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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도로공사 직원은 SSS급 소드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arkpd
작품등록일 :
2022.10.20 13:07
최근연재일 :
2022.11.1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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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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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번 고속도로 까마귀. 사귀.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DUMMY

<400번 고속도로 까마귀. 사귀.>

002_도척포곡나들목.jpg

세계가 고라니를 치우고 복귀하자, 날이 밝은 뒤였다.

안개가 짙어 충주나들목에서 신고된 고라니를 찾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세계는 많이 지쳐 있었다.

세계의 눈엔 다크써클이 내려와 볼까지 덮고 있었다.

상황실에 들어와 여름에게 피곤한 듯 말하는 세계.


“나, 숙직실에서 눈 좀 붙일 테니까, 깨우지 마.”


세계의 말에 여름은 세계가 피곤해 지친 모습을 보고,


“그래, 지금 세계씨 꼴을 보니, 잠뿐 아니라 세탁도 필요하겠다. 냄새나니까 빨리 사라져.”


여름의 말에 세계는 자신에게 묻어 굳어져 새까맣게 된 점액과 몬스터의 혈흔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헤우, 아무튼 간다.”


세계는 상황실을 나와 숙직실로 향했다.


“오늘도 집에 가긴 글렀네, 잠이나 자자.”


세계가 숙직실에서 눈을 떴을 땐 이미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였다.

세계는 대충 정리하고, 옷을 갈아입고는 상황실로 갔다.

상황실에 가니, 팀장인 주량만과 유진이 상황실 직원들과 함께 상황실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량은 한 손을 들어 보이며, 세계를 반겼다.


“오, 어제는 고생 많았어. 고라니가 잔뜩 나왔다며.”


량만의 말에 세계는 귀찮다는 듯 하품을 하며 답한다.


“네, 새벽엔 고라니와 멧돼지도 치웠네요.”

“그래, 그래, 고생했어.”


량만의 말에 세계는 미간을 찌푸리고, 인상을 찡그리며 말한다.


“아, 사람 충원해준다는 건 언제 해주는데요.”

“조금만, 기다려봐. 나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어. 일손이 빈다고, 아무나 쓸 순 없잖아.”

“아, 네네. 그러시겠죠. 유진아, 어젠 잘 쉈어?”


세계는 량만과 더 할 얘기가 없는지, 유진에게 화두를 돌렸다.

유진은 상황실 모니터를 보며, 세계에게 대꾸한다.


“네, 덕분에 푹 잘 쉬었어요.”

“다행이네, 오늘도 잘 부탁해. 어제 떼로 나와서, 오늘은 안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선배님 희망 사항이겠죠.”

“그런가?”


세계의 말에 유진은 상황실 모니터를 주시하며,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세계는 량만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팀장님, 점심 사줘요.”


세계가 밥을 사달라 하자, 량만은 어깨 위 세계의 손을 떼 내며,


“구내식당에서 먹으면 되지 뭘 사달라 그러냐. 넌.”

“아, 어제 무리했더니, 몸보신 좀 해야 하니까 그러죠. 혼자서 고라니 15마리 잡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량만의 얼굴에 세계가 얼굴을 바싹 디밀자, 량만은 기겁하며, 알았다고 대답한다.

세계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량만과 함께 밖으로 나와 순찰차에 시동을 건다.

량만이 차에 오르며,


“아, 어디로 갈 건데.”

“몸보신하면, 한우. 한우 하면, 횡성. 횡성으로 한우떡더덕스테이크 먹으러 갑니다. 거기에 한우국밥은 덤이죠.”

“미친, 작작 좀 처먹어라. 그렇게 처먹는대도 살 안 찌는 거 보면 신기하긴 하다.”

“안 찌는게 아니라, 고라니 잡느라 살찔 시간이 없는 겁니다. 그럼 출발.”


세계와 량만은 횡성휴게소로 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휴게소에 도착해, 세계가 먹고 싶어 하던 한우를 맛봤다.

세계는 포만감을 활짝 웃는 표정을 지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역시, 한우는 맛있어.”

“그래, 그래, 비싼 값을 하지, 한우는. 배도 채웠으니, 일하러 가야지. 현세계씨.”

“네, 네. 팀장님.”


세계와 량만은 차에 오른다.

세계는 차에 오르자마자, 무전기로 유진에게 묻는다.


“유진아, 특이 상황 없지?”

“네, 없어요.”

“그럼, 우린 50번에서 52번 고속도로 살펴볼게.”

“네, 알았어요.”


52번 고속도로를 살펴본다는 말에, 량만은 세계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한다.


“세계야. 52번 돌아볼 거면, 나 집에다 내려주면 안 될까?”


량만의 말에 세계는 잠시 한심한 듯한 표정을 짓곤 라이방 선글라스를 쓰며, 답한다.


“그러시죠, 어차피 팀장님 퇴근 시간과 얼추 비슷한 시간이 될테니.”

“오예, 역시 우리 현세계.”


량만은 기뻐하며, 중년의 나이에 맞지 않게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세계는 원주 분기점에서 52번 고속도로 올라탔다.

52번 고속도로는 경기도 광주와 원주 간 고속도로인데, 개통한 지 오래되지 않아. 노면 상태가 양호했고, 도로 주변 야산의 토양 상태도 괜찮아 보였다.

주말에 통행량이 많지만, 평일엔 아주 한산했다.

주변 경관을 살피며, 남한강을 지날 때쯤, 달리던 고급세단의 낌새가 이상했다.

좌우로 슬쩍슬쩍 흔들리며, 차선을 바르게 가질 못했다.


세계는 졸음 운전자인가 싶어, 사이렌을 울렸다.

하지만, 세단은 사이렌 소리에도 좌우로 흔들렸다.


“뭐지?”


세계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상황실에 무전을 날린다.


“유진아,”

“네. 선배.”

“지금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경찰이 누구니?”

“잠시만요.”


유진은 GPS신호로 세계의 위치를 확인하고, 가까운 위치에 감지되는 경찰을 찾았다.

그리고, 35번 고속도로에 있는 암행순찰차를 확인했다.

무전기에서 유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35번 곤지암 분기점 서울 방향 2km 지점에 암행순찰차 운행 중입니다.”

“그래? 누군지 알아?”

“잠시만요.”


유진은 차량을 확인하고, 세계에게 다시 알려준다.


“임상현 경장입니다.”

“오케이.”


세계는 계속 갈지자로 운행하는 세단을 주시하며, 암행 순찰 중인 임경장에게 무전으로 호출한다.


“고라니팀, 현세계, 임상현 경장 응답 요망. 여기는 현세계, 임상현 경장 응답 요망.”

“암행 임상현. 무슨 일인가.”

“지금, 52번 고속도로 광주 방향으로 홍천이포 나들목을 막 지났는데, 음주로 보이는 차량 발견, 위치 확인하고 조치 바람.”

“암행 임상현, 신고접수. 위치 이동하겠음.”


세계는 암행순찰차가 올 때까지, 음주 차량으로 보이는 세단을 주시하며, 뒤를 쫓고, 얼마 지나자, 암행 차량이 세계의 차 뒤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세계의 차의 무전기에 임경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암행, 임상현, 고라니팀 현세계, 응답 요망.”

“고라니팀 현세계.”

“앞에 보이는 검은색 세단이 신고한 음주 의심 차량인가?”

“그렇다. 빠른 조치 부탁한다.”

“알았다. 바로 실행한다.”


암행 차량은 속도를 높여, 세계의 차를 추월해, 음주 의심 차량 진행 중인 차선으로 진입하더니 속도를 단계별로 조금씩 줄이며, 차를 세울 것을 요구했고, 다행히도 음주가 의심되는 차량은 갓길에 정차했다.

고급 세단이 정차하자, 세계가 타고 있는 도로 순찰차도 세단 뒤로 정차했다.


차를 정차시키고, 임경장이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차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앞 차창으로 보니, 남녀 한 쌍이 차에 타고 있었다.

임경장은 재차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으나, 차 안에서 웃고 있을 뿐 임경장의 말을 듣지 않자, 임경장은 삼단봉을 꺼내 들고, 불응 시 차창을 깨고 강제 하차시키겠다고 경고하고 나서야, 문이 열렸다.


임경장은 차에서 내린 남자에게 음주 여부를 물었고, 남자는 부인했다.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 못 한 듯 실실 웃는 둘의 모습을 보고 있던 세계는 임경장에게 다가가, 약을 한 것 같다고 의견을 내고, 임경장은 세단 차량의 시동을 끄고, 차키 인도를 요청했다.

그러자, 운전자는 거부했고, 재차 요구하자, 차키를 넘겼다.

임경장과 운전자와 실랑이 하는 사이, 세계는 여름에게 연락했으며, 여름은 약물 반응기를 준비해 동곤지암 영업소로 향했다.

여름이 영업소에 도착했을 땐, 임경장과 함께 세계가 문제의 남녀를 별도의 공간에 격리해 검사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검사는 소변검사를 우선으로 시행했고, 둘 다 약물 반응이 나왔다.

약을 한 지 오래되지 않은 듯했고, 또 투여량이 적지 않은 듯했다.

남녀에게 담배 냄새와 다른 꿉꿉한 냄새가 신경 쓰인 세계는 문제의 견인해온 세단으로 가서 차를 살폈다.

세계의 예상대로 대마가 트렁크에 대량으로 있었다.

말린 대마는 물론이고, 방금 채취한 것으로 보이는 생잎도 다량으로 있었다.

세계는 대마 생잎 한 장을 들고 영업소 안으로 들어가 여름에게 대마잎을 건넨다.

여름은 대마잎을 보자, 눈이 커지고, 눈썹이 올라갔다.


“이, 이거, 어디서?”


여름의 말에 세계는 따라오라고 고갯짓을 하고, 세단의 트렁크를 연다.

트렁크 안에는 다량의 대마잎이 들어 있었다.

안에 있는 남녀는 약물을 투여한 것뿐 아니라, 대마 흡입 및 대마를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여름은 광수대에 연락하고, 광수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여름과 임경장은 대마를 재배하는 곳을 추궁했다.

약을 얼마나 했는지, 남녀는 아직도 약 기운이 남아 있는지, 감정 조절이 불안정했다.

광수대가 도착하고, 대마 재배지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광수대에게 넘겼다.

대마초에 대한 한바탕 소동이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넘어갔기에 고라니팀은 안심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해는 이미 기울고 있었다.


“쳇, 좀 일찍 퇴근하는가 했는데, 별다를 게 없네.”


량만의 투덜거림에 세계는 량만이 얄미워 째려보며, 말했다.


“우린, 3교대 시스템인데, 집에 가본 지가, 한 달이 넘었네요. 팀장님.”

“아하, 그래? 그래도 너희는 일반직원처럼 일하는 게 아니니까 3교대를 적용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


눈치 없는 량만의 말에 세계와 여름의 눈에는 불꽃이 일었다.

그리고 량만을 두고 둘은 세계의 순찰차에 올랐다.

그러자, 서둘러 뛰어나온, 량만이 한마디 한다.


“나는 어떡하고, 둘이 같이 타?”


세계는 라이방 선글라스를 끼며, 여름이 타고 온 차량을 턱짓으로 가리키고, 차를 출발시킨다.

세계의 순찰차는 35번 고속도로를 향해 달린다.

35번 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할 때쯤에 무전기에 ‘치지익’ 소리와 함께 유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고라니팀, 응답 요망.”

“고라니팀, 현세계. 말해.”

“일주일째 계속 신고가 접수가 되었는데, 400번 도척 나들목에서 포곡 나들목 방향으로 정체불명의 흰색 물체들 때문에 운전하기 힘들다는 신고가 일주일 연속으로 들어왔어요. 까마귀로 의심됩니다. 확인해 주세요.”


세계는 까마귀란 말에, 끼고 있던 라이방 선글라스를 벗곤, 한숨을 내쉰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여름.


“까마귀, 음. 이 건은 내가 절대적으로 도와줄 수 없는 영역이네.”


여름의 말에 세계는 여름을 힐끗 보더니,


“그래, 그렇겠지.”

“뭐야. 그 말투는, 무슨 의미야?”

“의미는 없어. 그저, 쓸모가 없단 얘기지.”

“아, 그래? 그래, 난 누구처럼 무당도 아니니, 쓸모없는 건 당연하지. 깨끗하게 인정할게.”


세계는 여름의 말에 입을 다물고 말이 없다.

여름은 그런 세계를 보며, 궁금, 아니 호기심이 발동한다.

여름은 좌석을 뒤로 편히 누이며, 세계에게 묻는다.


“세계씨는 언제부터 봤어?”


여름의 말에 세계는 퉁명하게 대답한다.


“뭘.”

“귀신.”

“츳, 별걸 다 궁금해하네.”

“아니, 그렇잖아. 경대 잘 다니던 사람이 졸업하고, 임관도 했으면서 경찰 그만두고 이쪽으로 들어왔는데,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어?”


여름의 말에 세계는 다시 입을 다문다.


“동문 사이에 세계씨 소문이 어떻게 난 줄 알아?”

“흥미 없어.”

“세계씨가 동자신 들어서, 압구정동에서 점집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해.”

“나 참 별 시답지 않은 것들,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렇지? 여기서 무당짓하고 있는 걸 알면, 더 놀랄 거야. 그렇지? 세계씨?”


세계는 여름의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거슬렸다.


“칫. 응원할 거면, 응원만 해. 쓸모없단 말에 복수하지 말고.”

“하하, 세계씬 역시 눈치가 빨라. 놀려 먹는 재미가 있어.”

“별거다. 쳇.”


세계는 갓길에 차를 세운다.

차가 정차하자, 여름도 시트를 원위치시키며, 일어난다.

어둠을 뚫듯 비추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빠른 속도로 지나쳐 노면과 타이어가 마찰을 일으키며 거친 소리를 냈다.

노면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가 마치 귀신이 억울함을 표현하는 울음소리같이 들렸다.

고속도로 밖 숲에서 넘어오는 공기는 서늘함이 감돌아 체감 온도가 뚝 떨어졌다.

세계는 무엇인가를 느꼈는지, 여름에게 절대 차에서 나오지 말라고 경고한다.


“절대 나오지 마.”


세계는 고속도로 갓길에 설치한 가드레일을 넘어 숲으로 향했다.

숲 안으로 들어가자, 공사하면서, 방치된 묘지석이 보였다.


“칫, 공사하면서 영혼을 달래지 않았나 보군, 하긴 요즘 누가 그런 짓을 하겠어. 믿는 사람들도 없을 텐데.”


세계는 쓰러져 방치되어있는 묘지석을 바로 세우며, 손으로 닦아주자, 묘지석 뒤에서 희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세계에게 점점 가까이 왔다.

세계는 그 아지랑이에게 옆에 와 앉으라는 듯 묘지석을 등지고 바닥에 앉으니, 아지랑이도 세계 옆에 앉듯 자리했다.

세계는 이런 경험이 많은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어떤 사연이 널 이곳에서 머물게 하는 거지?”

“...”

“이곳엔, 묘지석만 있을 뿐 시신도 없을 텐데, 왜 시신을 따라가지 않고, 여기에 있는 거야.”

“...”

“말을 해주지 않으면, 도울 수 없어.”


세계의 말에 아지랑이는 점점 형태를 갖추자, 20대 여성이 나타났다.

세계는 20대 여성의 모습을 한 영혼을 보자 의아했다.

보통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면, 묘지를 만들기보다, 납골당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세계는 재촉하지 않고 영혼이 말하기를 기다렸다.

세계의 기다림에 영혼이 반응하듯, 음성이 들렸다.


“저는 결혼을 앞두고 있던 예비 신부였습니다.”

“...”


영혼의 말에 세계는 듣고만 있었다.

여자 영혼의 이름은 차정연, 죽을 때 당시 나이 27세로 결혼식을 1주일 앞두고 친구들과 처녀파티를 한다며, 클럽에 놀러 간 것이 화근이었다.


차정연은 친구들과 함께 클럽에 놀러 갔다가, 클럽 안에서 남자들의 강압에 이기지 못하고 친구들과 룸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마신 마약을 탄 술로 인해, 환각 상태로 집단으로 강간을 당한 후 협박에 못 이겨, 몇 번 만난 것 때문에, 결혼식은 파혼당하고, 클럽에서 만난 남자를 찾아가 복수를 하려 했지만, 도리어 마약에 취해 살해당했다는 것이었다.


세계는 클럽에서 만난 남자를 기억하는지 물었고, 차정연은 클럽 남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이름은 장성지 나이는 기억에 없고, 클럽마스에서 만났고, 클럽마스 영업이사라고 했다.

장성지라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냐고 묻자, 자신은 모른다고 했다.

다만, 자신이 이곳에 묻히고, 장성지의 차가 지나는 것을 이곳에서 보았다고 했다.


“젠장, 그 말은 장성지라는 놈이 풀려났다는 것인데,”


세계는 이제부터 우리가 그 일을 해결할 테니, 이곳에서 미련을 버리고 떠나라고 하지만, 그녀는 쉽게 떠나지 못하고 다시 아지랑이로 모습을 바꾸고 숲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숲을 등지고 도로로 내려오려는 그때, 뒤에서 서늘함을 느낀 세계.

세계가 뒤를 돌아보자, 검은 형체의 사악한 것이 세계에게 달려들었다.


“역시, 이곳에 사귀가 있었구나.”


사귀는 하늘로 성불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원한을 품은 채로 이승을 떠돌다, 악한 기운에 오염된 영혼을 말하는데, 보통 악령이라고 불린다.


세계는 사귀를 보자, 검을 손에서 뽑아 들었다.


“광명!”


세계가 손에서 뽑아 든 검은 양날 검으로 손잡이가 십자가 모양이었으며, 검에선 밝은 빛이 빛나고 있었다.

마치 십자 모양의 광선검 같았다.

세계는 그 검을 휘둘러 사귀를 베었다.

사귀는 검에 베여 둘로 나눠진 뒤 검에 흡수되었다.

하지만, 사귀는 하나가 아니었다.

숲에서 사귀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다섯의 사귀가 모여, 세계에게 돌진해 왔다.


“젠장. 이래서 공동묘지에서 귀접은 싫단 말이지.”


세계는 소리친다.


“망할 놈의 사귀.”


그 소리는 숲 밖 고속도로 갓길에 있는 여름에게도 닿았다.


“시작했나 보네, 내가 너무 놀려 먹나? 알고 보면 참 좋은 선밴데 말이지.”


여름은 숲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나무들 사이로 번쩍이는 광명검의 빛을 보듯 숲을 바라본다.

숲 안 세계는 사귀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

사귀들은 세계를 포위하며, 한꺼번에 세계를 공격했다.

세계는 검을 휘두르며, 영창인 듯 혼잣말을 내뱉는다.


“세상을 밝혀 영생하는 유일한 당신이여, 빛을 덮으려는 어둠은 사라지게 될지니, 나와 함께 검을 들어 어둠을 당신의 빛으로 세상에 심을지라. 광명!”


세계의 영창과 함께 검을 휘두르자, 검에서 빛이 사방으로 퍼지며, 사귀들이 모두 검으로 흡수되고, 모두 사라졌다.

세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온몸에 퍼진 긴장감을 거둬들였다.

사귀가 나온 숲의 방향으로 시선을 주는 세계는 나지막한 소리로 입을 연다.


“령안.”


세계의 눈동자가 푸른빛을 띠며 빛났다.

령안을 발휘하면, 세계는 령을 볼 수 있었다.

세계의 육체는 여러 가지를 담아 놓은 듯했다.

갖가지 검과 특수한 능력들 세계는 자신이 평범하지 않기에, 평범한 인생을 버린 것이거나, 평범하지 않은 지금의 인생을 즐기는 것이거나, 지금은 세계만이 알 것이다.

령안으로 숲을 살핀 세계는 사귀가 보이지 않자, 숲에서 내려와 여름이 있은 곳으로 왔다.

세계가 차에 오르자, 여름이 입을 연다.


“아, 지겨워. 오늘은 점 길었네?”

“그러게, 오늘은 성가신 것들이 있어서. 그보다. 한가지 확인해줘야겠는데.”

“뭔데?”


세계는 차에 시동을 걸고 상황실로 향하면서, 여름에게 차정연에게 들은 이야기를 모두 해준다. 그러면서 장성지라는 놈을 꼭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의 말을 들은 여름은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차정연이라는 귀신에겐 미안한데, 장성지를 다시 잡아 넣는게 쉽지 않을지도 몰라.”

“왜. 심신미약이라?”

“그것도 그렇지만, 아마도 장성지란 놈이 정당방위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커.”

“하여간,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

“그런데, 장성지란 이름이 왜 낯설지 않지?”

“너도, 그렇게 생각해?”

“세계씨도?”


둘은 눈이 마주치고, 입을 맞춘 듯 동시에 말한다.


“장성지.”


여름이 먼저 말을 꺼낸다.


“아까, 그놈이네 장성지, 대마초.”

“그래, 그놈. 이번엔 꼭 잘 잡아넣어야 할 텐데.”


여름은 전화길 꺼내, 광수대 담당 팀장에게 세계가 말한 이야기와 대마초 관련 내용을 전한다.

그리고, 재수사 약속을 받아내고, 전화 통화를 마친다.

전화 통화를 끝낸 여름을 보는 세계.


“이번엔 확실히 잡겠지?”

“그렇겠지. 아, 우리보고 대마초 재배지 좀 찾아 달래.”

“뭐?”

“에이, 어쩌겠어. 까마귀건 해결하려면, 주고받아야지. 교통순찰대가 대마초 재배지 찾겠다고 고속도로 뚝방을 뒤지고 다닐 수 없잖아.”

“쳇, 알았어.”


세계의 대답에 여름은 또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런데, 왜 대마를 고속도로 뚝방에 재배하는 거야?”

“대부분 고속도로 절개지 통칭 뚝방은 빛이 잘 들고, 산 한가운데를 가른 곳이 대부분이라, 토양의 질이 좋은 곳이 많아. 거기에 양귀비나 대마초를 재배할 토지를 소유하지 않아도 되고, 걸리면, 놈들이 재배한 게 아니라, 야생이라고 우길 수도 있고, 결정적으로 운반이 편하지.”


세계의 말에 여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는 듯 한마디 던진다.


“와, 미친 완전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잖아.”

“그, 그걸 그렇게.”


세계와 여름이 탄 노란색 도로 순찰차는 어둠을 가르듯 헤드라이트의 환한 빛을 뿜으며, 고속도로 위를 달린다.




... 선작 좋아요 추천 부탁드려요... 독자님 항상 행복 하세요.


작가의말

2화 ‘400번 고속도로 까마귀. 사귀.’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화에서 나오는 ‘까마귀’는 귀신 및 영혼을 가리키는 은어입니다.

사귀(악귀)로 인해 생긴 은어로 검은 악귀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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