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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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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나
작품등록일 :
2008.05.02 17:23
최근연재일 :
2008.05.02 17:23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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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37
추천수 :
265
글자수 :
510,481

작성
07.03.1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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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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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나는 걸어갑니다 10화 (5)

DUMMY

“신체를 빌렸군.”

“... 네.”


단 한마디의 대답이었다. 그렇지만 그 한마디에서 내가 본 건 이오타의 모습이었다. 정빈이가 비슷하다한들 이런 기분이 들지는 않았는데, 앞에서 정빈이의 몸을 빌린 누군가의 한마디는 전혀 달랐다. 지금까지 믿어왔던 이오타에 대한 현실감각을 무색케 할 정도였다.


“죄송합니다. 직접 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했습니다.”

“지금 정빈이의 몸을 빌린 건 8명 중 누구지?”

“그런 구분은 없습니다. 항상 하나로서 살아왔으니까요.”

“살아왔다라. 미묘한 단어군. 그것.”

“......”

“어쨌든 용건은 뭐지?”


용건이라는 말에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 아래쪽을 보며 뭔가를 고민하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들었다.


“절 죽여주십시오.”


미치겠군.


“미안한데.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겠는걸.”

“왜 그렇죠?”

“난 아직도 오랜 기억에 메여있는 몸이거든. 아마 너에게도 있을 지도 몰라. 기억의 저 깊은 곳에 말이야.”

“전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가. 역시 예상은 정확하게 맞았다. 땅으로 내려오기 전 이오타를 대상으로 한 복제체이기 때문이다. 아마 그녀의 기억에 나는 없겠지. 그러나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것은, 조금이나마 더 깊은 곳의 기억이 남아있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겠는데.”

“부탁합니다.”

“싫어. 그건 하늘색의 내 기억에 피 칠갑을 하라는 말이니까.”

“......”

“난 돌아가겠다.”

“당신은 500년 만에 이곳을 찾은 유일한 사람입니다. 전 제 손으로 스위치를 누를 수 없습니다만, 당신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라는 단어와 함께 앞쪽 컨트롤 패널 일부가 뒤집히면서 적색 버튼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 저것을 누르면 그들은 확실하게 죽을 것이다. 하지만 난 고개를 가로저었다.


“할 수 없어. 어쨌든 돌아갈 테니까 이제 그 몸에서 나와 줬으면 좋겠군.”

“부탁하겠습니다.”


의외로 고집을 피웠다. 허나 오기 저편에서 뭔가 다른 걸 느낀 건 단순히 오판이었을까. 난 그 저편을 살펴보기로 마음먹었다.


“좋아. 진짜 그렇게 죽고 싶다면 지금 조종하는 신체로 누르면 되지 않나?”

“그건...”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네. 그리고 그녀는 잠든 것이 아닙니다. 오감(五感) 너머로 모든 걸 보고 있습니다.”

“그렇군. 그래서 다른 존재로 보이는 나에게 죽음을 요구한다?”

“네.”

“그걸 이유라고 보기는 힘든데.”


나는 이 대사를 통해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말은 이러한 내 믿음을 산산조각 내고 말았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선택? 무슨 선택? 내심 구체적인 이유를 들지 못해 마음을 돌릴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이런 유리관 속에 갇힌 제가 지금까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5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가 선택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신호에 맞춰 사바소를 사용하는 것뿐이었죠.”

“그것을 거부할 선택권은 없었나?”

“약물과 장치를 이용한 마인드 컨트롤은 완벽했습니다. 지금이야 시간이 흘러 그 통제가 많이 약해졌기에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면 왜 그곳에서 나올 선택은 못하는 거지?”

“저의 육체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아마 대기 중에서 이 육체는 조각조각 스러질 겁니다.”

“그런가.”

“따라서 제가 의식이 남아있고 무언가를 할 수 있을 때, 죽음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순간 그녀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해 보았다. 정해진 진로 없이 삶 자체가 선택으로 가득 찬 나의 인생. 한때 선택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마음대로 나아갈 수 없는 삶을 부정한 적도 있었지만, 그 선택의 시간이 끝났을 때 나에게 남은 건 영원한 시간과 그 속에 놓여있는 무한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존재의 삶은 무엇인가. 목적을 가지고 생겨나 그 목적만을 위하여 죽음의 순간까지 아무런 자각 없이 살아가는, 아니 살아감이 아닌 삶. 그리고 그 속박이 일부 풀린 지금. 그녀는 마지막 남은 유일한 선택으로 죽음을 택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한때나마 선택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보았기에, 그녀의 부탁이 가지는 무거움을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저희를 편안하게 해 주세요.”


갑자기 옛날 일이 떠올랐다. 이오타가 내 품에서 죽을 때의 모습이 생생하게 재생되었고, 그런 생각이 머리를 관통하자 전율에 몸을 떨어야했다. 이렇게 기억에도 흔들리는 내가 과연 저 ‘이오타들’을 죽일 수 있을까? 분명 빨간 버튼 하나만으로 된다고 하지만, 행위의 난이도가 가져올 결과를 좌우하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간단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날 더욱 몰아붙이고 있었다.


“내가 만약 그냥 돌아간다면 어떻게 되지?”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정빈이를 돌려줘. 난 돌아가겠어. 솔직히 말해서 관여하고 싶지 않아.”

“나는 원하고, 당신은 간단한 부탁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것이 어렵습니까?”


조금 화가 났다.


“진정 죽음을 원하는 존재가 있을 거라고 믿는 거냐?! 나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살고 싶다는 욕망의 다른 해석으로밖에 보지 않아. 또 실제로도 그랬고.”

“아닙니다. 저희에게 남은 선택은 이제 죽음뿐입니다.”

“선택지가 죽음밖에도 없다고 해도 정말 죽고 싶은 건 아니겠지.”

“죽음이 평안을 가져다준다면 의지를 가지고 죽음을 택할 것입니다.”

“죽음이 평안을 가져다줄 리가 없잖아! 이 멍청이들아!!”

“저희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대화 와중에 내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들이 내린 선택의 무거움도 알고 있었고, 어쩌면 - 무서운 일이었지만 -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진정 바라는 것은, 이오타의 형체를 하고 그녀의 말투를 가진 저들이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러나 내 바람대로 그녀들이 살아도 어찌하겠는가. 나는 조금이나마 죄책감을 덜 수 있겠지만, 그녀들은 살아서 두 다리로 땅을 짚을 수도 없을 것이요 숨을 쉬지도 못할 것이다. 오직 저 실린더 속에서 언제일지 모르는 다음 사람을 기다려야 하겠지.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아닌 오직 시간의 흐름만을 느끼며.


슬프게나마 결심이 섰다. 그리고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 난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 빨간 버튼 앞에 섰다.


“눌러주십시오. 그것만 하면 됩니다.”


이오타의 기일에. 이오타와 같은 존재를. 내 손으로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

“무엇입니까?”

“이오타는 하늘에 있을 때 행복했었나?”

“네. 항상 행복했었습니다. 땅으로 내려갈 희망이 있었으니까요.”

“그랬나.”


숨을 한 번 내쉬고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실린더 안쪽에서 기포가 부글부글 올라왔고, 안쪽의 가냘픈 육체를 사정없이 뜯어버리기 시작했다.


“......”


이때 제정신으로 돌아온 정빈이가 황급히 내 옆으로 달려왔다. 그녀는 두 눈에 가득히 눈물을 채우며 아무 말 없이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린더의 내용물은 무엇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하고 말았다.


“현하님.”

“왜.”

“마지막에... 고맙다고 했습니다.”

“됐어. 그런데 넌 괜찮아?”

“네. 전 괜찮습니다.”


정빈이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그렇지 않아 보였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그것을 참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은, 지금가지 있었던 일과 더불어 나로 하여금 동정 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만들었다. 바른 길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바르게 생각할 수 있는 길로 그녀를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을.


자신이 복제임을 알았을 때 사람은 과연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 정체성에 관한 질문은 누구나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자신의 정체가 유일한 것이 아닌 어떤 것의 복제라면? 단순히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라면?

엉망이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난 조심스럽게 양팔을 편 다음 그녀를 불렀다.


“이리 와.”

“현하님...!!”


그녀는 달려와 나에게 안겼다. 나는 여전히 울고 있는 그녀를 안고 아무런 말도 없이 서 있었다. 이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임을 알고 있기에. 정체성에 관한 고민과 그 대답, 그리고 어떠한 마음의 결심은 정빈이 스스로가 찾아야 할 것임을 알고 있기에.


늦었지만,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모함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거의 오후 6시가 넘어 있었다. 해는 이미 넘어가 하늘은 어두웠고, 덩달아 기온도 푹 떨어지면서 방에는 한기가 들이차기 시작했다. 난 스탠드형 난로를 방 중앙에 놓고 버튼을 눌러 그것을 가동시켰다. 잠시 불이 붙는가 싶더니 확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올라왔다. 저녁은 간단히 차렸다. 밥솥의 밥과 간단한 반찬으로. 거의 하루 온종일 먹지 못했지만 우리는 짧은 식사를 마치고 테이블 앞에서 멍하게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냐?”


짧은 내 물음에 밥그릇을 비우던 정빈이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뭔가를 생각하다가 들릴 듯 말 듯 말했다.


“일단은 답을 찾는 것이 먼저일 겁니다. 제 자신에 대한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가.”


어떤 말을 하던지 지금은 자극밖에는 되지 않을 터다. 그런 면에서 크게 상심하지 않고 천천히 생각하겠다는 정빈이의 말에 나는 짐짓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과연 정빈이가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만약에 나라면... 솔직히 모르겠다. 어떤 기분으로 살아가야 할 지. 이때 다 먹은 상을 치우며 정빈이가 날 향해 물었다.


“그런데 현하님은 괜찮으십니까?”

“응?”

“아까 그 일 때문에...”


내 손으로 이오타의 복제들을 지워버린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정빈이에 대한 내 걱정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날 걱정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이런 상심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세월을 통하며 나름 배워둔 터였다.


“괜찮아. 사실 털어버리긴 어렵겠지만 힘들지는 않아.”

“네...”

“그냥 하루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좀 혼란스러울 뿐이니까.”


하지만 표정은 여전히 무거웠기에, 잠깐 생각했다가 말을 꺼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도망가고 싶었어. 더 이상 내 기억과 손에 과거와 연관된 무언가를 묻히기 싫었으니까. 슬픈 과거를 똑바로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도 잘 알고 있었고, 또 다시 그런 슬픔을 느끼긴 싫었으니까.”

“그러면 그렇게 굳이 버튼을 누르실 필요까지는!!”

“하지만 말이야. 아마도 널 처음 본 순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어떤 형태로든 과거와 조우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지. 물론 그 형태라는 건 메여있는 것으로 다가오고 말았지만. 그래서 결국은 부탁을 들어줬던 거야.”

“......”

“그래도 500년 동안 근근이 버텨왔는데, 부서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구나. 지금 와서 내 손으로 이오타와 관련된 뭔가를 해야 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현하님.”

“잊어버릴 수 있다고 믿었고 편안히 대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결말은 그저 걱정했던 방향으로만 흘러가네. 도망조차 칠 수 없는 방향으로 말이야.”

“현하님... 여기 있습니다.”


정빈이는 나에게 다가와 손수건을 내밀었다. 난 그걸 받아 눈물을 닦았다. 쉼 없이 나오는 눈물이 그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건 오산이었다. 내 눈 역시 타인과 같았다. 눈물은 손수건을 다 적시고서야 멈췄다.


피곤했던 하루는 방의 불이 꺼지고서야 끝났다. 추운 날씨에 긴 거리를 걸었고 능력까지 써댔으니 몸은 급속히 꺼지듯 내려앉았다. 생각해보니 내일 수업이 있었지. 겨울 방학 전 마지막 수업. 정신이 없기에 티 내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마지막으로, 내 의식은 저편으로 떨어졌다.





11화 :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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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항상 건강하시길.


From PlasmaKNight.(I.N)

Written By PlasmaKNight.(I.N)


이상, 제 4의 기사 플라즈마 나이트였습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일반 (gon)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8-0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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