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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관리자로 취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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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9.12.19 03:48
최근연재일 :
2019.12.26 14:20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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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298

작성
19.12.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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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AGE1. 게임 혹은 현실

DUMMY

"최곤데요. 다시 나오고 싶지 않을 정도였어요.“


흥분하는 사현의 얼굴을 보며 지은이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하긴 자신의 게임에 만족하는 게이머를 보며 기쁘지 않을 개발자가 얼마나 될까?


"다음번엔 언제 시간이 좋으세요?“

"될 수 있으면 주말이 좋겠는데요. 취직 준비하는 데 걸리지 않기도 하고.“

"네, 그럼 그렇게 하세요. 다음부터는 사현씨도 보안 실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지문 등록해 놓을게요.“

"감사합니다.“


'확실히 처음 하는 차원 이동이라 후유증이 있네.‘


그래도 처음치고는 생각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지은은 사현의 데이터를 보며 생각했다.


확실히 게임을 많이 하고 눈썰미가 좋은 탓인지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게 적응을 해냈다. 이대로라면 성장한 후가 상당히 기대되는 퍼포먼스다.


아직까진 게임이라고 믿게 하는 쪽이 적응이 쉽겠지.


가상 현실이 아니라 실제 차원 이동을 했다는 걸 알면 사현도 기겁하겠지.

지금은 튜토리얼이라 괜찮지만, 실제 차원에서 죽는 일이라도 벌어지면 이쪽에서 곤란해진다.


팔다리가 떨어지는 정도는 괜찮다. 그 정도라면 굳이 타하무트가 아니라 자신이 개입해도 처리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만약 차원 이동 중에 사현이 죽어버리면 상당히 곤란해진다.


사현의 목숨도 목숨이지만 자신과 타하무트도 징계를 면치 못할 테니까.


'일단 밑밥을 깔아두는 편이 안전하겠지?‘


지은은 사현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사현씨, 차 타고 오셨나요?“

"아뇨, 전 차가 없어서.“

"잘됐네요. 안 그래도 퇴근할 생각이었는데 같이 가실래요? 제가 태워드릴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도로는 어김없이 만원이었다.


덕분에 사현은 평소에 궁금했던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원 없이 질문할 수 있었다.

처음엔 TP 소프트의 타이틀 몇 개로 시작했지만 결국 끝은 자신이 플레이한 가상 현실 게임으로 끝났다. 사실 자신이 했던 게임 중에 이것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 게임은 없었으니까.


"새로운 게임 이름이 클라우드라고 했나요?“

"네, 맞아요. 아직 출시하려면 2, 3년은 더 걸릴 것 같네요.“

"게임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역시 보통 게임처럼 보스 잡고 아이템을 모으는 방식인가요?“

"일반적으로 보면 그렇죠. 그래도 클라우드들의 보스들은 조금 특별해요. 보통 게임의 보스들처럼 멍청하지가 않죠. 인공지능도 최대치인 데다가, 플레이어들처럼 보정을 받고 있으니까요.“


'말 그대로 버그들이니까요.‘


지은은 자신의 입에서 맴돌던 말을 겨우 삼켰다.


사실 사현에게 말도 안 되는 초반 버프를 주고 시작한 건 차원들 속에 버그들도 그만한 능력치 보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상상을 넘어선 성장치.


차원의 보스들은 게임 속 캐릭터들이 아니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앞서서 행동하기도 한다.

벌써 몇 명이나 되는 차원 이동자들이 버그들에게 당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사현에게 주는 보정치는 사실 그리 대단하다고 할만한 것도 못됐다.


'진짜 말도 안 되는 특성들이 널렸지.‘


아무리 시스템이 통제 불능에 걸려 특성이 랜덤으로 생성된다지만 물리 저항 95%나 마나 무한 같은 특성이 말이 되는가?

그리고 그런 버그들을 직접적인 개입도 없이 처리하라는 건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처사였다.


그런 상황에서 타하무트가 울분을 터트린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처사다. 다른 관리자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은은 이 모든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신계에 있는 분들은 취미가 아주 고약하거나 아니면 현실 따위는 전혀 모르고 살아가는 금수저들이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은 오직 사현 하나만을 바라보고 가고 있다.


다행히 정말 오랜만에 가망성이 있는 부관리자 감을 찾았으니 이 사람에게만큼은 정말 온갖 공을 쏟아야 하는 처지였다.

재수 없이 사현이 죽어버리거나, 혹은 차원을 다시 이동할 수 없는 일이 생겨버리면 안 된다는 소리다.


"그런 의미에서 사현씨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뭔가요?“

"클라우드에서 보스 몬스터만큼 중요한 존재는 없어요. 시스템쪽에서도 보스들만큼은 정말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잠시 숨을 고르던 지은은 말을 계속했다.


"이번 체험판은 하드코어 모드로 해보셨으면 좋겠네요.“

"하드코어 모드가 뭔가요?“

"간단해요. 보통의 게임들도 마찬가지지만 원 코인 클리어를 하는거죠.“

"한마디로 노 데스 클리어를 하라는 건가요?“

"정확해요.“


지은은 설명했다.


테스트라 긴장을 풀기 쉬운 상황에서 보스가 어떻게 움직이는 건 보는지 아는 건 정말 어렵다.

지은과 테스트실들 인원들이 보고 싶은 건 보스의 한계가 얼마까지 나오는지, 플레이어들과 싸움을 어떻게 할 수 있는 지니까.


"어려운 부탁인 줄은 알고 있지만, 저희로서는 정말 중요한 일이거든요. 클라우드는 보스를 위한 게임이 될 거니까요.“


흔한 게임에서 보스 레이드는 아이템을 구하기 위한 일상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은은 클라우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게임과 달리 보스의 능력치는 계속 올라가고, 플레이어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목적이 되어야 하니까.


"노력은 해보겠지만 솔직히 장담은 못 드리겠네요. 물론 지금까지 TP소프트 게임중에 노데스 클리어를 못 해본 보스는 없었지만, 이번 보스는 차원이 달라 보이거든요.“

"음······. 솔직히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긴 해요.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만약 성공하면 우리 쪽에서 사현씨가 원하는 부탁 하나 들어주는 거로.“

"정말 뭐든지 됩니까?“

"회사를 통째로 들어다 달라는 정도만 아니면 얼마든지 들어드릴게요.“

"난이도 최상의 퀘스트니 보상도 당연히 따라와야겠죠. 정말 큰 선물을 생각해놔야겠네요. 일반적이지 않은 거로.“


사현에 말에 지은은 웃었다.


보통이 인간이 하는 부탁을 들어주지 못할 만큼 차원 관리자의 권한이 작은 것은 아니니까.

아마 사현이 원하는 것에 몇 배는 문제 없이 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현 자신이 생각해놓은 보상보다 저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훨씬 클 것이다.


언젠가는 사현도 알게 되겠지만.


물론 그때가 되면 사현은 이미 이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차원 부관리자가 주는 열매는 달콤하니까.

보통의 인간은 절대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지은은 웃으며 말을 계속했다.


"다행이네요. 사실 우리가 준비한 선물도 일반적인 선물은 아니거든요. 사현씨가 클라우드를 플레이한게 최고의 행운이라고 느낄 정도의 보상을 준비해두죠.“


정규직 취직 따위는 우스울 정도의 보상이에요.

지은의 얼굴에서 솜사탕같은 몽글몽글한 미소가 떠올랐다 사라졌다. 짧게나마 스쳐 지나간 미소에 차 안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사현은 짧게 벌어졌던 입을 닫으며 말을 계속했다. 전에 없이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네, 무조건 성공하게 하겠습니다.“

"약속하신 거예요.“

"기대할게요. 그리고 이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거에요.“


지은의 차가 어느새 사현의 옥탑방에 도착했다.

매뉴얼을 건네받고 인사를 하자마자 지은의 차는 미끄러지듯 도로를 빠져나갔다.

좁은 골목길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 외제차를 바라보며 사현은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나도 저런 차 구경은 해볼 수 있으려나.‘


지은과의 약속도 있고 일단 자신도 한번 제대로 이 게임을 파고들 생각이었다.

물론 하룻밤 사이에 읽어두긴 매뉴얼의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웠지만.


'적어도 보스에 관한 것들은 확실히 해둬야지.‘


노 데스 클리어를 막는 가장 큰 주범.

지은의 말처럼 최종 보스가 어느 정도 대단한지 한 번 알아둘 필요는 있었다. 물론 말 그대로 게임이니까 깨는 게 아주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페이지를 넘기던 사현의 손이 멈췄다.


누가 TP 소프트 보스 아니랄까 봐 생긴 것부터가 꽃미남이다. 사현은 긴장하며 보스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이런 씨..."


순간 사현은 지은 앞에서 이걸 읽지 않은 걸 감사해야 했다.

만약 읽었다면 지은의 아름다운 얼굴 앞에서 쌍욕을 뱉고 말았을 테니까.


그래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능력치였다.

숫자들이 아예 페이지를 뚫고 넘어갈 기세로 늘어져 있었다. 세부 능력치도 마력 저항, 물리 저항, 맹독 내성들부터 끊임없이 이어진다.


여기까지만 해도 사기라고 할 만한데, 더 놀라운 것은 다음 줄에 적혀 있었다.


기준 시간 11/15 일 13시. (능력치는 계속 성장)


한마디로 여기서 더 늘어난단 말이 아닌가?


이건 자신이 해왔건 기존의 TP 소프트 게임의 보스들과는 격이 달랐다. 기존의 게임들은 어렵지만 클리어할 수는 있게 만들었었다. 그런데 이건 아예 클리어를 포기하게 만들 수준의 난이도다.


솔직히 백번쯤 죽는다고 해도 클리어할 거라고 장담을 하지 못하겠다. 그런데 이걸 원 코인 클리어라.


'보너스는 포기해야 하나?‘


그제야 지은이 일반적이지 않은 보상을 준비했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갔다.

하긴 이런 난이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클리어할 수 있는 게이머라면 당연히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 주어야겠지. 자신이라도 그럴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이걸 할 수 있느냐는 것.


솔직히 사현은 조금 회의적이었다.


물론 전시안과 집중력과 같은 좋은 패시브 스킬에 보정까지 받고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보스에게 달려들 수 있을까?

감각이 아무리 좋고 집중해서 싸울 수 있다고 해도 힘에서 밀리면 끝이다. 센스와 감각만 좋은 플라이급 복서가 헤비급 복서를 이길 수 없는 일이니까.


일단 이 엄청난 차이를 줄여야 한다.


사현은 생각했다. 일단 이 엄청난 능력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대한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그것도 보스를 압도할만한 정도의 속도로.


사현은 오늘 튜토리얼에서 잡았던 바닷가재들을 생각했다. 물론 쉬운 사냥이었지만 그렇게 사냥해서 절대 보스를 따라잡을 수 없다.

혹은 다른 방법으로 레벨을 올릴 방법을 찾거나.


사현의 손이 조금씩 더 빨라졌다. 이젠 어차피 어쩔 수 없는 보스에게서는 관심을 끊었다.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쪽을 찾아보기로 했다.


자신의 특성을 이용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길로.

전시안, 부 관리자 보정, 그리고 차원이동자라는 특성.


특히 사현의 눈길을 끈 건 이 특성이었다.


차원 이동자.


아무리 찾아봐도 이 특성에 대한 언급을 매뉴얼 안에서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특성은 랜덤으로 정해진다고 했었지.‘


분명 자신에게 주어진 이 특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아는 TP 소프트의 게임들은 모두 그런 식이었으니까.

100가지의 특성과 100가지 방법의 미션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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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TAGE1. 게임 혹은 현실 19.12.19 114 1 11쪽
1 프롤로그. 차원 관리자의 탈모에 관하여 19.12.19 155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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