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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네프 님의 서재입니다.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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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08.27 22:56
최근연재일 :
2020.06.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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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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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58. 새로운 인물의 등장?

DUMMY

- 로하니아 중앙광장, 치안대 제 1지부 -



유치장에 갇히고 3일이 흘렀다. 그 망할 녀석은 언제나 그렇듯 보이지 않았다. 아마, 근신처분으로 인해 치안대 지구대에 배정된 모양인 듯 했다. 그래도 여전히 치안대는 바빠 보였지만.


“다들 빨리 움직여! 이 망할 자식들아!”


“으.. 치안병, 그렇다고 머리를 때리면......”


“너희들 사고치고 들어온 거잖아! 빨리 빨리 들어가!”


유치장 동료도 벌써 3번이나 바뀌었다. 여기 있다 보니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하나같이 그냥 말다툼하다 들어온 게 다라고 했다. 많이 해봐야 조금 코피가 날 정도로 싸운 정도?


도시의 음지에는 꼭 있는 깡패들도 다른 도시와 달리 굉장히 얌전했다. 밀수까지는 하는 것 같은데, 구역 싸움을 하거나 세력 확장다툼은 전혀 하지 않았다. 지금 잡혀온 친구도 밀수를 하다 적발되었다는데, 기껏해야 술과 향신료 정도라고 하니.......


“정말이지 평화로운 동네네.”


“형씨는 뭐하다 여기 들어와 있는 거요?”


방금 전에 밀려들어온 녀석을 바라보며 그는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뭐, 그도 여기 옆에 퍼질러 자고 있는 이 답답한 녀석도 딱히 살인이나 폭행 등으로 들어온 거는 아니니.......


“위조 여권. 그 정도로만 아세요.”


“오호? 그건 또 새로운 사건이네? 위조 여권을 판 사람은 자네가 최초일 걸? 얼마나 팔았나? 아니, 얼마나 버텼어? 궁금하네! 정말!”


“그 반대에요. 위조여권으로 들어왔다가 걸렸어요.”


말하기는 싫지만 그냥 귀찮아 질 것 같아서 대충 말하고는 고개를 홱 돌렸다. 명색의 요원이....... 스파이가 어이없게 치안병에게 걸리기나 하다니. 자존심이 너무 상하다 못해 그냥 흘러내려 땅 밑으로 스며들 것만 같았다.


“서류는 어디다 두면 돼?!”


“이쪽이에요, 선배! 참! 매번 까먹으시면 어떻게 하시자는 거예요?!”


“앗! 또 사건이야!”


“출동! 출동!”


치안대 녀석들은 그런 평화로운 도시임에도 바쁘게 움직여댔다. 아니, 평화로운 도시를 위해서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공국 같으면 지금 뒷돈을 받느라 바쁠 텐데 말이다.


“후아암. 잘 잤다. 어라? 포인트? 오늘 아침은.... 국밥이네!”


으으.... 이 자식 속만 드글드글 하게 긁는다. 진짜 지금 우리가 무슨 상황인지 아직 모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여기 밥 진짜 잘 주네. 전에 있던 곳은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는데.”


“에셸. 지금 여긴 다른 곳이잖아. 그리고 자꾸만 해서 안 될 얘기들만 골라서 할래?”


“아! 미안. 헤헤.”


이 자식이 정말 공국의 악명 높은 교도소인 알트리에나 감옥을 탈옥한 탈옥범이 맞는 건가 싶다. 거기다 공국의 특별 요원 훈련 코스도 단번에 통과 했다던데, 진짜 맞는지도 말이다.


“으이구, 저 식충이를 왜 크리엔씨가 잡아왔을까요?”


“그러게요, 1분대는 왜 저 사람들을 잡아왔는지.......”


치안대 사람들 역시 그의 태연한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보통 유치장에 갇히면 축 늘어지거나 빨리 나가게 해달라고 안간힘을 쓰는데, 이 자식은 밥도 두 공기나 먹고 마치 자기 집 안방처럼 돌아다니니 당황스럽다 못해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그렇게 답답한 가? 동료가 그러고 있는 모습이.”


갑자기 유치장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식사 담당으로 온 사람인 것 같은데, 유치장 안으로 국밥을 밀어 넣어주고 있었다. 포인트는 눈살을 찌푸리며 받아든 국밥을 옆으로 밀어 내며 말했다.


“당연히 답답하다 못해, 그냥 패죽이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고요. 거기다 배고프다는 녀석이 당당히 저렇게 뒹굴면서 동료가 주길 기다리기까지 한다고요.”


“그런가? 그럼 실컷 패지, 왜 패고 있지 않나?”


“그랬다간 가중처벌 당한다고요. 오히려 유치장에 있는 기간이 더 길어질 뿐이죠.”


뭐, 이렇게 말해봤자, 그들은 외국인 범죄인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들의 경우 특수한 상황이니까. 로하니아 내에서 멋대로 처리하면 메자크 제국과 공국 사이에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테니, 공국에서 따로 파견된 인물들이 와서 교섭을 해야 했다. 그러니 그들이 파견 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는 않을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게 그들은 일반 공국 시민이 아니라.......


“슬슬 풀려나긴 할 테지만, 그래도 가택 연금 되어서 지내게 될 테죠. 정말이지 이 바보 때문에 일이 다 꼬여버렸다니.... 아니지... 오히려 가택 연금 당하는 순간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건 무슨 말인가?”


“공국의 일이라 모두 말할 수는 없지만, 쥐도 새도 없이 사라질지도 모르니까요.”


그들은 평범한 시민이 아니라 공국의 요원. 이미 들켜버린 요원은 이용가치가 없어지기에 모조리 처형한다. 아마 지금쯤이면 특무부가 움직이고 있을 게 뻔했다.


“호오, 그래서 일부러 밥을 직접 받는 건가? 동료도 살리고 애꿎은 사람들도 살리고.”


눈치가 빠른 양반인 모양이다. 솔직히 저 바보는 살리고 싶지는 않지만 애꿎은 사람들이 죽는 것까지는 말려야지. 마지막까지는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다.


“눈치가 빠르시긴 하네요. 참, 제 동료가 이렇게 눈치가 빨랐으면 좋겠어요. 그럼 적어도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지 않을 텐데 말이죠. 고마웠어요. 마치 상담 받는 느낌이라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네요. 그럼 전 이제 밥 먹으러 가볼게요.”


“그래 밥 잘 먹게나.”


그는 자신의 국밥을 받아 자신의 자리로 들고 갔다. 그 사이에 에셸은 열심히 국밥에 밥을 두 공기나 부어서 퍽퍽하게 먹고 있었다. 그러면서 포인트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데, 밝은 얼굴에 주먹을 갈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답답해 죽겠.......


“어이, 거기 공국 바보들!”


유치장 밖에서 갑자기 치안대 병사 하나가 그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포인트는 그런 그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오! 밥에 독 검사를 하느라 늦게 가져왔다고! 밥도 한술 뜨기 전에 부르는 건 또 뭔데?!’


“무슨 일입니까? 저희들 안 싸워요! 안 싸운다고요!”


포인트는 투덜대며 치안대 병사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치안대 병사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그게 아니야! 지부장님 호출이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갑자기 너희들을 부르시는데?”


“응? 그게 무슨 말인가요?”


지부장이라고 하면 이 구역 최고 권력자 아닌가? 아니지, 경찰청장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이 왜 갑자기 우리들을 부르는 거지?


“말 그대로 지부장님 호출이야. 그것도 범죄자 신분이 아니고 손님 신분으로 오라는데? 그 여권도 정식으로 인계하라고 하고. 참나, 위조여권을 정식으로 인계하라니....... 너희들 도대체 정체가 뭐냐? 조금 어이가 없어서 말이지.”


치안대 병사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니 자세히 아는 게 없는 것 같아보였다. 뭐, 어쨌든 이놈의 유치장 신세를 면하게 된 거니 다행이긴 하지만 말이다.


“에셸....... 에셸?”


포인트는 급히 고개를 돌려 에셸을 불렀다. 하지만 에셸은 국밥을 먹는 데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방금 전에 말았던 두 공기가 어느새 다 사라지고, 옆에 식욕이 없는 아저씨의 국밥까지 탐내고 있는 그였다.


“에휴... 에셸!!!!”


“우와왁! 깜짝이야! 포인트, 왜 불러?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고?!”


“호출이야. 우리 나가봐야 해.”


“호출?”


에셸은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국밥을 내려뒀다. 그래도 다행이네, 여기서 한 숟갈 더 떴으면 진짜로 발차기를 날리려고 했는데 말이다.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여기 높으신 분이 우리 둘을 만난다고 하셨대. 그래서 나가봐야 해.”


“그래? 으... 국밥 아까운데.”


아쉬운 듯 국밥을 쳐다보는 녀석을 보며 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잠시 어루만졌다.


“밖에 나가면 더 많이 사먹을 수 있잖아. 빨리 나와.”


“치이.. 알았어.”


그는 계속해서 눈길을 국밥에서 떼지 않았다. 참나, 나중에 진짜 국밥집에 처박아두고 100그릇 다 먹을 때까지 못 나오게 해줘야지 정신을 차리지. 정말... 아오!!!!


어쨌든 그는 바보 동료인 에셸을 이끌고 천천히 유치장을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유치장 밖에서, 지부장 앞에서 그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말이다. 정말로 상상도 못할 인물이........





- 로하니아 영주성, 응접실 -




똑딱. 똑딱.


이렇게 답답한 공기는 황제와의 일대일 대담 때 시중을 들었던 이후로 처음이다. 집사는 그저 두 사람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찻주전자를 데우고 있었다.


“아트레온공. 그래서 제 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는 금발 머리의 소녀. 그녀의 앞에는 로하니아의 최고 권력자 아트레온이 앉아있었다. 그런 그도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그녀. 뭐, 그녀가 황제 다음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황녀 아이샤라는 것은 모두 알다시피 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말이다.


이야기를 들은 아트레온은 그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말했던 것은 단 한 가지. 사람이 많은 극장가에 혼자 가겠다는 것. 시찰이라는 명목으로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호위가 같이 다니고 있기에 그가 승낙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혼자서 가겠다니........


‘황제의 명에 따라 그녀를 지키는 게 우선인가, 아니면 도시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황녀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인가.’


조금 제멋대로이고 자유분방한 사람이긴 하지만, 이것까지는 허락하긴 힘들었다. 안 그래도 저번 습격 때문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데 말이다.


물론 아이샤 역시 그가 고민을 많이 할 거라 생각은 한 모양이다. 보통 성질 급한 다른 귀족들일 경우에는 조금은 돌려 말하거나 행동을 통해 재촉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충분히 생각하도록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심지어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가만히 말없이 있을 뿐이었다.



똑딱. 똑딱. 똑딱.



응접실의 시계태엽이 요란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 시계가 놓인 탁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주전자와 찻잔을 놓아두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탁자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집사는 그런 분위기를 읽으며 있다가, 잠시 고개를 가로 저은 뒤 뭔가 마음을 먹은 듯 찻잔에 차를 따르며 말했다.


“여기 따뜻한 아일로즈 티입니다.”


집사는 두 사람의 침묵 사이로, 겨우 비집고 들어오며 아트레온과 아이샤에게 찻잔을 건네주었다. 아트레온은 그런 그가 주는 찻잔을 받아들고서야,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아이샤와 함께 차를 마시고는 천천히 입을 떼기 시작했다.


“흠, 그래도 그것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호위하나 없이 가시겠다니......”


“걱정 마세요. 이건 아버님도 아시는 일이라 괜찮아요.”


“황제 폐하께서 아셔도.... 잠깐. 폐하께서 허락 하셨다고요?”


아트레온은 화들짝 놀란 눈으로 아이샤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그녀가 하는 일에 최대한 간섭을 안 하는 사람이긴 했지만, 지난번 일로 서신에서 한바탕 혼을 빼도록 만들 정도로 그녀의 안전을 당부했던 그였다. 겉으로는 절대로 드러내지 않지만, 아이샤가 위험해 처했었다는 것에 그도 아버지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그런 당부를 말이다.


“물론 진짜 호위 하나 없이 가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근위대장이랑 같이 가겠지만, 절대 치안대랑 다른 인원은 붙여주시지 말라는 거예요. 아시다시피 같이 가는 사람들이 워낙 비밀 보장을 많이 요구하시는 분들이라서 말이죠.”


그렇다는 분명 그 사람이랑 같이 간다는 얘기인 모양이다. 지금 로하니아의 또 다른 요주의 인물인 사람.


“그럼 그 분이랑 같이 가시는 겁니까?”


“네. 그렇게 됐답니다. 참, 근데 정말로 만나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모처럼 몇 년 만에 오신 건데 말이죠.”


아이샤의 말에 아트레온은 순간 고개를 가로 저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그러고 싶지만 그 분도 숨어있길 원하시는 것 같고...... 만약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기에......”


“하기야, 이미 돌아다니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하면 분명 큰 소동을 일으킬지도 모르니까요.”


그의 말에 아이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 사이에 두 사람의 찻잔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집사는 가볍게 찻잔을 들어 올려 찻주전자와 함께 치우기 시작했다. 아이샤 역시 조심히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녀를 따라 아트레온 역시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럼 남은 사항에 대해서는 칼레니아에게 모든 것을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좋은 관람되시길.”


“알았어요. 그럼 전 이만.”


아이샤가 나가고, 아트레온은 천천히 집무실로 걸어갔다. 참, 오늘 별일이 많이 일어나네. 황제폐하도 그렇고, 공국에서 온 손님도 그렇고. 무엇보다 그 모퉁이 집에서 집적 편지를 보낼 줄이야. 여기라면 쳐다보기도 싫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때가 언제인데.


“근데, 그 아이가 가만히 있으려나?”


그래 문제는 그 것뿐만 아니지. 몰래 귀 뜸으로 전해들은 얘기로, 하필 아이샤가 그에게 초대를 권할 때 그 자리에 같이 있었다니 상심이 이만저만도 아닐 테니까.


“영감. 어떻게 생각하나?”


옆에 있던 집사는 그의 말에 잠시 턱수염을 어루만졌다.


“흠.... 그럼 이번에는 아가씨 뜻대로 해주는 게 어떻습니까?”


“흠, 그러는 게 좋을까?”


덕분에 저번 식사 때 연극을 보러가겠다고 엄청 떼를 쓰긴 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스러웠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모습에 마음이 놓이기도 했었다. 그도 그럴게 여태 그녀의 모습을 보면 그녀의 엄마... 그러니까 그의 아내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으니까.


“그분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늘 고생만 했으니까....... 저도 이렇게 어리광 부려 주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래. 이렇게 어리광을 부려줬으면 좋은데 말이지. 사고만 크게 안친다면 말이지. 영감, 그럼 잘 부탁하게.”


그는 집사에게 작은 서류를 하나 건네주고는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걸 받은 집사는 가볍게 웃으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집무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매일 보지만, 오늘 만은 조금 달라보였다. 마치 조금 어깨가 올라가 있는 것 같은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그럼 전 좋은 소식을 아가씨께 전달하러 가겠습니다.”


집사는 서류들을 들고 천천히 아넬리나를 찾으러 걸어갔다. 뭐, 지금쯤이면 가게에 가기위해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언제나 그렇듯 해맑게 웃으며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 지구 1번가, 케일라 약국 -




“후아.... 그렇게 되어서 제가 이렇게 쫓겨나서 지구대에 근무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참 힘드시겠어요.”


“그렇죠? 그래도 순찰은 돌아야 하니 이렇게 열심히 돌고 있지만요.”


오늘은 아침부터 죽치고 앉아 있는 크리엔을 케일은 언제나 그렇듯 한 결 같이 이야기를 들어주며 상대해주고 있었다. 주말 전날에는 늘 그렇듯 손님이 줄어든다. 아마 다들 놀러가려거나, 크게 다치거나 하는 사람이 없어서 인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수확기간, 출하기간이 끝나가고 있어서 더 준 거일수도 있고.


“근데, 왜 공국에서 이곳으로 온 걸까요? 참나, 그렇게까지 이곳으로 들어오려... 아, 죄송해요.”


순간 크리엔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케일과 에노가 공국에서 왔다는 것과, 그 유명한 푸른 공작이 그녀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아니에요. 그럴 수 있죠. 어차피 저희들이 공국에서 온 건 다른 사람들도 어느 정도 아는 사실이니까요.”


공국에서 지내다가 이곳으로 왔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라 딱히 다들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상관은 없었다. 다만, 그 이상으로 말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참, 대장. 그러고 보니 그 소식 들었습니까?”


역시 언제나 크리엔의 곁에 세트로 붙어 다니는 덴커일이 그에게 한결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걸었다. 크리엔은 그런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응? 무슨 소식? 뭐, 중요한 회의라도 있었어?”


“그건 아니지만, 최근에 잡힌 그 공국 두 사람. 오늘 풀려나게 된다고 하더군요.”


“응.... 어? 뭐라고?! 왜 풀려나?”


덴커일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그는 순간 옆에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왜 자꾸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의심이 조금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거고.......


“어머, 저는 아니지만...... 누가 왔는지 짐작은 되네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케일은 그저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물론 아까의 미소와는 전혀 다른 웃음이라는 거에 조금 소름이 돋았지만 말이다.


“누나, 물건 몇 개가 없어.”


“응? 몇 개가 없다고? 무슨 일인데?”


“정말로 없어졌어. 분명 어제 수량 다 맞추고 갔는데 말이야.”


에노의 말에 케일과 함께 크리엔과 덴커일이 벌떡 일어났다. 약국에서 도둑질이라고? 가게 주인이야 당연한 반응이고, 일단 치안대의 일원들이니 그들 역시 일어나는 게 정상이었다.


“딱 상처 치료용 연고랑 소독제랑........ 그리고 납품할 회복 물약 몇 개랑.”


“다른 건 괜찮은데......... 회복 물약을 가져갔다고?”


어느 놈인지 모르겠지만 간덩이가 제대로 부은 모양이었다. 케일은 최대한 온화한 미소를 지으려고 하고 있지만, 굉장히 화가나 있는 것 같아보였다. 그녀의 머리에서 하얀 김이 솟아나올 정도니 말이다. 물론 그럴 만한 이유는 충분히 있다. 물약을 만들려면 워낙 귀찮은 과정을 반복해야 하니까. 그것도 엄청 복잡한 과정을 몇 시간씩, 지루하게 말이다.


“무슨 일이야, 케일라?”


마침 크리엔과 마찬가지로 놀러온 람프 역시 그 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그들 앞으로 다가왔다. 어쩌다보니 점점 사람들이 불어나는 것 같은데. 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범인을 잡는 데에 도움이 될 테니 상관없으려나? 오히려 범인이 불쌍해지는 것 같았다. 이 사람들만 가도 어떤 적들도 물리칠 것 같으니까. 그 어떤 적도, 무리 없이 말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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