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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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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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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5,429

작성
18.03.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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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본가에? 2

DUMMY

"아아. 그러고보니 가온이 너. 본가에선 소식 없었니?"


기어이 사과 하나를 깎은 익환이 곱게 잘라 접시에탁 내려놓았고 가온히 자연스럽게 하나를 집어 우물거렸다.


"아니요. 뭐 여동생은 조만간 소식이 있을거라고 하지만......"


하지만 당사자인 가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10년 전. 삼촌은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가온을 내쫒은 녀석들이다.

말만 보면 간단하게 쫒겨났지만 그 와중에 있던 우여곡절을 잊을수가 없었다.


대체 어째서!! 왜요!!

쓸모없으니까.


"........."


잠깐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오른 가온은 잊어버리려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래? 하지만 공적이 공적이니 이번엔 확실하지 않을까?"

"부른다 해도 가고 싶지 않은데요 전."

"심정적으로는 나도야.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익환이 말하다 말고 자조하듯 웃었다.


"이성적으로는? 제가 본가에 돌아가면 뭔가 이득이라도 있는 건가요?"

"있고말고."


익환이 단언했다.


"지금 재무진이 널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글쎄요? 붉은 커튼에 대한 단서가 있는 놈을 건드리기엔 보는 눈이 많아서?"

"이번 학교에서의 일은 말이지. 과장이 아니라 또 전세계의 주목을 모았어. 비웃음의 의미로 말이야."


익환이 손가락에 깍지를 끼고 입가에 대고 허리를 구부렸다.


"그런데 그런 이슈가 잠잠하단 말이지. 적어도 외국에서는."

"......다른 나라 일이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그렇게 좌시할 문제가 아니지. 방비시스템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 자기네들 나라의 방비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거야."


방비시스템을 만드는 기술자들이 속한 기업은 하나 뿐이니까. 그렇게 덧붙인 익환이 가온을 바라보았다.


"자기한테 불리할 것 같은 정보는 미리 싹을 잘라둔 거야. 그 남자는."

"순서가 잘못된 거 아니에요? 외국을 손댈거라면 먼저 한국을."

"그걸 못하게 하는 게 있다는 거지. 널 건드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마치 대답을 요구하듯 바라보는 익환을 보고 가온은 잠깐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요란한 일을 잠잠하게 할 수 있는 인간을 멈출수 있는 것이. 생각할 수 있다면......


"더 강한 권력이겠지만. 그런 건 없을 거잖아요?"

"음. 비슷하네. 70점정도 줄까."


익환이 싱글싱글 웃었다.


"재무진이 한국에 거주하는 이유나, 영향력을 완벽히 행사하지 못하거나. 너를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지부장, 바로 네 아버지 때문이야."

"네?"


반문하니 익환이 덧붙였다.


"아아 정확히는 두 개의 퇴마가문 떄문이라고 해야 하나. 퇴마 이씨가문과 김씨가문.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재무진이 제일 두려워하는 건 네 아버지야. 권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졌으니까."


실감하지 못하는 가온과 달리 뭔가를 떠올리는 듯한 익환이 제대로 설명해줄 것을 찾았다는 듯이 얼굴이 환해졌다.



"그래. 마치 네 그것처럼. 그 분은 자연재해처럼 강해."


그것. 그러니까 붉은 커튼을 이야기하는 거다. 자신의 힘임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사기 아니냐고 느껴지는 힘에 비견되자 가온은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런...가요?"


아버지인 이이협이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한국 1위는 폼이 아니며 퇴마 이씨 가문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도 빛나는 사람이란 건 알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박 겉핥기. 십년 전부터 지금까지 가온은 이협에게 관심이 없었고 어디까지 강한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강했다면, 최고의 권력을 가진 남자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할 사람이라면 대체 어째서......


"몇년 전만 해도 지부장님 또한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으니까."

"본가에 돌아가면 아버지를 의식해 절 건드리지 못할 거라는 이야긴가요?"

"응? 아아. 이야기가 살짝 샜구나. 틀려. 지금까지 널 건드리지 못한 게 지부장님 덕이란 거고 앞으로 그걸 더욱 공고히 해줄 게 바로 네 가문이라는 거야. 말했잖아? 재무진이 두려워하는 건 정확히는 두 가문이라고."

"그렇게 영향력 있었어요? 저희 가문."

"물론이지. 뭐 지금 김씨 쪽은 당주님이 그 모양이니 힘들겠지만......"


익환의 말에 순간 김현미가 떠올랐다. 그리고 퇴마 김씨 가문의 당주 김일이 자신에게 엉뚱한 원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 빌어먹을 기주놈을 불러들여 조만간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전에 익환에게 먼저 처우를 맡겨야 할 것이다.

가온은 이미 기주가 이향을 공격했을 거라는 걸 말했고 익환도 그걸 알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고만 했을 뿐 기주에게 어떠한 짓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 그를 건드려봤자 김일의 오해를 풀수 없게 될 뿐이라고 스스로를 타이르고 있다.


"아, 미안. 친구를 떠올리게 했네."


속에 불이 날텐데도 남을 배려하는 그에게 존경심을 느끼며 가온은 부정했다.


"아뇨? 친하지도 않았는데요 뭘. 맨날 저한테 떽떽거리기만 했죠."

"관심이 없다면 말도 안 붙이지 않을까 현미양은?"


현미를 만난적이 있는 익환이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가온은 그 화제에 신경쓰지 않았다. 생각해봤자 찝찝하기만 할 뿐이니까.


"또 말이 샜네. 어쨌건 네가 본가에 돌아가면 재무진은 널 확실히 건드리지 못해. 재무진이 네 아버지만큼이나 두려워하는 게 너의......"


뭐라고 덧붙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말을 흐리는 그에게 가온이 웃어보였다.


"어머니 말이죠? 뭐 10년 이상이나 얼굴을 안 봤으니 어떻게 생겼는지도 까먹을 지경이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어요."

"뭔데?"


익환이 궁금하다는 얼굴로 묻자 가온이 대답했다.


"그 여자는 절대로 저를 불러들이지 않을거라는 것."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가온이를 다시 본가에 들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꺼낸 본론에 류열은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었고 가람은 웃어보였다.

이나는 그런 가람을 보고 소매로 입을 가리더니 생긋 웃었다.


"그 아이의 근황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건, 지부장님께 이미 들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인 지부장님보다 저희가 그 아이를 더 잘 알 리가 없으니 저희에게 들을만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평소의 털털한 태도가 아닌, 한껏 치장하고 꾸민 목소리에 류열이 놀라서 그녀를 쳐다보았다. 물론 그녀의 기분이 어떤지는 이해하지만, 설마 태도로 나타낼 줄이야.

꿀꺽 침을 삼키고 류열은 눈앞의 요염한 여인을 바라본다. 노출도가 전혀 없는 옷임에도 불구하고 이 비정상적인 색향. 십 년전 본 그대로다.


류열도 그녀에게 감정이 좋진 않았다. 그녀는 예전에 현수의 죽음을 귀찮은 것 정도로 치부했으니까. 그러니 가람이 이렇게 나오는 거겠지.

둘의 태도는 나름대로 차가운 것이었으나 평소 그들을 모르는 이나로서는 그걸 눈치채지 못했는지 살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아니요. 이이는 그 아이와 대화를 하지 않고 살았으니까요. 이번 일에 대해 기대할 수는 없죠."


그녀의 손가락이 이이협의 어깨를 간지럽히듯 기었고 이이협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러니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그 아이에 대한 평가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가람과 류열이 동시에 침묵했다.

이 여자. 지금 가온을 걸로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니들이 제대로 말해주지 않으면 그 아이는 본가에 오지 못할 거라고.


'흥. 웃기고 앉았네.'


류열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본가에 돌아가지 않아도 가온은 지금까지 혼자 힘으로 그 경지까지 이루어냈다.

퇴마 이씨 가문의 지원이 없더라도 잘 해나갈 것이다.

어쩌면 가문의 힘으로 가온의 진로를 방해할 생각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건 옆에 앉아있는 이이협이 커버할 것이다. 불의는 넘어가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가람은 웃는 얼굴을 풀지 않은 채 말했다.


"그렇군요. 듣고 싶으신 건 섬광의 사용유무겠죠? 최상급 개체와의 전투도 있겠고요. 서류를 작성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류열은 그 태도에 의아해하면서도 어떤 사정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오래 지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겉은 웃고 있지만 속은 금방이라도 폭발한 것 같은 걸 간신히 참고 있다는 것을. 보고서로 올리겠다고 한 건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면 화를 낼 것 같아서일 것이다.


이나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리더니 류열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어떠신가요?"

"저는...보고서엔 재주가 없어서 직접 얘기하겠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여기서 이야기해주셔도 됩니다. 아. 가람씨. 이번의 협력적인 태도. 잊지않고 언젠가 보은하겠습니다."


꺼지라는 이나의 말에 가람이 이젠 무서울 정도로 웃음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네, 언젠가 또."


그리고 성큼성큼 지부장실을 나가려는 가람의 등에 이나가 말했다.


"다음에는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군요. 오해를 풀어서 화도 풀겸요."

'이런 불여우같은......'


류열이 속으로 혀를차고 가람은 잠깐 멈칫했다가 문을 거칠게 열고 나가 쾅 닫아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었지만 그만큼 그녀가 열받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류열은 뜨악한 심정으로 이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가람이 화나 있었다는 걸 알고서도 태연하게 속을 뒤집어놓았단 말이다. 성격한번 참 좋다.


"자. 그럼. 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익환은 임무가 있다며 가버렸고 병실에 혼자남은 가온은 TV를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 어느 채널을 틀어도 학교에서의 참극을 이야기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이미 시간이 꽤 지난 여왕에 대한 일까지 다시 들먹이고 있었다.

그 모두가 주장하는 건 하나. 커튼 본부의 무능함에 대한 성토였다.


"이거 참. 나 취직하기도 전에 망하는 거 아냐?"


혼잣말을 하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을때 핸드폰에 문자가 전송된 소리가 울렸고 가온은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그리고 발신인을 보고 두 눈을 크게 떴다. 이대로 핸드폰을 부셔버릴까 잠깐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그렇게 하면 그 여자를 직접 봐야 할지도 모르기에 자신을 다독이고 핸드폰을 열었다.


문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조만간 불러들일테니. 본가로 돌아오도록 하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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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조사 14 +5 18.03.02 322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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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조사 10 18.02.26 359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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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조사 8 +5 18.02.22 327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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