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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9.12.19 03:48
최근연재일 :
2019.12.26 14:2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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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수 :
51,298

작성
19.12.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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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AGE1. 게임 혹은 현실

DUMMY

3.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시는데요?“

"그냥 일이 잘 풀리네요.“


지은의 말에 사현은 가볍게 대답했다.


정말 말 그대로였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리기 시작했으니까.

공부든 취직 준비든 아니면 운동이든 간에 자신이 마음먹은 것대로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갔다.


무엇보다 신기한 일은 자신의 몸에 활력이 넘친다는 것이다. 의욕이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무슨 일을 하든 앉은 자리에서 5, 6시간이 지나기 전에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늘만 해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앉아서 게임 매뉴얼을 읽는 데만 6시간을 투자했다. 덕분에 어떻게 게임을 진행할지 대충 감이 왔다.


"다행이네요. 기왕 하는 김에 우리 프로젝트도 잘 됐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좋은 테스터 분도 모셨는데.“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준비를 좀 해왔습니다.“

"기대해도 되죠?“

"물론입니다.“


사현의 말에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지금까지 마음먹은 대로 일이 너무 잘 풀려 왔으니까.

쉽지 않은 게임이지만 이 게임도 먹은 대로 풀리길 바라면서 그는 머리에 헬멧을 눌러썼다.


"과장님, 진행하기 전에 질문해도 될까요?“

"편하게 하세요.“

"혹시 차원 이동자라는 특성이 어떤 보상을 뒀는지 아시나요? 매뉴얼을 뒤져봐도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아서요.“

"글쎄요.“


지은은 사현의 질문에 답을 하는 대신 말끝을 흐렸다.

답변을 할 수 없는 질문이었으니까. 손끝에 검지를 대며 생각하던 그녀의 입에서 말이 떨어졌다.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그 부분은 제 담당이 아니라서요. 혹시 개발팀에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알려 드릴게요.“

"네, 그래 주시면 고맙죠. 게임을 플레이할 때 특성이 제일 중요한데, 정작 그걸 알 방법이 없으니.“

"이름만 봐서는 스킬 습득에 관한 게 아닐까 싶기는 한데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특성이 수백 가지나 돼서 우리도 듣기만 해서는 잘 모르거든요.“


하긴.


사현도 TP 소프트 게임의 매니아니 지은의 말이 이해가 갔다. 수백 가지의 특성과 무한한 자유도. 그게 바로 TP 소프트의 모토였으니까.


'일단은 플레이하면서 알아보는 방법밖에 없으려나.‘


사현은 아쉽게 입맛을 다시며 캡슐에 들어갔다. 눈을 감고 집중을 시작하자 캡슐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오늘은 메시지가 하나 추가되어 있었다.



가이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용자의 신체에 변화가 감지 되었습니다. 추가 경험치는 지능 스텟에 더해집니다.

차원 싱크 시작.

카운트 다운 3,2,1.


차원의 시작.


튜토리얼을 마친 사현의 눈에 가이아의 세계가 눈앞에 들어왔다.


'오프닝 뮤비 같은 거로군.‘


익숙한 얼굴.


매뉴얼에서만 보던 얼굴을 실제로 보니 반가웠다. 저 녀석이 그 무식하게 강하던 보스였다.


차원을 어지럽히는 마왕.


녀석의 활약상이 눈앞에 그대로 전해졌다. 어떻게 인간들의 왕국을 파괴했는지, 또 어떻게 용사들은 왜 녀석에게 손도 쓸 수 없이 무너졌는지 눈앞에 명확히 보였다.


전시안.


그는 자신의 스킬까지 발동해가며 보스의 전투를 눈 안에 담았다. 확실히 매뉴얼만 읽어서는 알 수 없는 특징들이 보였다.


'확실히 스텟 이상의 전투력이네.‘


이때의 마왕이라면 지금의 스텟보다 훨씬 떨어질 텐데도 스텟 이상의 전투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력한 물리 저항과 무한한 마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


단순하지만 확실한 파괴력을 보여주는 패턴이다. 그가 관찰을 마치자 시스템 메시지가 들려왔다.


[용사님,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세 가지 시작점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습니다. 시작 지점에 따라 각각의 몬스터와 NPC 특성들이 달라집니다.]

[1. 사냥꾼의 둥지 2. 마탑의 끝자락 3. 용병의 선술집]


드디어 읽어둔 매뉴얼이 도움이 될 순간이 왔다.

사현은 주저 없이 사냥꾼의 둥지를 골랐다. 자신이 가진 특성으로 이보다 좋은 시작점은 없었으니까.


[사냥꾼의 둥지를 선택하셨습니다. 당신의 시작점은 초보 사냥꾼 에니아입니다.]


사냥꾼.


기본적으로 TP 소프트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가장 꺼리는 직업 중에 하나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무기에 따라 변별력이 가장 크게 나뉘고 컨트롤이 어려우니까. 게다가 PK에서도 가장 약한 직업중 하나기도 하고.


마법사들은 장비가 달려도 스킬만 잘 이용하면 얼마든지 보스레이드를 할 수 있다. 혹시 파티를 맺더라도 뒤에서 치유 마법 정도만 잘 써줘도 크게 도움이 된다.


전사는 약간 다르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높으므로 장비가 달리더라도 파티에선 환영받는 직업 중에 하나니까. 스킬도 단순해 딱히 어려운 컨트롤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기본적으로 마법사나 전사 클래스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 장비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해야 하는 초심자들에게는 그게 현명한 방법이다.


물론 돈 많은 아저씨라면 현질을 하는 방법을 생각할 순 있겠지만......


'TP 소프트 게임에선 그런 건 안 통하지.‘


TP 소프트는 아이템 현금 거래를 막아 버리는 기업으로도 유명했다. 혹여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더라도 플레이어의 숙련도 없이는 쓸 수 없게 만들어 놓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았고.


그래서 사냥꾼은 더더욱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사현 같은 TP 소프트 매니아들에게는 가장 인기가 높은 직업으로 유명했다. 무엇보다 플레이어 개인의 능력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클래스 중 하나니까.


민첩성과 반응성 그리고 전투 숙련도.


이건 게임의 스텟으로 커버를 할 수 없는 영역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걸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은 당연히 사냥꾼이었다.

그래서 직업을 처음 선택할 때 사냥꾼의 둥지에서 시작하는 쪽을 택했다. 다른 게임들과 달리 재미보다는 성장 폭과 한계치가 가장 중요한 게임이었으니까.


'게다가 난 다른 플레이어가 없는 스킬도 있지.‘


전시안.


이걸 기본 스킬로 가지고 시작한다는 게 엄청난 메리트라는 건 매뉴얼을 읽어보고 나서야 알았다.


모든 스킬은 희귀도가 존재하는데 사현이 전시안을 익힐 수 있는 게이머는 5만명 중 하나일 만큼 희귀했다. 사실 이 스킬의 이름만 해도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눈.


사실 말 그대로였다.


예전과 사냥을 할때와 느낌이 전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마치 눈이 네 개가 된 느낌이었다.

몬스터들을 잡으면서 그는 빠르게 스텝을 밟았다.


정확히 두 걸음.


몬스터들의 움직임을 위치를 예상해 미리 사격했다.


'두 번 사격에 40% 에너지 감소’


한 번에 상대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몬스터들을 사냥하며 빠르게 스텝을 밟았다. 정확한 위치에 딱 필요한 만큼의 힘으로만 사냥하니 효율이 예전에 하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높았다.


"스텟창.“


이름: 에니아

직업: 견습 사냥꾼

특성: 차원 이동자

힘 20

지능 17

민첩성 35

감각: 15 +5 전시안 발동

체력/ 마나: 200/120

레벨 10


'이 정도면 첫 번째 퀘스트에 도전할 만하다.‘


사현은 만족한 얼굴로 스텟창을 닫았다.


전시안과 매뉴얼에서 읽은 퀘스트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지금 도전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일 것이다.


Quest

임무: 사냥꾼들의 통과 의례인 자이언트 울프를 잡아 사냥꾼들의 인정을 받으세요.

난이도 C-

보상: 카르마 포인트 25, 경험치 5000


일반적인 레벨 10짜리 사냥꾼이 도전하다간 죽기 십상인 난이도다.


매뉴얼에서도 레벨 25 이상 도전을 추천하는 초반 퀘스트 중에서는 가장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놈이다.

하지만 사현에게는 지금 이 퀘스트를 깨야 할 이유가 있었다.


최저 레벨 클리어 보상.


이 퀘스트를 12레벨 이하로 클리어할 시에 최연소 사냥꾼의 타이틀을 주고 30 스텟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

초반에 30 스텟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생각하면, 빠른 스타트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깨고 넘어가야 하는 퀘스트였다.


'물론 거기에 전시안도 있고.‘


전시안이 없었다면 아무리 보상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 퀘스트에 도전할 생각따위는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이언트의 공체 합은 자신의 그것에 6배가 넘으니까. 물리 저항도 자신의 공격력보다 훨씬 높아 일반적인 공격이라면 먹히지도 않는다.


'저 놈이다.‘


스텟 30짜리 황금 몬스터.


사현은 자이언트 울프와 거리를 벌리며 생각했다.


괜히 서둘러서 녀석의 사정거리에 들어가면 이 비리비리한 캐릭터로 뼈도 못 추릴 것이다.

어디까지나 사냥은 전시안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해야 한다. 그래서 거리를 벌릴 수 있는 사냥꾼을 택한 것이기도 하고.


'멋지게 사냥한다고 보상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쐐앵.


사현의 화살이 정확하게 자이언트 울프의 손톱 사이를 가격했다. 그와 동시에 섬뜩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부들거리는 앞발을 보면 타격이 있는 게 분명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정확히 약점을 가격했다.


'속도는 아마 20% 정도 감소했겠군.‘


사현은 아까보다 몬스터와의 거리를 살짝 좁혔다. 이번에는 가까워진 거리만큼 더 강한 화살이 날아 이마에 꽃혔다.

자이언트 울프의 눈동자가 파랗게 불타올랐다.


모든게 정확히 계획대로였다.


'두번째 페이즈’


보스 몬스터들이 한계에 이르면 나타나는 두 번째 페이즈. 자이언트 울프같은 경우엔 공격 속도와 파워가 각각 두 배씩 올라간다.

물론 그에 따른 약점도 따라오지만.


사현은 자이언트 울프가 변신할 때까지 손을 비비며 기다렸다. 지금 공격하는 것보다는 끝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공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으니까.


무엇보다 두 번째 페이즈가 시작되면.


'녀석은 방어에 아예 신경 쓰지 않지.‘


사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빠르게 뒤로 물러가며 거리를 쟀다. 그리고 전시안을 이용하여 예측 사격을 했다.


크아아아앙!


자이언트 울프의 비명소리가 기분 나쁘게 메아리쳤다. 사현은 재빠르게 화살통에 손을 얹었다.


세 번째 화살.


'이제 몇 발 남지 않았다.‘


전시안은 자이언트 울프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휘청이는 자이언트 울프를 바라보던 사현은 마지막으로 몬스터의 목을 노렸다.


[자이언트 울프를 사냥하셨습니다. 퀘스트 조건을 만족하셨습니다. 사냥꾼의 둥지로 가서 라이언에게 보상을 받으세요.]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게 사냥이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전시안의 활용도가 튜토리얼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높아졌다.


'보정을 받았으면 그걸 활용을 해야지.‘


어디 게임을 양심을 두고 하나?


사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이템을 확인했다. 첫 몬스터를 사냥했으니 아무래도 좋은 아이템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이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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