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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9.12.19 03:48
최근연재일 :
2019.12.26 14:2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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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수 :
51,298

작성
19.12.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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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STAGE1. 게임 혹은 현실

DUMMY

이번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특성을 먼저 파악해 두는 것이 먼저였다. 그래야 어떻게 이 게임을 진행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터다.

게임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분석하는 것.


사현은 그걸 해보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일단 게임 튜토리얼 지역의 엘레나에게 물어보기는 게 첫째겠지.

물론 그게 안 된다면 훨씬 돌아가야겠지만.


정 안된다면 마을과 길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자신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관찰해가면서 자신의 특성을 찾아야겠지.


사현의 입장에선 훨씬 시간이 걸리고 귀찮은 일이다. 그동안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건 덤이고.


'일단 여기까지만 하자.‘


일은 덥석 받고 시작했지만 좋으나 싫으나 자신은 취준생이다. 취업 준비도 해야 하고 게임에만 집중할 수는 없으니까.

돈을 받는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근무시간에만 해당하는 일. 지금 당장은 자신의 가치를 높여 두는 일도 중요했다.


산더미 같이 쌓아 둔 전공 서적을 베고 누운 사현은 생각했다. 일단 복잡한 것은 잊고 내일의 할 일부터 준비하자.



그래야 지은 같은 차도 사고 이 옥탑방도 탈출하지 않겠는가?


꿈은 언제든지 꿀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은 옥탑방만큼 좁고 작을 필요는 없다.


사현은 생각했다. 모든 게 시작점이 필요할 뿐이다. 자신에게는 그게 취업이고, 아직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라고.

지친 얼굴로 곯아떨어진 사현의 얼굴을 뒤로하고 달빛이 은은히 떨어졌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진 사현은 자신의 뇌로 전해지는 메시지를 듣지 못했다.



차원 싱크를 시작합니다.

집중력 스킬의 싱크가 성공하였습니다.


작게, 하지만 확실하게 사현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도서실이나 갈까?‘


사현은 거울 앞에서 이를 닦으며 생각했다.

어제 다짐했던 만큼 오늘을 낭비하긴 싫었다.


그게 취업 준비가 되었든, 혹은 전공 공부가 되었든 무엇이든지 하고 싶어졌다. 그는 한동안 쓰지 않았던 백팩에 전공 서적을 들기 버거울 때까지 넣었다.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한동안 소홀히 했던 지식을 쌓아 둘 생각이었다. 전에 면접에서 떨어진 이유 중의 하나가 그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편했다. 학벌이나 다른 움직일 수 이유가 아닌 쪽이 그에게는 훨씬 나았으니까.

그는 자리를 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적어도 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3시간 후가 될 거라고. 초 시계까지 챙겨놓고 그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펜이 움직이는 소리만 독서실을 울렸다.


잊어버렸던 대학 시절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시험 시간에 놓쳤던 문제들부터 시작해, 그가 썼던 수많은 레포트들이 하나둘씩 눈앞을 스쳐 간다.


사현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재밌네.‘


사현은 정말 오랜만에 공부가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그를 괴롭혔던 잡다한 생각들이 책을 읽자마자 깔끔하게 사라졌다.

펜이 계속 움직였고 잉크가 떨어진 펜을 바꾸어가며 계속 종이에 내용을 요약해 나갔다.


그리고 그가 정신을 차린 건 한참 후였다.


준비해왔던 펜이 더는 나오지 않자 휴지통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무심코 본 시계.


그는 눈을 비비고 시계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시계가 틀렸나 싶어 핸드폰을 다시 보았다. 역시나 정확했다.

말도 안 되는 사실에 그는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뭐야 벌써 8시라고?‘


분명 그는 세 시간 정도만 책을 본 후 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계는 이미 반 바퀴를 돌아있었다.


말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12시간 동안 공부만 한 것이다. 그것도 집중력이 한 번도 흐트러트려 지지 않을 채로.


이게 가능해?


사현은 자신의 집중력을 잘 알았다. 기껏해야 두 시간 정도 집중, 아니 사실은 1시간 정도만 집중해도 흩트려 틀어지는 보통의 집중력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자신도 목표를 3시간으로 잡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자신은 놀랍게도 목표에 4배나 되는 시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낸 것이다. 학창시절에 이렇게 공부를 하지 못한 게 억울할 만한 성과였다.


'내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나?'


그제야 배가 미친 듯이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긴장이 풀리자 오늘은 하루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일단 먹고서 생각하자.


사현은 아무 생각 없이 음식을 입에 넣으며 생각했다. 배고픔이 사라지자 오늘 있었던 의문이 깨끗하게 사라져 버렸다.

매일 이 정도만 할 수 있다면 못 할 게 없겠는데.


밥을 먹으면서 그는 생각했다.


오늘같이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자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물론 무리겠지?‘


그는 웃으며 생각했다.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12시간 동안 집중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람이 아닌 거다.


오늘은 어쩌다 일어난 기적일 뿐이고 재수가 좋은 날이 뿐이다.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었다. 배가 고파 쓰러질 것 같았었지만 배가 비워졌던 만큼 다른 게 꽉 찬 기분이었으니까.

남김없이 비운 접시를 두고 일어나며 사현은 자신이 품었던 의문까지 남김없이 털어버렸다. 어째서 자신이 변하게 되었는지.


물론 타하무트에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2.


'역시 달라졌어.‘


마왕의 옥좌에 앉아 있던 레시드는 웃음을 내뱉었다. 신의 축복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자신은 그저 별 볼 일 없는 삼류 마족이었다. 그것도 용사의 성장에 거름이 되는 그냥 이름 없는 삼류 마족.

아마 예정대로라면 그는 인간들과 싸움에서 고기 방패로 전사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일어났다.


어느 날 자신의 귀에 알 수 없는 메시지가 전해지고, 그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없던 특성이 생겨났고, 200살이 넘은 몸에서 성장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보통의 성장세가 아니었다.


불과 한 달 만에 자신의 스텟은 다섯 배가 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자리는 하급 마족에서 어느새 일족을 다스리는 마왕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만든 메시지는 단 하나.


시스템 에러가 발생했습니다.


짧고 간단한 메시지였다. 그리고 별생각 없이 들었던 그 메시지가 자신에겐 구원이 되었다.


정말 세상이 자신만을 위해 바뀐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목검을 들고 싸우는 데 자신만이 세계 최고의 장인이 만든 명검을 들고 싸우는 느낌이랄까.


단순히 검을 휘두르기만 해도 다른 이들과의 균형이 명백히 어긋나는 그 느낌.


레시드는 그 느낌에 완벽히 중독되었다.


평생 엑스트라로 살았던 인생에 처음으로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느낌.


그 느낌이 좋아 그는 하루가 다르게 자신을 단련하고 또 단련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분명한 성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로부터 삼 년이 지난 후.


레시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이제 평범한 인간 용사 따위가 자신을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자신의 강함이 생각했던 정도를 아득히 넘어서서 이젠 그냥 용사에게 무방비로 공격을 당하고 있어도 죽을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다.


'물론 그것도 재미없어서 그만뒀지만.‘


날파리처럼 왱왱대는 용사 파티를 한 방에 날려 버린 레시드는 지루한 듯 하품을 내뱉었다.


용사라고 나타나는 녀석들의 얼굴을 계속 바뀌는데 내용물들은 그냥 그대로였다.


똑같은 수준에 똑같은 스킬.


인간 중에는 나름 거르고 거른 용사들이겠지만 레시드 눈에는 그냥 애송이들뿐이다.


하지만 그런 용사들을 상대하면서 떠오르는 의문들이 그를 계속 괴롭혔다. 너무 당연해서 자신이 잊고 싶어서 하는 의문.


과연 그 메시지를 받는 게 나 하나뿐일까?


만약 다른 사람이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면, 분명 자신과 같은 길을 거쳐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레시드는 정말 별 것 없는 평범한 마족이었다. 그런 삼류 마족이 메시지 하나로 용사들 따위는 우습게 잡아내는 괴물로 변신했다.


만약 정말 대단한 사람이 그 메시지를 받는다면?


영혼의 깊이가 다른 사람이 같은 보정을 받고 시작한다면 자신은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자신보다 격이 떨어지는 상대와 싸워가며 더욱더 뼈저리게 느꼈다.


정말 손을 쓸 수 없는 벽.


그걸 자신이 마주할 때 대응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아무리 자신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운을 줬다고 해도.


거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솔직히 두려워졌다.


만약 자신과 같은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찾아온다면 그는 어떻게 할 것인가?

도망치기엔 그는 너무 많은 것을 쌓아 버렸다.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숨고 싶어도 이젠 숨을 수 없는 위치까지 도달한 것이다.


설령 숨을 수 있다 해도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위험 때문에 숨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이고.

그렇기에 그는 주위를 감시하는 첩자들을 수시로 밖으로 내보냈다. 주위에 특이하게 성장하거나 눈에 띄는 존재가 있으면 마족이든,

인간이든 간에 싹 죽여 버렸다.


혹여나 성장하기 전에 싹을 뽑아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자신이 찾던 녀석들은 아직 볼 수 없었다. 자신처럼 말도 안 되는 아웃라이어는 없었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신탁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모든 마족의 뿌리 마족의 둥지로 내려온 전언.

지금까지 살아오며 아무리 깽판을 쳐왔어도 자신에게 직접 예언이 내려온 적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예언이라고 하질 않는가.


그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에게 내려진 신탁을 공손하게 받았다. 혹여나 신의 분노를 산 게 아닌가 싶어 행동거지가 더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법칙에 오류가 일어났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고, 축복을 받을 자격이 없는 자가 과분한 축복을 손에 넣었다. 이는 나와 이 세계의 창조자님의 생각을 벗어 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방관하며 지내 왔다. 허나 깊이 새겨들으라.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무능해서가 아닌, 세상의 일은 그들의 손으로 해결하려 하게 두었음 임을.

과분한 축복을 받은 이여, 새겨들으라.

모든 행동을 조심하고, 감히 세상의 법칙을 흔들려고 하지 말라. 앞으로 그런 일이 계속 생긴다면 그때는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시련들이 그대를 덮칠 것이다.

잊지 말라.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대뿐만이 아닌 것을. 모든 우연은 단 한 번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일어나지 않음을. 너를 징벌할 새로운 대리자가 곧 갈 것이다.


'헉!‘


이가 부들부들 떨렸다.


드디어 그가 걱정하던 일이 벌어지고야 만 것이다. 자신을 징벌할 새로운 대리자가 이 대륙에 나타났다. 그것도 자신과 같은 수준의 축복을 받은 자가.


둘 중에 하나다.


녀석이 더 성장하기 전에 죽여 버리던가, 그도 아니면 세상을 피해 도망치던가. 그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았다.


'정말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가?'


신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경고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답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분명 축복을 갓 받은 대리자라면 아직 애송이일 것이다. 그 녀석이 크기 전에 반드시 해치워야만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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