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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님의 서재입니다.

공간을 거스르는 자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prinsilk
작품등록일 :
2019.04.01 23:44
최근연재일 :
2019.04.10 01:05
연재수 :
4 회
조회수 :
958
추천수 :
3
글자수 :
21,339

작성
19.04.01 23:48
조회
673
추천
1
글자
11쪽

1000 광년

DUMMY

나에게는 꿈이 있었다.

멋진 우주선을 타고 악당을 쓰러뜨리기 위해 전 우주를 여행하는 이야기..


학창시절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되고.

가까운 타 행성이나 타 은하까지도 빛의 속도로 수십년에서 수백년을 달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내 상상속의 멋진 선장은 소년이 아닌 노인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내 꿈이 빛이 바래고...

삶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티비를 가득 매우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우리는 지구에서 머물 필요가 없다는 것 이었다.


공상과학 소설속에서나 존재하였고, 영화나 드라마 에서나 보아 왔던 초공간 이동이 현실화 되면서 세상은 더 없이 커다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던 것이다.

더 이상 내연기관을 이용한 이동수단은 필요없게 되었고, 세계는 몇분 생활권 안으로 들어서게 되었던 것이다.


세상의 어둠을 걷어낼 것 같았던 발전..


그것은 그렇게 순식간에 이루어 지고 있었다.


불과 초공간 이동에 대한 상업적 이용이 시작된지 몇 년만에 인류는 지구라는 환경을 넘어 범 우주로 나아가게 된 것이었다.


아직은 대규모의 인원을 지구가 아닌 행성으로 이동하는 등의 사업이 진행된바는 없었지만

수십명에서 수백명 단위의 인원들은 태양계를 벗어나 이주행성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초공간 이동 기계를 통하여 별 다른 무리없이 이주공간으로 이동하고 얼마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지구로 다시 안전하게 돌아올수 있는 환경


과거 소설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주를 위하여 냉동인간이 되거나,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것을 각오하면서 먼 우주로 나갈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이젠 전 우주가 인류의 손아귀에 잡힐것만 같았다.

그리고 지금 그 선두에 내가 걸음을 걷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 여기 서 계시면 됩니다. ”


안내해주는 젊은 남자가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었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눈이 부실만큼 흰색으로 가득한 방. 누군가 담배라도 한 대 핀다면 분명히 그으름을 확인할수 있을것만 같은 눈부신 방안을 둘러보았다.


“ 광원이 어디있는거지? 간접 조명인가? ”

“ 어휴.. 직업병이에요. ”

“ 흐흐흐.. 궁금한걸 어쩌겠어? 봐봐 여기 방안에 그 흔한 조명하나 없잖아. ”

“ 간접조명인가 보죠. ”

“ 그러면 어디라도 더 밝구 어디라도 더 어두워야 하는거 아냐? ”

“ 어휴~ 팀장님! 좀.. ”

“ 알았어 알았다구. ”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는 부하직원의 재스쳐에 어깨를 으쓱이고는 미소를 지었다.


흥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이상할 것이었다.

무려 1천광년... 어렸을적 읽었던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타고 있는 광속의 수십배나 빠른 우주선을 타고 있다고 해도 닿기 힘든 그런 거리였다.


그 거리를 지금 가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우주선을 타는것도 아니고.. 이렇게...


“ 그런데 이렇게 서 있으면 되는건가? ”

“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

“ 들어올 때 설명자료 같은거 받지 않았나? ”

“ 방안에 들어오기 전에 놓고 왔죠. ”

“ 곤란하구먼.. ”


부하직원 과의 대화에 신경이 쓰였는지 함께 방안에 들어온 사람 몇 명이 돌아보는 것이 보였다.

눈이 마주칠 때 마다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조금 난감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 팀장님.. 그냥 다른사람 하는거 따라하죠. ”

“ 그래.. 그러자구.. 하하핫.. 미안합니다. 초공간 이동은 처음이라.. ”


처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변명하듯 말하였지만 이미 나와 부하직원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 안녕하세요. ”


뭐랄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제대로 듣지는 못하였지만 영화속에서 들었던 것 같은 하프의 음색을 어렴풋이 떠올리면 그런 느낌일 것이었다.


조금은 낮으면서도 높은..

허스키 하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음악적인 울림이 있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돌리지 않을수 없는 음색의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머리 하나는 작은 날씬한 한 여성이 다른사람들처럼 밝은 하늘색 옷을 입고 서 있었다.


“ 다른 사람들도 거의 초공간 이동은 처음일 꺼에요.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마세요. 다들 물어보고 싶지만 물어봤다가는 무식하다고 생각할까봐 겁나서 말을 아끼고 있는거 거든요. ”

“ 정말요? ”

“ 훔... 적어도 전 그래요. ”

“ 우와 어쨌건 반갑네요. 같은 동지를 만난 것 같아서요. ”

“ 그렇죠? 반가워요. 제 소개를 할께요. 제 이름은 최지은 이에요. ”

“ 반가워요. 제 이름은... ”


내 이름을 말하면서 통성명을 하려는 순간 문이 열리며 한명의 사내가 들어왔다.


“ 주목해 주십시오. ”


말은 그렇게 끊겼다. 더 이상 말하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가 주변에 쫙 깔려 버렸다.


모두 몸을 곧게 세우고 남자의 표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아쉬운 얼굴로 돌어선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다가 나의 대화를 방해한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십대 쯤으로 보이는 사내는 피로가 가득해 보였다.

명찰을 차고 있는 것 같았지만 너무 작은 글씨라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사무적인 표정으로 들고있던 터블렛을 들고 무엇인가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다시 들었다.


“ 워프 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 워프 는 초공간 도약 및 초공간 이동을 연구하는 초국가적 공동체입니다. 여러분은 모두들 초공간 이동을 경험해 보신적이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

“ ....... ”


역시나 아무도 대답을 하고 있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


나는 모두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곳으로 오는것도 그리 대규모는 아니지만 초공간 이동 기계를 통해 온것이었다.


“ 지금 경험하실 초공간 이동은 지금까지 상용화된 지구상이 아닌 1000억 광년이 떨어진 AP411 행성. 통상 제2의 지구로 가시게 될 것입니다. ”

“ ...... ”


말을 왜 끊는건지.. 사람들의 반응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을 즐기고 있는것인가?

나는 격하게 불만을 표시하는 의미로 남들이 두 번 끄덕일 때 한번만 끄덕이는 반항을 하며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저남자 우리 사무실에 자재 납품하러 오는 하도급 업체 직원을 닮은것도 같았다.

여러 상상을 하는 사이에 남자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 그곳으로 가서 하실 일들은 충분히 인지하셨다고 생각됩니다. 이 방에 들어오시기 전에 충분히 설명을 들으셨을것이고, 서류에 서명을 하셨으니 더 이상 길게 이야기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한 각기 사람들이 겹치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왜 그런거죠? ”


헉 말을 한 사람은 나 뿐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나 뒷통수가 근질근질 하는 것이 분명히 부하직원이 아주아주 부끄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으리라..


솔직히 말해 너도 왜 그런지 궁금하잖아.


“ 좋은 질문입니다. 지금 그 이야기를 하력도 했었거든요. ”

“ ...... ”


봐 내 질문이 잘된것이라잖아.


나는 으쓱이며 부하직원을 쳐다보았다. 이런...

부하직원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듯 나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채 남자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 배신자!


“ 초공간 이동은 기본적으로 양자얽힘을 이용합니다. 이곳의 데이터와 정 반대로 이동할 곳의 양자의 방향이 결정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붙어 있는 것은 오류가 밣생할 수가 있습니다. 짦은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재조립 될 때 분자와 분자사이의 거리가 1미터 까지 떨어져도 이상할 것이없다는 거죠. ”


뭔가 웃음 포인트가 있었을것이고,,

또 그 웃음포인트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남자의 표정에는 웃음을 참는 표정이 가득했고.

어떻게 알아챘는지 주변의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난......

타이밍을 놓쳤다. 지금 와서 웃으면 따라웃는 것이 너무 티나겠지?

나는 웃지 않기로 했다. 끝까지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기로..


그래.. 난 근엄한 표정 밖에 없는 사무적인 남자다.


“ 자 이해하셨으면.. 모두 가로 세로로 각기 1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서 주시기 바랍니다. 대화는 하지 마십시오. 잘깐이면 됩니다. 곧 AP411 행성에서 눈을 뜨시게 될겁니다. ”

“....... ”

“ 아참.. 눈은 꼭 감아주십시오. 이동시 밝은 빛은 안구손상을 가져올수 있습니다. ”


남자는 자신의 말이 상당히 유머러스 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모든 이유는 잘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격한 반응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남자가 방을 나가고 나자 나도 흥분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참지 못하였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조금은 혼란은 있었지만 각기 얼마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로 서게 되었다.


나는 지은 씨를 찾아 눈을 돌렸다.

얼른 보이지 않던 그녀는 뒷열 중앙쯤에 위치하고 있었다.

주변을 신경쓰느라 나와 눈이 마주치진 못하였지만 그녀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려고 나는 목을 길게 빼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 모두 움직이지 마십시오. 지금부터 카운트 다운을 시작하겠습니다. ]


아까의 그 남자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하여 들려왔다.


[ 10 ]

[ 9 ]

[ 8 ]

[ 7 ]

[ 6 ]

[ 5 ]

[ 4 ]


이런 내가 집에 문을 잘 채워두었던가?


[ 3 ]

[ 2 ]

[ 1 ]


눈을 꼭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눈이 부셔오는 것을 느꼈다.

반사적으로 눈에 힘을 주거 질끈 눈을 짜내듯 감았다.



삐삐삐삐


요란한 알람소리가 함께 붉은 빛이 눈앞을 어지럽혔다.

아니 지금 서 있는 지

누워 있는지 조차 알수가 없었다.


균형감각이 엉망이 되어 위 아래조차 알수가 없었다.


정상적인 상황인 것인가?

알수가 없었다.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젠장!


나는 눈을 떴다. 아직 너무나도 밝은 빛에 눈이 부셨지만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 으아아아아아 ”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터져나왔다. 나는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친! 얼굴을 간지럽히던 것은 떨어지면서 바람이 스치는 것이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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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 광년 19.04.01 67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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