭하군요. 그럼 이것도 맞추실 수 있나요?”

“네?”

“드레이크는 날개가 없어서 날지 못하지만, 단단한 갑주를 두르고 있기에 일반 화기가 먹히질 않는 드래곤입니다. 처음에는 화학 공격을 통해 부식시키려고 했지만, 거기까지 내성이 있어서 완전히 무용지물이었죠. 과연 약점이 뭘까요?”


이것도 예전의 OT에서 나온 퀴즈다.

임승아가 그렘린 문제를 맞히자, 일부러 기를 죽이려고 내신 초고난도 문제. 그 잘난 임승아조차 이건 맞히지 못했다.

이러면 참고할 만한 기억이 없는데.


그렇게 잠시 말문이 막혀있자, 내 책상 위에서 팔자 좋게 누워있던 밴시 위로 말풍선이 하나 떴다.


[껌이네, 껌. 저것도 문제야?]


오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테이머 아카데미의 귀환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리메이크 관련 마지막 공지입니다. +35 20.10.28 3,009 0 -
공지 연재 중단 + 리메이크 공지입니다. +58 20.10.04 3,892 0 -
공지 카트리나 이미지입니다. +7 20.09.30 3,607 0 -
공지 헉!!! 밀키가 팬아트를 받았어요 >ㅁ< +5 20.09.22 5,076 0 -
공지 은수현 교수님 일러스트입니다. +11 20.09.22 5,451 0 -
공지 밀키에게 후원금을 주신 오빠들이에요!(9/27) +29 20.09.14 4,368 0 -
공지 히로인 릴리트 이미지입니다. +10 20.09.11 9,222 0 -
공지 히로인 임승아 이미지입니다. +3 20.09.11 8,492 0 -
공지 히로인 서은하 이미지입니다. +7 20.09.09 9,345 0 -
공지 이 작품은 매일 오후 12시 정각에 연재됩니다. +3 20.09.09 7,868 0 -
29 리메이크 앞두고 잠금 해제합니다. +20 21.07.16 1,134 13 1쪽
28 나랑 비밀친구 할래? +21 20.10.04 3,280 127 19쪽
27 처음으로 밥값할 때다, 릴리트! +37 20.10.03 3,609 137 18쪽
26 두 번째 스파이, 이브 +26 20.10.02 3,922 150 16쪽
25 뱀파이어 로드를 잡아라! +17 20.10.01 4,292 154 17쪽
24 설마 질투하는 건가? +23 20.09.30 4,897 139 11쪽
23 이 머리, 안 어울려? +29 20.09.29 4,783 170 14쪽
22 그 책이 왜 거기서 나와? +25 20.09.28 4,901 184 12쪽
21 제 주인님을 구해주세요! +51 20.09.27 5,102 181 14쪽
20 B클래스 괴물, 카트리나 +32 20.09.26 5,197 150 16쪽
19 그 자세로 기어 봐. +34 20.09.25 5,562 163 14쪽
18 어린이가 된 릴리트 +30 20.09.24 5,709 172 13쪽
17 난 이런 방송 못 해! +17 20.09.23 5,816 175 13쪽
16 노래를 들려줘서 고마워요! +25 20.09.22 5,986 178 13쪽
15 괴물 세계에도 유행곡이 있나요? +16 20.09.21 6,335 191 15쪽
14 꼬, 꼬리만은 안 돼! +26 20.09.20 6,807 208 12쪽
13 시리우스, 넌 내 거야! +36 20.09.19 6,665 219 14쪽
12 내기에서 지면 날 주인님이라고 불러! +18 20.09.18 6,736 195 12쪽
11 내 방송에 출연하지 않을래? +13 20.09.17 6,976 212 15쪽
» 코코아는 먹고 가야지! +20 20.09.16 7,561 211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