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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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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954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08.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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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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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붉게 물든 손 (1)

DUMMY

폭발과 함께 쏟아진 화염이 대지를 달구었다.

자욱한 연기가 시야를 가렸고 폭음이 귀를 두드렸다.


“괜찮습니다.”


차량 앞 좌석에 앉아있던 신민우가 마력으로 시력을 강화하며 말했다.

다행히 차량만 노렸는지 바깥에 있는 리터너들은 멀쩡했다.


“튼튼한 차네요.”


주은서가 신기하다는 듯이 창문을 통해 차량의 상태를 살폈다.

그들의 차체는 폭발에 휩쓸렸음에도 멀쩡한 상태였다.

차 외부에 흠집조차 가지 않았다.


“특수 제작된 차량이라 내부에 있는 마력 코어로 실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반투명해 잘 보이지는 않으나 차량을 코팅하듯 실드가 둘려 있었다.


“그렇군요.”

“하지만 차량의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더 사용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준비해주십시오.”


방금의 커다란 폭격을 막기 위해 차량의 마력 코어는 상당한 마력을 소모했다.

더군다나 차량에 있는 마력은 차량을 움직이기도 하는 연료, 바닥나게 둘 수 없었다.

즉, 차량 자체의 실드는 이것이 마지막.

주은서가 나설 때라는 소리였다.


“알겠어요.”


주은서는 짤막한 대답과 함께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녀의 코드명은 수호.

무언가를 지키는 데 적합한 힘을 가졌기에 주어진 이름이었다.

그녀가 지닌 고유 스킬이 바로 그것과 관련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녀의 손을 타고 푸른 마력이 발현됐다.

그것은 이내 황금빛으로 물들었고 찬란한 빛을 발했다.


화아악!


황금빛 섬광이 구를 이루며 차체를 둘러쌌다.

그러자 그것과 동시에 차를 노리고 쏟아지는 화염의 비.


콰과과광!


황금빛 섬광의 구와 새빨간 불길의 소나기가 충돌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황금빛 구의 승리였다.


흠집조차 나지 않은 황금빛 구.

불길은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허무하게 소멸했다.


차량을 완벽하게 지켜낸 그녀의 능력.

이것이 바로 주은서의 고유 스킬이었다.


배제 구역.

자신의 마력으로 일정 구역을 감싼 후, 그 안으로 자신이 허락하지 않은 것에 침입을 막는 스킬이었다.

평범한 실드 스킬과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견고했다.


그녀가 공격을 배제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그것들은 단 하나도 이 구체를 뚫을 수 없으니 말이다.


또다시 화염의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번 역시 황금빛 구에게 흠집 하나 내지 못했다.

그녀가 그것을 공격으로 인식, 배제했기 때문이었다.


“오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정부의 리터너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지금 쏟아지고 있는 화염은 상당한 마력이 담긴 공격이었으나, 저 구체는 그것을 계속해서 막아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저런 실력자가 있었다니.”

“그런데 어째서 몰랐던 거야?”


하지만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저런 강력한 스킬을 가진 이가 리터너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수다 떨지 말고 적들이나 상대해라!”


그러나 곧 이어지는 신민우의 외침은 그것을 집어 삼켜버렸다.


폭격과 함께 달려드는 새카만 복장의 괴한들.


‘확실하게 단련된 마력. 모두 리터너 출신인가.’


일반인의 것과 확연하게 다른 정제된 마력.

그리고 그것을 활용하는 수많은 스킬.

결단코 일반인이라고 할 수 없는 놈들이었다.


신민우는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무기를 꺼내 들었다.

푸르스름한 빛깔이 맴도는 기다란 봉이었다.


그를 향해 찔러 들어오는 검을 봉으로 걷어내고, 다리의 안쪽을 당겼다.

그리고 넘어진 상대의 머리를 무자비하게 내려찍는다.


콰직!


무언가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하나의 적이 줄어들었다.


“C랭크 정도인가.”


신민우가 얼굴에 튄 피를 닦아내며 중얼거렸다.


지금 그들을 습격한 이들의 평균적인 마력 랭크였다.

하지만 차량을 향해 쏟아진 폭격은 그 이상의 것.

그러니 반드시 실력자들이 숨어있을 것이다.


‘그 A랭크 놈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신민우는 봉을 당겨 잡으며 자세를 취했다.



***



습격이 일어나기 직전, 김윤 역시 습격이 예상되는 장소에 도착해있었다.


“흐음······.”


시장이 탄 차량이 오기 전에 미리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먼저 도착한 그.

그리고 그곳에는 예상대로 습격을 준비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시장은 왜 습격한다는 거야?”

“이게 아름을 위한 일이라던데.”


저 멀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새카만 복면과 옷차림의 이들.

김윤은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듣기 위해 스킬을 사용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천천히 주변과 동화되어 사라지는 김윤의 모습.

과거 이서준이 보여주었던 투명화의 완벽한 상위 호환의 스킬, 은신이었다.


C급 투명화와 달리 A급에 속하는 은신 스킬.

그것은 모습을 감추는 것만 아니라 마력의 파장, 호흡, 존재감 등 모든 것을 숨기는 것이 가능했다.


은신으로 완전히 존재를 감춘 김윤은 복면의 이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들은 김윤의 접근을 깨닫지 못한 채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소속은 역시 숨겼나.’


김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장비를 살폈다.

당연하게도 길드의 마크 따위는 달고 있지 않았다.


‘정부를 습격하니 정부의 리터너일 확률도 낮고.’


느껴지는 마력의 정도 또한 높지 않다.


‘나누는 이야기의 정보도 별로다. 버리는 패 정도겠군.’


그저 투정 정도에 불과한 이야기들.

어째서 자신들이 이곳에 투입되었는지, 시장을 죽여야 하는지.


“인구도 계속 줄어들고 있고, 원정도 실패한 참인데 오히려 더 혼란을 일으키는 거 아니야?”


일반적인 사고방식.

그저 위에서 떨어진 명령으로 인해 투입된 이들이었다.


‘제압 정도만 해두면 되겠지.’


굳이 죽일 필요는 없다.


김윤은 마력을 일으켰다.

마력의 기초적인 운용 중 하나, 강화.

너무도 기초적인 것이기에 스킬로 취급조차 받지 않는 것.

때문에 스킬을 사용하면 풀리는 은신을 걱정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


심장에 모이며 전신을 천천히 순환하던 마력의 속도가 빨라졌다.

또한 그 양이 늘어났으며 그것은 근육, 뼈, 혈관 등 모든 신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혈액 순환의 속도가 오른 것은 덤이었다.


꽈악.


김윤은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손아귀에 실리는 힘이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러니 이것 한 방이라면 기절을 면치 못할 것이다.


김윤은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복부를 그대로 파고드는 주먹.


“커, 커허억······”


주먹을 얻어맞은 이는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누, 누구냐!”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다른 복면은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며 무기를 꺼내 들었다.

날카로운 단도였다.


그는 무작정 단도를 허공에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니 상당한 실력자가 그들을 급습한 것이렷다.

운 좋게 얻어맞기를 바라며 그는 계속해서 단도를 휘둘렀다.


“미안.”


하지만 그것은 김윤의 옷깃조차 가르지 못했다.

오히려 허점을 만들어 김윤의 주먹이 복부를 파고드는 것을 도왔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또 한 명이 쓰러졌다.

김윤은 그 둘을 떨어지지 않게 안전하게 눕힌 후 주변을 살폈다.

동시에 스킬을 사용하며 주변을 감지했다.


B급 탐지 스킬, 마력의 파동.

그의 전신에서 푸른 마력이 일어나 서로 충돌을 일으켰다.

그러자 보이지 않는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물결처럼 퍼져나간 보이지 않는 마력의 파동.

그것은 다른 마력과 접촉한다면 그 크기에 따라 다른 속도로 시전자에게 돌아온다.

위치의 파악, 지닌 힘을 파악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마력의 파동이 일대를 휩쓸며 돌아왔다.


‘C랭크 열다섯. B랭크 셋. A랭크는··· 하나인가?’


모두 모르는 이들의 마력이었다.


‘이놈들까지 포함하면 총 스물하나.’


이 하나의 습격을 위해 모인 리터너의 숫자였다.


“나가서 몬스터나 잡을 것이지.”


김윤이 중얼거렸다.


“물론 내가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리고는 떨리는 손을 강하게 움켜쥔 후, 몸을 날렸다.

시장과 주은서가 도착하기 전에 더 많은 이들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 계획은 무산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누군가가 그를 습격했기 때문이었다.


“큭······!”


콰아앙!


바람을 압축한 거대한 포탄이 김윤을 후려쳤다.

덕분에 허공에 몸을 날렸던 그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건물 외벽에 처박혔다.


마력의 파동으로 찾았을 때 느껴지지 않던 마력이었다.

그리고 그 랭크는.


“A.”


김윤은 건물에 박힌 몸을 빼내며 바람의 포탄이 날아온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한 사람이 바람을 몸에 두른 채 허공을 날고 있었다.


날카롭게 벼려진 방대한 마력.


김윤은 건물 옥상으로 몸을 옮기며 상대를 바라보았다.

검푸른 장발에 각진 얼굴,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와 근육으로 가득한 커다란 덩치.

과거 멸망 전 도시에서 보았다면 깡패라고 오해했을 법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전 리터너이자 A랭크의 마력 랭크, 풍신 노호수.”


의뢰 내용에 있던 이였다.

시장을 해하기 위한 전력으로 투입되었다는 리터너 출신의 남자.


암살과 기억을 요구한 이유 또한 저 남자 때문이었다.

A랭크의 힘은 압도적, 재앙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그것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A랭크가 필요했다.


김윤은 코트 안쪽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지도를 하나 꺼내 들었다.


같은 A랭크의 마력을 소유한 자다.

맨손으로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익숙한 얼굴이군.”


노호수가 바람으로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말했다.


“유명한 지도 상인이 아닌가? 아, 도망자라고 불러야 하나?”

“하하. 제가 조금 유명하긴 한가 봅니다. 하긴 제가 지도를 좀 잘 만들긴 하죠.”


김윤이 미소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다면 그 실력을 살려 지도나 그릴 것이지 왜 방해하는 거지?”


노호수가 눈을 부릅떴다.

그러자 안 그래도 사나운 인상이 더욱 사나워졌다.


“혹시 로드뷰라고 아시나요? 멸망 전엔 많이 쓰던 건데.”

“뭐?”

“제 지도가 조금 특이해서 그 자리에 있던 것 그대로 담을 수 있거든요. 마치 로드뷰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주문하신 분이 풍경만 바라셔서 말이죠. 사람을 담지 말아달라~. 이렇게 신신당부하셨거든요.”


김윤의 미소를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담아달라고 하신 풍경이 여기네? 저는 제 일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지도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지도가 그의 마력에 응해 푸르게 타올랐다.


“그러니 방해하지 마시죠.”


푸르게 물든 지도가 섬광을 토해냈다.

그것은 하나로 뭉치며 형상을 이루었다.

거대한 대검이었다.


“······혓바닥이 긴 놈이로군.”


노호수가 바람을 더욱 격하게 일으켰다.

일부는 그의 양팔을 휘감으며 그의 팔을 강화했다.

일부는 그의 등 뒤로 자라나며 마치 날개의 형상을 띄었다.

또한 일부는 그의 발밑에서 회오리치며 그가 허공에 머무는 것을 도왔다.


“은퇴하셨으면 집에 가셔서 노후나 준비하셔야지 여긴 왜 오셨답니까.”


김윤이 옥상 바닥을 힘차게 박차며 날아올랐다.

목표는 당연히 노호수가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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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게 물든 손 (1) 23.08.17 23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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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소년 (2) 23.08.14 373 6 12쪽
5 소년 (1) 23.08.11 475 7 12쪽
4 기억의 지도 (2) 23.08.10 580 8 12쪽
3 기억의 지도 (1) 23.08.09 742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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