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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성자들의 세계 : 심연 파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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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tiger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7
최근연재일 :
2024.09.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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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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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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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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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최강의 헌터

DUMMY




온라인 세계.

인터월드네트워크(Inter-world network) 이름의 허상 공간.

공급될 수 있었음에도 오랜 세월 인류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것.

충분한 기술력은 갖춰졌으나 세계의 절대 다수는 그 존재를 알지 못했다.


세계 정복 전쟁 당시로 돌아가보자.

그때도 이미 그 꿈 같은 미래 세상을 열 기반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였다.

전쟁으로부터 시작된 암호 기술과 통신 기술.

그리고 첨단화된 우주 공학의 시초와 위성 기술까지.

당시로서는 원시적이지만 10여 년만 잘 갈고 닦고 개발하면 충분히 신세계를 개화할 잠재력이 있었다.


만약에 인간의 자유와 양심의 가치를 인정하는 세계관이 승리했더라면 말이다.


역사에 가정법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많은 이들이 종종 그 시절을 추억했다.

만일 비극의 그 날에, 그 중요한 기점에, 역사의 기로가 바뀌었더라면.

그랬다면 비록 탐욕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전쟁 유래 기술들도 사람들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번영과 찬란한 선을 위해 사용되었겠지.

어쩌면 사람과 사람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로이 대화하며 모든 정보를 마음껏 누리는 시대가 왔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실의 역사는 시궁창이었다.

모든 기술은 오롯이 세계를 힘으로 압제하는 용도로만 개화되었다.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감시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승리자들의 후속 정부인 역대 세계 정부 정권들.

그들은 매번 전대 지도자를 타파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일어났다.

그러나 그들도 항상 그 모든 악한 열매들을 요긴하게 이어받아 사용했다.

개인 식별 시스템, 통제용 디지털 화폐, 디지털 신분증, 주거 감시 장비.

하나같이 암울한 세계의 심벌들이었다.


그리고 관리가 잘 닿지 않는 먼 대륙의 영토들을 향해서는 무력을 통한 독트린이 칼날이 되어 무자비하게 박혔다.

버튼 한 방으로 한 도시를 초토화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수소폭탄.

그러한 무기가 이미 백만 여 기 이상 축적된 시대.

그 모두가 오롯이 세계 정부 하나에게만 쥐여졌다.

차라리 여러 나라가 그것들을 나눠가졌더라면 파괴적인 힘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라도 힘의 균형이 만들어졌겠거늘.

하나의 중앙 집권 체계가 절대적 비대칭 병기를 소유한 이상, 희망은 없었다.

어느 누구도 감히 독립하겠다고 나설 수 없었다.


그랬기에 역설적이게도 헬게이트가 그들을 구원해줬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이 딱히 인지부조화인 정신병자들인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초반에만 고통스러웠지, 헬게이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제어 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하자 오히려 생존자들에게는 전화위복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헬게이트 시대 이후, 더는 정부가 절대적인 힘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아울러 민간의 힘도 그 틈을 비집고 세력을 키우게 되었다.

역사의 유물로 사라져버린 과거 자유민주주의 국가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인간의 자율성이 회복되었다.

자연스레 그것은 경제적 자유, 민주적 자유, 행동의 자유로 일정부분 이어졌다.


이것이 사람들이 그토록 헌터들을 얄미워하고 고까워하면서도 그들의 존재 의의를 인정하고 나아가 그들을 존중하고 동경하는 이유였다.

헌터들은 결코 동화속의 히어로들처럼 순박하고 순진무구하게 모든 것을 희생해가며 자신을 내던지는 호구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정부 이상으로 영악했으며 너무도 교활했고 치밀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했던 것일까?

바로 그 헌터들의 이기적인 자기 이념 추구와 야심 실현이 아이러니하게도 인류 전체에는 복지와 유익과 자율성의 증진을 가져다주었다.


물론 헌터들이 딱히 인류애에 기반한 사명감에서 일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대외적으로는 체면이 있기에 그렇게 홍보하기는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둘.

하나는 헬게이트의 효율적인 척결.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를 통해 정부 체계의 대대적인 수술을 이뤄내는 것.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사람들의 유익과 연결되기는 했다.

하지만 많은 부분 헌터들의 내적 동기는 복수심에서 왔다.


한편 헌터들은 주업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들은 공격적으로 사업과 프로젝트를 확장하며 사회 구석구석 영향을 펼쳤다.

나아가 자신들의 주 관리 분야와 간섭 분야도 점점 늘려나갔다.

정계에도 침투하였고 경제계에 진출해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학계에도, 예술계에도, 시민 운동에도, 각종 공학 연구에도 뛰어들었다.

그들은 진지전의 달인이었다.


더욱이 잊어서는 안 될 게, 그들은 생산적이었고 머리가 좋았다.

현 세계에 존재하는 헌터의 숫자는 대략 100만 명 안팎.

그리고 현 세계의 인간들을 순수하게 IQ만으로 순위를 매기면 1위부터 100만위까지는 한 명도 빠짐없이 헌터의 차지였다.

각종 실험으로부터 살아남은 개조인간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뇌 자체에 특수 물질의 세포들이 정착하여 컴퓨터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는 존재들이었으니까.


즉 그들은 어떤 분야에 나서도 필연적으로 성공했다.

심지어 헬게이트 공략 업무를 주업으로 하며 부업으로써 다른 일을 하여도 손쉽게 성공하였다.


원래의 독재 치하에 세상이었더라면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성공하지 못했으리라.

그러나 헌터들은 단순히 머리만 좋은 게 아니라 다른 무기가 있었다.

대체 불능의 재능, 곧 헬게이트를 공략하여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의 능력.

이것은 그들이 정권과 치리자들을 상대로 휘두를 수 있는 좋은 무기였다.


아울러 그들에게는 고지식함에 얽매이지 않을 모략도 있었다.

헌터라고 해서 매번 세계 정부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던 것은 아니었다.

초반에야 잠시 정부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지만, 정부도 곧 헌터들의 약점을 알아내었고 그것을 이용해 정책들을 통해 목줄을 만들어 제어해나갔다.

그러나 불리한 처지에 놓여도 헌터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구밀복검의 자세로 와신상담을 하며 뒤집어 엎을 준비를 해왔다.

폭력이나 완력이 아닌, 합법의 선 안에서 이뤄지는 책략들을 통해서.


이렇게 지난 20여년 간, 정권과 헌터들은 밀고 당기는 줄다기리를 해왔다.

엎지락뒤치락 하는 치열한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날.

화제의 ‘그 인물’, 곧 떠오르는 강력한 샛별의 등장으로 상황은 기울어졌다.

헌터들은 승기를 잡았고 이제 세상의 많은 영역들을 자기 몫으로 취했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이 온라인 공간 곧 ‘인터월드네트워크’를 마음껏 이용하게 된 것도 이 같은 투쟁의 여정에서 얻은 전리품 중 하나였다.

마침내 그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지은 여러 기업체들과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인 기업체들의 도움으로 세계 제일의 선진성을 띤 첨단 대안 네트워크르 구축했다.


정보와 통제력을 중앙 체계가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


헌터들의 비전은 확실했다.

기득권 세력이 만들어놓은 인류 통제용 네트워크를 무마시키는 것.

그 악의 그물을 쓸모없게 만들고 자신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공간’이 세계 시민들의 새 터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나아가 모든 이에게 정보 접근과 탐구의 기회를 보편적으로 허락하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제약이나 통제를 지워버리는 것.


이 과정에서 그들은 필요하다면 강경책을 쓸 준비와 각오도 되어 있었다.

헬게이트들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몰이하는 전략.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과감한 방침은 꿈에도 꾸지 못했겠지.

이미 세계 정부가 사람들을 통제하는 데 쓰던 플랫폼의 물리적 기반들은 헬게이트들에 의해 상당량 훼손되어 힘이 축소된 상태였다.


“성공적이군.”


길드장급 헌터들은 네트워크 상에서 기능을 점검해보았다.

과연 보안이 철저했다.

더는 감시나 감청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이 기능면에서도 정부가 소유한 것을 능가하는 수준.


“키르헤른스트 씨의 전략이 옳았어.”


“처음에는 도박이라 생각되어서 몸을 사렸는데, 그의 말대로 하길 잘했군.”


“이것으로 도미노 효과 시작이다. 확장은 시간 문제야.”


“하지만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영향력을 갈취해야만 해. 지지 기반도 더 확보해야 하고. 자금력도 강화해야 한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길드장급.

소위 시민들에게는 ‘대령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자들.


그 윗 등급으로는 헌터 협회장, 당회장, 총회장, 수장 직급이 있긴 했다.

대체로는 원로들이었으며 나이로는 40대 이상이었다.

말하자면 전쟁 이후의 1세대, 2세대, 3세대 실험체 출신이었다.


반면에 길드장들은 일반적으로 대부분 4세대.

그리고 연령대는 예외는 있으나 대체로는 30대였다.

흥미롭게도 이 세대가 상대적으로 종합적인 재능과 잠재력이 가장 높았다.

또한 성장 속도 또한 압도적으로 가장 빨랐다.

물론 아직은 1세대 ~ 3세대 실험체들처럼 특수 능력의 절대치가 크진 않았다.

경험의 양도 상대적으로 밀리긴 했다.

하지만 조만간, 최소 10년 안에 역전될 추세였다.


그러다보니 헌터 무리 가운데 가장 열정적이고, 젊음과 패기와 혈기가 넘치며 열정적으로 비전을 갖고 뛰어드는 무리도 바로 이들 길드장들이었다.

헬게이트 토벌에 있어서도, 세계 정부를 괴롭게 하는 일에 있어서도,

이들만큼 앞장서서 열의 넘치게 탁월한 성과를 자아내는 이들이 없었다.


그리고 현재 이들의 구심점은 바로 ‘그 사람’이었다.

세계 정부의 인간 개조 프로젝트가 주야장천 실패하던 중,

유일하게 정체 불명의 행운에 힘입어 성공작으로 재탄생했던 유일의 모델.


4세대 출신인 그에게서 나온 데이터와 인체유래물은 자신보다 앞선 세대의 실패한 실험체들을 성공작으로 탈바꿈하는 데에도 쓰였고 이후 5세대 이후의 연구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기초 자료도 되었다.


그는 사실상 현존하는 모든 헌터들이 인정하는 넘버원의 실력자.

직위로는 길드장에 머물러 있으나 4대 수장들마저도 인정하는 차기 지도자였다.


“그런데 그분은 오늘 왜 불참이지?”


“휴가 중이다.”


“뉴질랜드로 회복 차 놀러갔다더군.”


“플랜 기획은 자신이 해놓고 정작 자신은 결석이로군.”


“내버려둬. 우리끼리 잘 토의해서 보고서만 전달해주면 알아서 지시해주겠지.”


“하긴, 우리 주제에 라이텔바흐 벤 키르헤른스트를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


길드장들은 사실 협회장, 당회장, 총회장들을 향한 충정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헌터 체계의 위계질서를 생각하여 형식적으로는 존중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충정은 정작 다른 곳에 놓여 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충성이라기보다는 확고한 신뢰와 의지라 해야 할까.

심지어 그들은 네 명의 수장보다도 그 사람을 구심점으로 인정하였다.


오늘의 인터월드네트워크 회의만 해도 그들은 자신들의 상급 직책자들을 아무도 부르지 않은 채 전적으로 그 사람의 뜻에 따라 움직였다.

심지어 지금처럼 그 사람이 부재한 동안에도 그들인 일사불란하게 그의 뜻에 맞게 행동하는 중이었다.

어떠한 지위상의 우열이나 강압적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푹 쉬고 돌아오셔서 죽도록 일이나 하라지.”


길드장들은, 대령들은 그들이 계획하는 여러 사안에 대해 회의를 나눴다.

그리고 그 모든 내용을 함축적으로 정리하여 보고서를 만든 뒤 암기하였다.

정부에게 꼬리가 밟히지 않도록 하려면 이 방법이 최고였다.


이제 이들의 보고서는 곧 구심점이자 으뜸인 그자에게 들어가게 될 것이다.


‘잘 돌아가고 있으려나?’


새로 얻은 두 일반인 친구와 식사하는 와중에 라이텔바흐는 동료들의 행태를 근심하는 마음으로 생각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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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지하 던전 2층 (1) 24.06.04 11 0 12쪽
21 지하 던전 1층 24.06.03 11 0 14쪽
20 SSS 랭크 던전 24.05.31 16 0 12쪽
19 고난이도 미션 24.05.30 11 0 12쪽
18 카타콤 암호 체계 24.05.29 14 0 12쪽
17 안전 교육 24.05.27 14 0 12쪽
16 만능형 전략가 24.05.24 21 0 13쪽
15 친구 삼아도 될 이유 24.05.23 31 0 14쪽
14 티폰 학살자 24.05.22 31 0 13쪽
13 민간인 친구 24.05.21 29 0 14쪽
» 최강의 헌터 24.05.20 33 0 12쪽
11 정결의식 24.05.18 43 0 14쪽
10 오염 24.05.18 45 1 12쪽
9 라이텔바흐 24.05.17 58 1 16쪽
8 구조자 (3) 24.05.15 78 1 8쪽
7 구조자 (2) 24.05.14 90 1 10쪽
6 구조자 (1) 24.05.13 115 1 13쪽
5 지옥의 편린 24.05.11 126 1 14쪽
4 플레먼 에이비슨 24.05.10 141 2 13쪽
3 헌터 24.05.09 1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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