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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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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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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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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작성
23.08.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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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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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붉게 물든 손 (2)

DUMMY

A랭크, 현시점에서 존재하는 가장 높은 랭크.

그들이 전장에서 싸우는 것을 본 리터너들은 입을 모아 그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움직이는 재앙.


마력이란 것을 깨우치고 난 후의 인간은 모두 과거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것은 낮은 랭크라 해도 그러했다.

마력이 만들어내는 힘을 그들을 하나의 병기로 만들어주었으니 말이다.


반면 A랭크는 그것과 궤를 달리했다.

그들은 정말로 움직이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지금의 노호수처럼 말이다.


거대한 대검이 노호수를 노리고 휘둘러졌다.

회오리를 휘감은 두 팔이 그것을 막아냈다.


카가가각!


거대한 대검의 날이 갈려 나가기 시작했다.

노호수의 회오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흡!”


이어 짧은 기합을 내지르자, 회오리가 기다렸다는 듯 폭발하며 바람의 칼날을 쏟아냈다.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사방으로 쏟아지며 모든 것을 베어냈다.


김윤은 거대한 대검을 당겨 그 뒤로 숨은 후, 방어막을 펼쳤다.

마력을 통해 만들어진 푸르스름한 구체가 김윤을 보호했다.


하지만 김윤이 아닌, 주변의 건물들은 그 위력을 그대로 맞이했다.

처참하게 무너진 외관이 그것의 위력을 증명했다.


‘이대로 계속 싸우면 도시가 다 무너지겠군.’


A랭크에겐 그러한 힘이 있다.

김윤은 주변 건물에 내려앉으며 노호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전신을 두르고 있는 바람이 거세게 쏟아졌다.

두 개의 회오리가 서로를 휘감으며 중앙에서 떨어졌고, 그 주위를 수많은 바람의 포탄이 함께했다.


피하면 이 건물이 통째로 날아간다.


김윤은 마력을 일으켰다.

마력의 기초적인 운용 중 하나, 발현.

그의 전신에서 푸른 마력이 피어올랐다.


이어 그것은 그의 손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발현된 마력을 응축한 것이었다.


마력으로 강화된 그의 전신이 자세를 다잡았다.

마력이 응축된 오른손을 뒤로 당기고 왼발을 내밀었다.

허리를 돌리고 어깨 역시 뒤로 당겼다.


기초적인 운용 중 스킬로 취급되는 마력 사용법.

F급 스킬, 방출.


활시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그의 오른팔이 내질러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 손에서 푸른 마력이 쏟아져나왔다.


A랭크가 지니는 방대한 마력, 그것은 방출만으로도 웬만한 고위 스킬과 맞먹는다.

응축된 마력을 방출되는 마력이 밀어냈다.


콰과과과과!


마력의 파도가 허공을 가르며 폭풍과 충돌했다.

노호수의 공격이 일격에 무력화되었다.


‘지금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생긴 틈.

그것은 김윤에게 기회였다.


김윤은 바닥을 힘차게 박찼다.

마력으로 강화된 신체가 그를 하늘 높이 보내주었다.


그대로 노호수와의 거리를 좁힌 그.

그는 품에서 돌돌 말린 지도를 한 장 꺼내 들었다.

형상의 지도였다.


그것에 마력을 불어넣자, 지도에 기억된 길을 따라 마력이 흘렀다.

그리고 그것은 지도 자체를 마력으로 물들이며 담겨 있던 기억을 꺼내왔다.


푸르스름한 빛깔이 감도는 사슬이 그의 손에 생겨났다.

김윤은 그것을 곧장 노호수의 몸에 휘감은 후, 다시금 방출을 사용했다.


이번 위치는 주먹이 아닌 발바닥이었다.

그의 몸이 발바닥에서 쏘아진 마력을 통해 추진력을 받았다.

그리고 사슬에 묶여있던 노호수 역시 그 추진력을 함께 받게 되었다.


빠른 속도로 아름의 상공을 가르는 그들.

순식간에 도시를 빠져나오고 온통 새하얀 공간이 그들을 맞이했다.


쿠웅!


아름을 벗어난 그들은 새하얀 공간에 착륙했다.

김윤은 저 멀리 보이는 아름을 흘끔 바라본 후, 노호수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나머지 애들은 신민우 리터너가 해결해주겠지.’


미리 자리 잡은 이들을 처리하려던 계획은 무산으로 돌아갔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대로 작전을 진행할 것이다.

A랭크 1명, B랭크 3명, C랭크 15명이 말이다.


하지만 신민우와 주은서라면 막아줄 것이다.

김윤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 사람도 A랭크니까. 그리고 은서도 B랭크긴 해도 같은 랭크 대에서 상대할 사람은 없을 테니.’


그들의 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가 할 일은 이 괴물을 처리하는 것이다.

괴물이자 움직이는 재앙인 A랭크 중에서도 더욱이 위험한 이 자를 말이다.


‘원소의 축복.’


그것이 노호수가 가진 고유 스킬이었다.

원소의 축복 : 바람, 정해진 원소에 대하여 절대적인 힘을 지니는 스킬.

이것은 그 원소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재능과 마력의 성질을 모두 선사해주는 스킬이었다.


그가 사용하는 모든 마력은 바람의 성질을 띄고, 그것은 그가 상상하는 대로 형태를 이루며 움직인다.

그야말로 바람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단점도 존재했다.

이 고유 스킬을 익힌 이의 마력의 성질은 그 원소의 것으로 변한다.

즉, 바람 이외에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오직 저 고유 스킬 하나, 다른 스킬은 그 무엇도 익히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저자는 전설이었지.’


리터너는 어떻게 돈을 벌어먹고 사는가.

그것은 그들의 소속에 따라 달랐다.


정부의 리터너의 경우, 그들은 주로 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며 월급을 받아먹고 살았다.

반면 길드의 리터너의 경우는 길드마다 달랐는데 대체로 몬스터를 해치우고 그 부산물을 통해 돈을 벌었다.


그중에서도 헌터즈.

오로지 몬스터 사냥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길드.

노호수의 출신이 바로 그러한 길드였다.


그는 그러한 길드에 속해 수많은 몬스터를 상대하고도 살아남은 존재였다.

그뿐만 아니다.

그는 제1차 재건 원정에도 나섰던 이였다.


“풍신 노호수. 영웅으로 칭송받는 당신이 어째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거죠?”


김윤이 바람으로 인해 끊어진 사슬을 바닥에 내던졌다.


“글쎄다. 노후 준비로 바빠서 못 알려주겠군? 도망자 김윤.”

“속도 좁으시긴.”


김윤이 씨익 웃으며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새로운 지도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의 손에 들린 지도가 또다시 마력을 흡수한 뒤 푸르게 불타올랐다.

그러자 이번엔 거대한 도끼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형상의 지도.

그것은 기억 속에 있는 물건을 지도에 담아두었다가 원할 때 구현하는 것이었다.

즉, 그의 기억이 곧 무기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멸망 이후, 아공간 내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아왔고 지도로 만들어냈다.

그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아니,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위해서.


그리고 지금 그가 걷고 있는 것은 그러한 길 중 하나였다.

김윤은 거대한 도끼를 움켜쥐며 자세를 취했다.

이렇게 무기를 구현할 경우, 그것이 가진 힘의 사용 역시 직접 보지 않으면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전에 사용한 대검과 사슬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도끼는 달랐다.

이것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기억 역시 담겨 있었다.


김윤을 향해 바람의 칼날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그는 곧바로 몸을 움직며 쏟아지는 비를 피하며 도끼를 휘둘렀다.


바람의 칼날과 거대한 도끼의 날이 충돌했다.

승자는 도끼였다.


콰앙!


바람의 칼날과 충돌하는 순간 도끼가 김윤의 마력을 집어삼켰다.

그리고는 휘둘러진 충격을 한 번 더 일으키며 바람을 갈랐다.


몬스터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도끼.

지금 김윤이 형상화한 도끼의 능력이었다.


‘이 도끼의 능력은 더블 어택.’


사용자의 마력을 흡수해 같은 공격을 한 번 더 일으키는 능력이었다.


김윤은 그 능력을 이용해 바람의 폭우를 뚫고 노호수와의 거리를 좁혔다.

이어 곧바로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노호수는 당연하다는 듯 팔에 감은 바람으로 방어를 시도했고, 그것은 악수로 다가왔다.


쩌엉!


더블 어택이 발동하며 노호수의 바람 갑옷이 갈라졌다.

팔을 둘러싼 회오리가 사라지고, 몸을 감싸던 바람의 흐름이 없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곧 기회.


김윤은 발현으로 마력을 일으키고 그것을 왼손으로 끌어모았다.

그리고 상대의 명치를 향해 그 주먹을 날렸다.


콰앙!


엄청난 충격이 노호수의 몸을 뒤흔들었다.

그 위력을 버티지 못한 몸이 뒤로 쭉 밀려났으며, 몸 깊숙한 곳에서부터 통증이 피어났다.

김윤의 마력이 그를 파고든 것이었다.


“네놈이 왜 그리 욕을 먹는지 알 것 같군.”


노호수가 자신의 몸을 파고든 김윤의 마력을 방출해냈다.


“수많은 전투 경험이 담긴 공격이었다. 어디서 그 경험을 쌓았는지는 모르겠다만. 그 힘, 그 경험, 어째서 지구를 재건하는 데 쓰지 않는 거지?”


노호수가 바람을 일으켰다.

그의 등 뒤에서 나풀거리던 바람의 날개가 흩어지더니 그의 손에 모였다.

바람의 창이었다.


“고작 정부의 뒤치다꺼리 하는 곳에 A랭크의 힘을 사용하다니!”

“······그러는 그쪽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김윤이 도끼를 거두고 다른 지도를 꺼내 들었다.


“시장을 죽인다고 세상이 돌아오나요?”

“지금 그대로 두면 돌아오지 않는다.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하게 하얀 곳에 살 거지? 언제까지 리터너들은 죽어 나가야 하지? 전투에 적합하지 않아? 치안의 유지? 웃기지 마라.”


그의 전신에서 폭풍이 일어났다.

눈조차 제대로 뜨기 힘든 그런 바람이었다.


“제1차 원정에서의 지원이 있었다면 이미 서울을 되찾았다. 정부 놈들이 방해만 하지 않았다면!”

“뭐?”


김윤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해서 되물었다.


“마석 던전이 이번 원정에서 처음 클리어되었다고 했나? 아니, 그것은 1차 원정에서 이미 클리어되었다. 하지만 그 던전에 들어갔던 이들 중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 하나를 제외하면. 누구의 수작 같나?”


바람의 창이 쏘아졌다.

새하얀 대지를 가르며 허공을 찢어발기는 바람의 창.


“큭······!”


김윤은 곧장 스킬을 사용했다.

C급 스킬, 마력 방패.

마력을 한 곳으로 응집해 방패를 만드는 스킬이었다.


콰과과과!


그러나 의미 없는 짓이었다.

폭풍으로 이루어진 창날은 회전하며 마력 방패를 순식간에 꿰뚫었다.


김윤은 곧바로 마력이 응집된 주먹을 휘둘렀다.


‘정면에 그대로 부딪히면 꿰뚫린다.’


그렇기에 측면에서의 창날을 노렸다.

F급 스킬, 방출.

그가 지닌 방대한 마력이 주먹을 휘감다 쏘아졌다.


마력의 폭발이 바람의 창을 측면에서 후려쳐 궤도를 비틀었다.


콰과과광!


덕분에 김윤을 비켜 간 창이 바닥과 충돌하며 거대한 폭풍과 폭발을 일으켰다.

순간의 재치로 인해 그는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재앙을 불러왔다.


방금 그것을 손으로 막아서는 안 됐다.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스킬이나, 지도를 이용해 막았어야 했다.

그래야만 이 광경을 보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노호수가 무언가 이야기를 다시 이어갔다.

하지만 그것은 김윤에게 하나도 들려오지 않았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떨리는 두 눈동자가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창날을 후려쳤던 그 손이었다.


그 손에는 늘 씌워져 있던 장갑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창의 회전 때문에 피부가 찢어져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허억, 허억.”


그의 호흡이 가빠졌다.

그의 두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이것은 다시는 보아서는 안 되는 모습이었다.

결단코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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